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번째 사진은 11.15. 농민대회에 나타난 국가의 폭력집단이다..아랫 사진은 그 이후 사진이다..(오마이뉴스 권우성 기자가 찍은 것입니다)

얼른 봐도 달라진 것이 있다..바로 1001..이라는 숫자가 방패에서 사라졌다..저들의 방패는 경찰서에 배속된 의경들의 것과 다르다.. 재질도 다를 뿐 아니라 크기도 다르다..물론 보이는 것처럼 색깔도 딱 저 색깔이다..노란빛이 조금 나는 방패집단이 빠지고 저 색깔이 나타나는 순간 난 오싹함을 느낀다..오늘도 누군가는 다치겠구나..그 예상은 빗나간 적이 많지 않은 것 같다..

꼭 1년전 12월 국회 앞에서 만난 저 숫자를 가진 무리 중 하나가 기억난다..어떤 여성의 방송 소리에 대고 맞고함치던..저런 빨갱이같은 년..다 죽여버려야 해..그러면서 옆에 있는 또래애와 히죽거린다..내가 그를 보고 함부로 말하지 말라고 한마디 했다.. (난 욕을 잘 못한다..투덜 투덜..씩씩..정도가 보통이다..) 내가 노려보자, 그가 나를 보더니 한마디 한다..야 이새끼야 뭘 봐 ? 난 기가 막혀 그를 계속 노려보았고 그는 곧 내 눈길을 피했다..그 집단 속에서 아무도 그의 말을 제지하지 않는다..그들을 데리고 다니는 직업경찰들도 말이다.. 

자기가 생각해도 너무했나 싶었던 걸까 ? 아니면 귀찮아서 ? 아니면 방패로 패버리면 된다고 생각해서 ? 군대 간 셈치고 의경을 지원했다가 그리 되니 짜증이 난 걸까 ? 아님 원래 그런 애일까 ? 이제 겨우 20살이나 되었을까 ? 도대체 어떤 것이 그를 그렇게 만들었을까 ? 그냥 히죽거리며 아무말이나 내뱉으며 그러나 곧 눈길을 피해버리는 그를..

(시위대 잘못이냐, 국가의 폭력집단 잘못이냐는 어느 한 장면만을 떼어놓고 벌이는 논쟁은 어떤 문제 해결에도 도움을 주지 않는다..왜냐하면 논쟁의 진짜 당사자, 즉 국가의 폭력집단의 존재를 강력히 지지하는 당사자가 그 논쟁에 나서지 않기 때문이다..즉 여기서 너희는 안 그러냐는 말 따위는 하지 말란 말이다. 그럼에도 이 의문만은 답을 듣자. 시위대도 잘못했다. 그래서 형사처벌 수없이 받았는데, 왜 저 집단은 못된 짓을 해도 형사처벌을 받지 않지 ? ) 

어느 사회든 지배집단을 위한 폭력집단은 존재해 왔다..현재 사회가 가진 모순을 극복하는 사회가 오더라도 존재할 것같다..그러나 난 그런 집단은 없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언젠가는.. 

참, 오늘 할 얘기는 그게 아니구나..어제 난 광화문에 다녀왔다..

농민들이 계속 스스로 목숨을 끊고 저 폭력집단에 의해 타살되었다는 정황이 있는데도, 그에 대해서는 침묵하면서, 어느 농촌에 찾아가 밥을 먹다가 각시를 보고는 '밥 맛있죠, 참 맛있네'를 되뇌이는 그 사람에게 화가 나서다..농민 시위가 있을까봐 공식 초청 행사에는 가지 않더만(전남), 농사는 우리가 지을 테니 판로를 책임져달라는 우렁찬 목소리를 들으니(경남) 기분이 좋더나 ? 그래 맛있드나 ? 겁나게 맛있드나 ? 피디수첩의 내용을 보니 짜증난다는 댓글 달 여유는 있는데, 농민 시위에 설쳐대는 저 집단의 행동 - 이 추운 겨울날 시위대를 향해 물대포를 쏴대며 설쳐대는 - 에는 짜증낼 여유는 없드나 ? 

