며칠전에 친구가 이 책을 사주고 싶다고 해서 아니야 이제 선물은 그만해줘! 라고 하려다가, 그래도 어디 한 번, 검색해보니 책이 너무 좋아보이는거다. 좋아 좋아! 이러고서 주말에 이 책을 받았다. 책은 내 생각보다 사이즈가 더 컸다.

문동 세계문학전집하고 나란히 놓았더니 이런 사이즈. 크고 무겁다.

예술가의 서재라니, 집에 있는 화분들과 찍어보았다. 베란다의 화분들은 내 건 아니고 ㅋㅋ 나는 관심 1도 없고 아빠가 관리하시는 거임 ㅋㅋㅋㅋㅋ
책이 내 생각보다 너무 훌륭해서 받자마자 펼쳐보는데, 와, 진짜 안에도 너무 좋다! 여기에 실린 예술가들 중 내가 아는 이름은 얼마 없는데, 여튼 그들의 서재 사진이 꽉꽉 채워진거다. 책에 대한 그들의 생각과 말들이 실려있었는데, 몇 명 읽진 않았지만 종이책을 선호한다는 것, 책은 자신이 답을 얻기 위한 과정이라는 것들을 보노라면, 책을 좋아해서 책장을 자꾸 넓히고 모아두는 사람들은 책에 대해 다들 비슷한 마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글은 차차 읽어보기로 하고, 나는 일단 이 수많은 책들이 꽂힌 책장들 중, 뒤메질러.. 들을 찾아보았다. 나같은 사람은 몇은 있겠지. 그렇게 찾아낸 뒤메질러들.

이건 책상 위에 불병이며 와인병이며 먹다 마신 잔이며.. 난리가 났다. 나보다 더 심한 뒤메질러 같다. 누군지 책을 보면 알 수 있는데 내가 메모를 안해왔네. 누구 책장이 이런지는 책을 보면 알 수 있는 일이다.

이 사람도 뒤메질러. 저 밑에 멀티탭 보노라니 ㅋㅋㅋㅋ 웃김 ㅋㅋㅋ 이것이 바로 자연스런 책장이다!!
다른 사람의 책탑 사진을 보는 것만큼이나 책장 사진 보는 것도 좋은데, 일전에 요리책을 넘겨보며 요리들을 보고 힐링된것처럼 책장사진을 보는데 진짜 자지러지게 좋은 거다. 나는 이 책의 책장을 하나하나 넘겨보면서, 아 나는 화가들의 그림보다 다른 사람들의 책장 사진이 더 좋구나.. 새삼 깨달았다.

나는 늘 언제나 방 하나를 책장으로 가득 채운 서재로 꾸며야지, 생각했었는데 이 사진 보고 나니 왜 그래야 하나 싶어졌다. 방 하나만 서재로 꾸미는 거 말고, 내 집 전체를 이렇게 책장으로 도배하자!! 이렇게 되어버린 것. 거실에도 방에도, 어디에도 책이 있도록 하는거다. 너무 멋지지 않은가!


예전에는 조너선 사프런 포어 되게 좋아했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비호감이 되었다. 위의 사진은 포어의 서재 풍경. 책이 깔끔하게 정리된 게 눈에 띄지만 무엇보다 소파가 너무 특이하다. 저런 디자인의 소파를 사람들이 선호하진 않을것 같은데 너무 특이하지 않나. 나도 저런 소파 괜찮을 것 같아!!

이 예술가는 잘 기억나지 않는데, 자신은 여행을 떠나면 자신의 이 공간이 너무나 그리워진다고 했다. 책이 한가득한 가운데 누워서 책을 읽을수도 있도록 이렇게 침대겸 소파를 둔거다. 아니, 너무 좋잖아? 너무 좋다. 역시 온 집안을 책으로 꾸미는 것이 좋겠어.

이 사진은 뒤메질과는 너무 거리가 멀어서 한 번 찍어봤다 ㅎㅎ

이건 복층집인데 1,2층에 이렇게 책을 두었다. 부부가 살았던 집으로 기억하는데 부부가 다 책을 좋아한다면 이런 일들이 부부 사이에 아주 즐거운 공통의 취미와 습관이 될 것 같다. 책장을 만들고 책을 꽂고 책을 찾는 일들. 이 책에는 부부 책 수집가들이 여러 커플 나온다.

