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민음 북클럽 6기 활동하면서 민음사 문학 분야를 꽤 읽었다. 올해도 ㄱ님 열성과 우정과 선물로ㅎ;; 민음 북클럽 7기가 되었다.
어렸을 때 집에 세계지도를 붙여 본 적도, 빙그르르 돌려볼 지구본도 없이 살았는데 요즘은 별자리 지도에, 문학 세계지도에 집안이 취미 디즈니랜드ㅎㅎ 확실히 취미 생활하기에는 세상이 좋아진 거 같다.

민음 북클럽 가입하면 세계문학전집 3권과 출간 예정인 책의 에디션 2권(작년엔 3권)과 사은품을 받는다.
세계문학전집 경우 전체에서 다 고를 수 없고 한정된 상품 내에서만 골라야 하는 건 흠이다.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책을 꽤 읽었고 소장하고 있어 이번에 고를 만한 책이 별로 없어 애먹었다. 알쓸신잡에서 뽐뿌 받아 급 읽고 싶어진 《삼국유사》나 불가코프 《거장과 마르가리타》, 파졸리니 《폭력적인 삶》 고르고 싶었는데!

여기서 짚고 싶은 건 '민음 문학 북클럽'이 아닌 만큼 민음사 전체 책 카테고리에서 책을 고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최소한 민음사 모던 클래식 시리즈까지 포함하든지. 관심 가지고 민음 북클럽에 가입할 정도면 독서 면에서도 책 구비 면에서도 민음사 세계문학전집을 제법 갖춘 사람들일 확률이 높다. 오래된 시리즈인 세계문학전집 재고 정리하는 이런 선택사항으로는 민음 북클럽 회원이 계속 갱신하기 어렵다. 신규 회원의 유입을 확대하기 위해서라도 고심할 부분이다. 어려운 출판 시장을 이유로 독자에게 사랑과 지원을 요구할 것이 아니라 사랑해 줄 수 있는 여건을 출판사가 더 적극적으로 만드는 게 우선 아닌가? 진정한 독자는 이벤트나 사은품보다 좋은 책을 원한다. 민음 북클럽 발전을 위해 조언을 하고 싶은 거였는데 쓴소리가 되어가는 거 같아 이 사안은 여기서 이만^^; 
요즘 민음사에서 마르케스 책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2017년 민음 북클럽 에디션 책으로 마르케스 초기 단편선 《아무도 대령에게 편지하지 않았다》를 고를 수 있어 좋았다. 오래전에 품절되어 읽고 싶어 할 분들 많을 텐데 곧 정식 출간될 거다. cyrus 님이 이 책에 대한 정보를 자세히 알려주고 계셨다. 역시 cyrus 님^^b
http://blog.aladin.co.kr/haesung/6997065


 



어쨌거나 민음 북클럽 에코백 예쁘다ㅎ 독서계 인구 비율이 높은 여성 독자를 타깃으로 하는 에코백이 도서 사은품으로 자주 등장해서 집에 한가득이다; 가지고 있는 청바지 개수를 넘을 기세ㅎㅎ;;;; 사은품으로 쌓이는 일등은 컵ㅎ 더!더! 이쁜 컵 개발에 열심이신 듯?

북클럽 패스포트에 스탬프 찍는 미션은 다 채우지 못할 거 같아 일찌감치 포기하고 그 속에 있는 문장이나 음미~



● 이제 취할 시간이다! ‘시간‘의 학대받는 노예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취해라! 술이든, 시든, 덕이든 무엇이든, 당신 마음대로.
ㅡ샤를 보들레르 《파리의 우울》

● ˝시는 쓰는 사람의 것이 아니라 읽는 사람의 것이에요!˝
ㅡ안토니오 스카르메타 《네루다의 우편배달부》

● 여러분 각자가 항상 가방에 책 한 권을 들고 다닌다면 저는 우리 모두의 삶이 더욱 나아질 것이라고 믿습니다.
ㅡ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나는 여기에 연설하러 오지 않았다》

● 우리는 찌그러진 여행 가방이 다시 인도 위에 쌓였다. 아직 갈 길이 멀다. 하지만 문제되지 않았다. 길은 삶이니까.
잭 케루악 《길 위에서》

● 당신 주머니나 가방에 책을 넣고 다니는 것은, 특히 불행한 시기에, 당신을 행복하게 해 줄 다른 세계를 넣고 다니는 것을 의미한다.
ㅡ오르한 파묵 《다른 색들》