(어제 경찰 간부인 듯한 자는 전화기에 시위 현황을 전하며 웃고 지랄이다..(아는 사람이 나타나자 그에게) 그렇게(시위대가 밀고 나오게) 될 줄 몰랐어 ? 하하..우린 책임없어..하하..이 추운날 물대포를 맞고 서있는 사람들에 대한 얘기는, 하다못해 지네들 편이라고 저기에 서있는 무리들에 대한 얘기도..한마디도 없다..) 

교보문고 쪽을 돌아 지나가다 방패를 들고 서 있는 무리들을 보았다. 방패에 적힌 숫자가 지워져있다. 들여다보니 1005다...사진을 찍고 싶었으나 사진기를 집에 두고 왔다..그런데 마침 오늘 인터넷을 보니 비슷한 사진을 찾을 수가 있었다.

왜 지웠을까 ? 시민단체 등 집회 주최자가 국가의 폭력집단의 행태를 비판하고 나서면 자랑스럽고 자랑스러운 기동대라며서 시위진압 연습 장면 등을 보여 주면서 낄낄대던 여유 ? 마저 보여주던 그들이..자기 부대 상징 숫자를 과감히 지워버리다니..끌끌..저 뒤에 숨어버린 자들의 주구에 불과하다는 것까지에는 생각이 미치지 못하더라도 방패에 적힌 숫자 지우는 것으로 자기 정체를 숨기며 질기게 살아남아 보겠다는 것인가 ?


 
 


  • 마주보며말하기 2005.12.05 12:20:04

    어쩔 수 없이 싸우더라도 절대 감정으로 대하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하며, 따라서 난 적어도 대응 불능 상태인 경우에는 그들에 대한 어떤 위해도 막으려고 했다..그런데 저 1001, 1002 등등에게까지 그래야 하나하는 생각이 들 때가 많다..저들에게 우리는 직접적인 타격 대상일 뿐이라면...


댓글(8)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숨은아이 2005-12-05 21: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001, 1002 등 100으로 시작되는 전경 부대는 서울경찰청 직속 시위 진압 전담 부대라고 한다. "폭력 과잉 진압"으로 문제를 일으키는 건 모두 이들 부대의 짓이라고 한다.

울보 2005-12-05 21: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 마음이 아파요,,조선인님 페이퍼보고마음이 아팠는데,,
뉴스를 보다가도 마음이 아파요 아이들이 물어보면 무엇이라고 말을 해야하나요,,
파란여우님이 요즘 뜸한것도 속이 상하고요,,

라주미힌 2005-12-05 21: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 신경질나... ㅡ..ㅡ;
왜 끝까지 징병제를 고집하는지 알만하죠...

비로그인 2005-12-05 22: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 저 1001...
맞아봤습니다. 이미 오래전 일이지만... 2000년, 아 그 때도 농민대회 때였군요. 대오 한 가운데를 싹둑 잘라먹더니 그 때부턴 마구잡이 폭력이었지요. 심한 욕설과 함께... 제 분에 못이겨 마구 휘두르는 듯. 가만히 서 있다가 왜 맞는지도 모르고 맞았지요. 왜 도망가야 하는건지도 모르고 도망갔고... 허리에 가서 생긴 방패에 찍힌 자국, 곤봉에 맞은 자국이 두달 넘게 지속되더군요. 한동안 걷는 게 힘들었던...
그러면서도 한 편으로는 불쌍하더군요. 폭력성을 자연스레 습득하는 대다수의 남성들. 아마도 그들에겐 그 행위가 정상이었겠지요. 몇 명을 두드려 팼는지가 자신의 능력을 드러내는 일종의 무용담일테고요.

숨은아이 2005-12-06 14: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울보님/네... 전 그날 편하게 방안에서 일하고 있었는데... 참...
라주미힌님/음, 그게 그렇게 이야기가 되나요.
여대생님/헉. 허리를 방패에 찍혔다고요. 으아... 안 다친 게 다행입니다.

로드무비 2005-12-06 18: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랜만에 올리신 옆지기님 글이죠?
밥 맛있네, 했다는 사람이 누군지 궁금.
아이, 정말 이렇게 추운데 고생하시는 분들......

산사춘 2005-12-06 20: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직도 현실인데 과거 얘기라 우기는 소리들이 들려요.
숨은아이님 덕에 저 자신도 다시 반성해 봅니다.

