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똥통에 빠졌을 때 같이 빠져주는게 우정이 아니다.
 나를 그 안에서 건져내줄, 혹은 애초에 빠지지 않게 말려주는게 진정한 친구다.

 
   

 

    가끔 어른들이 훈계해주는 말 중 하나다.

    작년 11월경이었나.
    친한 동생들과 오랜만에 술을 좀 과하게 마셨었다.
    아무리 마셔도 정신을 놓는 일은 없으나(그 놈의 알량한 자존심 때문에 =_=), 내가 좀 취했구나~ 라고 스스로 느끼는 때가
    있는데, 바로 그 날 처럼 노래방에서 노래를 부르는데 내가 내 발음을 못 알아 먹을 때다. ( -_-)
    게다가 고작(?) 2차가 끝난 후에 "집에 갈 테다!! 놔라!!" 하고 뗑광을 부리면 얼른 가서 뻗어 버리라는 몸의 계시.

    기분이 한껏 들떠 있다 보니 '꼭 해서는 안될 나만의 규칙' 따위 개무시하고 직접 운전해서 가겠다고 춤을 추는 바람에
    안된다고~ 대리운전하던가~ 택시 타고 가라고~ 가라고~ 하면서 나를 억지로 차 반대편으로 끌고 가는 그 동생들이
    어찌나 고맙던지.(물론, 그 다음날 느낀 것이지만)
    내가 얼마나 고집을 부렸으면(얼마나 술을 작작 마셨으면 =_=) 나보다 덩치 큰 동생 둘이 내 두 팔에 매달려 이리저리
    휘청휘청 끌려 다니면서 길거리와 야외 주차장을 누비고 다녔는지 살짝 미안하기까지.
    우리 셋은 어느 하나가 똥통에 빠지는 꼴을 못본다. 그것이 친구로써 진정한 우정을 과시하는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
    전에는 동생 중 하나가 무심코 바닥에 침을 뱉거나 쓰레기를 버렸는데, 그걸 본 우리 둘이 마구 뭐라 했던 기억이 난다.
    사람은 닮아간다고, 친한 사람한테서 배운 좋은 습관 혹은 바른생활은 꼭 다른데 가서 다른 사람한테도 하게끔 되어 있다.
    그런 식으로 서로서로 똥통에 빠져 자멸하는 것을 막는다면 거리엔 근사한 사람들만 남아 있게 되지 않을까?

    라고 막무가내 유토피아적으로 생각해 보고 싶지만 현실은 또 그게 아니거든.
    멀쩡히 있는 사람도 자신과 같이 똥통에 빠트려 버리는 사람도 많다는 것이다.
    친구 따라 강남 간다고, 가족도 연인도, 은사도, 생명의 은인도 아닌 그저 친구이거늘.
    어릴 땐 왜 그렇게 친구의 말들이 그렇게 달콤하고 모두가 정당해 보였는지.


    18살 때, 처음으로 내게 담배를 가르쳐 준 이가 바로 학급 친구다. 속마음을 터놓고 지낼 정도는 아니지만 서로의 집에
    놀러가 함께 야한 비디오를 보거나 (딱 한번이라고 =_=) 밤늦게까지 공부하다가 정겹게 책상에 머리 박고 쓰러지는
    정도의 사이였었다. 어쩌다 그 친구가 담배 피는 것을 알게 되었는데 아마도 내가 '나도 한 대만~' 했던 것 같다.
    지금의 나는, 누가 담배 배우고 싶다고 하면 (지도 피는 주제에) 절대 안된다고 말리는 부류이긴 하지만,
    그 때 우리는 어렸고 담배가 그렇게 몸에 해롭다고 국가적으로 오버랩하는 미래(현재)가 올지 상상도 못했으며,
    흡연이 '금지된 규칙'을 깨는 '어른들의 시간을 훔쳐보는' 일종의 로망이자 유혹이었던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함께 쾌쾌한 담배 연기를 몸 안에 차곡차곡 쌓기 시작했다.