나는 이 사진도 진짜 너무 좋았는데, 가운데에 있는게 무려 식탁인거다! 식탁이 그런데 저렇게 뒤로 책장이 좌악 있다니 너무 좋지 않나. 이것도 너무 괜찮아 보여. 역시 책은 집 어디에나 있어도 좋을 것 같다. 방 하나만 서재로 꾸미는 게 아니라 집 전체를 서재화 하는거지!!
책을 좋아하는 것, 책읽기를 좋아하는 것은, 항상 다른 취미들에 비하면 돈이 덜 드는 것이라고 생각해왔는데, 내가 책에 돈을 쓰는 걸 보면, 그리고 다른 알라디너들이 책을 사는 걸 보노라면, 결코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책을 여러권 사서 쌓아두는 사진들을 보노라면 거기엔 얼마나 많은 돈이 들어가는가. 그리고 그렇게 책을 사대는 사람들은 모두 그 책들을 둘 공간에 대해 고민한다.
이 책을 보면 예술가들이라고 하지만, 이정도의 책장을 꾸며놓고 사는 예술가들이 가난할 리 없었다. 어떤 사람들은 집의 층층마다 다 책을 두고 싶다고 얘기하는데, 집에 층층이 있음을 말하는 것은 결국 그 정도의 큰 사이의 집에서 살고 있다는 게 아닌가. 영국 정부에서 일하다가 숙박업소를 운영하는 사람도 있었고 그 사람은 손님방에도 책을 두고 수영장에서 읽을 책들도 자기 작은 호텔에 두었더라. 지하에 책 창고를 꾸며둔 사람도 있었고 옷장에도 책을 넣어두는 사람들도 있었다. 그 많은 책들을 사고 또 보관할 수 있는 공간이 있다는 것은 그들이 경제적으로 그게 가능한 사람들이었음을 뜻한다. 나는 저 책장들의 사진, 저 넓은 공간과 혹은 복층의 구조에 책들이 가득한 사진을 보는게 너무 좋고, 그것은 나에게 고흐의 아몬드나무 그림보다 더한 힐링을 주고 만족감을 주지만, 그런 한편, 부유한 자들임에는 틀림없다는 생각이 든다. 책을 읽는 것은 돈이 별로 들지 않는 취미인가? 아니, 그것도 역시 부유한 자들에게 더 가능해지고 더 풍요로워지는 것 같다. 몇만권의 장서를 자신의 책장에 보관할 수 있으려면, 그 사람이 가진 공간은 또 얼마만큼의 크기여야 할까. 나는 살아생전 가능하지 않은 사이즈의 공간들이 이 책 안에 있었다.
아, 내가 이 책 너무 좋다고 얘기하려고 한건데 ㅋㅋㅋ 사진 보는거 만족감 짱이라고 할라고 한건데, 이렇게 또 어느 순간 월급쟁이 노동자 마인드가 되어서 빈부격차 느끼며 써버리고 말았네. 제기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 노동자 정체성 진짜 어쩌냐 ㅋㅋㅋㅋㅋ 자꾸 튀어나오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는 아마도 저기 제일 위의 뒤메질러 같은 서재를 만들게 되겠지만, 어쨌든 나도 살면서 내가 사는 집을 온통 책으로 꾸며놓아야겠다. 아 너무 씐난다. 그런데 그렇게 책 잔뜩 꽂아놓고 눕기도 하고 앉기도 하고 먹기도 하면서 살려면 일단 눈건강 챙겨야 하고... 인공눈물 닥터가 자꾸 넣으라고 했다.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건 그것밖에 없다고.. 루테인 이딴거 나한테 아무 짝에도 쓸모 없다고.. 인공 눈물 계속 넣으라고 했어. 근데 이게 지금 내가 습관이 안되가지고 잘 안넣어.. 잘 넣겠습니다. 그래서 눈건강도 지키고, 몸 건강도 지켜서! 내 집에도 몇 만권의 책을 쌓고 그것들 읽으면서 먹고 마시고 눕고 앉고 수다도 떨고 그러면서 살도록 하겠다. 으르렁!
아니 근데 좀.. 변태 같지 않나요? 남들 책장 사진 보고 이렇게 하앍- 거리는 건... 좀 변태삘인것 같아..... 흠흠. 할 수 없지, 사람은 저마다 자기만의 변태끼를 품고 사는 법.
그럼 이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