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림’이라는 출판사에서 나온 책을 한 권 얻었습니다.




그런데 이 책 뒤표지에는 이렇게 적혀 있습니다.



주식회사主式會社 ‘드림’은 어디에도 등록되지 않은 유령 회사입니다.
그래도 좋은 책을 골라서 출판합니다.
‘드림’이 내는 책은 돈 받고 팔지 않습니다.
달라고 하시는 분에게만 거저 드립니다.
전화 043-854-1949나 인터넷 카페(
http://cafe.daum.net/DreemtheLORDSGame)로
문의하시면 ‘주식회사 드림’에 대하여 좀더 자세히 아실 수 있습니다.

유령 회사라니. ^^ 그리고 책을 팔지 않고 달라는 사람에게 거저 준다니.
아아, 회사 이름 ‘드림’이란 책을 ‘드린다’는 뜻이군요.
저 ‘주식회사’의 한자를 보세요.
일반적인 주식회사(株式會社)가 아니라 主式會社입니다.

책표지의 앞날개 안쪽을 볼까요.



별 볼일 없는 집안에서 태어나
별 볼일 없는 생활을 하면서 환갑 진갑 다 지났지만
그렇다고 해서 살아온 인생을 후회하거나 부끄럽게 여기지는 않는다, 는
사실이 오히려 약간 대견스럽다
! 아, ‘이 아무개’ 선생님을 막 사랑하고 싶어집니다!

책제목이 <삶과 죽음에 관한 매일 묵상>이라 해서, 그냥 그런 종교 서적인가 하고
생각했는데, 옮긴이 소개 글이 사랑스러워 책장을 넘겨보았습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모습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별 중요하지도 않은 일들을 이른바 ‘책임’이란 이름으로 얼마나 많이 쌓아두고 있는지...

이 책, 읽어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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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g 2006-02-19 19: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읽어보고 싶어져서 주문했어요 ^^

숨은아이 2006-02-19 19: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읽어보고 싶어지시다니, 왠지 고마워라. ^^

라주미힌 2006-02-19 20: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호.. 재미있는 드림이네요.. Dream 일수도.

瑚璉 2006-02-19 22: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미 읽어보셨겠지만 게으름에 대해서는 임어당의 좋은 글이 있습니다요.

숨은아이 2006-02-20 09: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라주미힌님/그렇지요? ^^
호리건곤님/임어당 것은 사놓고 아직 안 읽었어요. ^^ 이 책과는 또 다른 느낌이겠지요.

숨은아이 2006-02-21 10: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더 읽어봐야 알겠지만, 책임을 놓아버리라는 게 아니라, 책임이라고 붙들고 있는 것이 진짜 책임져야 할 일인지 가만 들여다보라는 뜻 아닐까요.

반딧불,, 2006-02-22 22: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대단하군요.
근데 출판비랑은 어찌 충당하시는지 걱정이..

숨은아이 2006-02-23 11: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게 말입니당... 정가가 없는 "풍경소리"라는 잡지도 있어요. 책값을 내고 싶은 사람은 내고, 여유 없는 사람은 공짜로 받고... 풍경소리 사진도 한번 찍어 올려야지.
 

군불은 방을 덥게 하려고 때는 불이고, 각불은 아궁이마다 따로 때는 불을 뜻하는데, 각불을 땐다는 것은 각살림, 즉 살림을 따로 차린 것을 의미한다.

오늘 [재미나는 우리말 도사리]에서 본 구절이다.

군불의 ‘군-’은 군입, 군것질, 군식구 같은 말에서처럼
뭔가 본디 것에 덧붙은 것, 중요하지 않은 것을 뜻한다.
예전엔 땔감이 귀해 밥 지을 때나 아궁이에 불을 때고, 그 불로 방을 데웠을 것이다.
귀한 손님이 왔을 때에나 오로지 방을 데울 목적으로 불을 땠겠지.
그러니 ‘군불’이라 한 게 아닐까.
부잣집에서는 방이 여럿이라 평소에도 군불을 땠겠지만.
그러나 아궁이가 기껏 하나씩 있는 서민 집에선
아궁이 여럿을 두고 따로 불을 땔 일이 없었겠지.
그러니 식구가 분가해서 새로 아궁이를 마련했을 때에야 “각불을 땐다”고 했나 보다.
하긴 요즘에도 집이 아무리 커도 대개 가스레인지는 하나뿐이잖아.
(하나 있는 가스레인지의 불구멍은 네 개씩 되기도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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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6-02-16 14: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각자의 각인가보네...

숨은아이 2006-02-16 14: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용. 각자, 각각 할 때의 각.

글샘 2006-02-16 14: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各의 뜻은, 각각 각 자랍니다. ㅎㅎㅎ 각각 각

숨은아이 2006-02-16 19: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 재미있어요.

산사춘 2006-02-16 22: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라딘 올드앤뉴~
변방 알라디너 춘양은 이 말을 이럴 때 사용합니다.
"이 쉑휘야, 너 계속 이럴 거면 우리 각불 때자, 각불 때!"

숨은아이 2006-02-17 11: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산사춘님, 응용 점수 100점!
 

