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강머리 레드메인즈 동서 미스터리 북스 32
이든 필포츠 지음, 오정환 옮김 /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200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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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머리 레드메인즈는 저자 이든 필포츠는 영국 황금 시대를 대표하는 작가중의 한 명으로

인도 주둔 영국 군인의 집에서 태어나 17세부터의 10년간 런던의 보험회사 사무원으로 근무하는데 연극을 공부하면서 창작의 뜻을 갖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 후 주간지 편집 부원을 거쳐 30세경부터 본격적으로 문필 활동을 시작해서 전원 소설이나 역사 소설등을 100편정도 발표하는 유명한 작가가 되는데 그의 소설은 대부분의 작품의 배경이 잉글랜드 남서부 지방인 다트무어로, 전원소설의 작가로서 유명하며, 그리스 로마 중세 등을 제재로 한 역사소설도 있다고 한다.

 

추리 소설 황금시대의 작가들중에는 처음부터 문학공부를 하고 추리 소설을 쓴 사람보다는 다른 직업을 전전하거나 순수 문학을 하다 추리 작가로 데뷔하는 이들이 많은데 이든 필포츠도 그런 작가중의 한명이다.이든 필포츠에 대해 놀라운 점 하나는 다른 추리 작가들이 은퇴할 나이인 59세에 처음 추리 소설을 집필하였음에도 본격 추리 소설의 명작을 다수 발표했다는 점일 것이다.

 

빨강머리 레드메인즈는 그의 두번쨰 추리 소설로 내용은 휴가를 갔던 런던 경시청의 민완 형사 마크 브렌던은 제니 펜딘이라는 젊고 아름다운 여자로부터 남편이 살해되었다는 연락을 받고 우연찮게 사건에 개입하게 된다.범인은 신출귀몰하면서 서서히 레드 메인즈 집안을 조여오는데 사건에 뛰어든 마크는 저도 모르게 미모의 미망인을 사모하게 된다.사랑의 늪에 빠진 마크는 사건을 해결하지 못하고 허둥되는데 레드메인즈 가문의 친구인 미국인 피터 건즈가 깜짝놀랄 사건의 전모를 밝힌다

 

빨강머리 레드메인즈는 그간 읽었던 어떤 추리 소설보다 배경묘사가 아름다운데 특히 영국과 이탈리아의 아름다운 전원에 대한 묘사는 마치 직접 보는듯한 느낌을 주는데 이는 작가가 원래 아름다운 전원을 배경으로 한 전원 소설의 대가이기 때문일 것이다.

이 책에선 복수심에 불타 살인을 저지르는 천재적인 범인과 인간미가 철철 흘러넘치만 이젠 뚱뚱하고 늙은 탐정의 심리대결을 그리고 있는데 탐정이 어떻게 범인의 천재적인 계략을 꿰뚫고 체포하는지를 읽어가는 동안 손에 땀이 흐르는 스릴을 만끽할 수 있다.  

트렌트 최후의 사건에서 사랑 때문에 흔들리는 탐정상이 제시되긴 했지만 본격 추리소설 초기였던 1920년대 당시에는 여전히 탐정은 여자에 대해 전혀 흔들리지 않는 마치 추리 기계와 같은 캐릭터들이 많은데 비해 이 작품에 등장하는 런던 경시청 형사 마크 브랜던은 사랑 때문에 추리를 제대로 하지 못하는 인간적이고 로맨틱한 모습을 보여주는데 이것도 읽는 재미를 더해준다.

 

이미 출간된지 90년도 넘은 작품이라 현대의 추리 소설처럼 스피드한 면이 없어 독자에 따라서는 지루하다거나 구식이다란 생각을 갖을지도 모르겠지만 범인과 탐정의 심리대결,피터 건즈가 마크 브랜던의 시각에서 본 사건을 뒤엎는 장면은 지금 시각으로 보더라도 여전히 흥미 진진하단 생각이 드는데 이건 아무래도 고전 추리 소설을 좋아하는 글쓴이의 시각이 들어 있긴 하지만 빨강 머리 레드메인즈는 시대를 초월한 추리 소설 고전중의 하나임에는 틀림없단 생각이 든다.

by cas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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