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SF영화의 내용별 작품 소개

이제 SF영화에 대해서 본격적으로 논의해보기로 하겠다. 우선은 SF영화를 소재별로 분류해보아 간략하게 작품들을 소개하고서, 작품들 속에 숨겨진 '옥의 티'라고 할 수 있는 과학적인 오류들을 짚어본 후에, SF영화들 속에서 나타나는 '과학 이론'에 대해서 설명해보고자 한다.

I. SF영화의 소재별 작품 분류와 소개
SF영화는 서두에서도 말했듯이 개별 작품마다 상당히 다양한 주제들을 가지고 있으며 개별 작품들간의 완성도와 주제 의식의 수준에 있어서도 매우 다양한 편차를 보이는 영화 장르이다. 우리 나라의 일반 대중들이 SF영화에 대해서 심도 깊은 이해를 갖추지 못하고 그다지 바람직하지는 않은 선입견과 인식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많게 된 까닭은 일부의 수준 미달 작품들이나 특정 하위 장르에 속한 작품들에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그렇지만 과학 소설(SF)작품들에도 세계 문학 고전 리스트의 상위 순위에 꼽히는 작품들이 몇몇 있고,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과학 소설 작품도 있는 만큼, SF영화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로 영화 평론가들이 매기는 걸작 리스트의 10위안에 꼽히고 걸작의 반열에 오르는 작품이 있으며, 아카데미 남우 주연상을 수상한 영화도 있다는 사실이 보여주듯이, SF영화의 진수를 다양하게 보여주는 고급의 걸작 영화들이 많이 존재한다.

이제 SF영화를 소재별로 약 13개정도로 분류해보아 작품들을 소개해보기로 하겠다.

① 가상 현실virtual reality에 관한 SF영화
{론머맨 The Lawnmower Man}이라는 1992년도 작품은 브렛 레오나드 감독이 연출한 영화이다. 이 영화는 가상 현실virtual reality의 붐이 전세계적으로 크게 일어나던 시기인 1992년도에 제작이 된 본격적인 가상 현실 영화이다.

가상 현실(VR)이란 무엇인가? '가상적인 현실'을 창조해낸다는 뜻으로 만들어진 단어인데, 컴퓨터가 창조해낸 디지탈 세계에 사람이 들어가서 마치 현실과 같이 생생한 체험을 하게할 수 있는 기술이다. 컴퓨터가 창조해낸 가상적인 환경에 아이폰eye phone이나 파워 글러브power glove라는 장비를 착용하여 접속할 수 있다. 아이폰은 머리의 움직임에 따라 영상의 변화를 출력하는 헬멧처럼 생긴 장치로 컴퓨터 그래픽 영상을 입체적으로 볼 수 있게 해준다. 파워 글러브는 압력을 전달하는 센서가 부착되어서 가상 공간에서의 대상물의 촉감을 느끼게 해준다. 이외에 청각과 미각과 후각에 대한 연구가 계속 진행중이다.

{론머맨}의 내용은 가상 현실을 이용하여 인간의 두뇌를 개발하는 프로젝트를 연구해온 안젤로 박사라는 약간 망상에 사로잡힌 과학자가 남의 집 잔디를 깎아 주는 정원사이자 저능아인 조브라는 청년을 자기 연구의 실험 대상으로 하여 실험을 한 결과 결국, 조브가 엄청난 정신적 초능력을 갖춘 슈퍼맨과 같은 괴물로 되어서 많은 사람들을 죽이고 자신은 네트워크 속으로 빨려 들어간다는 내용이다. 조브가 머리가 좋아지는 것은 두뇌를 자극하는 약물과 가상 현실 프로그램의 덕택이다. 이 영화 속에 등장하는 가상 현실 도구들인 컴퓨터 그래픽으로 표현된 인공 세계나 가상 현실을 접하는 데 사용되는 데이타 슈트data suit, 아이폰 등은 현재 개발되었거나 연구중인 것들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이 영화에는 또한 가상 현실 세계에서의 섹스 장면이 나온다.

{트론 Tron}은 스티븐 리스버거 감독이 1982년에 발표한 영화이다. 이 영화는 현실의 상황을 그대로 컴퓨터 오락 게임에 비유하여 표현한 특이한 영화이다. 자신이 다니던 회사의 부정을 캐던 주인공이 컴퓨터 속의 가상 세계에서 서브프로그램으로 나타나서 마스터 컨트롤 프로그램과 추종 프로그램으로 상징되는 악과 한판 승부를 벌이게 된다는 내용이다.

이 영화는 대부분의 장면들을 컴퓨터 그래픽으로 제작하였다.

