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전공 과목 중에 <한문교육>이란 강좌가 있습니다. 저는 이걸 두 번이나 들었는데, 처음엔 청강, 그리고 두 번째는 정식 수강이었지요.
그런데, 이번에 이 강좌를 한 번 더 듣게 되었습니다. 아직 졸업을 안 했냐고요? 재수강이냐고요? 그런 건 아니구요. 이번에 교수님께서 이 강좌를 교직원들을 상대로 개설했습니다. 그래서 강의하시는 걸 도와드리면서 또 듣게 된 거죠.ㅎㅎ
제 출신학과가 국어교육과인데, 전공과목 중에 <한문교육>이란 강좌가 있는 것을 의아하게 생각하실 수도 있을 것도 같네요. 제가 생각할 때, 한문(한자)은 아무래도 전공 공부할 때 기본적인 교양이 아닌가 해요. 뭐, 나름 전공과목으로서의 <한문교육> 강좌의 의의라고 할 수 있을 거 같습니다.
그런데, 이 강좌는 대체로 교양을 넓히는 차원에서 진행되었습니다. 교수님께서 쓰신 『인터넷 세대를 위한 한문강의』는 고금의 명문장들을 모아 엮은 것이기도 하죠. 공자, 노자, 맹자에서부터 조선후기 박지원, 홍대용, 정약용, 그리고 당대적 인물인 이가원 선생이나, 신영복 선생의 글귀들도 수록하고 있습니다.
저는 이 강의를 여러차례 들으면서 명언들을 보면서 감탄하고 교수님께서 짚어주시는 의미들을 되새기고, 간간히 소개해주는 좋은 책들을 찾아 읽기도 하면서 참 재미나게 수업을 두 번이나 들었습니다. 요새도 이 책을 가까우 두고 자주 찾아보고 이렇게 페이를 쓰기도 하고 있습니다.
어제 강좌는 첫시간으로 '선비'에 대한 구절들을 소개해 주셨는데, 그 중 이 한 구절에서 '옳거니, 딱 알라디너네!'하는 감탄을 했습니다. 그 구절을 소개하면 이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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出交天下士, 入讀古人書. -李家源-
나가서는 천하의 뜻 있는 선비와 사귀고, 집에 들어와서는 옛 선현이 남긴 책을 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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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습니까? 딱 알라디너를 위한 구절이지요? 이가원 선생은 이 책을 쓰신 교수님의 스승이셨답니다. 그 분의 서예전에서 이 글귀를 본 후 마음에 담아두셨다는 군요.
간혹 이가원 선생께서는 이 구절을 살짝 바꿔서 "出爲天下事(나가서 천하의 일을 하다)"로 쓰기도 하셨다는 군요.
이 구절을 저는 이렇게 바꾸어 보겠습니다.
"出交諸謁者(출교제알자) 入讀古人書"
즉, "(인터넷)에 나가서는 여러 알라디너와 사귀고, 집에 가서는 선현의 책을 읽는다." 그럴 듯 하지 않습니까? ㅎㅎㅎ
알라디너를 위한 명언 3에서 '以文會友(이문회우)'를 말했는데, 이 구절 또한 '以文會友'와 통하는 바가 있는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도 알라딘 서재 폐인들의 생활은 이 구절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겠지요? 이 글을 읽고 계신 알라디너 여러분!, 혹은 책을 읽고 계실 여러분! 세상이 조금이나마 유익하게 변한다면, 그건 오로지 여러분들이 있기에 가능한 것이 아닐까요?
아참, 인천에 사시는 분들이라면 매주 목요일 6시 30분부터 진행되는 이 강좌를 들으실 수 있습니다. 오시면 저도 만나실 수 있구요. ㅋㅋ
장소는 인하대학교 본관 소강당입니다. 시간 나시는 분들은 놀러오세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