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토요일.
    나는 혼자서 Blokus 조각을 맞추며 놀고 있었다. 2차원의 테트리스를 3차원의 세계로 끌어 내린 것 같은
    이 녀석, 테트리스와는 또 다른 게임 룰을 가지고 있어 두뇌발달에도 좋은 - 사실은 시간 떼우기 좋은 -
    쏠쏠한 재미를 주는 퍼즐 게임. (이 녀석을 입양하고 부터 바둑과 체스는 외면중 =_=...)

    바로 요 녀석~

      

 

 

 

 

 

    어쨌거나 토요일 늦은 오후의, 혼자만의 놀이 시간을 마냥 즐기고 있을 때쯤 사람들이 갑자기 쳐들어왔다. ㅡ.,ㅡ^
    나는.... 예고도 없이 사람들이 방문하는 것을 아주 싫어한다. (울컥)
    혼자만의 시간을 방해받아 안면 근육이 약간 실룩거리는건지 웃는건지 정체모를 표정을 내게 지어준 장본인은
    바로 C. 게다가 어린애들 두 명까지 !!
    블로커스 판을 주섬주섬 접고 있을 때 아이들의 눈이 반짝이는 것을 보고 말았다. 이런, 제길슨.

    " .........(잠시 침묵 후) 자...하는 법을 알려줄게. 같은 색끼리는 면이 닿으면 안돼. 모서리만 연결되어야 돼..."

    이래저래 설명을 한 다음 시작하는데, 왠걸. 8세 이하의 아이들에게는 어려운걸까.
    도무지 아그들이 집중을 안해주신다. ㅡ.,ㅡ^ 결국, 아이들의 보호자 되는 어른 두 명이 대신 달라 붙었고,
    C도 참여시켜 4명이서 판돈 1,000원에 제대로 몰입하는 바람에 머리에서 올라온 수증기로 거실은 후끈~
    3판 게임중 내가 2판승, 2,000원은 내 주머니로~ 내 시간 내준 대가로는 짭짤하지~? ㅡ_ㅡ (훗)

    S가 맛있게 한 요리로 저녁 식사를 하기 위해 다 같이 모여서 냠냠~쩝쩝.
    역시나 아그들은 밥도 안 먹고 거실과 소파 위를 뛰어 다니며 8세 이하의 정신 산만함을 여실히 보여주신다. =_=
    TV도 이 채널 저 채널 돌려달라고 귀찮게 하더니 급기야 나를 붙잡고 흔들어대기 시작~ (아, 왜-!! )
    아, 골이 흔들리누나~

    그러다 갑자기 C가 옛날에 있었던 웃긴 이야기를 밥상에 뱉어 놓았다.

    " K가 워낙에 욕을 잘하잖아. 옛날에, K의 딸이 요만했을 때 (정신 산만한 이 아그들을 가리키며 =_=) ,
      친목회 때 한 친구가 귀엽다고 머리를 쓰다듬고 안으니까 그 애가 고개를 스윽~ 돌리며 하는 말이,

      ' 이 십때끼가..' "

     일순, 모두 밥 먹다 말고 우뚝 동작그만. 

     1초...

     2초...

     .......   

    무서운 아이다........    

 

 

    분명, 그 아이는 어른이 된 지금, 그 누구도 함부로 추행 따위 못하리라 생각된다.
    그러나 아무때나 저렇게 까칠하게 굴어주시면 사회 생활은 힘들어지고 혼자가 될 수 밖에 없다. =_=

    아이들은 부모나 주변 어른들로부터 세상을 배운다. 언행, 말투, 습관 심지어 생각조차.
    아무것도 모를거라 생각하지 말라.
    아이들은 스펀지와 같아서 자신을 감싸고 있는 '정보 물'을 엄청난 속도와 양으로 흡수한다.
    그들에게는 스스로 걸러낼 거름망이 없다.
    그러므로 '왜 나를 그런 환경에서 그렇게 키웠어' 라는 원망을 듣지 않으려면 늘 공부를 하고 노력을 해야 한다.
    낳고, 먹여주고, 재워주고, 입혀준다고 해서 부모/보호자의 역할을 다 하는 것은 아니니까.

    키우는 것은 그저 자신의 피를 물려받은 2세대가 아니라, 바로 자신의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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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phistopheles 2008-02-20 12: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도 좌중을 압도하는 육두문자는 필요할 때가 꼭 있어요. 남발하면 약효떨어지고 이미지 데미지지만 말입니다.^^

L.SHIN 2008-02-20 13:31   좋아요 0 | URL
정말로 화가 날 때는 '폭력의 대신'으로 '내가 얼마나 화가 났는지' 욕으로 보여줄 필요가 있겠죠.
문제는 아무 때나 말버릇처럼 내뱉는 사람들입니다. 특히, 보고 배우는 아이들 앞에서 하는.

웽스북스 2008-02-20 14: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흐흐 나 블로커스 완전 좋아해요~

L.SHIN 2008-02-20 20:02   좋아요 0 | URL
오, 웬디님도 즐기시는군요. 저거 정말 재밌죠~^^

2008-02-20 17: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2-20 20: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2-21 03: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2-21 10: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깐따삐야 2008-02-21 01: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실은 저도 엄마의 말투를 쏘옥 빼닮았어요. 그래서 내 안에 아줌마 있다는. -_-a

L.SHIN 2008-02-21 10:12   좋아요 0 | URL
ㅋㅋ '내 안에 아줌마 있다'
그런데, 아줌마 말투란건 어떤거죠?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