{토탈 리콜 total recall}은 네덜란드 출신의 폴 버호벤 감독이 1991년에 발표한 영화이다. 아놀드 슈왈츠제네거와 샤론 스톤, 마이클 아이언사이드등이 출연하였다. 이 영화는 미국의 작가인 필립 K.딕이 1966년에 발표한 소설 "도매가로 기억을 팝니다."를 원작으로 삼아서 만든 영화이다. 이 영화의 주인공인 아놀드 슈왈츠제네거는 지구에서 노동일을 하고 있는 사람인데 어느 날 '멋진 추억'을 두뇌에 이식시켜 주는 사업을 전문으로 하는 회사인 리콜 회사를 찾아간다. 그는 화성에서 첩보원으로 활약하는 추억을 고르는데, 이 과정에서 그는 현재의 기억들이 대부분 가짜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아내와 8년간의 결혼 생활에 대한 기억도 모두 가짜로 주입된 것이고 그의 아내는 그를 감시하기 위한 비밀 요원이었다. 그의 진짜 기억이 지워지고 가짜 기억이 대신 그의 두뇌 속에 주입되었던 것이다. 그는 정체 불명의 사나이들에게 계속 붸기면서 자신의 진짜 기억들을 되찾아 가는데, 결국 자신의 기억을 위조한 악의 세력들을 응징하게 되면서 영화는 끝이 난다. {토탈 리콜}에서의 현실은 기억조차도 사고 파는 상황에서 알 수 있듯이 조작과 가변이 늘 가능한 것이다.

{피의 도시로의 초대 Welcome to Blood City}라는 1977년작 영화도 역시 가상 현실을 다루고 있는 초기작이다. 피터 새스디 감독이 연출했다. 내용은 컴퓨터가 만들어 놓은 가상의 환경 속으로 기억이 상실된 사람들을 집어 넣고 치열한 생존 게임을 벌이게 한 뒤 생존지수가 높은 사람들을 선별하여 군사적으로 이용한다는 것이다. 모의 전쟁의 수단으로서 가상 현실은 매우 안성맞춤이다. 실전을 방불케 하는 생생함이 있기 때문이다. 미래에는 이 영화의 내용에서와 같이 군인들이 컴퓨터가 만든 가상 현실 속에서 실전 훈련을 받게 될 것이다.

{브레인 스톰 Brainstorm}은 1983년에 발표된 영화이다. 감독인 더글라스 트럼볼은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전설적인 걸작인 {2001년 스페이스 오딧세이}(1968)에서 특수 효과를 맡았던 경력이 있다. {브레인 스톰}도 역시 많은 SF영화 애호가들사이에서 수작으로 평가를 받고 있다. 이 영화의 세트나 상황 묘사는 매우 현실감이 있고 설득력도 있다. 게다가 연출도 탄탄하며 주제 의식 역시 묵직한 걸작이다. 국내에서도 잘 알려진 배우인 크리스토퍼 월큰과 나탈리 우드, 루이스 플레처가 출연하였다. 이 영화에서 주인공인 과학자와 동료인 여과학자는 인간의 기억, 감정, 오감을 기록하여 다시 타인에게 완전하게 재생시킬 수 있는 획기적인 기계 장치를 발명해낸다. 이 영화는 컴퓨터 그래픽이 본격적으로 발달하기도 전의 작품인데도 특수 효과와 환상적인 장면의 연출이 돋보이는 영화이다. 주인공인 과학자가 동료인 여과학자가 죽으면서 남긴 '죽음의 기록'을 공중 전화선을 통해서 자신과 연결시켜 재생해낼때의 영상은 인상적이다.

{꿈의 정경 Dreamscape}(1984)에서도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기억이나 꿈이 가상 현실적인 상황을 만들어 낸다는 아이디어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전개시키고 있다.
{데몰리션 맨 Demolition Man}, {타임 캅 Time Cop}과 같은 영화에서는 '사이버 섹스'가 등장한다. 남녀가 실제로 섹스를 하는 대신 자극을 교류하는 센서와 전극, 환상을 일으키는 아이폰과 같은 컴퓨터 섹스 시스템을 이용하여 원격 섹스를 하는 장면이 나온다. {타임 캅}에서는 버튼을 눌러서 가상의 짝에게 접근해 섹스를 하는 간단한 사이버 섹스가 등장한다.

{코드명 J Johny Mnemonic}이라는 영화는 사이버 펑크 SF의 황제라고 불리는 윌리엄 깁슨의 단편 소설인 " 조니 네모닉 Johny Mnemonic "을 테리 비슨이 각색한 영화이다.