    이제 12년째다.
    안 피고 싶을 때는 하루고 이틀이고 담배갑 쳐다도 안 볼 정도로 니코틴 의존도가 있거나 중독증은 아니지만
    자꾸만 억울하고 불만스런 생각이 든다.
    나라에서 금연 운동하는 꼴이 못마땅하긴 하지만 끊으면 안 피는 것보다 몸에 좋은 것은 사실이므로 늘 고민중이라는 것.
    운동하면서 좋아하는 것을 계속 유지할까, 아니면 귀찮으니까 확 끊어버리고 전처럼 좋은 폐활량으로 노래나 다시
    불러볼까...등등 잡생각들. 그래서 전처럼 담배를 입에 물었을 때 즐거기만 하던 기분이 없고 찝찝해서 짜증이 불끈불끈
    올라온다는 것. 한심하게도 '그 때 그 친구가 나에게 담배를 안 가르쳐줬으면 좋았을텐데' 라는 똥통에 스스로 빠진 탓을
    남에게 돌려보기도 한다. 또 한편으로는 '담배를 안 피던 시절에는 (힘들거나 짜증날 때) 어떻게 살았지?' 하는 생각도
    들기도 하지만.  

    아~ 이런 빌어먹을게이츠.
    이렇게 스트레스 줄거면 아예 담배를 만들지 말았어야지, 인간들! (어디서 억지야~! -_-)

    어쨌거나 요지는, 통똥에 빠질 때는 친구와 함께였어도 나올 때는 혼자서 나와야 한다는 것이다.
    들어갔을 때보다 훨씬 더 높아진 높이를 힘겹게 기어 오르며.
    그리고 이젠 철이 10그램 정도 들었다고, 사람 보는 눈까지 생겨서 함께 똥통에 빠질 타입인가 아닌가를 가려내어
    과거의 실수들을 줄이는 정도가 되었으니 그나마 다행인가.

    함께 통똥에 빠져 구더기들한테 살이 뜯기고 싶지 않다면, 진정한 우정이 무엇인지 안다면
    '악마의 키스'를 받고 헤롱헤롱 내 손을 잡아 끄는 이를 구하고 나 자신도 구해내자.
    옳고 바른 소리를 해서 상대방과 거리가 멀어진다 해도 나중에 원망 듣지 말고 나 자신의 양심을 속이지는 말자고.

    어쨌든, 나는 오늘도 나 자신과 타협 중이다.

    요 달콤한 똥통에서 나갈 것인가, 얼굴만 내밀고 몸은 그대로 담글 것인가, 아니면 아예 탈출할 것인가 하고.

     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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웽스북스 2008-02-22 12: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우 마지막 아이콘 최고! ^^
(나 막 이와중에 나이 계산하고 있어요 ㅋㅋㅋ)

담배를 피우는 맛이랄까, 기분이랄까, 그런게 좀 궁금하긴 해요 ^^

L.SHIN 2008-02-22 13:45   좋아요 0 | URL
ㅋㅋ '이 와중에 나이 계산하고 있어요' 라니. 글쎄, 나는 계란 한 판이라니까요, 이제.
(그런데 요즘 계란 한 판은 24개인거 아시죠, 막 이래~ ㅋㅋ)

궁금하십니까? 그렇다면 제가 맛 보여드리죠. 단, 제 폐와 맞바꾸셔야 됩니다. ㅡ_ㅡ (후)

Mephistopheles 2008-02-22 12: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악마의 키스'를 받고 헤롱헤롱 내 손을 잡아 끄는 이를 구하고 - 흠흠...전 키스를 남발하진 않습니다 에스님.

L.SHIN 2008-02-22 13:47   좋아요 0 | URL
오오,이런, 하여간 눈치 백단은~ ( -_-) 찔리는게 있는게죠~? ㅋㅋㅋ
그런데 메피장군,그렇게 키스를 남발하다 마님께 걸리면 뒷감당을 어찌라하시려구~? ㅋㅋ

전호인 2008-02-22 13: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남들은 군대에 가서 담배를 배우거나 늘었다고 하는 데 저는 군대에서 끊었습니다.
생사의 기로에 있게 되니까 끊게 되더라구요.
오늘 똥얘기가 많네요. ㅎㅎ

L.SHIN 2008-02-22 13:48   좋아요 0 | URL
그렇죠. 둘 중 하나더라구요. 군대가서 배우거나 혹은 끊거나. ㅎㅎ
하지만 끊으셨다니 백번 천번 잘하신겁니다. 자, 그런 의미에서 어서 이 철학적인 질문에 대답을 -

"담배 없을 때 무엇으로 살죠? "
 
맛있는 한자 2 - 비운의 왕자
김기정 지음, 유영승 그림 / 거북이북스 / 2007년 12월
평점 :
품절


 

    목적은 한자와 사자성어를 배우는 것이다.
    그런데 읽다 보면 역사 만화책으로 착각할 정도로 재미있게 구성했다.
    역사와 만화를 통해 한자를 가르치려고 시도한 것은, 단순히 글자만 보여주고 암기하라고 하는 것보다
    어떠한 상황에서 자연스레 나오는 - 특히 영상을 통해 전달하는 '새 단어'의 이해식 주입이 뇌의 기억 창고에
    쉽게 들어간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이라 이 일석이조의 방법을 선택한 것이라 여겨진다.

