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창원에 갔을 때 나를 포함해 친구들까지 네 명이서 중식당에 갔다. 우리는 런치코스 요리를 주문했는데 별도의 요리를 하나 더 주문하기로 했다. 함께한 친구들중에 비육식인들이 있었는데 우리가 주문한 코스요리에는 탕수육이 들어있기 때문이었다. 우리 모두 유산슬을 좋아한다는 이유로 알면서도 그 코스를 주문했고, 그러나 탕수육은 비육식인들이 먹지 못할테니 가지 요리를 하나 더 주문하자 하였던 것이다.


유산슬은 오랜만이었고 나는 각자의 접시를 가져와 차례차례 한명씩 덜어주었다. 그런데 먹으면서 깜짝 놀랐다. 그 안에 채 썬 고기가 들어있었던 거다. 유산슬이.. 고기 들어있는거야? 나는 물었고 다른 친구들 역시 고기 들었는줄은 몰랐는데, 하고 당황해했다. 지금 검색해보니 육류든 해물이든 가늘게 채썬 요리를 말하는 것 같았다. 그동안에 내가 먹어왔던 유산슬에도 다 고기가 들어 있었는데 내가 지금에야 인지한걸까?


간식으로는 내가 준비해간 대전 성심당 부추빵을 먹었다. 부추빵을 처음 먹어보는 게 아니었는데도 먹다가 그 안에 부추가 아닌 다른게 들어 있어서 놀랐다. 이건 뭐지? 하고 꺼내보니 소세지였다. 부추빵에 원래 소세지 들어 있었어? 부추빵이 지금에야 새롭게 만들어진게 아닐텐데 나는 이제야 부추빵에 소세지가 들어간 걸 눈치챘다.


유산슬에서도 부추빵에서도 나는 그럴거라 생각하지 못했다가 어김없이 고기를 만났다. 나야 육식인이니 예상치 못한 곳에서 고기가 나왔다한들 그 이유로 안먹지는 않지만, 그런데 비육식인들은 이럴 경우 어쩌란 말인가. 비육식인으로 살아가기 참 힘들겠구나, 새삼 생각했다. 중식에도 빵에도 고기는 어디에나 있으니.



나는 채식주의자가 아니고 앞으로도 채식주의자가 될 거라고 생각하진 않으며 설사 그렇다해도 내가 채식주의자라고 선언하진 못할것 같다. 일전에도 페미니스트에 대해 같은 얘길 한 적이 있는데, 선언하는 순간 다른 사람들은 그 선언자에게 완벽을 기대하며 검열하기 시작한다. 페미니스트라며 왜그래, 무슨 페미니스트가 그래, 니가 무슨 페미니스트야? 채식주의자도 마찬가지. 나와 같은 생각을 이 책의 공저자중 한명인 '박규리'도 했다.


그래, 이모저모 채식을 해야겠다는 생각은 드는데, 갑자기 고기를 다 끊고 야채만 먹으라니 생각만으로도 지루하고 섭섭하다. 스스로 ‘채식주의자‘라는 간판을 내건 순간 더 이상 육류나 유제품 메뉴는 쳐다볼 수도 없다는 게 어처구니없게도 나의 자유의지를 스스로 침해하는 듯 분하다.
그럼 어쩐담? 계산해보니 한 명이 마음먹고 1년 내내 완전 비건일 때와, 7명의 육식주의자가 일주일에 한 번씩 고기를 안먹을 때 환경 영향은 대략적으로 비슷하다는 셈이 나온다.

비건 한 명 × 365일 = 365

일주일에 한 번씩 채식 × 7명 × 52주 = 364


오호라! 혼자서 완전채식을 선언하고 고군분투하느니, 친구들 6명을 잘 모아서 일주일에 한 번 이상만 실천하면 한 명의 완전채식에 버금가는 긍정적인 변화를 만들 수 있다니 자신감이 생긴다. - P114 (박규리)



이라영 역시 완벽한 채식주의자 보다는 여러 사람들이 함께 좀 더 덜육식하는 것에 대해 이야기한다.


어떤 사람들은 패션으로써 비건을 흉내낼 뿐 ‘진정한' 비건이 아닌 사람들을 비난한다.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흉내내기도 반복하면 습관이 되고 인생은 결국 습관의 모음이다. 부분적으로 시도하는 사람들을 완벽하지 않다는 이유로 배척하기보다는 궁극에는 함께 갈 동지로 보는 게 낫다. 완벽한 소수가 투쟁하며 희생하는 사회보다는 불완전한 다수가 공감하며 연대하는 사회가 구조를 바꾸기 더 쉽다. 작심 3개월, 아니 작심 3일도 좋다. 실패하면 또 작심하면 된다. - P24 (이라영)



이라영을 비롯한 여러명의 공저자가 쓴 이 책을 읽노라니, 이 사람들에겐 윤리의식이 과도하단 생각이 들었다. 왜 약자와 동물을 생각하는가, 의 윤리의식이 아닌, 육식주의자들의 기분을 거스르지 말자는 것에 대한 윤리 의식. 그러니까 육식이 만연한 이 사회에서 내가 채식주의자라고 선언했다가 그들이 상대적으로 비도덕적으로 느낄 수도 있고 불편해할 수도 있으니 분위기를 어떻게 좋게 할것인가, 에 대해 다들 고민해보고 해결방법을 내고 있는 것이다. 이건 페미니즘에 대해서도 마찬가지. 페미니즘 얘기하면서 페미니스트가 아닌 혹은 온건한 페미니스트인 사람들의 기분을 거스릴까봐 조심스레 말하고 상대의 기분을 살피는 걸 보면 나는 사람들이 지나치게 착하고자 하는 열망이 있는게 아닌가 싶어지는 거다. 내가 성평등을 주장하겠다는데, 그게 좀 과격한들, 그래서 듣는 상대로 하여금 기분 나쁜들 그게 뭐 그렇게 신경쓸 일인가? 내가 고기를 안먹겠다는데, 그래서 사람들과 함께 있는 자리에서 '나는 고기 안먹어!'라고 말하는게, 그로 인해 다른 사람들이 '뭐야 지 혼자 선한척이야' 하며 기분 나빠하는게 뭐가 어떻단 말인가. 왜 내가 어떤 신념을 가지고 있고 그것이 혹여 다른 사람들에게 불편할까봐 조심조심 해야하고 고민해야 할까? 내가 가진 식습관을 육식에서 비육식으로 가져가는 데에는 에너지가 들고 신경을 써야 한다. 수시로 내가 옳게 가고 있나도 생각해야 할것이고 가끔은 내가 이렇게 고생한다고 세상은 나아지는건가 고민하기도 할 것이다. 그런데 그런 고민과 더불어 다른 사람들 기분 상하지 않게 해야지, 라는 고민까지 해야 한다니. 너무 힘들잖아요. 만약 내가 성평등을 과격하게 주장하는 게 기분나쁘다고 하는 사람이라면, 내가 고기를 먹는것에 자기가 더 불편해하는 사람이라면, 뭐 내치면서 가도 되지 않을까 하는게 내 생각이다. 사실 검열에 있어서도 그렇다. 너는 완벽한 페미니스트가 아니야, 너는 완벽한 채식주의자가 아니야, 채식주의자가 왜 만두를 먹어? 등등 검열하려는 사람들은 자기는 아무것도 안하면서 상대에게 완벽하지 못한 걸 지적하는 거 아닌가. 나는 그런 것들이 지겨워 굳이 선언하지 말고 행동을 하자, 고 생각하는 사람이지만 그렇게 나를 검열하고 지적하고 불편해하는 사람이라면 뭐 툭툭 버리고 가도 된다. 그러다보면 나랑 뜻이 맞는 사람들이 옆에 있을 것이고 또 그렇게 툭툭 중간에 내던져진 사람들은 아오 쟤 불편해 하고 다른 사람 만났다가 세상의 흐름에 발맞추어 그곳에서도 역시 나는 고기 안먹어! 라고 하는 사람을 만날 것이고, 이게 반복되면 '어쩌면 고기를 나도 좀 줄여야 되지 않을까?' 하게 될 수도 있다.



