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뇌로의 여행 Fantastic Voyage II : Destination Brain 1~2 아이작 아이시모프 Issac Asimov
번역: 강무환/출판사: 작가정신/발행일:1992/가격: 4500/ ISBN: , Pages: 282/288



◆작가소개
아이작 아시모프(1920~1992)-소련에서 태어나 3살 때 부모를 따라 미국으로 이민 했다. 컬럼비아 대학에서 생화학을 전공했으며 잠시 보스턴대 의과대학에서 교수로 재직하다가 전업작가로 나섰다. 타계하기 전까지<천문학입문><유전자암호>등 350권 이 넘는 과학저서를 남겨 초인적인 집필력을 과시했고, 그 방대한 저술량 못지않게 다방면에 걸쳐 해박한 지식을 펼쳐보였다. 21세 때 단편,<밤이오다>를 시작으로 <환상여행Ⅰ:마이크로 결사대><환상여행Ⅱ:두 뇌로의 여행><파운데이션><로봇>에 이르기까지 현대SF의 기틀을 다진 위대한 과학소 설 작가로서 여러차례 SF의 최고상인 휴고상과 네뷸러상을 수상했다. 1976년에는「아이작 아시모프의 과학소설 잡지」를 창간하여 후진 양성에 힘썼고 교 양과학 저술 및 편집자로서도 커다란 발자취를 남겼다. 일흔이 넘은 나이에도 변함 없이 왕성한 창작활동을 하다가 1992년 4월 초 심장 및 신장질환으로 타계했다.

◆옮긴 이의 말
신비한'두뇌와의 대화' 때는 21세기 미국 워싱턴. 신경물리학 분야에서 독특한 뇌이론으로 세상의 비웃음과 학계의 조롱을 사오던 알버 트 죠나스 모리슨 박사는 어느날 한 소련 여인의 방문을 받는다. 이야기의 시작은 바로 이 엉뚱한 이론의 도움이 소련에서 필요하다는 것. 세계적인 석학 샤피로프 박사의 이론에 따라 축소화 연구가 진행중이던 소련에서는 말 못 할 사정으로 인해 축소화 연구가 중단될위기에 놓이자, 결국 모리슨의 도움을 요청한 것이다.우여곡절 끝에 모리슨 박사는 소련으로 납치당하여 축소화 실험에 가담하게 되었다. 실험은 축소화 이론의 창시자 샤피로프 박사의 뇌혈관 속으로 들어가는 두뇌로의 여 행이었다. 소련 학자 셋과 술꾼 조종사, 그리고 모리슨 박사까지 모두 다섯 명이 특 수 제조된 배를 타고 축소된 채 샤피로프 박사의 뇌혈관 속으로 들어가 보는 것이었 다. 요컨대 그 이론을 말로 남겨 놓지 않은 그의 생각을 알아내서 중단 위기에 놓인 축소화 이론에 쓰고자 하는 의도였다. 실험과정에서 부딪히는 예기치 않은 사건 속에 이들 일행이 적혈구와의 싸움, 신경세 포 속에서의 방황을 거치면서 작가 아시모프가 얘기하고자 하는 것은 바로 신비한 두 뇌와의 '대화'가 아니었을까 싶기도 하다.
생각만 해도 신비로운 이《두뇌로의 여행》은 미국에서 발간 즉시200만부가 팔려 나 갔다는 데서도 알 수 있듯이, 인간이 세포 크기로 축소되어 두뇌 속으로 들어간다는 가정 자체가 이미 독자의 흥미를 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중계역'으로 설정된 모 리슨 박사의 컴퓨터 프로그램을 통해 혼수 상태에 빠진 샤피로프 박사의'축소화 이론 '에 대한 생각을 집어 낸다는 것도 여간 흥미진진한 요소가 아닐 수 없는 것이다. 이 글을 읽으면서 시종일관 느끼게 되는 것은 과연 이것이 소설인가, 다큐멘타리인가 싶을 정도로 놀라운 과학적 사실에 대한 안내와 거의 High Commedy에 가까울 만큼 번 뜩이는 작가 아시모프의 소설적 재치가 과연 어디까지 갈 것인가 하는 점이다.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순간에도 모리슨의 뚱딴지 같은 생각과 너무나 잭재적소에 튀어 나오는 데즈네프 1세의 놀라운'혜안'을 접하면서 도무지 웃지 않고는 배길 수 없게 만드는 아시모프의 기지와 재치는 곳곳에서 빛을 발한다.
어떻게 보면 이렇게 재미있는 과학책이 있을까 싶고, 또 어떻게 보면 이렇게 과학적 인 고급소설이 있을까 싶을 만치, 이 책은 철저히 '과학적 오락성'을 담고 있는 작품 으로서 독자들을 사로 잡는다.
그러나 아시모프느 역시 아시모프다. 추리와 반전의 명수로서의 소설가적 진가는 결국 끝 부분에 가서 절정에 달한다. 젊 은 연인 박사 코네프와 캘리닌의 감춰졌던 사랑과 그 갈등의 끝, 모리슨 박사의 멍청 한 진실과 그를 체포하러 나타난 여 종업원 발레리 팔레론의 재등장은 머리털이 쭈빗 거리만치, 아시모프 특유의 추리적 재미를 유감없이 보여주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과 학소설에서의 그 명성이 결코 거저 얻은 게 아님을 그 해박한 과학적 안내로서 증명 해 주고 있다. 이 책은 아마도 인체에 대한 신비나 궁금증을 풀 길이 없어 갈증을 느끼던 과학 독자 들에게 소설의 재미와 과학의 지혜를 함께 선사해 주고, 또한 격조 있는 고급 소설을 기다리던 독자들에게 나름대로의 추리와 반전의 재미와 더불어 작품 곳곳에 숨어 있 는 작가의 따뜻한 '인간애'와 타고난 기지를 함께 느끼게 해 줄 수 있는 '인상적인' 작품으로 오래 기억되지 않을까. 1992년 10 강무환

