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은 한국문화 예술진흥원의 멀티미디어 문학중 SF관련 글입니다.
http://www.kcaf.or.kr/basic/multi/ch02/fr-ch02-a.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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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일랜드작가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의 "지킬박사와 하이드씨"(1886) |
미국의 작가 에드워드 벨라미의 "뒤돌아보면"(1888) |
마크 트웨인의 "코네티컷의 양키, 아서 왕궁에 가다"(1889) |
SF는 미국에서 꽃을 피운 문학장르이지만 틀이 잡힌 곳은 역시 유럽입니다. 유럽에서는 19세기말과 20세기초에 걸쳐 190편 이상의 SF가 집중적으로 창작될 정도입니다. 두 얼굴의 인격을 가진 주인공으로 유명한 영국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의 "지킬박사와 하이드씨"(1886)가 나왔으며, 명탐정 셜록 홈즈 시리즈로 유명한 코난 도일도 "잃어버린 세계"(1912)를 발표하고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에드워드 벨라미의 "뒤돌아보면"(1888), "톰 소여의 모험"의 작가 마크 트웨인의 "코네티컷의 양키, 아서 왕궁에 가다"(1889), 잭 런던의 "강철군화"(1900)가 SF 작품으로 유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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쥘 베른 |
"기구를 타고 5주일 동안"(1862) 삽화 |
그러나 이 시기의 대표적인 SF 작가는 역시 프랑스의 쥘 베른과 영국의 허버트 조지 웰스입니다. "해저 2만리"로 우리들에게도 친숙한 작가 베른은 기본적으로 과학의 미래에 대해 낙관하고 있던 작가입니다. 그는 과학이 약속해 주는 경이로움을 모험소설의 형태로 썼는데 이것이 바로 대중적인 인기를 폭넓게 얻은 경이의 여행 시리즈입니다.
여기서 잠수함이나 비행기, 텔레비전처럼 20세기에 등장하는 과학의 산물을 세밀하고 묘사하여 근미래의 과학기술이 인간에게 주는 충격들을 보여 주었습니다. 또한 단순히 상상으로만 작품을 쓰지 않고 실제적인 과학지식을 바탕으로 기상천외한 모험이야기를 엮어 나갔는데, "해저2만리"가 1907년 "해저여행기담"이란 제목으로, 그리고 "인도왕녀의 오억 프랑"은 1908년 이해조의 "철세계"로 번역되어 일찍부터 우리 나라에 수용될 정도로 동시대에 널리 읽혀진 작품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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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버트 조지 웰스 |
"타임머신"(1895년 발표) |
그런데 웰스는 베른과는 달리 과학에 대한 믿음보다는 의구심이 더 강한 작가입니다. 웰스는 전문적으로 훈련받은 과학도 출신으로 진화론자 T.H. 헉슬리의 생물학적 세계관을 수용하여 자신만의 독특한 상상력으로 비관적인 미래를 담은 공상적 요소가 아주 강한 작품들을 발표했습니다.
1895년에 발표한 "타임머신"은 웰스 시대의 모험가가 타임머신을 타고 80만년 후의 지구로 넘어가는 것으로 시작됩니다. 지구는 고도로 발달한 문명을 파괴하고 원시세계로 되돌아가 있었습니다. 인류는 지상에 사는 엘로이족과 지하에 사는 몰록족으로 갈라져 서로 투쟁하고 있어 다윈이 제창한 진화론이 가진 무목적성과 무방향성에 대한 공포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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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버튼 감독의 "화성침공"(1996) |
"모로 박사의 섬"을 영화화한 "DNA"(1997) |
또한 과학의 힘으로 괴물을 창조한 프랑켄슈타인처럼 "모로 박사의 섬"(1896)에서는 섬의 동물들을 무분별하게 지성을 갖게 하려다 더 이상 조종할 수 없는 괴물로 만들어 버린 유전공학자의 윤리적인 책임을 묻고 있습니다.
웰스의 작품은 상당수 영화로도 만들어져 "모로 박사의 섬"은 "DNA"로 그리고 "우주전쟁"은 근년에 팀 버튼 감독의 "화성침략"으로 나왔습니다. 특히 "우주전쟁"은 화성의 우주인이 지구를 침략한다는, 당시로서는 전혀 새로운 내용을 내놓아 오늘날 영화나 애니메이션, 게임 등에서 흔히 다루는 스페이스워 즉 우주전쟁의 효시가 되고 있습니다.
과학에 대한 비판적인 웰스의 태도는 과학에 대한 무한한 경이를 즐기는 베른보다 훨씬 더 많은 영향을 유럽 SF 작가들에게 끼쳤습니다. 사실 SF란 용어는 1920년대 후반 미국에서 정식으로 등장한 용어입니다.
그 이전에 영국에서는 과학을 테마로 한 일련의 소설을 과학적 로망스 또는 의사과학소설이라 부르는 것이 보통이었습니다. 이 작품들은 주로 당시의 중산층들이 즐겨 읽는 몇몇 잡지에 실린 다음 출판되었습니다.