    사람은 이야기를 좋아한다.
    게다가 인간의 뇌는 글자나 숫자, 기호들보다 영화의 한 장면처럼 영상으로 이루어진 정보를 더욱 더 쉽고 빠르게
    기억한다. 처음 가는 길을 물어보았을 때 말로만 설명해 주는 것보다 약도를 그려가며 설명해주어야 더 잘 찾아가는
    것처럼 말이다. 처음 접하는 물건의 모양새를 말이나 글로만 표현했을 때보다 직접 그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더
    확실한 효과를 얻는 것처럼, 이 책은 고려의 탄생 과정을 꽤 깨끗한 그림체로 그려 한자 공부를 유도한다.

    모든 페이지가 칼라 만화인데다, '학습지에서 그린 만화는 조잡하고 유치해'의 버젼을 탈피한 - 때로는 무협만화를
    때로는 순정 만화를 보는 듯한 - 깔끔하고 만화가가 그린 것 다운 그림체라 품질 만족도도 좋다.
    주인공들의 대사 대사 사이에 한자나 사자성어가 나오면 다른 색으로 표시해주고, 하단에 부수와 총획, 쓰는 순서 등을
    보여주기도 하고 그 뜻도 남겨준다. 게다가 같은 한자를 두고 한국 발음과 중국 발음을 비교해 놓기도 하였는데,
    아쉬운 점은 중국어 성조 발음 기호를 모르는 사람은 읽기가 어려워 중국 발음 서비스가 아무 의미 없다는 것.
    게다가 언어의 발음이란 직접 듣고 따라해보지 않으면 말하거나 듣지 못하는 법.
    중국어 발음을 담은 Tape이나 CD를 서비스하던가 아니면 아예 중국어 발음을 넣지 말던가 하는 것이 더 낫지 않나 싶다.

    책의 끝 부분에는 본권에서 나온 한자들을 확인해 볼 수 있는 기회로 간단한 문답 시험지도 수록되어 있다.

    한자 공부를 목적으로 만든 책이라고는 하지만, 역사를 들어 흥미롭게 꾸민 내용이 참으로 재미 있어 그 다음권이
    궁금해지기도 하는 아이부터 어른까지 한자와 역사를 함께 공부하는데 아주 맛있게 즐길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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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침, 참치 샌드위치와 우유를 마시며 인터넷 뉴스를 보았다.

    ' 10년만에 초등학교 일제고사 부활' 이라는 제목이 눈에 띄어 클릭.

    오호, '다음 달 11일, 서울 경기지역에서 교과학습 진단평가가 일제히 일어난다'고 한다.
    (난 또...그 '일제히'가 아니고 '일제 시대의' 라는 뜻인줄 알았잖아 =_= 쯧, 그러면 10년만이 아닌데 왠 착각,..)

    다른 나라들은 21세기를 살고 있는데, 한국만 20세기에 사나보다. 아니 퇴화하나보다.

    아직도 주입식 교육제도, 등수 위주, 점수 위주, 학벌 위주가 판을 치는 이런 덜떨어진 나라를 보라~
    경제 활성화 시킨다고 하더니, 사교육 과외, 학원 등등을 늘려 취업 창출을 늘려보겠다는건가,뭔가.
    그래그래 경제 활성화 되겠네.
    늦게까지 학원 다니는 아이들 분식점, 편의점, 문방구 더 들락날락하겠고,
    학습지 출판업계 미친듯이 책 찍어내고,
    아이들 태우고 다니는 셔틀버스 운전사 아저씨 더 모집하고,
    사교육에 밀릴라 공교육에서도 특강 선생 혹은 보강 선생 더 뽑을테고,
    인터넷 동영상 강의 우후죽순으로 생겨나고~

    그리고 아이들은 인성교육/자연교육/사회교육의 부재로 점점 더 싸가지 없어질테고~
    아마 나중에 이렇게 이야기 하겠지.