실은, 내가 그런 사람이었다.


나는 고양이를 싫어하는 사람이었다. 고양이를 싫어한다고 말하기에 거리낌이 없는 사람이었다. 그런데 이제는 고양이 싫어 라고 단호하게 말하는 것을 자제하게 되었다. 심지어 가끔 길고양이 마주치면 가방에 있던 고양이 간식 꺼내어 주기도 한다. 오, 신이시여. 

내가 이렇게 되기 위해서는 어느날 하늘에서 천사가 내려와 샤라라랑~ 너는 이제 바뀔 것이야, 한 게 아니라, 내가 숱하게 만나온 주변인들 덕분이었다. 고양이를 사랑하는 친구들이 하나씩 둘씩 주변에 생기고 그들의 맹목적인 고양이 사랑과 또 길고양이에 대한 관심을 자꾸 목격하게 되니, 고양이 싫어!! 하던 내가 좀 누그러졌달까. 


고기에 대해서도 마찬가지.

나는 고기를 너무나 너무나 사랑하고 매일 고기를 먹는 사람이었으며 밀가루는 끊어도 고기는 못 끊는다고 한결같이 말해온 사람이었다. 고기를 먹으면 성질 나빠진다는 오래된 말에 대고 나랑 친구들은 '우리는 고기를 안 먹으면 성질 버려' 라고 깔깔대고 말해오기도 했던 터다. 그런 나였기에 비육식을 선언하고 행동하는 사람들을 처음 맞닥뜨렸을 때 역시 기분 나쁘기도 했고 불편하기도 했다. 메뉴 선정에 제약이 생기는 것도 불편했고, 이 책에서도 언급되는데, '동물은 불쌍하고 식물은 안불쌍하냐?' 뭐 이런 얘기도 하고 그랬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예, 제가 그랬습니다.

그러나 주변에 한명씩 두명씩 비육식인들이 늘어가면서 어느 순간 함께 고민하게 되는 것이다. 만약 내 주위에 여전히 육식인들만 있었다면 나는 여전히 식물은 안불쌍하냐? 이런 한심한 소리 하고 다니는 사람이었을 수도 있다. 윽.. 부끄럽다. 역시 사람은 다른 사람들 만나고 살아야 한다.


이 책 저자들의 착함 혹은 지나친 윤리나 도덕에 대해 아까 언급했는데, 비육식에 대해서도 마찬가지. 다들 그걸 권하는 이유로 하나같이 동물권과 환경 얘기를 한다. 다음 세대를 위해 라고 말한다. 물론 그것이야말로 궁극적인 그들의 목적이었을 것이고 목표였을 것이며 설득하기에 좋겠다 말할 수도 있을테지만, 나는 거기에 그저 순수히 개인의 건강을 위해서 그것을 제1목적으로 잡아도 되지 않나 싶다. 내가 건강하기 위해 하는 행동이 동물과 지구를 위하기도 한다면 좋지 않은가. 다들 너무 착해버리는 것..


결론적으로 나는 육식을 조금 더 줄여보고자 한다.


면생리대를 쓰는 것이 일회용 생리대를 쓰는 것보다 환경에 더 낫다는 걸 알았고 그래서 실천해야지, 라고 하면서도 늘 뒤로 미루던 터에, 내 몸에 이상이 생기면서 비로소 나는 면생리대로 바꿨었다.

주변 사람들 덕에 고기를 덜 먹는 것이 동물들과 환경을 위해서 더 낫기 때문에 실천해야 한다고 늘 생각해왔지만, 내가 결심을 하는 건 사실 나 때문이다. 고기를 지나치게 많이 먹기 때문에 내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것 같아서. 그래서 비로소 결심하게 된다. 결심은 늘 흔들리고 무너지지만 그럴 때면 이라영의 말처럼 다시 결심해보도록 하겠다. 혼자 먹는 끼니에서는 가급적 고기 들어가지 않은게 무얼까 고민하는 게 그래서 그걸 선택하는 게 현재로서 내가 선택한 방법이다. 게다가 이렇게 생각하는 나에게 이라영도 박규리도 힘을 주었다. 한 명의 완벽한 채식주의자보다는 고기를 덜 먹는 다수가 더 영향을 미친다는 그들의 말이 내게 결심을 더 굳히게 한다. 비육식인 친구가 어느날은 '내가 이런다고 뭐가 달라지는지 모르겠어' 라고 한 적이 있는데, 달라졌다. 만약 그 친구가 아니었다면 그리고 다른 친구들이 아니었다면, 나는 내 건강을 위해서 비육식이 낫지 않을까? 라는 생각까지 나아가지 못했을 수도 있으니까.





무조건 고기를 안먹는 것도 답이 아니고 고기 흉내낸 단백질이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도 있으며 비건 개인의 건강을 우선시해야 한다고 적어준 '이의철' 의 글이 좋았고,


제일 좋은 글은 '조한진희'의 글이었다. 채식이 궁극적으로 옳은 답이라 해도 누구나 그걸 '선택'할 수는 없다, 각자의 위치성이 있다고 말해주는 글이었다. 그리고 조한진희는 이런 얘기도 한다.


처음 채식을 구체적으로 고민하기 시작한 것은 ‘여성이 몸으로 환원되는 현실처럼 ‘동물이 고기‘로 환원되는 현실을 깨달았기 때문이었다. 성 불평등이 종 불평등과 연결되어 있음을 알게 되었을 때 느꼈던 혼란과 자책감이 그 출발이었다. -P157 (조한진희)


크- 우리, 이거 '캐럴 J. 아담스'의 《육식의 성정치》에서 만났잖아.

