영화는 깁슨의 원작보다도 훨씬 못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키아누 리브스와 다나 메이어가 주연을 하고 랩가수인 아이스 티도 출연하였다. 배경은 2021년의 미국이다. 이 시대는 정보 독점자와 해커들의 그룹으로 사회의 계급이 분화되어 있다. 정보를 독점한 기업이 세상을 지배하는 시대이다. 해커들의 집단인 로텍은 그런 독점에 저항한다. 정보 민주화를 위한 투쟁이다. 여기서 정보를 밀수하는 에이전트인 소위 '카우 보이'출신의 조니가 등장한다. 카우 보이는 사이버 스페이스에서 정보를 추적하는 사람을 말한다. 정보 밀수업자는 자신의 뇌 속의 일부 기억을 지우고 그 빈 자리에 밀수할 정보를 저장하는 것이다. 이 영화에서 주인공인 조니가 헬멧과 글러브를 끼고는 가상 현실에 접속하여 가상 현실( 혹은 사이버 스페이스)속에서 정보를 추적하는 장면이 나온다. 그리고 이 영화 속에서 조니의 어머니는 사망하기 전에 신경망neural network에 스캔되어 각인된 후 인공 지능법에 따라 시민권을 받고 죽은 이후에도 회사의 이사회에서 자문역할을 한다. 한 마디로 네트 워크 속의 유령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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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영화의 이해는 아마 예전에 SF웹진등에서 갈무리 받은 것을 여겨집니다.링크를 걸고 싶었으나 웹진이 사라져서 걸수가 없읍니다.이글의 모든 저작권을 장영준님이 가지고 계싶니다.혹 장영준님께서 문제가 된다고 연락주시면 삭제토록 하겠읍니다.

편집자 주: 이번 달로 장영준님의 "SF 영화의 이해"가 모두 5회로 끝났습니다. 수고해주신 장영준님께 감사드립니다. 아울러 본고가 작년 초에 씌여진 관계로 기사의 일부는 다소 요즘과 맞지 않음을 알려드립니다(용가리 개봉에 관한 소식 등).
기사를 써주신 장영준님은 성균관대 대학원 과정에 계시며, 하이텔 영화연구위원회, 하이텔 과소동, 천리안 멋진 신세계에서 활동하시고 있습니다.

1. 시작하는 글

최근 들어서 우리 나라 극장가에 SF영화science fiction films의 골드러시goldrush가 이뤄지고 있는 듯하다. 최근에 우리 나라의 극장가에 소개되고 있는 SF영화들은 {쥐라기 공원1,2},{스타워즈 }(1997년 특별 편집판),{인디펜던스 데이},{스트레인지 데이즈},{화성 침공},{제5원소},{맨 인 블랙},{콘택트},{스타쉽 트루퍼스},{게타카},{딥 임팩트},{아마게돈},{로스트 인 스페이스},{고질라},{록키 호러 픽쳐쇼},{에이리언 4},{크래쉬},{스폰},{다크 시티}등등으로 이외에도 수많은 작품들이 개봉되었다. 이처럼 수많은 SF영화들의 국내 극장 개봉이 이뤄지는 상황에서 국내 영화팬들의 SF영화에 대한 관심도 자연히 급속하게 증가되리라고 본다.

우리 나라에서 SF영화에 대한 대중적인 인식 수준은 그다지 높지가 않은 듯이 보인다.

대체로 보편적일 듯한 대중적인 인식은 '황당무계','아무 생각없이 보고 즐길 수 있는 오락물'과 같은 표현이 될 듯한데, 일부 SF영화 애호가들은 SF영화에 대한 심도 깊고 균형 잡힌 인식 수준의 확장과 보급을 위해서 힘쓰고 있다.

① SF영화란 무엇인가.
SF영화science fiction films를 우리말로 굳이 번역해보자면 '과학소설영화'가 될 수 있다. ( 흔히들 '공상과학영화'라는 번역어를 쓰는데, SF영화에 대한 가장 적절한 뉘앙스를 갖는다는 점에서는 별다른 이견이 없으나 우리 나라의 대중들에게 그다지 바람직하지는 않은 선입견을 형성시킨 단어라고 본다.) SF영화를 한 마디로 정의 내리기는 어렵다. 그만큼 상당히 다양한 주제들과 의식 수준을 갖는 영화 장르이기 때문이다. 간단하게 정리를 해본다면 '우주,자연,인간 세계의 이법에 관한 경이감sense of wonder을 바탕으로 우리 삶의 의미나 가치를 깊이 성찰해보게 하는 영화' 정도로 말할 수 있다.

SF영화는 대체로 그 뿌리를 과학 소설science fiction에 두고 있다.

과학 소설(SF)이란 무엇인가? 과학 소설(SF)도 역시 정의를 내리기가 어려운 문학 장르이다. "SF란 우리가 SF라고 지칭하는 것","SF라고 출판되는 것은 모두 SF"라는 미국 작가 데몬 나이트와 노만 스핀라드의 말조차 있을 정도로 서구 문학계에서는 SF의 정의가 상당히 미묘하고도 복잡한 쟁점이다. 오늘날 가장 적절하다고 평가받는 과학 소설(SF)의 정의는 영국의 뉴웨이브 작가인 브라이언 올디스가 내린 것으로 '우주에서 인간의 정의와 그 위상을 혼란스럽지만 진보하는 지식 속에서 추구하는 문학'이다.

주디스 메릴에 의하면 과학 소설(SF)은 우주와 인간에 대한 깨달음을 보여주고, 미래에 대한 예견과 경고를 제시하며, 과학과 기술의 대중화를 주요 사명으로 하는 문학이다. 과학 소설(SF)에 대한 자세한 설명과 논의는 이 글에서는 자제하기로 하고 SF영화의 주제들과 의미에 대해서 살펴보기로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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