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과 손이 아프고 저려, 고만 둘까 하다가, 순오기님 생각에 이 분야를 멈출 수 없을 것 같다. <시사IN> 2008 올해의 책 선정에 있어 마지막 분야는 어린이·청소년 분야다. 사실 이 분야는 다른 세 개 분야와는 그 구분 기준이 좀 다른 데가 있다. 문학이나 인문, 사회 등의 구분이 책 내용적 측면이라면, 어린이·청소년으로 분류하는 기준은 그 책의 대상에 따른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이렇게 분류하면, 어린이·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모든 분야의 책이 포함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아쉬움이 남는 것은, 이 분야에서 대다수의 추천작들이 거반 문학에만 치중됐다는 것이다. 인문, 사회, 자연, 과학, 문화 등등 그 분야들이 많을 텐데. 어린이·청소년을 따로이 구분하여 분류하는 것은 그만큼 이쪽이 그나마 잘 팔린다는 얘기도 되고, 그에 못지 않게 어린이·청소년들에게 보다 유효하고 적절하며, 쉽고 간편하게 책을 골라 읽게 하고, 그렇게 하라고 권장하는 효과도 있으니, 너무 문학에만 치우칠 것이 아니라, 다변화 시켜 아이들에게 선택의 폭과 깊이를 넓혀주는 일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하여튼, 몇몇 관심서적을 제외하고는 내 생전 읽지 못한 책이지만, 이렇게 정리하여 두는 것은 순전히, 순~ 오기로 하는 것이 아니라, 순오기 님을 위한 것이다.ㅎㅎ

어린이·청소년 분야 추천에는 "김병규(동화작가), 김중미(동화작가), 김지은(동화작가), 원종찬(아동문학 평론가), 임숙자(어린이 도서관 맨발동무 작가), 조대연(어린이 교양지 <고래가 그랬어> 편집장), 조은숙(아동문학 평론가)"이 참여했다.

동화작가 고(故) 권정생 선생의 『랑랑별 때때롱』(보리)이 <시사IN> 선정 2008 올해의 책 어린이·청소년 분야에서 선정됐다. 이 작품은 권정생 선생의 마지막 작품이다.

"이 작품은 동화작가 김지은씨의 평처럼, '지구별에 사는 새달이·마달이 형제가 과학만능 시대를 구가했던 랑랑별로 모험을 떠나는 이야기로 기계와 기술이 대신할 수 없는 생명의 섭리를 아름답게 그려'내고 있다. 랑랑별의 현제 때때롱·매매롱을 만난 이들은 함께 '500년 전 랑랑별'로 거슬러 올라간다. 500년 전 랑랑별은 로봇의 등장으로 사람들이 몸 쓸 일을 잃어버린 사회였다. 과학기술이 만개해 아이들이 '좋은 유전자만 골라다가 맞춰서 만든 맞춤 인가'으로 태어나지만, 이 아이들은 '웃을 줄도 모르고 울 줄도 모르고 화낼 줄도 모른다'. 랑랑별 사람들은 행복과는 거리가 먼 과거(과학 문명)와 이별했다."

"일제 식민지 시대 작가 현덕의 『노마네 아이들』 이후로, 천진한 아이들 모습이 이처럼 또렷하게 그려진 예는 달리 없다."(원종찬)

"권정생의 담백한 문장과 <페르세폴리스> 같은 흑백 실루엣 애니메이션을 떠올리게 하는 그림작가 정성희의 그림이 잘 어울린다. 평론가 원종찬은 "강아지 흰둥이의 꼬리를 누렁이 소가 물고, 새달이와 마달이는 누렁이 꼬리를 꼭 붙들고, 개구리와 물고기들은 누렁이 몸에 붙어 랑랑별로 올라가는 대목'을 '동심과 해학과 환상이 한데 어우러져 숨을 쉬는, 우리 동화가 그려낸 영원히 잊히지 않을 명장면'이라고 평가했다"

권정생의 책으로는 녹색평론사에서 발간한 『우리들의 하느님』이 있고, 동화로는 『몽실 언니』, 『강아지똥』, 『도토리 예배당 종지기 아저씨』등 다수가 있다. 원종찬 인하대 교수는 평론집 『권정생의 삶과 문학』(창작과비평사)을 펴냈고, 이원준은 『권정생 - 동화나라에 사는 종지기 아저씨』(작은씨앗)을 펴냈다.

"권정생은 유언장에서 다음과 같이 썼다. "내가 쓴 모든 책은 주로 어린이들이 사서 읽는 것이니 여기서 오는 인세를 어린이에게 되돌려 주는 것이 마땅할 것이다. 만약에 관리하기 귀찮으면 한겨레신문사에서 하고 있는 남북어린이 어깨동무에 맡기면 된다."

"평생 다섯 평짜리 오두막집에서 아픈 몸으로 혼자 살았던 작가는 그렇게 랑랑별과 가까운 어떤 곳으로 떠나갔다. '권정생'을 벌써 그리운 이름으로 남긴 채."

이 외 주목받은 책은 김려령의 『완득이』(창비)다. 이 책은 창비청소년문학상을 수상했다. 이외에도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을 수상한 『내 가슴에 해마가 산다』, 마해송문학상을 수상한 『기억을 가져온 아이』등으로 "신예 작가 김려령"은 청소년 문학에서 발군의 능력을 발휘하고 있다.

김해원의 『열일곱 살의 털』(사계절)은 '두발 자유를 다룬 청소년 소설로 머리털과 가위에 빗대어 교육과 사회의 문제를 꼬집는 알레고리의 깊이가 남다르다'는 평을 받았다.

『박뛰엄이 노는 범』(계수나무), 『쨍아』(창비), 『꽃신』(파랑새어린이), 『나무를 만져 보세요』(창비), 『날마다 뽀끄땡스』(문학과지성사), 『눈을 감고 느끼는 색깔여행』(고래이야기), 『다산의 아버님께』(보림), 『들려요? 나이지리아』(검둥소), 『마녀 사냥』(보림), 『맛의 거리』(문학동네어린이), 『뻥쟁이 왕털이』(사계절), 『엄마 까투리』(낮은산) 등이 추천되기도 했다.

 

<시사IN> 선정 "2008 올해의 책" - 문학 분야

<시사IN> 선정 "2008 올해의 책" - 인문·사회과학 분야

<시사IN> 선정 "2008 올해의 책" - 생태·자연과학 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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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기세덱 2008-12-17 21: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라딘 상품 넣기를 이용해서 『쨍아』를 검색했는데, 이상한 것만 나온다. 검색이 잘 안되는 것 같다. 아니면 상품이 없나? 그래서 이 책의 이미지는 빠졌다.ㅠㅠ;;

멜기세덱 2008-12-17 21: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쨍아~~~찾았당!!ㅋㅋ

순오기 2008-12-17 22: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하~ 멜기님, 그러잖아도 브리핑에 뜬 청소년.어린이 분야를 보고 바로 클릭했는데 순오기가 나와서~ '깜딱이야!!' 놀랐잖아요.ㅋㅋ
팔과 손이 아프고 저린데 순~오기가 아닌 순오기를 위해서 해주셨다니 넙죽 절합니다.^^
여기는 그래도 읽은 책이 10권은 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