도살을 통해 동물은 부재 지시 대상이 된다. 동물의 이름과 신체는 고기로 존재하는 동물에게는 부재하는 무엇이다. 동물의 생명은 고기에 앞서고, 따라서 고기라는 존재를 가능하게 한다. 살아 있는 동물은 고기가 될 수 없다. 따라서 도살을 통해 죽은 몸이 살아 있는 동물을 대체한다. 동물이 없다면 고기를 먹는 일도 없게 된다. 그러나 동물이 고기라는 음식으로 전환되기 때문에 동물은 고기를 먹는 행동에서 부재하는 무엇이다. -캐럴 J. 아담스, 《육식의 성정치》, P.104



동물의 죽은 몸이 고기에 관련된 우리의 언어에 부재하듯이, 남성의 문화적 폭력에 관한 묘사에서 여성은 부재하는 지시 대상이다. 특히 성폭행이라는 단어는 글자 그대로 여성이 겪은 일을 지시하지만, 또한 폭력적인 유린의 다른 사례들, 1970년대 초반의 생태학 저술에 자주 나온 지구를 대상으로 한 '성폭행'이라는 표현처럼 다른 대상에도 비유적으로 사용된다. 이렇게 여성의 경험은 다른 억압을 묘사하는 매개 수단으로 쓰인다. 여성, 곧 여성의 몸에 가장 빈번하게 가해지는 현실의 성폭행은, 이 성폭행이라는 단어가 다른 대상에 은유적으로 쓰일 때는 부재 지시 대상이 된다. 이런 용어는 '여성' 자신이 아니라 여성이 겪은'경험'만을 환기시킨다. - -캐럴 J. 아담스, 《육식의 성정치》,p.106



조한진희의 글은 글 자체를 그냥 다 베껴쓰고 싶었다.



우리는 다른 사람들에게 영향을 주고 또 받으며 살아간다.지금 당장은 아무것도 변하지 않는 것 같아도 나의 말과 행동은 시간이 지난후에라도 누군가에게 다른 생각을 하고 다른 것을 보게 만드는 일을 할 수가 있다. 내 주변 친구들 그 누구도 나에게 '고양이를 싫어하지마' 라고 말한 적도 없고 '고기를 먹지마' 라고 말한 적도 없다. 그들이 그저 옳다고 믿는 걸 행동함으로써 내게 보여주었고 나는 그들을 보았다.


나를 어떤 정의된 존재로 구분하게 될 때 우리는 모두 실수하고 자만하기 쉽다. 내 범주에 속한 것 외에는 받아들이지 않게 되며 그 범주 밖의 타자를 우리도 모르게 구분 짓게 된다. ‘비건‘
이라고 속단할 필요도, ‘비건‘이 되기 위해 많은 것을 한 번에 바꿀 필요도 없다. ‘비건‘이라서 우월할 이유도 없으며 ‘비건‘이 아닌 사람을 가르치려 해서도 안 된다. ‘비건‘은 인생의 수많은 선택과 취향, 경험 중 하나다. 나는 슬프고 강제하는 비거니즘보다 즐겁고 자유로운 비거니즘이 좋다. 사람들에게 비건에 대해 이야기할 기회가 있다면 즐거운 것들을 말한다. 공장식 축산의 암울함보다 담백하게 먹고 간결하게 사는 삶의 즐거운 방향에 대해 말한다. 변화의 시작은 내면의 인식이기에 슬프고 어두운 공장식 축산의 현실에 대해 알아가는 것은 각자의 선택이다. 이런 정보들은 채식에 대해 조금만 관심을 쏟는다면 생각보다 빨리 접한다. 누군가를 바꾸고 설득하기 위한 말보다 때로는 나에게 집중하고 좋은 모습으로 살아갈 수 있을 때, 그런 사소한 것들이 좋은 영향을 주게 된다.
 - P171-172 (강하라)


한 방에 동물성 식품을 아예 졸업할 수 있다면 더욱 좋을 것이다. 하지만 저 모든 것을 거의 매일 하던 사람이 저걸 다 안 하거나 부분적으로라도 안 한다고 생각해보자. 그리고 그런 사람이 한둘이 아니라고 가정해보자. 그러면 얘기가 달라진다. 오십보백보‘ 정도가 아니라 천 보, 만 보 이상의 차이가 난다면 그 집합적 효과는 괄목할 만할 것이다.
뭐라도 실천하는 것이 아무것도 안 하는 것보다 낫다는 논리는, 내 현 상태를 지나치게 정당화하거나 나보다 더 잘하는 사람들을 부정하는 데 쓰이지 않는 이상 특별히 문제시될 것이 없다. 과도한 육식을 하는 사람보다 지구를 생각해 육식을 줄이는나를 독려하되, 식습관은 물론 다방면에 걸쳐 삶을 친환경적으로 사는 사람들을 우러러보며 머무름이 없이 계속해서 그 방향으로 스스로를 발전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이제는 음식 문제로 기분 나빠할 때가 아니다. 모두가 자기 몫을 함으로써 생태적인문명으로 함께 나아가야 할 때이다.(김산하) - P39

현재 한국의 비건 운동은 ‘탈육식‘에 맞춰져 있다. 어떤 방법으로든 사람들의 동물성 식품 섭취를 줄일 수 있다면, 환경을 위해서나 동물의 권리를 위해서나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이는 동물성 식품을 최대한 본뜬 순수 식물성 식품을 소개하는 방식의 활동으로 이어진다. 우유와 설탕이 주성분인 아이스크림을 대체할, 식물성 지방과 설탕이 주성분인 ‘비건 아이스크림‘을 소개하고, 튀긴 소고기 패티가 들어간 햄버거 대신 튀긴 식물성 고기(대체육)가 들어간 버거에 환호한다. 돈가스 대신 ‘비건 콩가스스를 권하고, 버터·계란·우유가 안 들어간 달고 기름진 비건 디저트와 베이커리 제품들이 정말 맛있다고 홍보한다. 고기나 동물성 식품 없이도 얼마든지 이전과 비슷하게 달고 기름진 맛의 ‘비건 음식‘을 즐길 수 있으니, 탈육식‘을 하자는 것이다. 심지어 이런 비건 음식들을 ‘건강한 음식‘이라고 홍보하기도 한다. (이의철) - P133

그러나 비건 활동가들이 이런 화려한 ‘비건 음식‘들로 배를 채우면, 얼마 가지 않아 다양한 만성질환으로 의료 기관을 찾게 될 가능성이 커진다. 환경과 동물, 지구의 아픔에 공감할 줄 아는 활동가들이 역설적이게도 지구상에서 유일하게 자기 자신만 학대하는 격이 되는 것이다. 이런 운동은 지속되기 어렵다. 어떤 가치를 지향하는 사람들의 건강이 시들해지면, 그 가치도 시들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축산-낙농업자들과 그들의 후원을 받는 전문가들은 기가 막히게 이런 문제를 파고들어 언론 플레이를 한다. 따라서 비건 활동가들과 언론은 ‘탈육식‘의 필요성뿐 아니라 ‘건강한 탈육식‘에 대해서도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 (이의철) - P134

