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까지 탈레반 무장세력에 의해 납치, 감금되어 살해 위협을 받고 있는 23명의 청년들의 무사귀환을 염원한다.

최근 한국의 기독교단체는 앞다투어 성명을 발표하고 난리도 아니다. 정부에서도 제2의 고 김선일 씨가 생기지 않도록 나름 분주한 모습이다. 각계에서도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고, 온 국민이 23명의 피랍자들의 무사귀환을 간절히 염원하고 있는 판국에 이번 기독교단체의 성명은 눈꼴사납지 않을 수 없다. 누구보다도 그들의 무사귀환을 위해 노력해야할 책임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추후에 있을지 모를 기독교계에 대한 비판의 불똥을 피하기 위해 눈꼴사나운 꽁무니빼기를 하고 있다.

예수님이 승천하시기 전 제자들에게 내린 지상명령 곧 "내 증인이 되리라"는 그 명령 하나에 순종하고 선교를 최대의 사명으로 여기는 것이 바로 기독교인데도 불구하고, 한국 기독교단체는 지레 겁먹고 아프가니스탄과 같은 위험지역에서의 "모든 선교 활동을 중지"하겠다는 등 자신들의 본연의 모습까지도 내팽겨치는 성명을 발표했다.

선교와 순교는 동의어라고 할 정도로 어떤 위험과 난관에도 굴복하지 않고 예수님의 사랑을 전하기 위해 죽음도 불사하는 것이 기독교의 미덕임에도 불구하고, 이번 성명은 참 얼토당토 않은 소리가 아닐 수 없다. 왜냐하면 자신들의 본연의 모습까지도 부정하면서 발표한 이번 성명에는 참으로 불순한 의도가 담겨 있다고 여겨지기 때문이다.

현재 이번 피랍사건을 바로보는 사회의 곱지 않은 시선을 기독교계가 눈치 빠르게 의식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 하는 것이다. 언론 등에서도 제기하고 있는 기독교계의 무분별한 선교활동으로 인해 빚어진 비극이라는 시선이 그것인데, 그러나 사회 대부분은 인식은 잘잘못은 나중에 따지고 우선은 23명의 귀한 목숨부터 살리고 보자는 것이다. 그런데 이번 기독교단체의 성명은 23명의 목숨은 안중에도 없는 듯이 보인다. 성명의 일부분에서 이번 피랍자들은 "선교를 목적"으로 간 것이 아니라 그저 단순 "봉사 활동"이 목적이라면서 자기네들과는 전혀 상관 없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에서 잘 나타난다. 그러면서 "정부의 해외 여행 지역 제한 조치에 적극 협조"하겠다는 하나마나 한 소리들만 해 댄다.

이것은 곧, 이번 사건 해결 이후 있을 기독교계에 대한 사회의 대대적 비판의 목소리를 피해보겠다는 얄팍한 추태가 아닐 수 없다. 과연 이들이 선교와는 상관없는가? 기독교의 선교 활동은 교육, 문화, 의료, 기타 다양한 형태로 그 안에 종교적 목적이 내재해 이루어 지고 있다. 그렇다면 이들은 의료 봉사를 통해 선교를 목표로 한 것이니, 결국 이들의 활동은 선교활동의 하나다. 이들을 두고 우리와는 상관 없다는 성명은 배반적 행위가 아닌가? 선교를 지상 최대의 과제로 세상 끝날까지 지고 가야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어의 없는 선교 포기 선언은 또 무슨 꼴불견인지? 참 한심하면서도 이제는 경멸할 지경이다.

나중에 따져볼 문제지만, 이번 사태의 책임은 과연 어디에 있을까? 우선은 탈레반 무장단체의 무자비한 민간인 납치 살해 위협이 그 첫째일 것이다. 그 다음은 어디에 있을까? 과연 위험지역에 무분별하게 선교 봉사 활동을 떠난 그들에게 있을까? 아니면 미국의 절친한 동반자이자 하수인인 한국 정부의 무분별한 군대 파견에 그 근본 원인이 먼저 이지 않을까? 사회는 23명의 피랍자들을 구한 후에 그들을 어느 정도 비판할 수는 있겠지만, 기독교계는 그들을 감싸 주어야 하고, 더불어 세계 지배를 목적으로 한 미국의 무자비한 폭력과 그에 동조하여 공범자가 된 한국 정부를 먼저 비판해야 하지 않을까? 이런 상황에서 위험한 지역에서의 선교 활동 중지 선언은 점점 한국 기독교가 미쳐간다는 것을 의미할 뿐이다. 위험하고 목숨이 위태로운 지역에 기독교가 먼저 손내밀어야 예수 사랑의 실천임을 성경을 통해, 기독교 순교자의 역사를 통해 수없이 배워온 기독교가 아니던가? 벌써부터 눈꼴사나운 꽁무니빼기 행각은 더이상 기독교임을 포기하는 짓이다.

(1시간 동안 열심히 썼던 글이  다 날라가 버려서 다시 쓴다. 에겅! 그래서인지 좀 간결해 진 듯도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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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늘빵 2007-07-23 22: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기독교인인데도 불구하고 굉장히 날카롭고 비판적인 글을 쓰셨군요. 어쩌면 저같은 비종교인이 비판하는 것보다 독실한 기독교인이 비판하는 게 효과적일지 모르겠습니다.

멜기세덱 2007-07-24 00:47   좋아요 0 | URL
저는 독실하지가 않아서 문제에요. 교회도 안나가니깐.ㅋㅋ 기독교도 그 내부의 비판의 목소리가 없는 것은 아닐텐데요, 자칫하면 이단으로 몰리기 십상이니, 조심스러울 밖에요. 그런 점에서 김두식 교수 같은 분이 제 목소리를 내야하지 않을까 합니다. 조금 부드러운 제2의 김용옥 같은 사람도 괜찮구요.

Mephistopheles 2007-07-24 00: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나라 기독교는 왠지 종교라는 이미지보다 비지니스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멜기세덱 2007-07-24 00:51   좋아요 0 | URL
한국 개신교 교회 목사들의 비지니스적 마인드는 정말 대단합니다. 어차피 개신교는 속세와 가까워지기 위해 "복음들고" 산에서 내려온 것이니까 어느 정도의 속세적 비지니스 마인드는 필요하다고 봅니다. 교세 확장을 그 자체로 비판할 일도 아니구요. 문제는 그 마인드를 가지고 무엇을 추구하냐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