말 타면 경마 잡히고 싶다”는 속담이 있다.
지금까지 이 속담의 의미를 정확히 이해하지 못했다.
말 타면 경마 잡히고 싶다니, 경마장에 내보내 돈을 벌고 싶어진다는 뜻인가?
그런데 여기서 말하는 경마는 말을 경주시키는 도박인 경마(競馬)가 아니라,
남이 탄 말을 몰기 위하여 잡는 고삐”라고 한다.

그러니 “경마 잡히고 싶다”는 말은,
경마를 잡고 자기 말을 이끌어줄 시종을 부리고 싶다는 뜻이다.
높아지고 싶고, 편해지고 싶으면 끝이 없다는 뜻인 셈.

[재미나는 우리말 도사리]를 읽고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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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클 2006-02-15 14: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차 사면 기사 두고 싶다? ^^

물만두 2006-02-15 14: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경마한다는 줄 알았음 ㅡ..ㅡ

숨은아이 2006-02-15 16: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야클님/바로 그거여요! ^^b
만두 언니/ㅎㅎ 저도요.

딸기 2006-02-15 21: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경마잡히는 것이 아니라 견마, 말을 끌게 하는 거 말하는 거래요.
'말 타면 견마잡히고 싶다'가 맞는 표기. :)

숨은아이 2006-02-15 21: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딸기님/아, 그럴지도 모르겠네요. 하지만 국어사전에 "경마"라는 단어가 있는걸요. "남이 탄 말을 몰기 위하여 잡는 고삐"라는 뜻으로. 견마에서 온 말인데, 우리말로 굳어졌나 봐요.

숨은아이 2006-02-16 19: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능청스럽게 수다를 떠는 걸 "너스레를 떤다"고들 말한다.
그런데 너스레에는 “수다스럽게 떠벌려 늘어놓는 말이나 짓(표준국어대사전) 외에,
흙구덩이나 그릇의 아가리 또는 바닥에 이리저리 걸쳐놓아서 
그 위에 놓는 물건이 빠지거나 바닥에 닿지 않게 하는 막대기
(표준국어대사전, 재미나는 우리말 도사리)
라는 뜻도 있다.

원래 구덩이나 그릇의 아가리에 걸쳐놓는 막대기인 너스레를 “떠는” 것이
어떻게 수다스럽게 떠벌린다는 의미가 되었을까?
모르긴 하지만, 이 설명을 읽으니
넉살 좋은 장사꾼 한 사람이
장바닥에 그릇들을 한가득 벌려놓고 차곡차곡 쌓으면서,
가끔 손에 든 너스레를 떨어 가며
이웃 장꾼들이며 지나가던 이들과 우스갯소리 섞어
대거리하는 풍경이 삼삼하게 떠오른다.

(위에 “넉살”이라고 쓰고 보니, 너스레와 어감이 비슷하다.
“넉살”을 좀 헐렁하게 발음한 느낌이랄까. 그래서 그렇게 쓰이게 되었을까?)

[재미나는 우리말 도사리]를 읽고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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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06-02-15 13: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너스레를 잘 떠는 편인데 ^^

mong 2006-02-15 14: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삼삼한 풍경이 더 좋은데요 ^^

물만두 2006-02-15 14: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들입다의 충격에 우리말 공부가 필요함을 깨달음 - 너스레 떰^^

숨은아이 2006-02-15 14: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늘바람님/저는 영 그런 재주가 없어서요. 유머 감각이 모자란가 봐요. ㅠ.ㅠ
몽님/메밀꽃도 생각나지 않으세요? 히힛.
만두 언니/들입다의 충격? 그게 뭐래요? o.o

물만두 2006-02-15 19: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제 티비에서 나온 말인데 난 드립다로 알고 있었다는 ㅠ.ㅠ;;;

숨은아이 2006-02-15 20: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디립따"가 아니란 거 안 지 얼마 안 돼요. 호호호.
 

개 밥  도둑
툭하게 생긴 코를 이르는 말 → 하늘 밥  도둑

오늘 [속담사전]에서 본 말인데,
왜 툭하게 생긴, 곧 뭉툭한 코를 ‘개 밥도둑’이나 ‘하늘 밥도둑’이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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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6-02-14 14: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숨은아이 2006-02-14 16: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국어사전에는 그렇게 나오는데, 속담사전에는 또 이렇게 나오더라구요. 그래서 더욱 모르겠어요.

실비 2006-02-14 21: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특이하네요... 그데 저거 하늘밥도둑이라.. 이해가 힘든것 같아요.^^;;

로드무비 2006-02-14 21: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식당 이름으로 '하늘 밥도둑' 괜찮을 것 같지 않아요?^^

숨은아이 2006-02-15 09: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실비님/뭔가 재미있는 사연이 숨어 있을 것 같은데 말이죠. ^^
로드무비님/오호!

산사춘 2006-02-16 22: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개밥그릇에 코박고 쳐먹는 모습에서 나온 게 아닐까요?
울집 식탐 강아지들이 남밥 훔쳐먹을 때 그리 하지요.

숨은아이 2006-02-17 11: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산사춘님 의견에 한 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