 

 

 

파묵 씨, 음... 죄송하지만 제겐 젤리도 그래요*- -*)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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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8-11 16: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AgalmA 2017-08-12 18:29   좋아요 0 | URL
스토리텔링이라는 기술력을 강조하지만 근본적으로는 상상력에 좌우되죠. 개성과 풍부한 상상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곧 이야기무덤 속에 들어갑니다. 따님에게 좋은 길잡이가 되어주시길 바랍니다^^ 이미 충분히 좋은 친구가 되어 주고 계시죠^^

cyrus 2017-08-11 17: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겨울책방’ 유튜브 영상에서 김겨울님이 마르케스의 북클럽 에디션 책을 가지고 있는 걸 봤어요. 그거 보고 저는 “아니, 저게 언제 나왔지?”하면서 어리둥절했습니다. ㅎㅎㅎ

AgalmA 2017-08-12 18:35   좋아요 0 | URL
책 이미 가지고 계시면서 어리둥절할 거까지야^^; 세로 글쓰기라 다시 장만하긴 하셔야 할 듯ㅎㅎ? cyrus님 그 글 만나서 반가웠습니다 :)

희선 2017-08-12 00: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장은진 소설에는 《아무도 편지하지 않다》는 소설이 있는데, 마르케스 소설 제목과 비슷하네요 소설 제목은 그렇지만 실제로는 편지가 아주 많이 왔어요 이건 소설에서... 그걸 보고 조금 부러워했네요 그런 거 보고 부러워하다니... 책 한권은 별로 무겁지 않지만(가끔 무거운 것도 있군요) 그 안에는 많은 게 담겨 있죠


희선

AgalmA 2017-08-12 18:35   좋아요 0 | URL
‘아무도...않았다‘ 제목으로도 설정으로도 뭔가 매력적인 데가 있죠. 저는 애거사 크리스티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가 가장 기억에 남네요^^
<아무도 대령에게 편지하지 않았다>는 제목은 퍽 무거운데 소설집은 두껍지 않아요ㅎ 단편하나하나 읽어보면 무게는 달라지겠지만^^
 
 전출처 : AgalmA > 해피투게더(춘광사설) 그리고 잃어버리면서 다가가는 사랑과 시간

영화 앱 왓챠에 도서 카테고리가 생겼다. 온라인 서점에는 올라와 있지 않은 영화 목록이 많기 때문에(최신 개봉작과 잘 알려지지 않은 영화) 영화평은 왓챠에서 쓰기가 편하다. 알라딘 서재에서 왓챠 관련해 글을 쓰며 도서 쪽이 알라딘과 연계되면 좋겠다 말하긴 했는데 막상 되고 나니 이거 뭐랄까. 자유로운 비밀 공간이 점점 없어지는 기분ㅎ; 두 군데 다 평을 올려야 하나 생각하니 귀찮음과 멋쩍음의 갈등도 생기고. 왓챠용 간단 도서평도 준비해야 할 판? 하나 좋은 건 왓챠에서는 도서에 별 반 개 별 점을 줄 수 있다는 거? ㅎㅎ


이러나저러나 알라딘의 이런 발 빠름은 칭찬받을 만하다. 잘 하면 알라딘에 왓챠 무료 이용권도 등장하겠군ㅎㅎ CGV 영화 할인권 말고 이걸로 달라!


내 취향에는 영화 스트리밍 서비스가 넷플릭스보다 왓챠플레이가 더 맞아 왓챠를 자주 이용하는데 최근 롯*닷컴에서 왓챠플레이 2개월 무료이용권 이벤트가 진행 중이다. 8월9일 오늘까지네; 정신없이 일에 치여 사느라 미리 알려 드리지 못해 죄송;;; 쿠폰 받으면 8월 27일까지 왓챠플레이에 등록해서 쓸 수 있어 여유있다. 오늘 꼭 받으시길/