미국의 ‘비욘드 미트Beyond Meat‘, ‘임파서블 버거ImpossibleBurger 등이 엄청난 주목을 받고 있다. 언론에서는 이런 ‘대체육이 탈육식‘의 주된 무기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 국내에서도 ‘비욘드 미트‘가 수입되어 버거와 피자 등에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비욘드 미트‘는 ‘이름값을 하지 못한다. 고기를 뛰어넘는 것이 아니라 고기 흉내에 집중하기 때문이다. ‘임파서블 버거‘ 또한 마찬가지다. 적색육의 가장 큰 특징인 헴heme(육류를 붉은 색으로 보이게 만드는 철분 함유 성분)을 본뜬 식물성 헴을 자신의 장점으로 강조한다. 하지만 고기와 비슷한 맛과 모양을 흉내 내려면 육류와 비슷한 지방과 단백질, 나트륨 구성을 추구할 수밖에 없다. 그 결과, 건강에 미치는 영향 또한 점점 닮아가게 된다. 참고로 헴 성분은 당뇨병, 심혈관질환, 대장암, 위암, 식도암, 유방암, 자궁내막암 등 다양한 질병의 발생 위험을 증가시킨다는 다수의 연구결과들이 있다. (이의철)
- P135

나도 ‘비욘드 미트’ 출시 소식이 반가워서 주문해 맛을 봤다. 하지만 다시 주문하기가 부담스러웠다. ‘비욘드 미트‘를 먹고나면 속이 더부룩해지고 몸이 무거워지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과도한 포화지방과 단백질로 인해 소화가 안 되고, 피부를 비롯한 몸의 다양한 부위에 염증 초기 반응이 나타났으며, 다음날 화장실에서도 배변 변화가 느껴졌다. ‘비욘드 미트’만 그랬던건 아니다. 대체육과 채식 치즈, 계란 등 동물성 식품을 모방한 국내외 다양한 채식 제품들이 대부분 비슷한 문제를 안고 있다.
과거에 한국인들이 어쩌다 한 번씩 고기를 먹었듯이, 이런 음식들은 아무리 순수 식물성 성분이라도 어쩌다 한 번씩 먹어야 탈이 안 난다. (이의철) - P135

대체육이 환경에 이로운 것만은 분명하다. ‘비욘드 미트‘ 버거 패티를 먹으면 같은 크기의 소고기 패티를 먹을 때보다 온실가스 배출 90%, 물 사용 99% 이상, 토지 사용 93%, 에너지 사용 46%를 줄일 수 있다. 이렇다 보니 소고기 패티 대신 ‘비욘드 미트‘ 버거를 더 많이 먹어야 할 것 같고, 주변에도 적극적으로 권하고 싶은 마음이 생길 수밖에 없다. 심지어 건강에도 좋을 거라 믿고 싶어지기까지 한다(물론 일부 긍정적 효과가 있다). 충분히 이해가 되는 상황이다. 정크푸드와 육식에 중독된 사회에서‘비욘드 미트‘나 각종 고기 흉내 음식들이 없다면 육류 소비를 줄이기 어려울 수 있다. 건강한 채식으로 가기 위한 훌륭한 징검다리 역할을 해줄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앞서 언급했듯이, 비건 활동가들이 건강하고 활기차야 비건 활동가들이 지향하는 가치들도 우리 사회에서 더욱 활기차게 확산될 수 있다. (이의철) - P138

혹시라도 ‘고기 흉내 음식을 먹다가 불편한 증상이 느껴진다면, 애써 아무렇지 않은 척하기보다는 좀 더 건강한 채식을 고민해야 한다. 동물과 환경을 위해 본인의 건강을 무시하는 실수를 저질러서는 안 된다. (이의철) - P138

나는 대학생이던 1990년대부터 페미니즘은 물론 채식에 대한 다양한 지식에 접근할 수 있었다. 그런 정보와 환경에 노출된다고 누구나 그것에 귀 기울이는 것은 아니지만, 1990년대는 물론 지금도 여전히 그런 정보와 환경을 경험할 기회나 여력이 별로 없는 이들도 있다. 그리고 나의 일상적인 관계 안에서 채식을 하는 것에 대해 눈치를 주거나 비난하는 이들은 거의 없다. 게다가 나는 경제적으로 빈곤층에 속하지만 빈곤을 크게 두려워하지않을 수 있는 일종의 사회자본을 가지고 있으며, 시간 빈곤자이지만 일주일에 하루 이틀은 작은 텃밭에서 김을 매며 생명의 순환을 경험할 수 있는 정서적 여유를 가지고 있다.
나의 ‘실천‘이 가능했던 환경과 위치성에 대해 놓쳐서는 안된다고 자주 되뇐다. 무심함 속에서 인간이 어떻게 비인간 동물을 착취하는지 모르고 살았던 시절이 있었듯, 그 위치성의 차이를 간과할 때, 타인의 고통과 존재성을 지울 수 있음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조한진희) - P157

이것을 놓치지 않는 게, 다른 존재들과의 연결을 구체적이고 두껍게 할 수 있는 기반이 된다.
나는 채식이 단순히 고기를 먹느냐 아니냐의 문제가 아님은 물론이고, 고기를 먹는 게 ‘악‘이고 먹지 않는 게 ‘선‘이라는 이분법을 뛰어넘는 일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어차피 우리는 계속 다른 존재의 죽음 위에서 유지되는 존재다. 나는 2004년 팔레스타인의 농장을 목격한 이후, 텃밭에서 진드기를 죽이거나 배추벌레를 잡으며 한번씩 ‘비스밀라‘를 읊조린다. 토마토 나무가 겨울이 와서 자연사하기 전, 그러니까 여름이 지나 더 이상 토마토 열매를 맺지 않게 되어 다른 작물을 심기 위해 뽑아버릴때도 마찬가지로 그렇게 한다. 나는 종교가 없고, 처음에는 내마음 편하자고 따라해봤던 것인데, 현재는 내가 죽이는 존재‘들과 연결되는 나름의 방식이 되었다. 다른 존재와의 그물망 위에 내가 존재한다는 점을 망각하지 않고, 지구와의 관계에서 인류의 한 명으로서 책임감을 느끼는 행위이다. (조한진희) - P158

우리가 연결되어 오래된 미래를 복원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이며, 어떤 과정이어야 할까.
나는 처음으로 종차별에 연루되어 있음을 깨달았을 때의 혼란과 떨림을 잊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우리가 채식을 한다는 것은 사회의 여러 문제들에 보다 민감해지며, 더 많은 질문을 품게 된다는 의미일 것이다. 채식이 트렌드나 라이프스타일이 된 시대라고 하지만, 그것을 넘어야 자기 만족적 행위가 아니라 우리의 세계를 변화시킬 수 있는 힘으로 이어질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채식주의자들의 목소리가 개인의 식탁에 초점이 맞춰지는 방식으로 강화되어서는 안 된다. 채식은 나은 선택지를 가진 이들의 고귀한 윤리적 액세서리가 아니다. 나는 채식이 다른 존재의 고통을 줄이고, 파편화된 관계를 연결시키며,
기후 위기로부터 우리 스스로를 구하고, 지구를 살리는 거대한 협업에 동참하는 행위라고 여긴다. (조한진희) - P159