숨은아이 2005-12-07 12: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드무비님/그게 말이죠, 무슨 쌀 판매 촉진을 위한 박람회 같은 데였는데, 대통령이 부인과 같이 거기 방문해서 반찬도 없이 밥 한 그릇을 뚝딱 해치우며 맛있다고 몇 번씩 말했다고 뉴스에 나왔죠. 그 얘기여요. 맛있는 밥 맛있게 먹는 거야 뭐라 하겠나요. 그런데 그 다음 화면에 행사 관계자가 "쌀은 우리에게 맡겨주십시오!" 하고 큰소리치니 대통령이 "믿겠습니다." 말하던 게 저는 더 기막히더라구요. 누가 누구한테 믿고 맡긴다는 건지... 대통령은 손놓고 있고, 농촌에서 몸부림치면 뭐가 다 된다는 건지...
산사춘님/예, 저도... 공감 감사!
 

초등학교 때는 교과서를 받으면 달력 종이로 표지를 쌌다.
천성이 게으르고 무심한지라, 아마 어떤 정성이 있어서가 아니라
남들이 하니까, 그리고 언니가 싸주니까 그냥 싸주는 대로 받았던 것 같다.
왜냐하면 중학교 이후에는 책의 겉장을 싸본 적이 한 번도 없기 때문이다.
책이든 옷이든 낡으면 낡는 대로 해지면 해지는 대로 그냥 둔다.
(나는 뭐든지 잘 소멸되는 게 좋은 모양이다.
명함도 반들반들하고 질긴 것보다는 잘 찢어지는 게 좋다.
어차피 나중에는 버릴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래서 내 손에 들어오는 만년필, 전화기, 사진기는 다 수명이 짧아지나? -_-; )
아무튼, 그래도 책을 잘 싸서 보시는 분들을 보면 부러운데,
그렇게 책을 아끼는 마음도 부럽고 손수 책을 싸는 정성도 부럽고,
특히 가을산님처럼 직접 책싸개(책커버)를 만드시는 분은
그 세심함과 손재주가 매우매우 부럽다.

그런데 오늘 [좋은 문장을 쓰기 위한 우리말 풀이사전]을 보고 알았다.
흔히 책싸개, 책커버라고 하는 그것에 사실은 "책가위"란 당당한 이름이 있다는 것을!


책-가위
(冊--)
[-까-]
「명」「1」책의 겉장이 상하지 아니하게 종이, 비닐, 헝겊 따위로 덧씌우는 일. 또는 그런 물건. ≒가의01(加衣)˙책가의˙책갑01(冊甲)˙책의〔2〕. ¶책가위를 씌우다/이 책은 많은 사람의 손을 거쳤는지 책가위마저 반들반들했다. (표준국어대사전)


비슷한 말에 가의, 책가의가 있는 것으로 보아, 아마 "책에 입힌 옷"이란 뜻으로
책가의(冊加衣)라 했는데, 그 발음이 변해 "책가위"가 되었나 보다.


댓글(11)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아영엄마 2005-11-30 13: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또 가위라는 제목이 붙었길래 책을 너무 많이 사셔서 책에 깔리는 꿈처럼 가위 눌리신 줄 알았어요. ^^;; 저런 단어도 있었군요.

숨은아이 2005-11-30 12: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하, 책에 깔리는 꿈이요? 으... 무겁고 아프겠군요. ^^

숨은아이 2005-11-30 14: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오, 어릴 때 많이 들으셨다고요. *.*

숨은아이 2005-11-30 16: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시 어른들의 어휘력이 더 뛰어나시단 말야...

산사춘 2005-12-02 00: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휘들이 점점 단순화되고 줄어드는 듯 해요. 제가 할 수 있는 욕도 많은 줄 알았는데 고작 몇개단어 돌려쓰고 있더라구요. (왜 항상 딴소리더냐...)

2005-12-02 00: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내가없는 이 안 2005-12-02 04: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역시 빛나는 숨은아이님의 페이퍼. 제가 이 카테고리 좋아하잖아요. 그런데 이주의 마이리뷰어가 되셨던데요. 방금 리뷰도 읽고 왔어요. 축하드려요. 좋은 책 알았어요. 숨은아이님, 겨울 따듯하게 보내세요!

