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댓바람부터 할 일이 없어서는 아니고, 아무튼 새로나온 책들이 뭐 있나, 슬그머니 살펴보는데, 웬걸, 이것저것 관심가는 책들이 많다. 이건 하나의 복이면서도 재앙이다. 오늘은 일단 복스럽게 눈길만 주자.

 [인문]
 다치바나 다카시, 『피가 되고 살이 되는 500권, 피도 살도 안되는 100권』, 청어람미디어, 2008.

 『나는 이런 책을 읽어 왔다』로 '유명한' 일본의 독서가 다치바나 다카시의 새 책이다. 뭐 유명하긴 한데, 주위 평이 그리 좋게만은 들리지 않아서 이전 다카시의 책을 읽지는 않고 있다. 그런데 이번 새 책의 제목이 눈길을 끈다. 제목이 품고 있듯이, 이 책의 전반부에는 다치바나 다카시가 그동안 읽었던 책 중에서 자신에게 영향을 준 책들에 관한 이야기, 에피소드를 담고 있단다. 어쨌든 책을 좋아하는 이들에게 다카시의 이 책은 언제나 관심 도서 목록에 포함될 것이 분명하다.

 [동양고전]
 사마광, 『자치통감 13, 14, 15』, 권중달 역, 도서출판 삼화, 2007.

 지난해 12월에 한꺼번에 13권~15권이 출간 되었다. 2000년 세화출판사에서 출간하였던 것을 다시 고쳐서 펴낸 개정판이란다. 1~12권도 2007년 6월부터 나와 있는 것으로 검색된다. 하여간 대단한 작업임에 틀림없다. 15권이 원문 권 135부터 144까지를 번역한 것이라는데, 원문의 전체 분량은 294권에 달한단다. 최종 완간은 한 30권쯤 될라나보다. 아무튼 이런 작업을 눈여겨 보는 나같은 사람이 있으니 끝까지 해주시길 역자에게 부탁드린다. 근데, 맨입으로 부탁드리는 것은 하등 도움이 안되는데 말이야.

 [경제학]
 김수행 외, 『자본주의 이후의 새로운 사회』, 서울대학교출판부, 2007.

 지난해 서울대학교의 김수행 교수가 정년퇴임했다는 소식이 간간이 뉴스거리가 된 적이 있다. 『자본론』을 번역해낸 교수가 그 정년을 채웠다는 사실이 쪼금 놀랍기도 하다. 이 책은 그의 제자들과 함께 정년기념으로 엮은 것이다. "자본주의 이후의 새로운 사회"는 어떤 사회일까? 일단 '시장사회주의론'이라는데, 그 구체적 모습은 이 논문집에서 확인해야 할 것이다. 이 지긋지긋한 자본주의가 좀 바꼈으면 하는 마음 간절한 바 이 책에 눈길을 주었는데, 되려 내 눈길을 끄는 것은 김수행 교수가 정년퇴임을 하고 현재 "전태일을 따르는 사이버 노동대학 총장으로 있다"는 사실이다.

 [문학/시]
 안도현, 『간절하게 참 철없이』, 창비, 2008.

 창비시선 283번째는 또다시 안도현이다. 이번 시집이 안도현의 9번째 시집이고, 2004년 『너에게 가려고 강을 만들었다』이후 4년만의 시집이란다. 창비에서 낸 게 그렇다는 건지는 아직 확인하지 못했다. 안도현 시인을 지난 2006년에 전라북도에서 뵌 적이 있다. 그때 시집에 사인을 여러권 받았는데, 이번 시집 출간 기념으로 『가만히 좋아하는』의 시인 김사인과 함께 북콘서트를 연단다. 나는 거길 또 가볼 생각이다.

 [사회과학]
 신동준, 『인식과 재인식을 넘어서』, 인간사랑, 2008.

 "이 책은 해방전후사의 인식과 해방전후사의 재인식이 역설하고 있는 민족주의와 탈민족주의의 당부를 검토하기 위해 <아리랑>의 두 주인공을 중심으로 민족주의의 실체를 검토한다"고 한다. 인식도, 재인식도, 아리랑의 김산도 아직 준비중에 있는 나로서는 이 책에 다만 눈길을 줄 뿐이다. 민족주의라는 게 사실 참 아리송한 것인데, 이 책을 빌미로 그 인식이건 재인식이건 아리랑이건 간에 뭐라도 좀 읽게 했줬으면 좋겠다.

 [사회과학]
 이갑영, 『자본주의에 유죄를 선고한다』, 박종철출판사, 2007.

 이갑영 교수의 칼럼집니다. 인천대 경제학과 교수의 그는 말 그대로 "자본주의에 유죄를 선고한"단다. 자본주의가 유죄면, 사형인가? 자칫 집행유예로 금방 풀려나는거 아닌가 모르겠다.

 

 [인문/종교]
 알리스터 맥그라이스 외, 『도킨스의 망상』,  전성민 역, 살림, 2008.

 도킨스의 화제작 『만들어진 신』의 원제가 "신이라는 망상" 정도로 번역되는 것으로 안다. 결국 이 책은 도킨스의 『만들어진 신』에 대한 전면적 비판서인 셈이다. 도킨스의 책을 재미있게 읽었듯이, 그에 대한 반론과 비판이 어떻게 이루어 지고 있는가를 살피는 것도 흥미로울 것이다. 그런데 저자의 도킨스 비판은 이 책이 처음은 아니다. 저자 소개에 보니, 비슷한 제목의 책이 또 있다. 『도킨스의 신』이란 책인데, 이 책은 두 달 전, 그러니까 지난 11월에 번역되어 출간됐다. 이 책도 함께 눈길을 주도록 한다. 하여간 이 두 권의 책을 도킨스의 『만들어진 신』과 비교해 보면서 읽어보려면, 짬이 좀 나야되는데, 오늘은 눈길만 애매하게 주고 말자.

 [인문/종교]
 알리스터 맥그라이스, 『도킨스의 신』, 김태완 역, SFC출판부,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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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08-01-14 11: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기 첫번째 책 제목이 정말 끝내주네요. 앞의 것보다 피도살도 안되는 100권이 왜 더 궁금할까요? ㅎㅎ

멜기세덱 2008-01-14 17:04   좋아요 0 | URL
사실은 저도 그게 더 궁금해요.ㅎㅎㅎ

순오기 2008-01-14 13: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궁, 오늘은 안도현 빼고는 찜할 책이 없네요. 요즘, 어려운 책 기피증이 심해서요.^^
지난번 찜했던 '호기심'은 구입해서 읽고 어설픈 리뷰도 올렸어요.

멜기세덱 2008-01-14 17:04   좋아요 0 | URL
참 빠르시네요...ㅎㅎㅎ 저도 순오기님께 "땡스투" 누르고 얼런 호기심 사봐야징./...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