뱀파이어 헌터, 에이브러햄 링컨
세스 그레이엄 스미스 지음, 양병찬 옮김 / 조윤커뮤니케이션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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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초 미국 현지에서 출판되자마자 베스트셀러로 자리매김하며 이미 전 세계 독자들에게 찬사를 받으며 불티나게 팔려나가고 있다는 <뱀파이어 헌터 : 에이브러햄 링컨>이 벌써 국내에서 출간되었다.
책 말미에 번역자의 후기를 보면 이 작품은 조운 커뮤니케이션이 저자 세스 그레이엄 스미스의 시놉시스만 보고 계약을 체결한것으로 나오는데 책이 미처 나오기도 전에 입도선매 형식으로 저작권 계약을 한것으로 보아 이 작품에 대단한 자신감을 가진것으로 보이는데 하긴 전작인 오만과 편견,그리고 좀비가 2009년에 미국에서 출간되자마자 60만 부가 판매되고 아마존, 《뉴욕타임스》 《USA투데이》 등에서 베스트셀러로 오르면서 《오프라 매거진》이 선정한 ‘올 여름, 꼭 읽어야 하는 소설’로 선정되었으며, 영화 '레옹'의 주연배우 나탈리 포트만이 감독으로 영화 제작 중으로 독자들과 함께 할리우드의 집중적인 관심을 받고 있는 작품이라 하니 그럴만도 하겠다.
참고로 이 작품 역시 현재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 <배트맨>의 감독 팀 버튼과 티무르 베크맘베토브가 판권을 사들여 영화로 제작 중이라 하니 출판사 입장에서도 판매에 좋은 홍보가 될것이라고 여겨진다.

이 책의 장르는 참 애매모호한데 실존 인물인 링컨의 전기에다 뱀파이어물을 잘 버무린 작품이다.출판사의 설명을 들어보자면 링컨의 전기와 뱀파이어 장르를 교묘히 혼합한 소설로, 신화적인 영웅 링컨의 섬세한 심리묘사와 역사적인 사실, 뱀파이어와의 전쟁 픽션 등이 어우러져 그로테스크하면서도 긴박감 넘치는 분위기를 선보인다고 하고 있다.

이 책의 줄거리를 간단히 설명하지면 지은이인 세스 그레이엄 스미스가 헨리란 의문의 인물로부터 오래된 몇권의 노트를 받게 되는데 이 노트의 주인은 미국의 제 16대 대통령 에이브러햄 링컨으로 그 노트안에는 경천동지할 비밀이 담겨있는 것이다.저자는 링컨의 노트를 바탕으로 일종의 전기 소설을 쓰게되는데 바로 뱀파이어를 척살하는 링컨의 숨겨진 모습을 그린 것이 바로 뱀파이어 헌터,에이브러험 링컨인 것이다.
이 작품을 읽어 보았는데 상당히 흡입력이 있어 한번 손에 들게 되면 술술 잘 읽히는 것이 장점이다.즉 그다지 복잡한 복선이 없어 고민할 필요없이 그냥 읽으면 되는것인데 작가가 논픽션 소설가에다 영화 프로듀서란 직업을 갖고 있어서 그런지 몰라도 그냥 한편의 영화를 보듯이 주욱 읽게 되는데 이게 장점이면서 단점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된다.

위에서 설명한대로 이 책은 링컨의 뱀파이어 말살기이다.이 책의 재미있는 아이디어는 대통령 링컨이 젊어서 뱀파이어 헌터라는 설정한 것도 있지만 그보다는 실제 미국의 건국이 뱀파이어의 도움으로 이루어 졌으며 노예제도 역시 뱀파이어의 음모라는 거대한 떡밥을 깔아놓은 점이다.남북전쟁역시 노예제도를 옹호하는 뱀파이어에 맞서 인간이 존엄성을 지키려는 링컨의 생각이 맞부딪치면서 일어났다고 설명하고 있다.
앞서 말한대로 이 작품은 역사적 사실과 픽션이 교묘하게 엮여져 있는데 유럽의 뱀파이어들이 미국으로 건너간 이유도 실제 역사적 사건인 헝가리의 백작부인인 에르제베트 바토리(Báthory Erzsébet)의 실화를 삽인하고 있을 정도다.

<에리자베드 바토리 백작부인>

이처럼 이 작품은 역사적 사실과 픽션이 적절히 혼합되어 흑인 노예를 해방시키기 위해 남북 전쟁을 벌인 대통령 링컨을 존경하는 미국인들의 관심을 적절히 건들이면서도 재미도 있기에 미국에서 베스트 셀러가 되지 않았다 여겨진다.