숨은아이 2005-12-02 11: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산사춘님/에, 욕 사전 혹시 발견하면 알려드릴게요. =ㅂ=
속삭이신 님/그 말씀은 정답이라는 뜻으로 들리는데요? ㅎㅎ 아니에요. 전 아무것도 몰라요.
이안님/제가 이안님 칭찬 무지 좋아하거든요? ^^ 이안님도 겨울 따뜻하게...

2005-12-03 12: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하늘바람 2005-12-08 21: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가위가 그런 뜻이었군요.

숨은아이 2005-12-08 22: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늘바람님 반갑습니다. ^^
 

흔히 "그라데이션"이라고 하는 것을 우리말로 바림이라 한다는 건 알고 있었다.
gradation(영어 발음에 맞게 쓰자면 그레이데이션인데)은
그림이나 사진 따위의 색조를 한쪽은 진하게, 그 옆으로 갈수록 점점 옅게 하는 기법인데,
출판 디자인 분야에서도 자주 쓰이는 용어다.
일하다가 그라데이션이라는 말에 익숙해졌는데,
그런 기법은 전통 수묵화나 염색에도 널리 쓰이기 때문에
당연히 그것을 표현하는 우리말이 이미 있었음을 알고는
별 생각 없이 관용적인 표현을 받아들인 나 자신에 대해 충격을 받았다.
하긴 그뿐인가. 도비라, 하시라, 하리꼬미, 오시 등 이른바 출판 관계 "전문 용어"들이
다 그렇다. 그 말들은 이미 속표지, 기둥, 터잡기, 금긋기로 바꿔 쓸 수 있건만
(다만 하시라를 기둥이라고 바꿔 쓰는 건 곤란하다. 국립국어원에서
하시라를 기둥이라 순화했는데, 그게 건축에서도 쓰이는 말인 모양이다.
하지만 출판에서 하시라란 책의 쪽수를 매긴 숫자 부분
  흔히 그 숫자 옆에
책제목이나 장제목 따위를 나란히 인쇄한다  을 말하는데,
"기둥"이란 말을 듣고 누가 그것인 줄 알까. 차라리 "쪽수란" 정도로 바꾸는 게 어떨지.)
일할 때 입에 붙은 대로 쉽게 도비라니 하시라니 하고 말해버린다.
이른바 "전문 용어"가 쉽사리 고쳐지지 않는 건,
그 말을 알고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사람이 그렇지 못한 사람에 대해
차별의식을 품고 있기 때문 아닐까.
처음 들으면 무슨 말인지 모를 말을 자유자재로 구사한다는 우월감 같은 거.
참나, 얼마나 자랑할 게 없으면 그런 걸로 우월감을 느끼나.

아무튼 "바림"이란 말은, 참 오묘하다. 그냥 들어도 대충 감이 오는 말 아닌가.
색을 점점 엷게 하는 것을 바림이라 하고,
"그림을 그리는 바탕에 물기를 먹여 눅눅하게 한 다음 색을 칠해
짙은 색으로부터 점점 연하게 퍼지
"도록 하는 방법은 피우기라고 한단다.
연기가 피어오르듯 색이 점점 번져가는 것이다.

[좋은 문장을 쓰기 위한 우리말 풀이사전]을 보고 쓴다.


댓글(18)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숨은아이 2005-11-29 11: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주 내내 침묵 모드여야 하는데;;

2005-11-29 11: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숨은아이 2005-11-29 12: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삭이신 님/별일은 아니고요, 질질 끄는 일이 있어서, 서재에는 얼씬도 않고 일해야 한다는 뜻이어요. ^^;

물만두 2005-11-29 12: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프다며~ 일하고 감기 나으셈~ 용어는 법률용어가 제일 시급하지 싶네 ㅠ.ㅠ;;;

마늘빵 2005-11-29 12: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람피우기로 잘못봤다는... 죄송. ㅡㅡa

숨은아이 2005-11-29 12: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만두 언니/이제 거의 다 나았어요. 고마워요. 법률용어도 많이 바꿔놓았다네요. 잘 안 써서 그렇지... -_-
아프락사스님/글 올리고 나서 저도 그 생각 했어요. ㅎㅎ

글샘 2005-11-29 12: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도비라 같은 건, 속표지로 쉽게 바꿀 수 있는 말인데도... 뭔가 전문가 의식이 발동하는 모양입니다.(도비라는 원래 장지문이란 일본어인데 ㅋㅋㅋ)
하시라 같은 것은 사실 좀 그렇죠.(책기둥이라 하기도 그렇고, 쪽기둥도 좀 그렇고... 일본책처럼 세로쓰기로 된 책에선 하시라가 맞는데, 우리 책에선 하시라가 아니고 대들보처럼 쓰이거든요. 가로로... 쉽지 않은 일입니다. 우리말 살리기도...)