어느 날 갑자기 모든 사람이채식을 하게 되는 사회보다, 누구에게나 채식을 선택할 수 있는 권리가 주어지는 곳이 더 나은 사회다. (조한진희) - P1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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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부만두 2021-11-17 12:4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고기를 안먹는다, 보단 고기 대신 **을 먹는다로 생각하면 좀 편할 수도 있어요. 너무 완벽하게 하려다보면 포기하고 힘들어져요. 조금씩 실천이 중요한 것 같아요. 저도 한 때 고기 엄청 먹었어요. 여기 블로그에 다 그 기록이 있죠. 근데 4년차 비건 하고 있다니… 참 인생…

밑줄 중에 조한진희님 말에 정말 동의해요. 선택의 권리.

다락방 2021-11-17 10:38   좋아요 2 | URL
** 조한희정 이 아니라 조한진희 인데 제가 이름을 잘못 표기해서 지금 막 수정하였습니다. 왜 조한희정 이라고 했을까요? (시무룩)

미래는 예측불허 그리하여 생은 의미를 갖는 것.
저 요가를 어제부터 다시 시작했거든요. 매일하는 건 아니지만 요가를 위해서 육식을 좀 줄여볼까 합니다. 저에게는 ‘육식 줄이기‘가 목표에요. 그러면 몸이 달라질 것 같아서 말이죠. 후훗.

붕붕툐툐 2021-11-17 12:41   좋아요 1 | URL
아니~ 그럼 유부만두의 만두는 고기 없는 만두군요!!

유부만두 2021-11-17 12:44   좋아요 2 | URL
아 그렇군요. 저도 댓글 수정할게요. ^^

몸은 확실히 달라져요!!! 가뿐하달까? 하지만 비건식이라고 나오는 첨가물 많이 든 조리식품 보다 채소 과일을 늘리시는 게 좋아요. 전 제가 밤 고구마 가지를 이렇게 좋아할줄은 몰랐어요. 아 인생…

유부만두 2021-11-17 13:02   좋아요 1 | URL
붕붕툐툐님/ 네 유부 다져 넣고 호박이랑 버섯 많이 넣었어요. 물론 당면 당근은 당근이죠.

다락방 2021-11-17 15:03   좋아요 1 | URL
제가 제 몸이 달라진 걸 느낄 수 있을만큼 육식을 줄이는게 목표인데요, 그렇게 할 수 있을지는 아직 잘 모르겠어요. 사실 자신은 없습니다만, 단시일에 이룰 수 있는 건 아닐테니 조금씩 한 번 가보려고 합니다.

유부만두 2021-11-17 15:05   좋아요 1 | URL
고기를 줄이시기 전에 채소를 늘리세요. 배 불러서 고기 못 먹;;;; (너무 무지막지 한가요?;;;;)

다락방 2021-11-17 15:07   좋아요 1 | URL
제가 요즘 생채소를 잘 못먹어서요. 고기 줄이기보다 채소 늘리기는 더 힘들어요 ;;

유부만두 2021-11-17 15:22   좋아요 1 | URL
아 그건 저도 그래요. 전 쪄요. 스팀?
그럼 사뷰샤부 식으로 많이 먹게 됩;;;;;;

2021-11-17 10: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21-11-17 10:36   좋아요 2 | URL
어휴, 미쳤나봐요. 왜 이름을 잘못 썼을까요? 알려주셔서 감사해요. 지금 다 조한진희 로 수정완료 했습니다.
그리고 언급하신 책도 검색해볼게요!

:)

청아 2021-11-17 11:1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아 이 페이퍼 너무 좋아요 다락방님! 몇몇대목에서 가슴뭉클했습니다. 저도 아직 채식주의자라고 말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고 일주일에 많으면 이틀 고기를 안먹고 있는데요 이 정도라면 평생 할 수 있겠더라고요.

그리고 어제 읽은 책에서 ‘82년생 김지영‘을 읽었다고 폭격을 당하는 여자 연예인들, 같은 모습에도 다른 반응을 얻는 남자 연예인들에 관한 부분에서 속상했거든요. 일반인도 연예인도 자신의 정치성향, 주장하는 바를 당당히 표현하고 사회가 수용할수 있을때야말로 건강한 사회, 바람직한 민주주의가 아닐까 다시 생각해보게 됩니다~♡♡

다락방 2021-11-17 15:03   좋아요 1 | URL
제 친구들 중에도 그런 식으로 실천하는 친구들이 있더라고요. 일주일에 한 번 혹은 일주일에 두 번 이런 식으로요. 제가 어려워하니 그 방법을 권하기도 하더라고요. 저는 일단은 ‘먹고싶다‘ 생각하면 바로 행동으로 먹어버리는 사람이었는데, 이제 그 사이에 텀을 둠으로써 좀 조절해볼까 해요.

이 책에 실린 조한진희 님이 채식을 선택할 수 있는 권리에 대해 얘기하는데요, 이를테면 돈이 없는 사람들의 경우 돈이 생긴다면 그 돈으로 당장 무엇을 사먹을까 했을 때 동물권이나 환경을 생각하며 채소를 고를 순 없잖아요. 채식을 선택할 수 있는 것도 어느 정도 무언가 갖춰진 사람의 이야기일 수 있다는 것이 와닿더라고요. 좋은 독서였습니다.

독서괭 2021-11-17 12:04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아 정말 공감가는 페이퍼네요. 페미니즘이랑 비거니즘에 가해지는 시선에 유사점이 있다는 지적도 그렇고요. 몇 년 전까지 ˝여성혐오라니, 그런 과격한 말 하지말고 사이좋게 지냅시다~ 위아더월드~ 휴머니즘~˝ 하던 저의 모습과 고기고기고기좋아의 육식파인(이건 현재형) 저의 모습이 떠오르며.. ㅠㅠ 새삼 고기 좀 줄여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만.. 애들 식단으로 젤 쉽게 해줄 수 있는 게 고기입니다ㅜㅜ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비건은 정말 부지런해야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그저 조금씩만 줄여보자는 마음만 가져봐야겠습니다.