http://m.lotte.com/event/newPlaylist.do?cn=202324&cdn=3317859&c=&udid=&v=&cn=202324&cdn=3317859&sche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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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값이 고가라 기대반 포기반으로 희망도서 신청한 <추사 명품>(2017년 4월, 현암사, 142,500원)을 도서관이 사줬다! 릴리리~~ 공공 도서관이라면 이런 책은 당연히 비치해야 한다고 신청 사유를 심각하게 쓴 보람이 있었다! 책을 받아들고 감격스러움에 추사 초상화를 한참 봤다. 선조님, 은은한 미소가 매력적이세요♥
추사체를 이해하기 위한 중국 서예사와 한국 서예사도 수록되어 있어 서예 공부도 제대로 할 듯~
추사 전후 시대 상황이나 인물들 이야기도 읽게 되는데 효종에게 소현세자빈 강 씨의 억울함을 풀어줄 것을 상소한 김홍욱(1602~1654)이 인상적이었다. 그는 효종의 왕위 보전에 누가 되는 말을 올린 죄로 고문 받다가 장살 당한다. 그가 죽기 전 한 말 ˝언론을 가지고 살인해 망하지 않은 나라가 있었는가?˝는 지금 현실에서도 생생히 살아 있다.
책이 크고 무거워서 더위도 식힐 겸 자유열람실에서 책 좀 보려니 여기저기서 전화가;;; 한 곳에선 아예 도서관까지 찾아와 일을 주고 갔다-_-)
˝낼 아침까지 넘길 건 넘겨줘요~˝
(-˝-)....

추사의 풍윤중후(豊潤重厚:살지고 기름지며 묵직하고 두터움, 20대 후반의 추사 글씨 특징)한 서예 보다가 <소소한 일상의 대단한 역사>를 펼치니 편집디자인과 서체가 무척 촌스러웠지만 내용은 역대급 재미가 있다. 박학다식의 퍼레이드와 유발 하라리도 없는 유머 스킬까지 대단~ 50페이지를 순식간에 읽었는데 문제 발생.
˝꼬르르ㅡㅡㅡ륵˝
(-˝-) 내 배니 어찌할 수도 없고ㅜㅜ
모기 퇴치 발찌까지 하고 왔는데... 흑흑)

˝망막은 눈의 일부가 아니라 뇌의 일부˝라는 문장을 아무렇지 않게 쓰는 <우아한 관찰주의자>도 만만치 않은 내공과 재미! 미술사가와 변호사를 겸하면 이런 글을 쓸 수 있구나 감탄 감탄~

나는 왜 이렇게 재밌는 책을 잘 고를까ㅋㅋ
자몽청 슬러시도 내가 만들었지만 꿀맛ㅋㅋ

잉문예술덕후 활동도 이번 달이면 마지막인데 열심히 해야지!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열심히 찾아가는 저자들 때문에 내 독서는 늘 진득하지 못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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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다이제스터 2017-08-03 19: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유발 하라리의 억지 유머는 말릴 수 없습니다. 그냥 인정해줘야 합니다. ㅋㅋ
어느 공공 도서관인지 모르겠지만 AgalmA님 덕분에 좋은 책 구비하였습니다. ^^
이렇게 더운날 도서관 만큼 시원한 곳 없단 말씀에 공감합니다. ㅎㅎ

북다이제스터 2017-08-03 19:42   좋아요 1 | URL
전 딴 책에서 망막뿐 아니라 눈 자체가 뇌의 일부로 뇌가 외부로 돌출된 것이란 말에 충격이었는데, 재미를 느끼셨군요. ㅎ

AgalmA 2017-08-03 19:48   좋아요 1 | URL
어, 저도 그 내용 아는데 어느 책이었더라...내부로 돌린 눈이란 내용도....
<우아한 관찰주의자> 저자 허먼이 꽤 섬세한 사람이라 평범히 넘어갔을 상황들을 정말 잘 캐치해서 말해주더군요. 이런 책은 찔끔찔끔 읽지 말고 한번에 읽어야 임팩트 확실한데 말이죠... 어떤 책이 안 그렇겠습니까만^^
북다이제스터님은 휴가 안 가십니까. 책파만 하고 계시고ㅎ;;

북다이제스터 2017-08-03 20:24   좋아요 1 | URL
휴가는... 대체 보스가 휴가를 안 가요. ㅠㅠ

AgalmA 2017-08-05 12:04   좋아요 0 | URL
휴가 중에 읽는 책은 또 남다르잖아요. 북다이제스터님께도 그런 시간이 있다면 참 좋을텐데... 보스가 여름에 너무 강하신 분인가 봅니다ㅎ;;;

양철나무꾼 2017-08-03 19:5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늘 저녁 메뉴는 뭐예요? 비빔국수?
우와~, 맛나 보여요~^^