그런데 1910년을 전후로 일일신문이 부흥하자 이에 밀려 잡지들이 쇠퇴합니다. 그러자 SF 작품들에 대한 유행도 수그러져 소수 독자들의 흥미만을 끄는 장르로 축소되었지요.
제1차 세계대전 이후에는 주로 책으로 곧바로 출판되는 형태를 취했기 때문에 SF 작가들은 창작할 때부터 소설 형식을 염두에 두고 작품을 써야만 했습니다. 작가들 또한 SF를 주류문학과 분리되지 않는 20세기에 가장 적합한 소설양식이라는 자부심을 갖고 있었습니다. 따라서 격조 높고 수명이 긴 작품을 쓰는 데 힘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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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코의 국민작가 카렐 차페크 |
"유니버설 로섬의 로봇"의 로봇 |
"로봇"국내판
(2002년) |
이런 가운데 웰스의 작품이 보여준 과학에 대한 진지한 성찰과 인류의 과학적 미래라는 무거운 주제가 작가들에게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진 것이지요. 로봇이란 말을 세계 최초로 만들어 훗날 로봇에 관련된 SF, 영화, 애니메이션, 만화 등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체코의 카렐 차페크와 같은 작가는 문명에 대한 통렬한 비판의식을 담은 디스토피아 SF 작품을 연달아 발표했습니다. 차페크의 작품은 대부분 철학사상에 대한 탐구라고 할 정도로 깊은 문제의식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기계인간인 로봇들이 인간에게 일으킨 치명적인 반란을 그린 "유니버설 로섬의 로봇"(1920)과 같은 작품은 인간이 스스로 만든 창조물에 의해 멸망의 위험에 직면한다는 "프랑켄슈타인", "모로 박사의 섬"이 보이는 비관적인 모습을 그대로 펼치고 있습니다.
또한 "절대자제조공장"(1921)에서는 기계장치의 발명으로 인해 인간생활이 향상되지만 그로 인해 인간의 생명도 위협할 수 있다는 인식에서 원자로에서 새어나오는 방사능의 위험을 예견하고 있습니다.
"유니버설 로섬의 로봇"의 속편격인 "도롱뇽 전쟁"(1936)에서는 체코의 자본가가 도롱뇽의 대량양식에 성공하여 기업을 일으키지만, 급속하게 진화한 도롱뇽이 파시즘과 결탁하여 인류와 전쟁을 일으키고 세계를 정복한다는 내용입니다. 이미 이 작품에 이르러서는 과학에 대한 장미빛 미래가 유럽의 SF 작가에게는 설득력이 별반 없음을 증명하고 있습니다.
물론 유럽의 SF가 과학에 대한 비관만을 다루는 것은 아닙니다. 영국의 데이비드 린지와 같은 작가는 아크투러스 성운의 한 혹성으로 여행하는 남자가 겪는 다양한 경험을 지극히 환상적으로 표현한 모험 SF "아크투러스 여행"(1920)을 발표하고 있으며, 러시아 최초의 SF 전업작가인 알렉산드르 벨라예프와 같은 작가는 과학적 아이디어를 문학과 결합시켜 수준 높은 오락작품이 된 "도웰 교수의 목"(1925)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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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라프 스테플든 |
또한 영국의 올라프 스테플든은 유럽 SF 작가 가운데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작가이지요. 스테플든의 경우, "최후와 최초의 인간"(1930)에서 20억 년간 진행되는 인간 진화의 역사를 다루었으며, "별의 창조자"(1937)에서는 우주의 운명이라는 거시적인 전망에 서서 인류의 미래 역사를 부감하면서 SF를 주류문학의 경지까지 올려놓고 있습니다. 스테플든이 작품에 보여준 추상적이고도 심오한 사상은 아서 C. 클라크를 비롯한 현대의 많은 SF 작가들에게 큰 영향을 끼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도 두 차례의 세계대전을 몸소 겪은 유럽의 작가들에 있어서 과학은 여전히 경계해야 할 대상인 것은 분명합니다. 동구권 SF의 대표 작가인 폴란드의 스타니슬라프 렘에 이르러서는 인간이 가지는 과학적 인식의 한계점에 대해 깊은 성찰을 한 작품이 나오고 있습니다. 50년대 이후 전업작가의 길에 들어선 렘은 웰스와 스테플든의 SF를 적극적으로 수용한 작가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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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유럽 SF작가를 대표하는 폴란드의 스타니슬라프 램 |
타르코프스키 감독의 영화 「솔라리스」(1972) |
그는 문학성이 풍부한 세밀한 묘사에다 유럽 문학 특유의 지적 실험이라는 전통을 잘 살려 인간과 우주의 본질을 끈질기게 추구하는 작품을 내놓았습니다. 대표적인 작품이 타르코프스키 감독의 영화로도 유명한 "솔라리스"입니다.
이 작품은 지구 밖의 지성체와 조우한 인간이 그 지성체를 어느 정도까지 잘 이해할 수 있는가 하는 것에 대해 다루고 있습니다. 즉 인간의 지성이 가지고 있는 상대적인 모습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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