다락방 2021-11-17 14:59   좋아요 3 | URL
고기를 피하겠다고 생각한 순간 도처가 늪이에요. 생각지도 못했던 것에서 고기가 툭툭 튀어나와서 아, 우리나라에서는 비건들이 먹고 살기가 쉽지 않겠구나 싶더라고요. 말씀하신것처럼 제일 쉽게 준비할 수 있는게 고기인것 같아요. 돈까스만 해도 마트에서 사다가 튀겨주거나 에어프라이에 돌려주면 끝... 그러면 또 얼마나 맛있나요. ㅠㅠ (운다)

저도 서서히 줄여가도록 해보려고요. 일단 제 몸 때문에 좀 줄일 필요가 있을 것 같아요. 그간 너무 많이 먹고 산 건 사실이에요... ㅠㅠ

persona 2021-11-17 12:2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는 그냥 지금처럼 산채 음식을 가장 좋아하면서 헤모글로빈 수치가 위험하면 육회비빔밥이나 소고기를 먹는 것으로 하려고요. 두부와 샐러드를 좋아하지만 필요할 땐 붉은 음식을 먹는 걸로요.
얼마전에 고체 치약을 샀거든요. 레스웨이스트하려고요. 그런데 품질도 좋고 다 좋은데, 비닐 코팅된 종이에 포장되어 있더라고요. 이것을 개선하는 방법은 없을까 생각하며 잠에 들었었는데 액체치약을 만들어 쓸까 하다가 또 화장품 재료 사면 딸려오는 플라스틱 병들도 생각이 나고 그랬네요. 뭐 실천하는 게 쉽지는 않은 거 같아요.
조미료들만 해도 된장이라도 바지락 멸치 들은 된장이 있고 간장은 괜찮을지 모르지만 쯔유엔 가쓰오부시 같은 거 들어가는 경우도 많고 마요네즈는 달걀 들어가고 식당에서 먹는 고추장도 고기랑 볶음고추장일 수도 있고 김치는 새우젓 들어가는 게 제일 맛있고요. 채식처럼 보여도 안 그런 경우가 많죠. 중국집은 거의 채소라도 라드 사용해서 나오는 요리가 많고요. 어려워요 진짜.
그냥 이 방법이 있을 수도 있지만 다른 방법으로 최소만큼, 필요만큼만 섭취하는 방법도 나쁘지 않은 거 같아요.
친구가 떡볶이를 어묵 빼고 시켜먹는 걸 보고 놀란 적이 있어요. 그 브랜드는 멸치도 들어가는데요. 딱 맛이. 그 친구에게 알려주었더니 난감해하더라고요. ㅠㅠ 생선이나 소고기 조미료는 진짜 식당 음식엔 어디에나 있어서 ㅠㅠ 힘든 거 같아요.
정말정말 공감합니다.
페미니즘 쪽 유명하신 분이랑 한 글자 빼고 비슷하신 분이 계시네요. ^^

다락방 2021-11-17 14:52   좋아요 2 | URL
저는 한동안 샐러드 되게 좋아했었는데요 요즘은 생채소에 대해서 거부감이 들더라고요. 익히거나 볶거나 끓이는 게 좋아서요 최근에 밀푀유나베가 너무 좋았어요. 밀푀유 나베 안에 있는 배추와 깻잎이 끓는물에 익혀진게 참 좋더라고요. 그 안에서 고기를 빼면 맛이 없겠지? 라는 생각을 간혹 하고 있어요.

저는 아직 필요만큼만 섭취하는 그 단계 까지는 (저한테는)너무 먼 일 같고요, 사실 필요도 없는데 제가 쓸데없이 먹고 있는 건 사실이니, 일단 조금씩 줄여가는 걸로 해보려고요. 열 번 먹고 싶으면 열 번 먹지 말고 여덟번으로, 다섯번으로, 세번으로 줄여나가면 되지 않을까, 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저도 그래서 이름 처음에 헷갈리게 쓴 것 같아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persona 2021-11-17 15:11   좋아요 1 | URL
샐러드라고 해도 저희 가족은 거의 데친 채소 가지고 해먹는 게 많아요. ㅎㅎㅎ 그리고 드레싱 소스는 마요네즈 이런 거 보다도 들기름, 간장, 참기름 이런 거고요. ㅋㅋ 거의 마늘 없는 나물 같은 샐러드예요. ㅋㅋ
사실 채소는 데쳐먹거나 기름에 볶아먹는 게 좋죠. 플랜트 패러독스에 오바가 많다는 비판도 있긴 했는데 다 거짓말은 아닌 거 같은게, 저도 생물학 수업 때 그런 것들 배웠던 거 같아서요. 식물에게도 호르몬이 있고, 운동할 수 없기 때문에 적으로부터 도망갈 수 없어서 독소도 가지고 있고요. 시안화 수소나 요산 때문에 저는 아몬드는 물에 담가두었다가 볶거나 익혀서 먹고 시금치도 꼭 데쳐먹어요. 생 시금치 볶아 드시거나 그대로 파스타 해드시는 분 있던데 저는 그런 시도 무서워서 못해요. 저희 가족들이 가진 아나필락시스로 응급실에 몇번 가보고 나니깐 대부분 익혀 먹으면 괜찮겠다 싶더라고요.
과일도 다들 좋은 음식처럼 생각하잖아요. 저는 일단 혈당이 밀크초콜릿 만큼 높아져서 과일 경계하는 것도 있지만 과일에 포함된 식물 성숙 호르몬이 노화호르몬이기도 하고 스트레스 호르몬이기도 해서 그 호르몬의 결정체가 몸에 과연 좋을까 하는 생각도 사실 조금 들어서 과하겐 먹지 말자 생각하고 있어요. ㅎㅎㅎ 그리고 식물 기르는 방식도 들여다보면 생각이 많아지기도 하고요.
뭐든 적당히 먹는 게 좋겠죠. ^^;
저도 책에서 한 줄 읽고 마음이 좀 덜어진 게, 비건이 아니라 비거니즘을 지향하자는 말이었어요. 완벽한 비건이 되려고 하는 것보다 중요한 건 해볼 수 있는 노력을 아는 만큼 일단 해보자 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요. 제로웨이스트도 하려고 하면 부담인데 되도록 물건 고를 때 포장 덜 된 거 고르고 장바구니 비닐봉지 용기 들고 다니고 하는 식으로, 그냥 할 수 있는 정도로만 하려고요. ㅎㅎㅎ

다락방 2021-11-17 15:11   좋아요 2 | URL
그래서 요즘 나물을 많이 먹게 되더라고요. 익힌 채소이면서 맛도 있어서요. 사실 나물은 엄마가 해주는 걸 먹곤 했는데, 페르소나 님 댓글 읽고 나니 제가 좀 더 적극적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야채를 어떻게 익혀서 먹을까를 좀 더 고민해봐야 겠어요. 아, 나물 먹고 싶네요? 하하하하하.

persona 2021-11-17 15:22   좋아요 1 | URL
제가 모든 요리에 마늘, 참기름이 있으면 좋아하더라고요. 그래서 삼겹살도 안 좋아하지만 마늘이랑 참기름 소금장 올라와있으면 먹고요. ㅋㅋ 다진 대파, 간마늘 잔뜩 만들어서 냉장고에 얼려두고 채소 뭐 하나 데치거나 끓이거나 볶아서 소금이랑 파랑 마늘이랑 참기름 넣어주면 다 맛있는 거 같아요. ㅋㅋㅋ
저도 오늘은 버섯가지고 뭐해먹을지 고민좀 해봐야겠어요. ㅎㅎㅎ