    " 햇빛이 뭐야? 
      와, 이게 꽃이라는 거구나.
      응? 공부만 잘하면 돼. 그럼, 어른들이 잘해주거든.
      독서? 음악감상? 그런거 인터넷에 들어가면 읽지 않아도 듣지 않아도 내용 다 알게돼~

      어라, 난 하라는대로 뭐든지 열심히 잘했는데, 왜 나를 해고시키는거야? 저 사람은 왜 화를 내지? "

 

    에헤라 디야~ 아아~ 아름다운 미래로고~ 빌어먹을 대한민국~ 배가 산으로 가는지도 모른다네~
    후후~ 에헤~ 디야~ 에헤라~ 아싸~아싸~ 대한민국은 타임머신 필요없다네~ 우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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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phistopheles 2008-02-21 10: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결심했어요. 제 아들을 이런 무개념적인 교육시스템을 경험하게 하진 않겠다고요...

L.SHIN 2008-02-21 10:57   좋아요 0 | URL
네, 잘하셨습니다. 필요하다면 선진 문화속에서 교육을 받게 하는 것도 좋겠죠.
예전에 이런 부모가 있었잖아요. 초등학생인 자녀들 둘 데리고 학교 안 보내고 몇달씩 세계여행하며
세상을 보여주는. 그 때, 정말 멋있었다는.^^
물론, 꼭 외국으로 나간다고 훌륭한 교육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이 열악한 한국 교육계에서도 무엇이 먼저인지 잘 가르치고 키우는 멋진 부모님들이 계시니까요.
중요한 것은 부모가 정신 바짝 차려야 한다는 것입니다.

전호인 2008-02-21 11: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늘 우리아이들이 너무 불쌍하다고 생각합니다.
이 아이들을 지옥의 굴레에서 해방시키는 날이 빨리 오기만을 기다리기엔 저의 능력이 너무 부족하네요.
답답하기만 합니다.
소망교회에 가면 될까염?

Mephistopheles 2008-02-21 11:08   좋아요 0 | URL
어쩌면 소망교회 내부에도 계급 같은 것이 존재할지도 몰라요.^^ 평신도 그리고 간부신도..높으면 높을 수록 천국에 갈 확율이 높다고 하는..ㅋㅋㅋ

L.SHIN 2008-02-21 12:04   좋아요 0 | URL
멍청한 '관리'들이 잘못된 길을 가면 현명한 '국민'들이 '어른'들이 먼저 나서서 바로 잡아야 하는데
물 따라 흐르는 속빈 강넹이 마냥 늘 쓸려 다니기만 하는 어른들이 문제입니다.
유학만이 능사는 아닙니다. 주어진 환경에서 어떻게 처사하는지가 중요하죠.
'꼭 해야만 돼' 라는 스트레스가 아닌, '해보니 즐겁네' 라는 능동적인 의욕이 있다면 공부가 꼭
나쁜 것만은 아니죠. 아무리 잘 가르쳐도 소용없습니다. 스스로 하지 않으면.
그 스스로 즐길 줄 아는 법을 가르치는 것이 부모의 진정한 역할 아니겠습니까. ^^
그리고 학문보다 인성교육을 먼저 하는 것도 중요하구요.

'진정으로 자식을 사랑하고 위한다면 물고기를 잡아주지 말라. 낚시하는 법을 가르쳐라'

순오기 2008-02-21 12: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공교육이 못한다면 가정교육이 해야죠~ 어쩌겠어요.
예전엔 '인간이 먼저 되라'였는데, 요샌 그런거 필요없이 공부만 잘하면 된다니까?ㅉㅉㅉ

L.SHIN 2008-02-21 16:02   좋아요 0 | URL
그러게 말입니다..
가정에서만이라도 성인군자들의 재밌는 일화와 교훈을 알려주어야 하지 않을까 싶네요.

