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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회화의 혁명 - 도미에에서 샤갈까지
게오르크 슈미트 지음, 김윤수 옮김 / 창비 / 2012년 2월
평점 :
내 자랑하는 것 같아서 좀 낯 부끄러운 이야기지만 초등학교 시절 제법 그림을 잘 그렸던 것 같다.누구나 초등학교 시절에는 그림 좀 그려 학교에서 상장 받은 이가 한두명이 아니겠지만 나 역시 학교에서만이 아니라 신문사에서 주최하는 미술대회에서 큰상을 받기도 했으니 미술에 대한 소질이 아주 없지는 않았다고 생각된다.
부모님들도 자식이 미술에 대한 소질이 있다고 생각하셨는지 미술학원도 보내시고 미술에 대한 안목을 키워주신다고 해외 유명 미술 작가들의 도록 전집을 구매하셔서 보도록 권하시기도 하셨던 기억이 난다.하지만 뭐 그닥 미술에 대한 영재성을 없었는지 아니면 흥미를 잃어서였는지 모르겠지만 중학교 진학이후 서서히 미술과 멀어지지 않았나 싶다.물론 중학교 시절에도 미술 시간에 선생님께 칭찬을 듣고 혹 미대를 가지 않겠냐는 말을 들었으니 아예 소실은 없지 않았나 보다.
아무튼 어려서 미술 대가들의 그림이 있는 책들을 봐서 그런지 또래의 아이들과 달리 서양 미술 대가들의 그림을 많아 보았던 것 같다.그래서 초등학교 시절에 미술책에 나온 서양 대가들의 그림에 대해 수업시간에 잘난체 하듯 아는체해서 친구들의 부러음을 사기도 했다.
미술에 대한 흥미를 잃어가던 때에서도 집에 있던 미술 도록들은 오리려 더 열실히 잃었는데 멀리는 중세 르네상스 시대의 레오나르도 다빈치나 라파엘로의 그림부터 시작하여 보슈,마네,모네,고흐,세잔등의 그림을 많이 보았는데 솔직히 말하자면 사춘기여서 그런지 대가들의 누드화에 더 많은 관심이 있어서 그런 것이 아닌가 싶다.
비록 그림 그리지 않게 되었지만 미술 자체에 대한 흥미는 아직도 있어선지 커서도 미술 관련 책들을 한권 두권씩 사서 읽게 되다보니 상당수의 미술관련 책들을 보게 되었는데 지금도 내 책 상자 박스안에는 맛있는 그림(미야시타 기쿠로),미술과의 첫만남(로지 디킨스, 마리 그리피스), 웬디 수녀의 유럽 미술 산책(웬디 베케트), 명화로 읽는 성서(고종희), 천년의 그림여행(스테파노 추피),서양미술사(곰브리치),예술가의 여행(요아힘 레스)등 다양한 종류의 미술관련 책들이 있다.
게오르크 슈미트의 근대 회화의 혁명역시 미술관련 도서에 대한 관심 때문에 구해서 읽은 책이다.
미술관련 책들을 읽어보면 알겠지만 서양 미술사에 등장하는 화가들과 그들의 작품들이 워낙 많기에 대게 서양 미술에 대해 쓰느 작가들은 일반적으로 화가 한명에 대해 쓰거나 아니면 무슨 무슨 파에 해당하는 화가들,아니면 그림의 소재를 중심으로 여러 화가들을 묶어서 저술하는데 대부분 미술에 대해 잘 모르는 일반인들을 상대로 한 책이기에 상당히 쉽고 재미있게 서술한다는 특징이 있다.
근대 회화의 혁명 역시 일반인들을 상대로 아주 쉽고 재미있는 내용으로 가득 차 있는데 이 책 자체가 저자 게오르크 슈미트가 바젤 방송국에서 오노레 도미에, 알프레드 씨슬레, 빈센트 반 고흐, 뽈 고갱, 앙리 마띠스, 바실리 깐딘스끼, 뽈 쎄잔, 조르주 브라끄, 파울 클레, 마르끄 샤갈 등, 19세기 후반에서 20세기 전반에 이르는 화가들에 대해 매회 15분간 근대회화에 대해 강연한 내용을 책으로 옮긴것이서 다른 미술사 책보다 더 쉽게 읽혀지는 것 같다.