AgalmA 2017-08-03 20:02   좋아요 0 | URL
오뚜기에서 요즘 괜찮은 상품 많이 나오네요~ 오뚜기 스파게티면, 참깨라면 나올 때 알아 봤지만ㅋㅋ 오늘 메뉴는 오뚜기 함흥비빔면요~ 야채랑 크래미를 토핑해서 먹었어요. 오뚜기에서 나온 콩국수라면도 맛나요~ 드셔 보시길^^

cyrus 2017-08-03 20: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괴델, 에셔, 바흐》를 공공도서관 두 곳에 희망도서로 신청했는데 실패했어요. 이유가 가격 초과 때문에.. ㅎㅎㅎ

AgalmA 2017-08-03 20:07   좋아요 0 | URL
너무하네요. 그런 책은 당연히 사줘야지!

2017-08-03 20: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AgalmA 2017-08-05 12:04   좋아요 1 | URL
제 조상이 족보를 샀는지 안 샀는지 모르는 상황이지만ㅋ 같은 경주 김씨이긴 합니다ㅋㅋ;;
8월까지가 잉문예술덕후 리뷰 활동기간이라서 그렇게 말씀드린 것^^
북플없음 책수다 떨 데가 없어 잠수는 매우 고민스러운 문제입니다ㅎ;;
염려 감사요^^

2017-08-03 21: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AgalmA 2017-08-05 01:49   좋아요 0 | URL
구하기 어려운 좋은 책 도서관에 있음 기분좋죠^^ 저도 그런 혜택 받은 경우 많으니 서로 상부상조 아니겠나요 :)

뷰리풀말미잘 2017-08-10 14:4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추사연구 겸재연구는 이 양반 혼자 다 하네요. 추사집 개정판이랑 이걸로 진짜 마침표를 찍은 듯. 책 값 15만원이라.. ㅠ 추사 덕질 쉽지 않군요.

AgalmA 2017-08-10 18:46   좋아요 0 | URL
추사 연구만 해도 40년이 넘는 긴 여정이시던데^^ 최완수 선생은 한우물 파들어가는 연구 스타일이신 듯^^
<추사 명품> 책의 퀄리티나 조사 노고, 도록 정리 등을 생각하면 그리 비싸다고 볼 순 없을 듯.
 

1. 인상과 담론

지나가는 단상들을 잡지 않고 자유 주행하라고 내버려 뒀더니 머릿속이 지방 덩어리가 낀 듯 답답했다. 방향 설정은 해두자 싶어서 메모를 남긴다. 이걸 행동 심리학적으로 표현하자면 블랙 스완의 저자 나심 탈레브의 플라토나이징’(platonizing, 사물을 분류하는 인간의 강박적 행동)에 해당할 것이다.

내게도 많은 버릇이 있다. 그중 책에 대해서라면가볍게 시작했다가 중요한 혹은 연결되는 주제를 발견하고 독서 진행을 어렵게 만드는 것이 그중 하나다.

김동성 미주(米洲)의 인상(印象)을 읽다가도 그랬다. 동양인이자 한국인으로 최초로 미국에 대한 인상을 현지에서 영문으로 출판한 이 기록을 읽다가 서양인이 동양을 바라보는 헤게모니를 파헤쳐 들어가는 에드워드 W. 사이드의 오리엔탈리즘을 비교해 읽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김동성도 1928년에 한국인 최초의 한영사전을 펴낼 정도로 지식인이었지만 에드워드 W. 사이드의 탁견과 명문장에 비한다면이를테면 역사뿐 아니라 학문, 앎 전반에 유념해야 될 이런 지침 같은 것.

 

나는 왜곡과 부정확함이라는 두 가지를 모두 우려한다.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그 부정확함이란 너무나도 교조적인 일반성과 너무나 실증주의적으로 편중된 개별적 초점으로부터 생기는 부정확함이다.”

_ 에드워드 W. 사이드 오리엔탈리즘

 

에세이와 담론을 동일 선상에서 비교하다니 잔인했다. 에드워드 W. 사이드의 신중하고 날카로운 문장 때문에 E. H. 카가 자주 떠올랐다.

미주(米洲)의 인상(印象)잉문예술덕후 리뷰 기한 어긴지 4일째...아아))

 

 

수제 자몽청과 탄산수로 스스로 응원하고 있으나 잘 안 되고 있다...

