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고 나는 오늘 결론을 (멋대로) 내렸다.
내가 좋아하는 과일 냄새는 '복숭아 향'이다.
그 특유의 달콤함과 새콤함이 어우러져 있는 -
그래서 여름철 공원에 피어 있는 자귀나무의 부채꽃에서 나는 복숭아향을 좋아한다.
오늘은 아침부터 S와 C가 매실을 다듬고 있었다.
그들은 전에도 매실주를 만들어 마시곤 했었기에, 매실주인 줄 알았는데,
이번엔 매실짱아치란다. (발음이 이게 맞나? 장아치? 짱아치? -_-;)
그런데 연두색 매실에서도 내가 좋아하는 복숭아향이 났다.
자두 냄새 같기도 하고...복숭아 냄새 같기도 한, 그 달콤함.
나는 옆에서 구경하다가 하나를 집어 물었다.
"이거 먹어도 돼?"
"안 돼!"
S가 얼른 말린다.
"독이 있어서 안 돼."
헉.... ㅡ.,ㅡ!!
내 머리속으로, 슈퍼에서 파는 매실음료가 필름처럼 지나갔다. 그래서 나는,
"그럼 사람들은 왜 독소 있는 걸 먹어?"
그러자 C가 보충설명을 해준다.
"익으면 괜찮아."
"음...."
새로운 사실이다. 그러나 물고 늘어지기 좋아하는 나는,
"그럼 어떻게 옛날 사람들이 이걸 먹어도 된다는 걸 알았을까?"
라고 말하며 '처음에 누군가는 먹고 탈이 났을 거야. 희생자...'를 생각했다.
"오랜 경험에 따라 먹게 된 거지."
그래서 나는 조금씩 노래지는 매실 일부를 바라보며,
"조금은.. 익혀서 먹자." 라고 했다.
"그대로 익히면 못 먹어~"
아,왜? ㅡ.,ㅡ 아까는 먹어도 된다며.
어쨌거나 못 먹게 하는 바람에 나는 냄새라도 하루종일 실컷 맡으려고 몰래 1개를 주머니에 넣었다.
나올 때 손에 들고 있는 것을 들켜서 S가
"먹으면 안 돼~!"
하지만 눈치 빠른 C가,
"그냥 냄새 맡으려고 그러는 거야~"
라고 내 대신 답변을 해줬다. 히힛.
이럴줄 알았으면 몇 개 더 챙겨서 작은 병에 넣어둘걸~ -_-
나는 향수나 방향제 같이 인위적이고 화학적이며 독한 냄새를 싫어한다. 두통을 유발하므로.
하지만 과일같이 천연 냄새는 너무 좋다. 비누 냄새처럼 순한 것도 좋다.
그래서 길을 가다가 냄새 진한 화장을 했거나 향수를 많이 뿌린 사람이 지나가면 토할 것 같다..;;;
요즘은 유럽에서도 '타인에게 불쾌감을 줄 정도로 향수를 많이 뿌리지 말자'라는 캠페인을 하던데...
그렇게 진한 냄새를 풍기고 다니는 사람들은 분명 코가 마비된 게 틀림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