이 책에 등장하는 10명의 화가중 고흐,고갱,마티스,깐딘스키,세잔,샤갈등은 우리도 잘 안다고 생가각하는 화가들이지만 오노레 도미에, 알프레드 씨슬레, 조르주 브라끄, 파울 클레등 등은 우리에게 다소 낯선 화가들이다.
1. 근대회화(모던아트)의 탄생-오노레 도미에
2. 인상파와 색채혁명-알프레드 씨슬레
3. 진실과 생명의 형태-빈센트 반 고흐
4. 미의 광신자-뽈 고갱
5. 순수 조형의 세계: 포비슴-앙리 마띠스
6. 색채와 형태의 음악-바실리 깐딘스끼
7. 형태의 본질을 찾아서-뽈 쎄잔
8. 형태의 리듬: 큐비즘-조르주 브라끄
9. 큐비즘의 형태와 오르피즘의 색채-파울 클레
10. 체험과 꿈의 서정시-마르끄 샤갈
하지만 스위스 바젤 미술관장을 역임하고 뮌헨 조형미술아카데미 교수로 재직하며 서양 근대 미술사의 권위자중 한 사람인 게오르크 슈미트가 언급한 인물들이기에 서양 근대 미술사에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인물들 다른 책에서는 선뜻 보기 힘들었던 화가들에 대해서 알수 있어 오히려 좋단 생각이 든다.
이 책의 특징은 미술관련 도서임에도 불구하고 책 서문에 나와 있듯이 방송국 강연을 책으로 엮엮은 것이 일반적으로 TV강연을 책으로 했나 싶겠지만 1955년에 초판이 나온 것에서 알 수 있듯이 근대 회화의 혁명은 라디오 시청자를 대상으로 한 것이어서 무척 이채롭다.아무것도 볼수 없는 라디오 방송에서 미술 강의를 한다는 것이 무척 특이하지만 반대로 생각하자면 그만큼 저자의 강의가 당시 청취자들에게 깊은 흡입력을 자아내지 않았나 싶다.
기존의 다른 미술관련 도서들이 다양한 작가의 여러 그림을 보여주면 간략하게 설명한다면 근대회화의 혁명은 그와 반대로 한 작가의 한 그림을 가지고 심도있게 설명하고 있다는 점인데 저자 역시 열점의 그림을 통해 이들 열사람의 예술가를 가급적 완전하게 소개할수 있었으면 한다고 적고 있다.
그래선지 이 책은 그냥 스을쩍 보고 지나가는 다른 미술관련 책들고 달리 단 하나의 작품속에서 저자가 말하는 그림의 조형언어와 문법을 읽음으로써 미술의 감상안을 다소나마 트일수 있게 한다고 여겨진다.
<다른 미술사 책들이 형형색색의 그림들로 가득 차 있다면 근대 현대 회화의 혁명은 달랑 10개의 그림만이 있을 뿐이다.하나의 그림에 대한 심도있는 해설이 좋긴 하지만 화가의 다른 작품들오 보았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근대 회화의 혁명이 비록 일반인을 대상으로 쉽게 저술되었다고 하나 우리보다는 서양 미술에 더 쉽게 접할수 있는 유럽인들을 위한 책이기에 서양 미술에 대한 지식이 적은 한국의 일반인들이 읽기에는 그 내용이나 전문적인 단어들이 다소 어렵단 생각이 든다.
하지만 그리 두껍지 않은 이 책을 꼼꼼히 읽는다면 아마도 어느샌가 스스로 그림을 즐길수 있는 안목이 커진 자신을 발견하지 않을가 싶다.그리고 아마도 미술에 흥미를 가지고 좀더 만은 미술 서적을 찾지 않을까 생각된다.
by casp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