 

 

  

 

2. 농담이라도 넣지 않으면 참을 수 없는 세계사

세계사라는 참을 수 없는 농담을 쓴 알렉산더 폰 쇤부르크는 위에서 언급한 에드워드 W. 사이드의 정공법 돌파와 좀 다르다. 스스로도 강조했다시피 무수한 지성들이 역사에 대한 열변 만찬에서 한 마디씩 다 한 마당에 전문가를 능가할 무엇을 보여 주겠다는 말인가. 쇤부르크는 아마추어의 힘을 강조하며 언론인다운 언어 잽과 노련한 관찰력을 보여준다. 이를테면 유발 하라리 사피엔스 도움도 받았다고 말하며 유발 하라리가 호모 데우스에서까지도 언급하지 못했던 아니 제국주의와 과학 기술의 확산으로 뭉텅그려서 놓쳤다고도 볼 수 있는 공간 혁명’(카를 슈미트)을 가져오는 대목은 흥미로웠다. 전자책 미리 읽기로 이 대목까지 밖에 못 봐서 궁금하다! 지난달에 도서관에 희망도서 신청해놔서 다행이다!

  

 

 

3. 세상의 끝, 단지 세상의 끝, 더 끝은 어디야

폴 서루의 첫 단편소설집 세상의 끝이 국내에 도착했다. 폴 서루를 기억할 작가로 생각하게 된 계기는 알라딘에서 무료로 배포한 ebook 영원과 하루에 수록된 폴 서루 아프리카 방랑을 읽고 나서였다. 읽어볼 만한 ebook이니 안 읽으신 분은 챙겨 보시길. 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62403163

단편 세상의 끝을 읽다가 장뤼크 라가르스 단지 세상의 끝원작과 자비에 돌란 영화 단지 세상의 끝생각이 났다.

 

죽음을 앞두고 그동안 멀리했던 가족에게 그 사실을 알리고 과거를 정리하러 파리에서 미국으로 온 루이는 가족 개개가 자신에게 갖고 있는 기대와 분노를 표출하고 있어 자신을 전혀 내보이지 못한다. 오해와 불신이 쌓이는 딜레마 속에 그에게 이 문제를 풀 다음 기회란 없다. 통념처럼 가족이 이 세상의 시작이자 끝이 될 수도 있지만 이 작품은 아닐 수도 있다는 역설을 보여준다. 자비에 돌란의 영화는 개인의 정체성 문제로 인한 관계의 일그러짐과 파국을 특히 강조해왔다. 수많은 여행을 통해 체득한 듯한 깊은 사색과 서늘한 시선이 느껴지는 폴 서루의 단편 세상의 끝도 가족과 관계에 대한 것에선 그리 다르진 않은 거 같다. 런던에 있는 세상의 끝이라는 낯선 지명의 지역으로 이주해 가족의 끝장을 마주하는 로바지. 오래간만에 관심가는 단편소설집이다.

 

  

 

4. 언제나 좋아하는 메뉴

나는 미식에 흥미가 없는 사람인데 한번 좋아하면 질리지 않고 먹는 습관이 있다.

다른 건 모르겠는데 홈플러스 몽블랑제 콜드브루티라미수는 가격 대비 웬만한 카페보다 낫다. 아이스 아메리카노랑 같이 먹으면 천국일세~ 추천!

 

  

 

 

 

 

5. 8월에도 알라딘 굿즈 침공은 계속된다

 

오늘도 몇 번을 고민하다 결국 oTL .... 살 게 아직도 많으니 한 번으로 끝나지도 않을 터...

 

  이와이 슌지 릴리 슈슈의 모든 것에서 한 장면

 

이런저런 것에 휘둘리지 않고 아무도 눈여겨보지 않는 것을 주워와 논두렁에서 감상하는 자가 되고 싶다.

 

 

 

6. 연필에 대한 한 가지 TIP


몽당연필과 새 연필을 강력접착제로 붙여서 쓰면 낭비가 없다. 하단 사진을 봐서 알겠지만 거의 심 끝까지 쓸 수 있다. 강력접착제 연결부로 인해 연필깎이에 손상이 갈 거라고 우려하는 연필깎이 애호가들에겐 무식한 짓일 수도 있다-,.- 그러나 이렇게 한 번 쓰기 시작하면 중독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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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17-08-02 01:1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1. 연필이 대나무처럼 마디가 생겼어요. 다 색연필인가요. 근데 저렇게 만들려면 노고가.;;
2. 수제 자몽청 집에서 자체 제작하신건가요.
갑자기 궁금해서요.;;

