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을 기다리며 필립 K. 딕 걸작선 9
필립 K. 딕 지음, 김상훈 옮김 / 폴라북스(현대문학) / 2012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혹 내 서재를 자주 오시는 분들이라면 가끔씩 적어 놓은 SF소설과 관련해서 자주 적는 글귀를 읽은 기억이 날 거란 생각이 든다.
국내 문학계에서 장르 문학이란 이른바 B급 문학으로 마이너한 문학인데 그나마 추리 소설은 그중에서도 주류이고 SF소설은 비주류중에서도 비주류다

 

서재의 페이퍼에 추리소설이나 SF소설관련 글을 쓸적에 자주 쓰는 말인데 추리소설의 경우 2천년대들어 홈즈와 뤼팽의 완역본의 출간이후 다양한 부류의 추리소설이 많이 간행되면서 상당한 붐을 일으키게 되는데 특히 요즘 번역되는 일본 소설의 경우는 상당수가 추리소설일 정도로 추리 소설이 커다란 붐을 일으키는 것 같다.

SF소설의 경우도 추리소설의 몇십분의 1밖에는 안되지만 그래도 행복한 책읽기나 오멜라스등에서 꾸준히 책을 간행해주고 여러 출판사에서 해마다 몇권씩 책을 발간해 주어서 SF소설 독자들은 행복한 마음으로 책을 읽는단 생각이 든다.

사실 추리 소설에 비해서 SF소설은 그 독자층이 매우 협소-어디 무크지에 본 기억으로는 책이 나오면 무조건 사는 열혈 독자층은 천명 내외라고 한다-하기에 출판사 편집장나 오너의 개인적인 노력이 아니면 돈을 벌기위해 책을 출판할수 있는 분야는 아니기에 어려운 여건속에서도 SF소설을 간행하는 출판사에 늘 감사한 마음을 갖는다.

 

그런데 행복한 책읽기나 오멜라스의 경우에서 알수 있듯이 일부 출판사는 여러 작가의 SF소설들을 총서 형태로 꾸준히 간행해주는데 이른바 SF소설계의 빅 3라고 할수 있는 아시모프,클라크,하인라인의 작품을 선집 형태라도 내놓는 예는 거의 없는데 아무래도 출판사의 입장에선 판매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가끔씩 장르 소설을 간행하는 출판사에서 장르 소설 팬들의 상당히 기뻐하긴 하지만 아니 왜 저 작가의 책을 간행하지 하는 경우가 종종있는데 예를 들면 북하우스의 브라운 신부나 캐드펠 신부 시리즈,열린 책들의 메그레 시리즈등을 들수 있다.

SF소설중에는 그런 사고를 친 출판사(?)가 없었는데 지난해 폴라북스에 대형 사고를 하나 터트리게 되는데 바로 필립 K딕의 작품을 선집 형태로 간행한 것이다.

 

열혈 SF팬들이 아니라면 사실 필립 K딕이 누군지 아는 사람은 아마 거의 없을 것이다. SF소설계의 빅 3라고 할수 있는 아시모프,클라크,하인라인의 이름도 제대로 알지 못하는 판에 그보다 훨씬 비주류인 필립 K딕을 안다면 오히려 그게 더 이상할 것이다.

하지만 필립 K딕의 작품을 우리는 알게 모르게 많이 접해왔다.아니 작가가 누구인지도 모르고 한국 문학계의 비주류중의 비주류인 SF소설을 누가 봤다는 거야 하고 반문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필립 K딕은 헐리우드가 가장 사랑한 SF소설가다.그래선지 그의 작품은 다른 SF소설가의 작품에 비해 상당히 많이 영화화 되었다고 할수 있다.

