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맛있는 한자 2 - 비운의 왕자
김기정 지음, 유영승 그림 / 거북이북스 / 2007년 12월
평점 :
품절
목적은 한자와 사자성어를 배우는 것이다.
그런데 읽다 보면 역사 만화책으로 착각할 정도로 재미있게 구성했다.
역사와 만화를 통해 한자를 가르치려고 시도한 것은, 단순히 글자만 보여주고 암기하라고 하는 것보다
어떠한 상황에서 자연스레 나오는 - 특히 영상을 통해 전달하는 '새 단어'의 이해식 주입이 뇌의 기억 창고에
쉽게 들어간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이라 이 일석이조의 방법을 선택한 것이라 여겨진다.
사람은 이야기를 좋아한다.
게다가 인간의 뇌는 글자나 숫자, 기호들보다 영화의 한 장면처럼 영상으로 이루어진 정보를 더욱 더 쉽고 빠르게
기억한다. 처음 가는 길을 물어보았을 때 말로만 설명해 주는 것보다 약도를 그려가며 설명해주어야 더 잘 찾아가는
것처럼 말이다. 처음 접하는 물건의 모양새를 말이나 글로만 표현했을 때보다 직접 그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더
확실한 효과를 얻는 것처럼, 이 책은 고려의 탄생 과정을 꽤 깨끗한 그림체로 그려 한자 공부를 유도한다.
모든 페이지가 칼라 만화인데다, '학습지에서 그린 만화는 조잡하고 유치해'의 버젼을 탈피한 - 때로는 무협만화를
때로는 순정 만화를 보는 듯한 - 깔끔하고 만화가가 그린 것 다운 그림체라 품질 만족도도 좋다.
주인공들의 대사 대사 사이에 한자나 사자성어가 나오면 다른 색으로 표시해주고, 하단에 부수와 총획, 쓰는 순서 등을
보여주기도 하고 그 뜻도 남겨준다. 게다가 같은 한자를 두고 한국 발음과 중국 발음을 비교해 놓기도 하였는데,
아쉬운 점은 중국어 성조 발음 기호를 모르는 사람은 읽기가 어려워 중국 발음 서비스가 아무 의미 없다는 것.
게다가 언어의 발음이란 직접 듣고 따라해보지 않으면 말하거나 듣지 못하는 법.
중국어 발음을 담은 Tape이나 CD를 서비스하던가 아니면 아예 중국어 발음을 넣지 말던가 하는 것이 더 낫지 않나 싶다.
책의 끝 부분에는 본권에서 나온 한자들을 확인해 볼 수 있는 기회로 간단한 문답 시험지도 수록되어 있다.
한자 공부를 목적으로 만든 책이라고는 하지만, 역사를 들어 흥미롭게 꾸민 내용이 참으로 재미 있어 그 다음권이
궁금해지기도 하는 아이부터 어른까지 한자와 역사를 함께 공부하는데 아주 맛있게 즐길 수 있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