AgalmA 2017-08-02 01:22   좋아요 1 | URL
맨 위에 톰보랑 맨아래 누드연필은 연필이고 중간에 색깔있는 건 색연필입니다. 자주 다루다 보면 그리 큰 일도 아니죠.
네, 자몽청은 집에서 직접... 누가 제게 저걸 해서 안 주니 제가 해서 줘야죠-,.-;

서니데이 2017-08-02 01:2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자몽 맛있지만 비싸서, 자몽청까지는 못해봤어요. 그치만 좋을것 같은데요. 약간 쓴 맛도 있고.^^

AgalmA 2017-08-03 12:36   좋아요 1 | URL
요즘 과일 비싼 거에 비하면 자몽이 그리 비싼 건 아닌 거 같습니다. 개당 천 몇 백원 꼴이니까요. 자몽청과 얼음 갈아서 슬러시로 만들어 먹어도 좋더군요^^ 청량감 가득~

2017-08-02 01: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AgalmA 2017-08-03 12:38   좋아요 1 | URL
프리랜서니 저도 따로 휴가라고 간판 걸고 갈 처지가 아니라서^^; 일 있을 땐 우선적으로 매달려야 하니까요; 공부하시느라 님도 그런 상황이시겠죠. 화이팅입니다!

겨울호랑이 2017-08-02 06:4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 이런 AgalmA님 덕분에 GMO 연필을 알게 되는군요 ㅋ

AgalmA 2017-08-03 12:39   좋아요 1 | URL
GMO 연필ㅎㅎ 인간은 참 어떻게든 뭘 만들어야 직성이 풀리나 봅니다ㅎ

2017-08-02 11: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AgalmA 2017-08-03 12:39   좋아요 0 | URL
저렇게 붙여 쓰면 볼펜 대나 깍지가 필요없는 장점이 있죠^^

cyrus 2017-08-02 11:3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사람은 애착하는 대상을 분류하고 목록으로 만들어서 깔끔하게 정리하고 싶은 욕구가 있어요. 그래야 마음이 편해져요. 내가 이걸 소유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만족감을 느끼는 거죠. ^^

AgalmA 2017-08-03 12:41   좋아요 0 | URL
네. 취향은 소유와 밀접하죠. 덕후가 괜히 덕후겠습니까ㅎ 전 덕후 수준까진 한참 멀었지만~

clavis 2017-08-02 13: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ㅋㅋ전 이 모든 사진 가운데에서 초밥이 놓인 책을 보고 심쿵했는데..저 트레이에 대한 뽐뿌질이 오네용

AgalmA 2017-08-03 15:04   좋아요 0 | URL
알라딘굿즈 중에 저는 저 쿠키트레이를 제일 좋아합니다ㅎ 1개만 더 모으면 4종류 다 갖게 됩니다ㅎ; 증정품 이벤트로 나올 때마다 잽싸게 삽니다. 요즘은 쿠키트레이를 따로 살 수도 있어서 행사에 연연하지 않고 그냥 살 수도 있죠. 아직 안 갖고 계시다면 하나 정도 마련하셔도^^

보슬비 2017-08-02 22:3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호~ 몽당연필과 새 연필이 한몸이되니 더 강력하고 멋지네요.^^

이번에도 굿즈 탐나죠. 전 앨리스 자석병따개가 탐나는데 어떤 조합으로 골라야할지 좀 고민해봐야할것같아요.^^

AgalmA 2017-08-03 12:45   좋아요 0 | URL
강력하긴 강력합니다. 어제도 손가락에 찔려 검은 점이 생겼어요; 눕혀두지 않고 연필꽂이에 꽂아두면 늘 이런 사태가 생겨요ㅜㅜ;
역시 앨리스라서 입니까ㅎ 병따개 예쁘긴 한데 요즘 병따개 쓸 일이 워낙 없어서...저는 소장파보다는 실용주의자거든요ㅋㅋ;

2017-08-03 15: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AgalmA 2017-08-03 16:43   좋아요 1 | URL
사진이 많다보니 몇 개 빼먹었더라고요. 쓸 걸 미루면 늘 이렇더라는ㅎ...아니 나는 늘 그런가....