프레이야 2021-11-17 12:2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참 좋은 책이네요 다락방 님
담아갑니다 ^^

다락방 2021-11-17 14:48   좋아요 2 | URL
채식을 해보면 어떨까, 를 생각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맞춤한 책이에요, 프레이야님. 이 책에 실린 사람들 모두 ‘완벽한‘ 채식을 하지는 못하고 있거든요. 어떤 저자는 고기를 너무 좋아해서 힘들어 하기도 해요. 이미 채식주의자라면 사실 굳이 읽을 필요는 없을 것 같고요, 채식에 대한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읽으면 도움을 받을 책입니다.
:)

붕붕툐툐 2021-11-17 12:4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와~ 너무 좋은 페이퍼예요~ 3년 채식하다가 10년을 채식지향으로 살고 있으나, 고기 은근 많이 먹는 거 같아요. 저는 고기를 제 손으로 사진 않고요, 밖에서 먹을 수밖에 없다면 굳이 사양은 안하는 정도로 살고 있어요. 어떻게 보면 사회생활을 유연히 해나가려는 거 같기도 하네요. 식물은 안 불쌍하냐는 채식할 때 정말 많이 들어본 말..ㅋㅋㅋㅋㅋㅋㅋ
<아무튼, 비건> 읽고 얼굴이 있는 건 안 먹는다에 무릎을 쳤다지요~ㅎㅎㅎㅎ

다락방 2021-11-17 14:47   좋아요 2 | URL
저는 진짜 고기 너무 좋아해서요 ㅠㅠ 고기 너무 좋아해서 실컷 먹고 살았으니 이제 줄이자, 로 가는게 맞는 것 같아요. 제가 제 몸에 지방을 너무 많이 축적한 것 같아요. 하아. 동물권도 환경도 중요하지만 일단 제 육체가.. 망가지는 것 같아서요. 저는 여전히 고기가 너무 좋아서 안 먹을 순 없을 것 같고 채식 지향도 어려운 일 같아서요. 할 수 있는 걸 하자, 라고 했더니 지금보다 고기 덜 먹기가 있더라고요. 고기가 먹고싶다는 생각이 들면 그 다음은 바로 고기 먹는 걸 행동으로 옮기는 사람이었는데요, 이제는 고기가 먹고 싶다 라는 생각을 하게 되면 ‘먹고 싶어서 미쳐버리겠다‘ 고 생각할 때까지 참아보려고 합니다. 횟수를 줄여나가다보면 그리고 저같은 사람이 많아지다보면 세상이 좀 더 좋아지는 거겠죠.

다음엔 천천히, 아무튼 비건 읽어봐야겠네요. 후훗.

블랙겟타 2021-11-17 13:0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점점 세상이 모아니면 도를 요구받는 것 같아 우울해지긴해요. 모두가 다 심판자들인 마냥..
윷놀이에서도 개, 걸, 윷 도 있는데요. 우리의 삶이라는 것이 시험문제처럼 딱 정해진 정답이 있을까요.
00면 이렇게 해야지! 라는 프레임이 필요이상으로 작동되고 있어 화가 나요.
페미니즘에서도 그렇고 비거니즘에 대해서도 그렇고 다양한 형태의 실천에 대한 존중과 격려가 어느때보다 더 필요한 시대인 것 같아요.

다락방 2021-11-17 14:45   좋아요 2 | URL
맞아요, 블랙겟타님. 너가 ~ 라면 ~ 해야지! 라는 말 듣기 싫어서 나는 ~다 라는 선언 자체를 안하게 되는 것 같아요. 사실 선언이나 그 선언에 대한 타인의 인정은 또 뭐 그리 중요한가 싶기도 하고요. 이만큼의 시간을 지내고보니 저는 내가 어떤 사람이다 라고 선언하기 전에 그저 옳다고 믿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행동하는 사람이 되는게 제일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돼요. 그래서 그렇게 하려고 합니다.
블랙겟타 님, 옳다고 믿는 방향으로 움직이는 사람이 됩시다!

잠자냥 2021-11-17 13:2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믿지 못하시겠지만 저도 고양이를 싫어했습니다. 고양이 싫다고 아무렇지 않게 말하고 다녔었고요.ㅎㅎㅎㅎ 하지만 지금은 이 지구에서 가장 아름다운 생명체 고양느님. 찬양! ㅋㅋㅋㅋㅋㅋㅋ

사람 앞일은 모릅니다. ㅎㅎㅎ

저도 완벽하지 못해서 어디 가서 채식주의자야, 어디 가서 페미니스트야 말하지는 않지만 채식 지향합니다요.
나 그리고 페미니스트야!!! 완벽하지 못해도 괜찮아!!! ㅋㅋㅋㅋ

독서괭 2021-11-17 14:01   좋아요 3 | URL
뭐라고욧? 고양이를 싫어했다고요?? 정말 사람 일은 알 수 없는거군요…

잠자냥 2021-11-17 14:35   좋아요 3 | URL
네 저 한 10년 전까지만 해도 고양이 싫고(무서워해서) 스노우캣 블로그도 안(못) 가던 사람입니다. 거기 올라오던 고양이 사진 보면 무서워서요. 지금 생각해 보면 참 하찮은 이빨의 하찮고 게으른 고양이들을 왜 무서워했는지. ㅋㅋㅋㅋ 암튼 인간은 참 어리석어서 제대로 알지 못하는 대상에 공포를 느끼는가 봅니다.

다락방 2021-11-17 14:40   좋아요 3 | URL
미래는 예측불허 그리하여 생은 의미를 갖는 것.

저는 인간은 정말로 사회적 동물이라고 생각하는게, 같이 어울리는 사람에 따라서 많은 것들이 서서히 변하기도 하고 그러는 것 같아요. 물론 그걸 말해주는 책을 읽어서 변할 수도 있는 것 같고요.

잠자냥 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인간이 공포를 느끼는 것 그리고 혐오하는 것도 모두 대상에 대해 무지하기 때문에 벌어지는 일인것 같아요.

저는 채식 지향까지는 못할 것 같고요 비육식 지향으로 해야할 것 같아요. 요즘 너무 쭈꾸미를 좋아해서 그만...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건수하 2021-11-17 13:2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라영님 파트만 읽고 덮었는데... 조금 더 읽어봐야겠다 싶어요.

가끔 부담스러울 때도 있지만,
‘사회의 여러 문제들에 보다 민감해지며, 더 많은 질문을 품게‘ 되고 싶으니까요.
그래서 페미니스트들이 채식주의에도 많이 관심을 가지게 되는건가봐요.

