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는 내 맘을 몰라 - 앤서니 브라운이 그린 푸른숲 어린이 문학 27
재니 호커 지음, 앤서니 브라운 그림, 황세림 옮김 / 푸른숲주니어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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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현재 청소년들의 부모나 조부모세대는 남녀간의 차별이나 장남과 그 밖의 동생들간에 차별이 많았던 시대에 살던 분들이 대부분 이셨는데 그 분들은 당시의 그런 관행이 너무나 당연한 것이었기에 그것이 차별이란 인식을 하지 못하고 사셨던 것 같다.

며칠전 TV에서 개그우먼 이영자가 나와서 자신의 삶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는 토크쇼를 받는데 이영자의 어머니는 생선가게를 하면서 딸인 이영자에게 중학교 1학년때부터 생선 장사를 시켰고 매일 아침부터 커다란 자전거에 생선을 실어 생선을 다른 식당에 판매케 해서 학교에 가면 교실내에 생선냄새가 진동해 친구들 보기가 창피했다는 말을 들었다.이영자는 그러면서 당시 오빠는 어머니가 생선 하나 손에 묻히지 못하게 하면서 여자이면 동생인 자신은 왜 매일 자전거를 끌면서 생선을 파는지,왜 그런 차별이 받아야 하는지 인식을 못하다가 대학에 합격해서 서울에서 자취 생활을 하면서 다른 친구들의 가족들을 보며서 아 자기가 차별-남녀 차별,형제간 차별-을 받았구나 하고 비로서 깨달았다는 이야기를 듣고 새삼 놀랐던 것 같다

 

사실 요즘 어린이나 청소년들의 경우 많아야 형제가 둘이거나 한명이기에 이처럼 남녀 차별이나 형제 차별이니 하는 말을 당최 들어보거나 겪어 보지는 못했을 것이다.하지만 불과 몇 십년전까지만 해도 남녀의 차별이나 장남이 우선시되는 것은 우리내 생활에서 당연한 것이었고 비교적 평등의식이 강하다는 서양에서도 100년전까지만 해도 이런 차별은 상당히 자연스러운 일이었다고 알고 있다.예를 들면 20세기 초반 유럽의 경우 장남은 보통 재산과 가문을 물려받지만 차남이하는 식민지로 나가 부를 축적하려고 했고 여자들 역시 교육이나 직업 선택에 있어서 상당히 많은 제약을 받았다고 하니 차별의 역사는 상당시 길다고 하겠다.

 

21세기들어 남녀 차별이나 장남 우대와 같은 것은 이제 우리 사회에서도 희미한 옛 잔재가 되어 가고 있지만 그래도 아직까지 뿌리깊게 남아 있는데 이런 인식은 평등의식이 강해 남녀간의 차별이나 장남(혹은 오빠)를 위하는 풍습이 거의 사라졌을 거라고 여겨지는 서양에서도 아직 그런 차별이 남아 있는지 아빠는 내맘을 몰라와 같은 어린이용 책이 나온 것 같다.

아빠는 내맘을 몰라를 알라딘에서 보면 앤서니 브라운이 그린이라고 나와 있어 마치 앤소니 브라운이 그리고 쓴 아빠는 내맘을 몰라와 같은 느낌을 주는데 사실 이책은 앤소니 브라운이 그림을 그리긴 했지만 재니 호커란 작가가 쓴 동화책이다.아무래도 출판사의 입장에선 국내에서 인지도가 낮은 작가보다는 앤소니 브라운의 인지도가 높아 저렇에 홍보를 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이 책의 내용을 간략하게 소개하자면 엄마를 여윈 리즈는 아빠와 오빠와 함께 캠핑장으로 주말 여행을 오는데 장난꾸러기 오빠는 리즈가 미술시간에 선생님으로부터 상으로 받은 멋진 스케치북에 누드화를 그리는 장난을 저지른다.이에 화가 난 리즈는 캠핑자을 뛰쳐나가고 리즈가 걱정이 된 아빠와 오빠는 리즈를 찾는데 아빠는 오빠의 행동이 단순한 장난이라고 말하며 오빠를 야단치지 않고 무마하려고 하자 리즈는 더욱 속이 상한다.

여기까지는 아마 오빠나 언니가 있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한번이상은 겪었을만한 에피소드인데 작가는 여기서 한발자국 더 나가 책 내용을 액자 구성으로 만들어 리즈와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독자들에게 들려준다.

리즈는 속상한 마음에 칼튼 홀을 돌아 다니다가 나이가 많은 할머니를 만나게 되고 그녀에게 아주 오래된 비밀 이야기,즉 할머니는 젊어서 자신이 원하는 정원사 일을 하기 위해서 남자로서의 삶을 살았지만  행복하지 않았기에 자신의 성을 다시 찾게 된 사연을 듣게된다.그러면서 리즈는 할머니한테서  지금 네 모습 그대로가 가장 좋아라는 따뜻한 위로의 말을 듣게되고,이에 자신감을 얻게 되고 자신이 여자임을 자각하고 앞으로 씩씩하게 나간다는 내용으로 끝을 맺는다.

 

아빠는 내맘 몰라는 여자 아이의 감수성이 잘 들어 나는데 오빠의 과도한 장난에 대한 리즈의 속상함을 아빠는 잘 이해하지 못하는데 그건 아빠도 남자이기 때문인데 아무래도 리즈는 엄마를 여의어서 사춘기의 감수성 가득한 자신의 감정을 터 놓을 상대가 없었기에 더욱 속상한 것이 아니었나 싶다.

이처럼 장난치 오빠를 옹호하는 듯한 아빠의 모습에세 남자가 되고 싶다고 생각한 리즈지만 남자로서 삶을 살았던 할머니의 이야기를 듣고 자신의 모습 그대로가 진정 멋진 모습이라는 것을 깨닫는다는 사춘기 성장 소설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남녀간의 차별이나 형제간의 차별이 좋지 않다는 사실도 은연중에 가르켜 주는데 그런면에서 이 책은 어린이만 읽을 것이 아니라 부모가 함께 읽으면서 차별이란 것은 좋지 않지만 그 차별을 이기기 위해서는 내 안에 있는 의지와 노력이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아이들가 함께 이야기하면서 알려주면 더욱 좋지 않을까 싶다.

by cas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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