새 연필 끝 부분에 접착제를 바르고 몽당연필을 잘 조정해 붙입니다. 서로 붙도록 조금 잡아준 후 어느 정도 붙었다 싶을 때 접한 가장자리에 접착제를 살살 돌려 가며 발라주면 끝~ 1분도 안 걸려요.

우리는 언제나 바쁘고 언제나 희망하죠. 바라는 바에 꼭 다다르시길 기원드립니다.
 

 

소잉데이지샵 티코스터 신상을 주문하고 멋진 포장과 함께 아름다운 손님들이 도착했다. 책들과 인사 시켰다. 인사해. 우리 같이 여행할 사이야~

새 코스터가 생겼으니 오늘도 한 잔 마셔야 하나;
http://m.storefarm.naver.com/sewingdaisy/products/251789266

그레이 3 - 드라이플라워는 내 예상과 달랐는데 그래도 예뻤다.

 

《철학자들의 식물도감》과 그레이 3 - 드라이플라워 코스터

 

 

《철학자들의 식물도감》과 그레이 3 - 드라이플라워 코스터

 

《소로의 야생화 일기》와 그레이 3 - 드라이플라워 코스터

 

 

 《소로의 야생화 일기》와 가든 화이트 코스터


사람은 왜 패턴에 빠져들게 될까. 유전적으로? 질서에 대한 선호? 패턴은 왜 아름다움과 기묘함을 동시에 느끼게 만들까. 누군가는 패턴으로 아름다운 옷을 짓고 누군가는 법칙을 만든다.

 

식물은 보는 것뿐만이 아니라 글로 읽고 있어도 마음의 정화를 불러일으킨다. 《소로의 야생화 일기》에 담긴 배리 모저의 그림 속 식물들은 마치 명상가 같다.

˝가끔 소로는 ‘숲 속의 향기로운 캐나다 철쭉‘을 찾아 먼 길을 떠났고 그 외로운 꽃을 발견하면 오랜만에 만난 친구처럼 반가워했다˝- 소설가 루이자 메이 올컷

어느 시점부터 나는 꽃의 아름다움에 취하기보다 척박한 삶을 이겨내는 외로운 동류로 보는 정서를 더 강하게 느끼게 됐고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란 표현을 좋아하지 않게 됐다.

˝호수 가장자리를 따라 수련이 풍성하게 피어 있었다. 소로의 말에 따르면 첫 햇살이 내리쬘 때 그
향기로운 꽃은 따뜻한 입맞춤의 마법으로 순결한 가슴을 열고 완벽해진다. 햇빛이 꽃에서 꽃으로 건너갈 때 차례차례 꽃잎을 펼치며 꽃밭을 바라보았다. 시인이 외부의 생명을 향해 내면의 눈을 올바르게 맞추어야만 볼 수 있는 광경이다. ˝ - 소설가 나다니엘 호손

˝소로는 물속을 헤쳐가며 펜실바니아제비꽃과 버지니아조름나물을 찾았고 검토 끝에 꽃이 핀 지 5일 되었다고 결론지었다. 꽃을 찾은 후에 가슴께 주머니에서 일기를 꺼내 오늘, (1856년) 5월 20일쯤 꽃이 피었어야 하는 식물 이름을 모두 읽었다. 은행원이 만기가 돌아오는 어음을 챙기듯 소로는 그 장부를 챙겼다.˝ 그로부터 6년 후, 젊은 친구가 (결핵으로) 죽었을 때 에머슨은 그 주머니 일기를 추억하며 이렇게 적었다. ˝소로는 특정 식물에 유독 관심을 기울이며 소중히 여겼다. 무엇보다 수련이 우선이었고 그다음에는 겐티아나와 미카니아, 왜떡쑥, 매년 7월 중순 꽃필 무렵이면 찾아갔던 미국피나무 등이었다. ˝ - 시인이자 사상가 랄프 왈도 에머슨

˝나는 씨앗이 없는 데서 식물이 자라리라 생각하지 않으며, 씨앗에 큰 믿음을 갖고 있다. 어디든 씨앗이 있는 곳에는 틀림없이 경이로운 세계가 펼쳐진다. ˝ - 헨리 데이비드 소로

나는 어떤 씨앗인가... 