사실 이 책은 미국인이라야 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된다.저자는 실제 있었던 역사적 사실들에 링컨의 꾸며낸 비밀일기를 섞고 여기에 흥미로운 뱀파이어 요소들을 엮었내어 아주 재미있는 소설을 만들어 냈다.
미국에서 에이브러햄 링컨에 대한 책은 15,000여 권이나 출판되어 있다고 한다.무슨 말인가 하면 그 만큼 링컨의 일대기에 대해서 많은 미국인들이 속속들이 알고 있으므로 이 책의 근간이 되는 링컨과 관련된 역사적 사실들과 작가가 만들어낸 허구를 비교해가며 읽을 수 있는것에 비해 우리는 그런 재미를 알 수 없다는 점이다.(그렇다고 이 책이 재미있지 않다는 것은 아니다)
그래서 개인적으론 출판사에서 링컨이 실제 말한 말이나 글은 다른 글씨체로 해 주었으면 더 좋았겠다는 생각을 가지게 된다.

이 책을 읽으면서 한가지 좀 미흡다고 생각되는 점은 뱀파이어가 너무 약하게 그려지고 있다는 점일 것이다.고전적 의미의 뱀파이어는 성수나 마늘 십자가나 햇빛에 약하기에 헬싱 같은 평범한 인간들이 이런 약점을 이용해서 드라큘라를 죽일 수가 있었다(물론 반 헬싱측도 상당한 피해를 입었다)
그런데 이 책에 나오는 뱀파이어는 햇빛은 단순히 좀 따가울 뿐이고(그래서 낮에도 활동한다),마늘은 냄새가 나서 먹지 않을 뿐이며,성수나 십자가등으론 죽일 수 없는 더 무서운 존재로 나온다.그래서 미 독립 전쟁당시에도 소수의 뱀파이어들이 독립군을 도와 대낮에 영국군을 무찌를 정도다.이처럼 무적의 뱀파이어를 물론 같은 뱀파이어인 헨리가 미리 거주지를 알려주어 링컨이 기습한다고 해도 너무 뱀파이어가 허무하게 죽어간다는 점이 옥의 티라고 여겨진다.
물론 링컨의 가장 큰 무기가 뱀파이어에 대한 개인적 복수심(어머니와 애인을 뱀파이어에게 잃은 분도)이겠지만,좀더 링컨이 강력해지는 내용을 좀더 자세히 그렸을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책 표지를 보면 국내판은 미국판에 비해서 좀 유머스럽다.도끼를 들고 있는 링컨의 모습이 재밌기는 하지만 미국판의 강력한 포스에는 못 미치는 것 같다.개인적으로 미국판 표지를 그냥 이용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지만 그랬으면 아마 출간이 되지 않았을지도 모르겠다.

<국내판 표지>

<미국판 표지-잔인하지만 훨씬 책 내용에 부합된다>

이 책의 또 하나의 재미있는 점은 책 중간 중간에 마치 링컨 시대에 찍은 것 처럼 보이는 사진을 삽입하여 독자의 흥미를 배가 시킨다는 점이다.일반적으로 아동용 도서가 아닌 성인용의 경우 이 같은 사진이나 삽화가 들어가지 않는데,아마도 영화 프로듀서 출신인 작가의 영화적 상상력이 개입되서 그런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을 다 읽어보면 알겠지만 조만간 후편이 또 나온다고 한다.뱀파이어 헌터,에이브러햄 링컨을 재미있게 읽었기에 어서 후편이 나왔으며 좋겠다고 생각된다.
그리고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아마 영화로 나온다면 책보다 더 흥미롭지 않을까 생각되는데 책의 홍보용으로 만든 동영상이 재미있기에 영화가 어서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참고로 이 책의 홈페이지는 www.al.-vh.com 이다>
Good:역사적 사실과 픽션의 절묘한 배합
Bad: 솔직히 내용이 영화처럼 평면적으로 흘러간다.책 가격이 좀 부담된다
Me:어서 후속편이 나오길 기대해 본다

by cas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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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0-05-12 01: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카스피님, 양철북 독서감상문은 한글 10포인트 160행간으로 내용만 A4로 1.5매 정도 분량이면 되고요, 파일로 전송하시면 됩니다. 일부러 원고지에 쓸 필요는 없어요.^^

카스피 2010-05-12 08:47   좋아요 0 | URL
ㅎㅎ 그렇군요.그나저나 원고지라 갑자기 아날로그적 냄새가 나서 무척 그립더군요^^

무해한모리군 2010-05-12 08: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땡투를 그대에게~
아 링컨에 대해 많이 알아야 더 재미있겠군요.

카스피 2010-05-12 08:51   좋아요 0 | URL
읽어보면 무척 재미있습니다.그리고 우리가 잘 알지 못하는 링컨의 이야기도 있으니 일석이조지요^^

후애(厚愛) 2010-05-12 08: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읽어보셨군요. 재밌다고 하시니 보고싶네요.^^



카스피 2010-05-12 08:51   좋아요 0 | URL
ㅎㅎ 한번 읽어보셔요^^

마녀고양이 2010-05-12 09: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링컨의 뱀파이어 말살기라...... 에고.
작가의 상상력은 어디까지 날아갈까요? 다들 참 대단하십니다.

카스피 2010-05-12 15:29   좋아요 0 | URL
작가의 전작 오만과 편견,좀비도 읽어보세요.재미있다고 하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