예를 들면 저주받은 걸작이라고 불리우는 해리슨 포드 주연의 블레이드 러너,이번에 리메이크 된 아놀드 슈왈츠제네거의 토탈리콜,CSI 맥반장이 주연을 맡은 임포턴스,톰 크루즈의 마이너리티 리포트,벤 에플릭의 페이첵,니콜라스 케이지의 넥스트등을 들수 있는데 모두 국내외에서 크게 흥행한 영화 작품들이다.

 

필립 K딕은 작품은 아마 90년 초반에 블레이드의 원작소설인 안드로이드는 전기양의 꿈을 꾸는가가 처음 소개되었던 것 같다.하지만 판매 부진으로 곧 절판되고 이후 필립 K딕이 국내 팬들에게 인정받게 되면서 개인간에 상당히 고가로 거래되었던 것 같다.

이후 위의 영화들이 차례로 개봉되면서 필립 K딕의 원작 단편들이 실린 단편집들이 집사재에서 출간되는데 아쉽게도 하나 둘씩 절판하게 되는데 그러다가 무슨 생각에서인지 2011 5월 현대문학 출판사의 폴라북스에서 라이브러리 오브 아메리카판 필립 K. 딕 걸작선의 번역하여 지금까지 11권이나 간행하는 대형사고(?)터트린다.

아무튼 한 출판사에서 한 작가의 작품을 11편이상 출판하는 것은 SF소설에서 참 드문 일인데 게다가 이처럼 리뷰대회의 작품으로 선정되기까지 하니 SF팬의 입장에선 상당히 기쁘다고 할수있다.

 

작년을 기다리며는 필립 K딕 시리즈 9번째 작품으로 서기 2055. 태양계로 진출한 지구는 인류의 먼 조상으로 판명된 릴리스타 제국과 군사동맹을 맺고 곤충을 닮은 외계인 리그인들과 총력전을 벌이는 내용으로 시작된다.여기에 UN 사무총장이자 통일 지구 정부의 실질적인 지배자 몰리나리와 그의 주치의 에릭 스위트센트 그리고 지구를 장악하기 위해 암약하는 릴리스타 제국 정보부의 금단의 마약 JJ-180 복용한 에릭의 아내가 캐시가 얽히면서 지구의 운명을 건 대결이 시작된다는 내용이다.

 

우호적인 인류형 외계인,적대적인 벌레형 외계인,우주 전쟁 그리고 신종 마약등 작년을 기다라면 등자하는 내용들은 어딘선가 많이 본것 같은 이른바 B SF 소설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지만 가만히 그안을 들여다 보면 현재 많은 소설이나 영화속에서 보이는 정체성의 혼란, 가상현실, 시뮬라크르, 약물에 의한 의식의 변용, 기억의 혼란, 불안감, 편집증, 음모론등 디스토피아적인 세계관이 가 자리잡고 있음을 알수 있다.

아마도 작가의 이런 디스토피어적 세계관은 일평생 불안증과 갖가지 공황 장애에 시달렸고, 치료약으로 처방받은 암페타민의 부작용으로 인해 환각을 보는 등의 그의 불행한 개인사와 연관되었기 때문인데 그의 작품속에 등장하는 평범한 소시민인 주인공들은 여러 역경을 헤쳐나가 문제를 해결하듯이 이 책의 주인공들 역시 인간성에 대한 희망과 믿음을 잃지않고 역경을 물리친다.

 

일반적인 SF소설과 달리 이 작품은 유빅에서 보이는 필립 K딕 특유의 다원적인 세계관외에도 누아르와 스릴러의 긴박감, 부부 사이를 다룬 멜로적 감성도 들어 있어 SF소설을 그닥 좋아하지 않거나 어린이나 읽는 소설로 치부하는 편견을 가진 분들이라도 재미있게 읽을수 있는 작품이란 생각이 든다.
개인적으론 필립 K딕 시리즈가 대박이 나서 다른 SF작가들의 선집이 간행되는등 SF소설의 중흥기가 2013년에 도래했으면 하고 간절히 기대해 본다.

by caspi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