 

"철로변의 언 모래와 진흙이 녹아내리는 절정의 순간으로 노련하게 연장해나가는 기대감이 《월든》의 전부다. 월든을 완성하기 이전에는 간곡하게, 이후에는 더욱 거침없이 드러나는 기대를 통해 추운 겨울을 나려는 전략이 《일기》의 전부다. … 《일기》를 여러 번 읽어보면, 겨울은 준비된 진지로 후퇴하는 행위임을 알 수 있다. 봄을 기대하는 정신이 유일한 요새다." - 역사학자 페리 밀러

 

《릴케의 베네치아 여행》을 읽으면 '작품과 편지는 재킷과 안감의 관계'(루돌프 카스너)이며 릴케의 편지는 "나중에 재킷에 안감을 대어 밖으로 입고 다닐 수 있도록 하는 착상을 떠오르게 하는 아주 귀한 재료"라는 표현이 있다. 릴케는 아주 많은 편지를 썼다. 내가 가장 인상깊게 본 편지는 시작법(詩作法)을 물어온 청년에게 쓴《젊은 시인에게 보내는 편지》란 화답이었다.

소로에게 일기가, 릴케에겐 편지가 중요한 요새였다고 하겠다. 지금 우리에게는 소셜네트워크가 있다고 말해야 하려나. 요새(要塞)는 요새인데 그들의 고독과 집요한 관찰과 탐구만큼 잘 가꿔 나가고 있는 것인지... 지식과 깊이의 아교는 아무래도 고독이겠다.

 

나는 어떤 기대의 요새를 꿈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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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17-07-26 23:3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디자인이 예상했던 것과 많이 다른가요. (음, 제가 사진을 잘 찍지 못한 걸까요.;;;)
그래도 예쁘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소로의 야생화를 보니, 약간은 야생화 말린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AgalmA 2017-07-26 23:47   좋아요 3 | URL
소개된 사진보다 더 어두운 브라운 계열이라고 할까요. 어쩌면 이게 더 드라이 플라워답게 고전적이고 기품있어 보이기도 합니다^^

서니데이 2017-07-26 23:47   좋아요 3 | URL
네. 사진보다 실물이 조금 어두울 수는 있어요. 제품 사진을 실제에 비슷하게 찍는 편인데 그 디자인은 조금 실물이 진할수도 있어요.

2017-07-26 23: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7-26 23: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7-26 23: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7-26 23: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7-26 23: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7-27 00: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7-27 00: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7-27 00: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AgalmA 2017-07-27 04:37   좋아요 1 | URL
제가 주문할 때는 39 -작은 꽃향기 가득은 못 본 거 같은데 이것도 샀으면 좋았을 걸^^! 보라색 라벨 붙으니 더 예쁜 거 같아요.
아직 올라올 게 더 남은 겁니꽈ㅎㅎ 다음 기회에^^/

서니데이 2017-07-27 23:11   좋아요 0 | URL
라벨은 그냥 그때그때 맞춰서 고릅니다. 39번은 올해초에 나왔지만 이 페이지에는 이번에 추가했어요. 올해 초에 나온 디자인은 파우치랑 같이 찍은 사진이 있어요.^^

겨울호랑이 2017-07-27 16:1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 AgalmA님은 식물에도 관심이 많으시군요. 식물도감에서 해당 꽃을 찾는 작업은 어느 정도 지식이 있어야할 듯 합니다. 서니데이님은 또 어떻게 소재를 찾으셔서 디자인으로 만드시는지... 이웃분들 재주가 참 놀랍고 부럽습니다.^^:

서니데이 2017-07-27 23:12   좋아요 2 | URL
예쁘게 봐주셔서 감사해요.^^

AgalmA 2017-08-02 00:58   좋아요 1 | URL
앎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면 십우도를 찾듯이 백과사전식으로 모든 것에 다 관심을 갖게 되고 어느 단계가 되면 空이나 無의 상태에서 다시 시작하는 거 아닌가 한다는...

2017-07-28 14: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8-02 01: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희선 2017-08-01 02: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식물이나 동물은 다른 거 생각하지 않고 잘 살아가죠 사람만 다른 사람을 생각하고 자신과 견주기도 하는군요 그게 아주 나쁜 건 아닌 듯도 합니다 사람은 그렇게 살아가야 하는 것이라더군요 남이 없으면 살지 못하는... 그게 틀린 말은 아니죠 가까이 있는 사람이 아니더라도 이런저런 일을 하는 사람이 없으면 살기 어렵잖아요


희선

AgalmA 2017-08-02 01:01   좋아요 1 | URL
혼자 살기도 더불어 살기도 다 어려운 일 같습니다... 적절하기란 또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