뽀송이 2008-02-21 15: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답답합니다.
너무 공부공부 하는게 아니다 싶으면서도 안절부절 공부에 예민해질 수 밖에 없고...
그치만 전... 애덜 초등학생때는 신나게 놀렸는데...
지금은 애덜이 나름~ 스스로 공부를 열심히 하려고하니 고맙게 생각하게 되구요.^^;;
요즘은 초등학교 애덜이 더 사교육에 시달리는 걸 보면서 할 말을 잃었어요.ㅠ.ㅠ
근데 거기다가 또 교과학습 진단평가까지!! 에구구...ㅡㅡ;;

L.SHIN 2008-02-21 16:02   좋아요 0 | URL
너무 풀어놔도 안되지만, 역시 공부란 것은 스스로 관심을 가지고 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도와주는게 1차 교육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 다음은 본인의 몫에 달린 것이죠.
아무리 책장에 다양하고 많은 책을 집어 넣는다고 한들 스스로 읽지 않으면 없는 것과 마찬가지인
지식인 것처럼, 요즘 아이들의 '배움'에는 과연 어느 정도의 깊이와 깨달음이 있는지 의문스럽습니다.

순오기 2008-02-23 08: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울서는 진단평가 안 봤나요?
광주는 예전부터 학년 올라가면 진단평가 봤어요. 그야말로 기초 수준의 진단평가라 아무도 시험이라고 생각지 않고 부담없이 보는 시험이죠.^^

L.SHIN 2008-02-23 15:17   좋아요 0 | URL
아,그렇군요. 광주는 전부터 했었군요. 아마도 이번에 한다고 하는 것은 서울.경기를 시점으로
전국구 확장한다는 뜻 같은데. 쩝..아시잖아요. 서울.경기 학부모들 극성인거. ㅡ.,ㅡ
또 얼마나 사교육이 활성할지. '나는 무슨 무슨 공부한다~ 넌 하냐?' 라고 아이들끼리 서로 우월감이나
자격지심을 갖으며 마음에 상처를 받는 일이 생길까 염려되는군요.
진정한 교육이라는 것에서 점점 멀어져가는 느낌입니다.
 

 

    지난 토요일.
    나는 혼자서 Blokus 조각을 맞추며 놀고 있었다. 2차원의 테트리스를 3차원의 세계로 끌어 내린 것 같은
    이 녀석, 테트리스와는 또 다른 게임 룰을 가지고 있어 두뇌발달에도 좋은 - 사실은 시간 떼우기 좋은 -
    쏠쏠한 재미를 주는 퍼즐 게임. (이 녀석을 입양하고 부터 바둑과 체스는 외면중 =_=...)

    바로 요 녀석~

      

 

 

 

 

 

    어쨌거나 토요일 늦은 오후의, 혼자만의 놀이 시간을 마냥 즐기고 있을 때쯤 사람들이 갑자기 쳐들어왔다. ㅡ.,ㅡ^
    나는.... 예고도 없이 사람들이 방문하는 것을 아주 싫어한다. (울컥)
    혼자만의 시간을 방해받아 안면 근육이 약간 실룩거리는건지 웃는건지 정체모를 표정을 내게 지어준 장본인은
    바로 C. 게다가 어린애들 두 명까지 !!
    블로커스 판을 주섬주섬 접고 있을 때 아이들의 눈이 반짝이는 것을 보고 말았다. 이런, 제길슨.

    " .........(잠시 침묵 후) 자...하는 법을 알려줄게. 같은 색끼리는 면이 닿으면 안돼. 모서리만 연결되어야 돼..."

    이래저래 설명을 한 다음 시작하는데, 왠걸. 8세 이하의 아이들에게는 어려운걸까.
    도무지 아그들이 집중을 안해주신다. ㅡ.,ㅡ^ 결국, 아이들의 보호자 되는 어른 두 명이 대신 달라 붙었고,
    C도 참여시켜 4명이서 판돈 1,000원에 제대로 몰입하는 바람에 머리에서 올라온 수증기로 거실은 후끈~
    3판 게임중 내가 2판승, 2,000원은 내 주머니로~ 내 시간 내준 대가로는 짭짤하지~? ㅡ_ㅡ (훗)

    S가 맛있게 한 요리로 저녁 식사를 하기 위해 다 같이 모여서 냠냠~쩝쩝.
    역시나 아그들은 밥도 안 먹고 거실과 소파 위를 뛰어 다니며 8세 이하의 정신 산만함을 여실히 보여주신다. =_=
    TV도 이 채널 저 채널 돌려달라고 귀찮게 하더니 급기야 나를 붙잡고 흔들어대기 시작~ (아, 왜-!! )
    아, 골이 흔들리누나~

    그러다 갑자기 C가 옛날에 있었던 웃긴 이야기를 밥상에 뱉어 놓았다.