호랑녀 2005-11-29 12: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글샘님... 그래서 하시라 라고 하는구나. 그게 왜 기둥 이라는 말의 하시라일지 궁금했어요.
바림... 피우기... 그런 뜻이로군요. 알겠습니다 ^^

어룸 2005-11-29 13: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핫!!! 저만 잘못읽은게 아녔군요!! 아프락사스님, 부비부비~~>ㅂ<
암튼 앞으로는 '바림'이라고 꼬옥 써야겠어요!! 음!!

라주미힌 2005-11-29 13: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 마음에서 나오는 거라 생각되요..
바람 피우기... ㅎㅎ.

줄리 2005-11-29 14: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좋은 말들 배우고 가요. 바림, 피우기 말예요.
근데 사실 저두 바람피우기? 이러면서 페이퍼 눌렀어요. 아는대로만 보인다잖아요.
그런데 바람피우기 란 말도 생각해보니 참 그럴듯한 말 같아요.

숨은아이 2005-11-29 14: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샘님/아, 그렇군요. 도비라는 장지문, 하시라는 기둥... 다 건축 요소에서 따온 말이네요. 그러니까 장지문을 열면 기둥이 보이겠군요. ^^
호랑녀님/글샘님 덕분에 저도 알았습니다. 근데 요즘은 쪽수 보이는 위치가 다양해서 위아래 가로로만 놓지 않고 양 가장자리 중간에 놓기도 하고, 심지어는 책을 묶는 안쪽에 놓기도 하더군요. 디자이너를이 자꾸 새로운 시도를 하는데, 사실 안쪽에 놓는 건 안 좋아요. 책을 넘기며 쪽수를 확인해야 하는데 안쪽에 숨어 있으니 원...
투풀님/ㅎㅎ 바림이란 말은 꼭 써주시기야요!
라주미힌님/흠, 그럼 라주미힌님은 어케 읽으셨을까? ㅎㅎ
줄리님/오, 줄리님 오랜만에 오셨네요! 폴짝폴짝.

숨은아이 2005-11-29 14: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시 줄리님/그것도 그렇네요. 왜 하필 "바람'을 "피운다"고 했을까? 바깥 바람의 냄새를 솔솔 피운다는 뜻일까? 뭔가 내력이 있을 텐데, 그죠?

깍두기 2005-11-29 14: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림, 너무 맘에 드는 말이네요.
피우기도.
우리말은 아름다워.

panda78 2005-11-29 18: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림이라... 정말 이쁩니다. ^^ 그라데이션은 꽤 많이 쓰는 말인데, 이렇게 이쁜 우리말이 있었다니.

숨은아이 2005-11-29 21: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깍두기님/깍두기님은 더 아름다워요.
판다님/그러게요 그러게요.
따우님/글쿤요. ´_`"의사소통"을 중요시 여긴다면 그렇지 않을 텐데... 근데 "전문 용어"의 경우는, 한번 배운 말을 (같이 일할 사람들끼리는 다 통하는데) 굳이 고쳐서 말하려면 줄곧 신경 써서 노력해야 하기 때문에 어려운 일이기도 하지요.

superfrog 2005-11-30 11: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라데이션도 있잖아요. 보카시..ㅎㅎ
그래도 '대지바리'하던 시절보다는 일본어에서 온 용어들이 많이 줄긴 줄었어요.

