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넘 춥지요.12월에 영하 10도 이하의 추위기 열흘 이상 되었다고 하는데 55년만에 오는 12월의 강추위라고 합니다.
갠 전적으로 12월에도 알라딘 서재에 많은 글을 못 남겼는데 뭐 연말이라 망년회 자리가 제법 많은 탓도 있었지만 아무래도 장마철과 같이 한 겨울에 물 폭탄을 맞은 것에 제일 큰 것 같습니다.
ㅎㅎ 웬 한겨울에 장마철 물 폭탄 이야기냐구요?
얼마전에 쥔집 영감님이 큰일 났다며 저를 부르시더군요.지하실에 물이 들어찼다는 겁니다.그말을 들으니 아니 영감님께서 이제 나이가 많으셔서 치매가 드셨나 싶은 생각이 들더군요.한겨울에 지하실에 물이 찼다니 이해가 안가는 말입니다.
저야 아는분통해 아주 아주 싸게 들어와서 살고 있어서 쥔장 영감님의 웬만한 부탁은 다 해드리는데 아무튼 같이 내려갔더니 정말로 지하실에 물이 무릎까지 차있는 것이 아닙니까@.@
지하실에는 아무런 입주자가 없기에 물만 퍼내면 그닥 큰 문제가 없겠지만 혹 제 서재에 자주 들르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좁은방에 책이 한가득이라 잘못했다간 책에 압사당할 우려가 있어 알라딘 헌책방에 책을 팔고 있는 형편이죠.방안에 책을 둘수가 없어 사과박스에 담아 일부는 지하로 내려가는 계단에 두었는데….아뿔사 책을 담은 박스들이 거의 대부분 물에 잠겼네요ㅜ.ㅜ
일단 지하실에 물이 들어찬 이유를 알고 도움을 청하고자 구청,동사무소,상수도국에 전화를 걸어 사람들이 왔지만 모두 자신들과는 무관하다며 이런일은 처음이라고 고개를 갸우뚱 거리고는 그냥 다 가버리네요.그래서 동네 철물점을 몇군데 돌았지만 역시나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고 난감해 합니다.그중 한 곳에서 물이 찬 이유는 모르겠지만 집수정 모터가 탔으니 일단 모터를 갈고 물을 퍼내야 한다고 하더군요.집수정 모타를 갈고나니 모타가 힘차게 돌면서 물을 밖으로 배출하긴 했지만 일단 지하실에 가득 찬 물들은 집수정까지 일일히 사람의 손으로 밀어내야 하기에 쥔장영감님이 부른 철물점 사람하고 제가 지하실로 들어가 눈치우는 기구를 이용해 물을 집수정으로 밀어냈습니다.모타 펌푸를 이용하면 되지만 지하실 전체에 물이 차있어서 누전의 위험이 있어 안되다고 하네요.
철물점 사람들은 낮에 잠시 일하고 가버리니 저하고 쥔장 할아버지가 물을 밀어내야 하는데 영감님은 나이가 드시분이라 제가 밤에도 하는데 날씨가 워낙 추워선지 장화신은 발아래는 정말 한겨울을 산타는 기분이 들정도로 추워서 이가 덜덜 떨리더군요.
아무튼 며칠에 걸쳐서 물을 퍼냈습니다.마치 올 여름에 장마가 져서 집에 물이 들어가 물퍼내는 장면을 상상하시면 될겁니다.
아마튼 다 정리되는데 한 일주일이 걸렸는데 지하실에 보관했던 박스속 제 책들은 거의 다 물에 홀라당 적었습니다.날씨라도 따뜻한 여름이라면 떙볕에 말리기라도 할텐데 한 겨울에 물에 적은 책들은 몽땅 얼어버려서 책이 꽝꽝 얼어버리더군요.
지금 이글을 쓰면서도 속이 무척 쓰린데 아무튼 몽땅 밖에 내놓으니 폐지 수집하시는 분들이 좋아라하고 가져 가셨네요.
ㅎㅎ 이게 한 겨울 물폭탄으로 지하실이 잠겨 많은 책을 갔다버린 슬픈 이야기 였습니다ㅜ.ㅜ
by casp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