    " K가 워낙에 욕을 잘하잖아. 옛날에, K의 딸이 요만했을 때 (정신 산만한 이 아그들을 가리키며 =_=) ,
      친목회 때 한 친구가 귀엽다고 머리를 쓰다듬고 안으니까 그 애가 고개를 스윽~ 돌리며 하는 말이,

      ' 이 십때끼가..' "

     일순, 모두 밥 먹다 말고 우뚝 동작그만. 

     1초...

     2초...

     .......   

    무서운 아이다........    

 

 

    분명, 그 아이는 어른이 된 지금, 그 누구도 함부로 추행 따위 못하리라 생각된다.
    그러나 아무때나 저렇게 까칠하게 굴어주시면 사회 생활은 힘들어지고 혼자가 될 수 밖에 없다. =_=

    아이들은 부모나 주변 어른들로부터 세상을 배운다. 언행, 말투, 습관 심지어 생각조차.
    아무것도 모를거라 생각하지 말라.
    아이들은 스펀지와 같아서 자신을 감싸고 있는 '정보 물'을 엄청난 속도와 양으로 흡수한다.
    그들에게는 스스로 걸러낼 거름망이 없다.
    그러므로 '왜 나를 그런 환경에서 그렇게 키웠어' 라는 원망을 듣지 않으려면 늘 공부를 하고 노력을 해야 한다.
    낳고, 먹여주고, 재워주고, 입혀준다고 해서 부모/보호자의 역할을 다 하는 것은 아니니까.

    키우는 것은 그저 자신의 피를 물려받은 2세대가 아니라, 바로 자신의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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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phistopheles 2008-02-20 12: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도 좌중을 압도하는 육두문자는 필요할 때가 꼭 있어요. 남발하면 약효떨어지고 이미지 데미지지만 말입니다.^^

L.SHIN 2008-02-20 13:31   좋아요 0 | URL
정말로 화가 날 때는 '폭력의 대신'으로 '내가 얼마나 화가 났는지' 욕으로 보여줄 필요가 있겠죠.
문제는 아무 때나 말버릇처럼 내뱉는 사람들입니다. 특히, 보고 배우는 아이들 앞에서 하는.

웽스북스 2008-02-20 14: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흐흐 나 블로커스 완전 좋아해요~

L.SHIN 2008-02-20 20:02   좋아요 0 | URL
오, 웬디님도 즐기시는군요. 저거 정말 재밌죠~^^

2008-02-20 17: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2-20 20: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2-21 03: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2-21 10: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깐따삐야 2008-02-21 01: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실은 저도 엄마의 말투를 쏘옥 빼닮았어요. 그래서 내 안에 아줌마 있다는. -_-a

L.SHIN 2008-02-21 10:12   좋아요 0 | URL
ㅋㅋ '내 안에 아줌마 있다'
그런데, 아줌마 말투란건 어떤거죠? -_-?
 

 

    우움하하하핫 !!!

    결론부터 말하자면, 처음 도전했음에도 성공 ㅡ_ㅡv
    솔직히 나는 조리법조차 몰랐다. 대충 끄적여 놓은 재료들 뿐.
    요리의 '요'자도 몰랐던 내가 지금까지 할 줄 아는 것이라곤 카레라이스 뿐이었는데,
    이로써 '할 줄 아는 요리' 목록에 한 가지 더 추가할 수 있어 기쁘다. 후후훗.

    늘 식사를 챙겨주는 분이 계시기에, 나는 배고프면 아무것도 하고 싶어하지 않는 게름뱅이 성격인데,
    허기짐을 이기고 (무려 1시간 넘게 걸려서 =_=) 음식을 만들어냈다는 것, 거기다 맛있다라는 평까지
    얻은 것은 정말 쾌거가 아니고 무어겠는가!!
    '이깟 간단한 요리 가지고 야단 법석은~' 이라고 할지 모르겠지만 '내 인생에 요리는 없을거야' 라고
    좌절하게 만든 2,3년전의 실패작 순두부찌개를 회상하면 스스로 감탄을 안할 수가 없었다궁~! (>_<)

    가끔은 남이 만든 음식을 먹고 싶다던 S에게 음식 대접을 할 수 있어서 즐거웠다. ^^
    누군가에게 무언가를 해줄 수 있다는 것은 가장 순수한 기쁨이다.