숨은아이 2005-11-30 11: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금붕어님/아, 보카시가 그라데이션이었나요? ^^ 매킨토시를 이용하는 디자이너에게 편집 작업의 일부가 넘어가면서 일본 용어가 줄고 영어 표현이 늘었지요. ^^;
 

막가는 안산공과대학 언제까지... | 혼자 중얼중얼
2005.11.24

 
 
 
위 사진은 이미 내가 여러 차례 쓴 글 중 하나에 실린 사진이다. 바로 경기도 안산시에 있는 안산공과대학의 조합원들(여성 조합원이 절대 다수이고 비정규직 계약직 노동자들) 차량 사진이다. 현재 파업을 하고 있고 파업 과정에서 학교측이 옹호하고 있는 학교바로세우기운동본부라는 단체에 소속되었거나 또는 학교의 지시를 받은 사람들이 노동조합 활동에 직간접적으로 개입하다가 마찰이 생기기도 하는데, 특히 정규직 남자 직원들의 행태는 과히 상상을 초월하고 저주스럽기까지 하다. 그 과정에서 조합원들의 차량을 이렇게 부숴버린 것이다. 새벽에 술먹고서, 여성 조합원들을 죽여버리겠다고 마대자루로 설치면서 무려 4대의 차량을.......아무튼 어쩌다 그들의 얼굴을 마주치기만 해도 짜증난다. 나 같은 남자들이 지나가면 얼굴도 제대로 마주치지도 못하면서 여성 조합원들에게는 반말에 함부로 대하는 꼴이라니...
 
그렇게 한 사람은 벌금 200만원에 약식기소가 되었고, 학교로부터는 감봉 3월의 징계를 받았다. 물론 학교는 그 동안 직원들의 성희롱, 폭행 등의 사태에 대해 공식 사과까지 하였으나 노동조합과 생긴 마찰에 의해 해고를 하는 것이 자존심 상하는 일이었는지 그 사람 외에는 그 누구도 징계를 하지 않았다. 또한 지난 9월 초에 있었던 여성 조합원의 사타구니를 폭행하고 '거기 맞았다고 애기 못낳느냐'며 막말을 해댔다고 하는 폭행 당사자도 버젓이 학교에 다니고 있다(그는 폭행 혐의로 기소될 거라고 한다). 그러나 그도 지금 징계를 받지 않았다. 
 
여성 조합원이 아니었다면 과연 그런 일이 있었을까 ? 정규직이었다면 과연 그랬을까 ? 
 
아무튼, 위 차량 손괴자는 최근 벌금예납고지를 받았는데, 예납 마지막날에 또 다시 조합원들을 위협하는 일이 발생하였다. 그가 거의 제압당한 뒤에 도착한 나는 그가 들고 있었던 공업용 커터칼을 보았다. 그는 조합원들의 요구가 적힌 현수막을 찢고 다니다가 그에 항의하는 여성 조합원을 칼로 위협하였다. 그는 다시 잡혀갔다.
 
 
만취상태에서 지부 조직부장 칼로 위협하고, 안면 가격
오늘로 213일째 파업을 진행중인 안산공대지부에 또다시 폭력 사태가 발생했다. 지난7월2일과 6일 조합원들에게 성폭언을 하며, 차량을 파손했던 경비가 또다시 만취상태로 농성장에 칼을 들고 나타나 “다 죽여버리겠다”고 협박하는 만행을 자행했다. 경비는 천막과 주변의 현수막을 칼로 끊어놓고, 지부 조직부장을 칼로 위협하고 안면을 가격해 폭행 혐의로 현재 경찰에 연행됐다.

한편, 학교측은 14일자로 안산공대 본관에 직장폐쇄 신고를 한 상태이다.

*학교 경비가 칼로 찢은 현수막

*경비에 의해 안면을 가격당행 부러진 지부 조직부장의 안경

http://blog.daum.net/cyseok71/4397821


댓글(3)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라주미힌 2005-11-25 12: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법도 정규직만 보호하나보죠?

릴케 현상 2005-11-25 13: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구 오래가네

숨은아이 2005-11-25 13: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라주미힌님/'법'은 모르지만 그 동네 경찰은 그런 경향이 분명 있는 것 같습니다.
산책님/지긋지긋하지요. 언제까지 갈지... 당사자인 노조원들은 얼마나 힘들까요.
 