다락방 2021-11-17 15:05   좋아요 2 | URL
수하 님, 조한진희 님의 글이 너무 좋았어요. 이분의 다른 책도 읽어보려고 해요. 마침 위에 비밀댓글 적어주신 분이 조한진희 님의 책 [아파도 미안하지 않습니다]를 추천해주셨거든요. 천천히 그것도 사서 읽어보려고요. 채식에 대한 시선과 사유가 너무 좋더라고요. 반해버렸어요. 더 읽어봐야지, 싶어요. 책 꺼내게 되시면 조한진희를 읽어보세요. 이 책의 글들 중 압권이었어요!

아, 그리고 말씀하셨던 이라영 님의 버터...아오, 버터 먹고 싶어서 미치는 줄 알았어요. 저 진짜 버터 사랑합니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책읽는나무 2021-11-17 17:2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얼마전에 이 책을 읽고 느낀 점이 많았었습니다^^
딸들 덕에 읽을 수밖에 없어 읽긴 했는데 내가 줄곧 고민해 오고 있던 채식주의자로 돌아서야 하는 그 마음에 더 자극을 당겨주긴 했어요.
저도 그동안 어마무시한 육식주의자로서 참~~ 부끄럽던 과거사!! 말로 표현할 수 없네요ㅋㅋㅋ 아이들도 육식 좋아해서 아침부터 삼겹살로 시작했던 엄마였었죠!! ㅜㅜ 그러다 <아무튼 비건>을 읽고 충격을 좀 받았었고,봉준호 감독의 <옥자> 영화 보고 나니 아~~ 이젠 정말 육식 줄여야 겠다!! 계속 생각했었죠.이젠 나이가 들어가니 육류가 좀 소화가 안되기도 하구요~^^
아이들이 문제인데...환경에 관한 얘기를 많이 들려 주면서 줄여보자!! 노력하곤 있지만 완벽은 좀 힘들긴 하더라구요.요령껏 채식과 육식을 겸하고 있었는데 그게 책에서 플랙시테리안이라고 적혀 있더라구요.조금씩 실천해 나가다 보면 조금은 환경에 도움되지 않을까?싶네요^^ 일주일에 두 번 정도 빼고 먹던 육식을 처음엔 일주일에 두 번 정도 요즘엔 일 이주만에 두 번 정도 먹는 것 같아요.
어지럽다 싶을 땐 가타부타 고기 먹자 고기!! 그러고도 있구요ㅋㅋㅋ 동네 자연드림 조합원장님 날아오는 메세지에 늘 마음으로 준비하고 있는 그 관심만으로도 잠재적인 비건주의자라고 적혀 있더군요.그럼 또 양심에 찔릴 때 그게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지게 되구요~~주변에 온건하게 채식해보자고 하는 분위기들이 많아 언젠간 환경에 도움되는 날들이 오지 않을까 싶어요.곧 우리 몸도 건강해질테구요^^
하지만 채식 좋아하는 저지만...식단 차리는 건 정말 정말 부지런해야 해서 힘들긴 합니다ㅋㅋㅋ 그럴 땐 또 편한 메뉴 찾다가 아~~이러면 안되지!!! 반성하고~~늘 반복중이긴 합니다ㅋㅋㅋ
그래서 늘 이런 책들 읽으면서 자극 받고 있구요^^

다락방 2021-11-19 11:13   좋아요 1 | URL
아침 삼겹살을 즐기는 제가 여기 있습니다. 아침에 저도 가끔 삼겹살 먹고 출근하곤 했어요. 엄마가 구워주시면 아침부터 꿀맛이야 꿀맛이야 이러고 먹고 갔죠 ㅋㅋㅋㅋㅋㅋ지금도 구워주면 세상 맛있다 이러면서 먹고 갈거예요. 가끔 스테이크 먹고 양꼬치 좋아해서 양도 먹지만 세상 맛있는게 삼겹살인것 같아요. 삼겹살이 최고 되는 부분!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고기를 선택하기가 너무 쉽더라고요. 굳이 ‘선택‘하지 않아도 그냥 여기저기 죄다 고기에요. 그러니 아무 생각없이 고기 소비하기는 쉽고 이제 고기를 소비하지 않겠다, 하면 많은 것들이 어려워지더라고요.

어쩌면 이런 책들의 존재 이유는 각오가 희미해졌을 때 새로이 자극 받게 하는데에 있지 않나 싶어요. 모르는 바가 아닌데, 다 알고 있는데도 굳이 읽는 건, 내 각오나 다짐을 새로이 한다는 데 의의가 있지 않을까요.

책나무님, 뭐가 됐든 화이팅 합시다. 화이팅!

공쟝쟝 2021-11-18 10:0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따른 이야기같은데, 전 왜 사람이 삼시 세끼를 다 먹어야하나 싶고… 그래서 캡슐 같은 거 먹으면 하루치 열량 다 채워져서 안먹어도 되는 제품 나왔으면 싶고… 그래도 위장이 소화운동은 해야하니까 주 2회정도만 맛있는 걸로 식사 골라서 하면 (요식업 자영업 배달업으로 굴러가는 우리나라는 망하겠죠?) 좋겠다는 생각 자주해요. 동식물도 안해쳐도 되고, 뭐먹나 고민안해도 되고, 먹을꺼 생각할 시간에 배달음식 시켜먹으려고 앱에서 부유하는 시간에 좋아하는 일 하면 될텐데… 과학자 님덜아 왜 이런거 안만드나…. (가끔 씹는 것도 귀찮은 인간)
저도 의식적으로 고기 줄이자, 플라스틱 줄이자, 물좀 적게쓰자 이러고 삽니다… 그냥 그정도라 뭐라고 말하거나 선언하지는 않는데요, 페미니스트다 라고는 떠들고 다닙니다. 헛소리하는 인간들 떨쳐내는데는 이만한 선언이 없습니다. 인생이 가뿐하고 편합니다 ㅋㅋㅋㅋㅋ

다락방 2021-11-19 11:11   좋아요 2 | URL
아주 오래전부터 왜 세끼를 다 먹어야 하나 캡슐같은거 먹으면 좋겠다, 라는 사람들을 보게 됐거든요. 티비 프로그램에서도 본 것 같아요. 그렇지만 저는 설사 그런 캡슐이 생긴다해도 먹지 않을 것 같아요. 저는 먹고 마시는데서 너무 큰 기쁨을 느껴버려서, 캡슐 하나로 퉁치는 거 생각만 해도 싫어요. 먹자, 먹고 마시자!! 사람이 커다란 덩치가 되는 데에는 다 이유가 있습니다.......................(잠깐 침묵)

저도 회사 부장이 헛소리 할 때 ˝지금 무슨 말씀 하시는거에요, 말조심 하세요, 저 꼴페미에요!˝ 라고 사람들 앞에서 말한 적 있거든요. 그러자 옆에 있던 남자차장이 ˝저는 아무말도 안했어요.˝ 하더라고요. 맞아요, 때로는 커다란 선언이 필요합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