 

    자, 새콤달콤한 라면 스파게뤼 도전~!!

 

    1) 오늘의 주인공(?) 곰돌이 파스타!! 스파게뤼~엔 역시 말랑한 이 녀석이 필수 (물에 불리기 전)

       

    2) 미리 썰어놓은 노랑, 빨강 파프리카, 피망 그리고 완두콩, 옥수수, 살짝 익혀 놓은 양파 준비 완료

       

    3) 끓는 물에 7분 이상 불린 곰돌이, 후라이팬에서 살짝 녹인 치즈

       

    4) 케챱과 설탕으로 소스 만들기~ (3인분 만드는데 케챱 작은 통을 하나 다 썼다규우~ 설탕은 수저로 2스푼)

       

    5) 중간불에서 파프리카와 피망을 살짝 익혀주기~ 칙칙칙 
      (아쿵-!! 깜짝이야 =_= 물기가 있으면 기름이 튄다구!!)

       

    6) 양파, 콩, 옥수수, 곰돌이를 같이 넣어서 합체~!! (이때부터 재료들이 무거워서 젓기가 힘들어...)

       

     7) 이제 소스를 넣고 약한불에서 잘 섞어주자~ ^^ (앗, 마지막에 치즈 넣는거 잊어버리면 안돼!!)

       

    8) 따로 삶아서 찬물에 보관해둔 라면과 소스들을 잘 버무리면 자, 맛있는 스파게뤼 완성-!! *^ㅡ^*

       

                              ♧ 영양만점, 새콤달콤한 저녁 식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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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적오리 2008-02-18 22: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밥에 맛난 거 올리는 사람은 뗏찌뗏찌해야해요. 흥....

L.SHIN 2008-02-19 09:34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ㅎ 오오우~ 이런 기분이구나, 음식으로 염장을 지르는 기분이란 ㅡ_ㅡ (씨익)

Mephistopheles 2008-02-18 22: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지막사진의 모순..아니 저걸 젓가락으로 깨작꺠작 먹을려고 하셨답니까..저런 음식을 숟가락을 팍팍 퍼먹어야 합니다.

L.SHIN 2008-02-19 09:35   좋아요 0 | URL
오옷, 예리한 레이더에 걸리다니. 역시...ㅋㅋ
저도 나중에 먹고 나서 생각해보니 "포크가 아닌 젓가락으로 먹었잖아! 이게 뭐야!" 라고 뒤늦게
깨달았답니다. 그런데 아마도 면으로 '라면'을 사용해서 습관적으로 젓가락을 사용한게 아닐까 하는.
솔직히 저도 숟가락을 합세해서 냠냠 먹었드랬죠~ ㅡ_ㅡ (훗)

산사춘 2008-02-19 01: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되겠어요. 처음인데도 이런 식으로 화려하게 해주시면 요리담당 됩니다.
(심술거시기 춘)

L.SHIN 2008-02-19 09:37   좋아요 0 | URL
오홍~ 그렇다면 다음엔 담백짧짜름한 베이컨 요리 어때요? 식사 시간 딱 맞춰 올려드릴게요~
(심술 작렬 Lud ㅡ_ㅡ 훗)

웽스북스 2008-02-19 01: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곰돌이 귀여워요 흐흣

L.SHIN 2008-02-19 09:38   좋아요 0 | URL
그렇죠! 누군가는 나의 이런 어린애적 취향을 동감해줄 줄 알았다니까! (>_<)

순오기 2008-02-19 02: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직까지 우리 애들한테 한번도 안 해준 음식중에 '스파케뤼'가 들어 있어요.ㅠㅠ
나도 한번 도전해 봐?^^

L.SHIN 2008-02-19 09:39   좋아요 0 | URL
정말요? 그러고보니...우리 S도 나한테 스파게뤼 해준 적 없네...ㅡ_ㅡa
도전해보세요. 생각보다 간단하더라구요~ ^^

뽀송이 2008-02-19 08: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우^^ 멋져요.^^
근데 어째 준비해 놓은 재료들이 더 먹음직스럽다는=3=3=3
님의 요리 도전기!! 앞으로도 기대해요.^.~

L.SHIN 2008-02-19 09:40   좋아요 0 | URL
그쵸? 원래 재료들 훔쳐 먹을 때가 더 맛있는거에요.ㅋㅋ
이러다 간단한 요리 만들기 취미 들리면 어쩌죠. 전 정말 요리가 싫거든요. ( -_-)
얻어 먹는건 정말 잘할 수 있겠...;; ㅋㅋ