브로큰 플라워 (Broken Flowers, 2005) 
미국  |  코미디  |  105 분  |  감독 짐 자무시 (Jim Jarmusch)

<천국보다 낯선> <커피와 담배> <데드 맨>이 모두 좋았기 때문에 짐 자무시가 감독한 영화라면 꼭 보고 싶었다. 그가 감독한 영화라면, 칙칙하고 지저분한 공간도 활력과 암시로 가득한 느낌이었다. 그런데 <브로큰 플라워>, 이 영화는 내내 화면이 11월의 흐린 날처럼 침침하다. (어찌나 침침하던지 영화 보다가 내가 벌써 노안이 왔나 생각했다. ㅠ.ㅠ) 침침한 화면에 음악만이 파고든다. 영화 속 존스턴의 친구 윈스턴이 말한 바로는 ‘이디오피아 음악’이.

왕년의 돈 후안 돈 존스턴 역을 맡은 빌 머레이(Bill Murray) 아저씨는 귀엽고, 존스턴과 윈스턴의 대화는 재미있는데, 옛 애인들을 찾아다니는 존스턴의 여정은 맥이 없다. (사실 그 나이에 옛 애인이 다섯 명뿐이라면 그다지 돈 후안이라고 하기도... -_-a) 젊은 날에는 히피였다가 지금은 부동산 중개인이 되어 그럴듯한 모델하우스에서 사는 두 번째 애인 도라처럼.

아, 그거였나? 레이서였던 남편과 사별하고 지나치게 과감한 딸을 둔 과감한 엄마 로라(밝고 적극적인 중년 여성?), 그리고 지금은 얌전하게만 보이는 도라(중산층이 된?), 동물과 ‘대화’할 줄 알게 된 카르멘(자연주의자가 된?), 숲속의 빈터에서 약간은 거칠게 사는 듯한 페니(이 사람은 '아픔'을 상징할까?), 그리고 이제는 세상을 떠난 한 사람. 젊은 시절 열정의 행방은 이러하다고, 보여주려는 것이었나?

모든 것에 의미를 부여할 수 있고, 실은 아무 의미가 없을 수도 있다. ‘분홍색’에 의미를 부여하고 보니 로라의 딸은 분홍색 실내복을 입고 나타나고, 도라는 특이하게도 분홍색 명함을 가지고 있었으며, 카르멘은 분홍색 바지를 입고 일했고, 페니의 집 마당에는 분홍색 엔진을 단 스쿠터가 있고 분홍색 타자기가 버려져 있다. 그들에게 남은 것은 아련한 그리움일 수도 있고 아직 해결되지 않은 애증일 수도 있다. 존스턴이 들고 간 분홍 꽃다발은 해답을 끌어내 주지는 않고, 옛 애인들 각각의 생활에 어울리는 대접을 받는다.

그래서 돈 존스턴은 아무렇지도 않게 전처럼 아름다운 여자의 다리를 곁눈질하며 살 수도 있고, 언젠가 찾아올지도 모를 아들을 초조하게 기다리며 살 수도 있고, 막 떠나간 애인 셰리와 다시 시작할 수도 있다. 그 사거리에서 그는 어느 방향을 선택할까?

영등포 롯데시네마, 삼색 아트필름 전에서.

덧붙임 : 줄리 델피를 그렇게밖에 못 쓰다니. ㅠ.ㅠ

덧붙임 2 : 빌 머레이의 운동복 차림(이럴 때는 '추리닝 차림'이라고 해야 어울리는데)이 참 귀엽다.
               하하하, 혹시 짐 자무시 감독이 한국 드라마에서 유행한 추리닝 차림을 보았나?



댓글(4)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어룸 2005-11-24 00: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재밌을것같아요!! ^^

숨은아이 2005-11-24 11: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새벽별님/빌 머레이가 옛 애인들 찾는 여행길 외에는 내내 추리닝을 입고 나와요. 어찌나 귀여운지. ^^
투풀님/유머도 사건도 잔잔하게 진행되어서, 밥 먹은 뒤에 보면 좀 졸려요. ㅎㅎㅎ

로드무비 2005-11-24 17: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참, 이 영화도 있었네!^^;;
오늘 <용서받지 못한 자> 보고 왔거든요.

숨은아이 2005-11-24 17: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그 영화... 보셨군요. 전 캐치온에서 해줄 때까지 기다리려고요. 쿨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