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께서 가이사랴 빌립보 지방에 이르러 제자들에게 물어 가라사대,
  "사람들이 인자를 누구라 하느냐?"
  가로되,
  "더러는 세례 요한, 더러는 엘리야, 어떤 이는 예레미야나 선지자 중의 하나라 하나이다."
  가라사대,
  "너희는 나를 누구라 하느냐?"
  시몬 베드로가 대답하여 가로되,
  "주는 그리스도시요 살아 계신 하나님의 아들이시니이다."
  예수계서 대답하여 가라사대,
  "바요나 시몬아 네가 복이 있도다. 이를 네게 알게 한 이는 혈육이 아니요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시니라. 또 내가 네게 이르노니 너는 베드로라. 내가 이 반석 위에 내 교회를 세우리니 음부의 권세가 이기지 못하리라. 내가 천국 열쇠를 네게 주리니 네가 땅에서 무엇이든지 매면 하늘에서도 매일 것이요 네가 땅에서 무엇이든지 풀면 하늘에서도 풀리리라."
  하시고 이에 제자들을 경계하사 자기가 그리스도인 것을 아무에게도 이르지 말라 하시니라.

- 마태복음 16장 13~20절

 
   

사람들은 나를 '누구'라고 생각할까? 내 친구들은 나를 '누구'라고 여길까? 내 부모, 형제, 친척들은 내가 '누구'이길 바랄까? 혹여 지나가는 사람들은 내가 '누구'인지나 궁금해 할까? 누군가 내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 나는 아무 것도 아니지 않을까? 그래서 묻는데 나는 누구일까?

나는 '나'일까? 아니면 나는 내 '이름'일까? 어쩌면 나는 '야'일까? 그렇다면 나는 '멜기세덱'일까? 멜기세덱은 이미 저 먼 구약 시대의 인물. 나는 '이 새끼'일지도 모르고, '저기요'일지도 모른다. 때론 '안 조교'이기도 한 걸까?

모두들 나를 제외하고는 나를 '나'라고 부르지 않는다. 그렇다면 나는 '나'는 아니다. 나는 어디에고 내 '이름'으로 표시되지만 그 표시는 또한 내가 아니다. 그래서 나는 내 '이름'이 아니다. 자꾸들 건방진 것들이 나를 '야'하고 부르지만, 그 건방진 것들에게 '왜'라고 대꾸하고 짜증을 확 부리는 걸 보면 그 '야'도 나는 아닌 것 같다. 사이버 세상에서는 '멜기님, 세댁님, 멜기세덱님, 간혹 새댁님, 이님, 저님'하지만 난 누구에게도 '님'이 되어본 적이 없다.

나는 어느 누구의 '새끼'였고, 적어도 단 한 사람에게는 귀한 '새끼'이기도 하니, 잘 하면 나는 정말 '새끼'인 것인지 모르겠다. 내가 누구냐 하면, '저기요'하고 부르길래 '어디요' 했더니 대꾸가 없어서 아직은 어디에도 내가 '누구'로 존재하는 것 같지 않다.

책 속에 나는 무수히 많다. 그게 다 나이면서도 책을 덮으면 나는 아니다. 누군가 나를 진정으로 불러주었으면 좋겠다. 세상은 어느 것도 '나' 아닌 것이 없지만, 어디에도 '나'는 없다. 이 미칠 것 같은 세상은 자꾸 정체성을 잃어가는 것일까? 아니면 내가 내가 아니어서 나는 자꾸 사라지는 것일까? 산다는 것은 살아지는 것이고 사라지는 것이라고 나는 예전부터 생각했다. 그 사라지는 것이 '나'라면 그 '나'는 무엇이고 누구이기에, 그 어디에서의 실체이기에 사라지는 것일까? 아니 아무 것도 사라지는 것은 없는 것일까?

예수님, 내게 당신 이 누구인가를 물으시기 전에, 내가 누구인지 가르쳐나 주세요. 정말, 예수는 "그리스도시요 살아 계신 하나님의 아들"일까? 그럼 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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웽스북스 2008-01-16 01: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 엠 후 아이 엠 (죄송합니다 =====3333333)

멜기세덱 2008-01-17 02:14   좋아요 0 | URL
죄송할 짓을 왜 하삼33333 ㅋㅋㅋㅋㅋ

순오기 2008-01-16 14: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멜기님이 누군지는 이번에 인천 가서 만나고 나면 답할 수 있을지도~~ ^^

멜기세덱 2008-01-17 02:16   좋아요 0 | URL
ㅎㅎ 인천오신다고요?(아 나 막 긴장....ㅋㅋㅋ)

2008-01-16 20: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1-17 02: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1-17 10: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1-16 22: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멜기세덱 2008-01-17 02:18   좋아요 0 | URL
앗 미안 죄송 쏘리.....ㅠㅠ;;
아주 잘 받았는데, 깜빡하고 인사도 못 드렸어요...ㅎㅎ
님도 새해 복 터지삼....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