마노아 2008-02-19 10: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곰돌이는 뭐야요??? 아앗 진짜 맛있어 보인다. (>_<)

L.SHIN 2008-02-19 11:08   좋아요 0 | URL
그 왜...마카로니 있잖아요.ㅋㄷㅋㄷ
전 마카로니 대신 곰돌이를 넣었답니다. ^ㅡ^ Teddy Bear 라구~ 야채,맛살과 마요네즈로 버무려서
먹어도 맛있겠죠? ㅎㅎㅎㅎ 이번엔 이걸 해봐야겠당~(>_<) 아~ 진짜 재미 들릴거 같다는.

프레이야 2008-02-19 23: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곰돌이 파스타도 있군요. 저렇게 이쁜 걸 어떻게 먹어요? ^^
앙앙 루드에스표 스파게뤼~ 맛있겠어요.

L.SHIN 2008-02-20 09:27   좋아요 0 | URL
저도 이번에 재료 사면서 처음 알았답니다. 앞으로 자주 이용할 것 같다는.^^
넵~ 정말 맛있었어요. 원래는 만든 사람은 맛이 없다고 하던데 ~
케챱의 위력이죠~ ㅋㅋ

무스탕 2008-02-19 23: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여튼 저보다 백배는 훌륭하십니다.
전 도저히 새로운 음식에 도전을 못하겠어요.
늘 해먹는것도 매번 번뇌에 쌓이게 하는걸요... ㅠ.ㅠ

L.SHIN 2008-02-20 09:29   좋아요 0 | URL
아쿵~ 하지만 저는 간식류의 저런것만 자신이 있는걸요~
정작 한식은....( -_-) 정말이지 한식은 너무 어려운거 같아욤 =_=
김밥도 실패했다구요,저는. ㅋㅋ

302moon 2008-02-19 23: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만들어주세요:)
이미지 너무 예뻐요. 가져갔어요. /
저는 제가 어설프게 만든 빵을 할머니가 잘 드셔서 나름 뿌듯했다는-_-
프라이팬으로 후딱 해버려서 이미지 찍을 겨를은 없었는데,
몇 번 거듭할 적에는 찍는다는 거 까먹고-_-
저도 된장찌개, 반찬 만들기, 빵 만들기, 새로운 막무가내 요리에 재미가/
이거 은근히 홀딱 빠져들어요. 그렇죠? (웃음)

L.SHIN 2008-02-20 09:32   좋아요 0 | URL
아핫~ 이미지 가져가셨다니. 문님도 만들어 보려구요~? ^^ 맛있게 성공해서 냠냠하세요~
저는 이번 주말에는 머핀을 만들어 볼까 합니다~ 우후훗
요즘은 만들기 쉽게 이미 재료들이 믹스된 제품들이 많아서 좋아요.
기대해주세요-!! ㅡ_ㅡv

도넛공주 2008-02-20 09: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런 남자가 혼자 사는 건 아까워요.(아,밤비가 있었지) 자동으로 등록된줄 알았더니 Lud-S로 다시 즐겨찾기 해야하는군요.전 시스템에 약하단 말예요 흑흑.알려주시지.이제까지 못 와봤잖아요.

L.SHIN 2008-02-20 12:10   좋아요 0 | URL
헙.....전 남자가 아니에요. 저는 외계인이라고 전부터 누누히 말했...아니,아니,
이 말은 그냥 잊어주시고, 맞습니다. 저는 지구 한국지부 남쪽에서 살고 있는 남자(南者)입니다.
혹시 요리 잘하는 남자(男子) 지구인을 원하신다면 한 명 소개시켜 드릴까요? 쿠후훗 ㅡ_ㅡ

전호인 2008-02-20 11: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기름기가 좔좔 흐르는 것이 느끼할 것 같기도 하공.
해장한 후에 속풀기는 어려울 듯. ㅋㅋ
훌륭하십니다

L.SHIN 2008-02-20 12:14   좋아요 0 | URL
기름기 없습니다~ 저건 음식에서 나오는 천연 광택이라고 하죠. ㅡ_ㅡ (훗)
전혀 느끼하지 않아요. 케챱 한 통을 다 썼더니 새콤하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