秋夜雨中(추야우중)

                                -최치원

秋風唯苦吟(추풍유고음)  가을바람에 괴로이 읊나니

世路少知音(세로소지음)  세상엔 날 알아주는 이 없네

窓外三更雨(창외삼경우)  창밖엔 삼경의 빗소리

燈前萬里心(등전만리심)  등불 앞엔 만리로 내닫는 이 마음

 

최치원의 절창이다. 저작 시기에 따라 해석이 약간 달라지기는 하나, 그에 상관없이 절절히 울리기는 다름없다.

지음(知音)이란 말은 잘 아는 고사를 담고 있다. 이 세상 단 한 사람이라도 자신의 진정을 알아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은 행복이다.

세상이 다 아는 천재 최치원, 그러나 세상은 그의 뜻을 알아주지 않는다. 당대의 천재가 그러한데, 이 하찮은 둔재를 이 세상 어느 누가 알아주리오.

오늘 밤도 비는 내리고, 내 마음은 또 어데 만리(萬里)를 내달을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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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7-09-20 01: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가을밤 비는 내리고' 정말 멋집니다~~~~
지음의 고사를 생각하며, 내겐 그런 사람이 있는가 헤아립니다~~

멜기세덱 2007-09-20 01:31   좋아요 0 | URL
아~~~ 순오기님은 옆지기가 계시잖아요 ㅠㅠ;;

웽스북스 2007-09-20 01: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 딱 오늘밤의 시네요 ^^
방황하는 마음 붙잡고 얼른 주무세요 (라고 말하면서 못자고 있는 저는 또 뭐랍니까 ;)

멜기세덱 2007-09-20 23:27   좋아요 0 | URL
오늘밤도에요.ㅎㅎㅎ 비가 오는데, 어떻게 자요? ㅎㅎㅎ

2007-09-20 10: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멜기세덱 2007-09-20 23:27   좋아요 0 | URL
이 이게 국어책에 나왔었나요? 난 왜 몰랐지....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