◀ 차 례▶
上.
* 1장.요구 - 닥터 보라노바의 출현 .15
* 2장.수용 - 산타클로스에게 납치되다.44
* 3장.말렌키그라드 - 모리슨,'꼬마동네'에 와서 울다.66
* 4장.그로토 - 축소화의 요새.88
* 5장.혼수 상태 - 기절하다.112
* 6장.결정 - 축소되는 것에 동의하다.140
* 7장.배 - 배와 함께 시험축소되다.167
* 8장.준비들 - 최후의 만찬.192
* 9장.동맥 - 샤피로프의 뇌동맥으로 들어가다.219
*10장.모세혈관 - 외톨이가 되다.252
下.
*11장.목적지 - 뇌파를 찾아서 .15
*12장.세포 사이에서 - 뇌 속으로 들어가다.46
*13장.세포 -스켑틱 파를 잡아라.76
*14장.축색돌기 - 두 여자와 두 남자.107
*15장.혼자 남다! - 생명줄을 놓치다.139
*16장.죽음 - 구출된 사람,죽은 사람.168
*17장.탈출 - 몸 밖으로 탈출하라.195
*18장.귀향? - 말렌키 그라드를 벗어나다.226
*19장.전환 - 마지막 승리.256

◆작가 및 작품해설
거장이 남긴 전통적SF의 모범작<두뇌로의 여행> 잘 알려져 있다시피 아시모프의 작품들 중에는 이른바 시리즈물, 즉 같은 배경을 채 택하는 연작 장편소설들이 많이 있다. 그의 대표작이랄 수 있는<파운데이션>이나<로 봇>시리즈들이 모두 그렇다. 게다가 또한 가지 특기할 만한 사실은, 그러한 연작 장 편들의 상당수가 매우 긴시간 간격을 두고 집필된 작품들이라는 점이다.<파운데이션> 의 첫 작품이 단행본으로 나온 것은 1951년이었으며, 그 연작물의 마지막 편이자 사 실상 아시모프의 유작이 된<파운데이션을 향하여(Forward the Foundation)>는 장장 41년 만인 1992년에 간행되었다. 또 <로봇>시리즈의 제1편인<강철도시>가 1954년에 나온뒤, 마지막 <로봇과 제국>은 31년 만인 1985년에 출간되었다.
그리고 이번에 우 리 나라 독자들에게 처음 소개되는 <두뇌로의 여행>도 1편인<마이크로 결사대(1966)> 이후 21년 만인 1987년에 발표한 것이다. 어렵지않게 짐작할 수 있는 일이지만, 이처럼 연작들의 집필 간격이 벌어지게 된 것 은 전적으로 탁월한 SF작가인 아시모프의 명성에 힘입은 바이다.
그 스스로도 토로한 바 있듯이, 처음 3부작(1953년에 완간)으로 일단 이야기가 종결되는 <파운데이션>시 리즈를 29년 만에 다시 집필하게 된것도 (제4편<파운데이션의 끝>을 1982년에 발표) 독자들과 편집자들의 끈질긴 설득에 못 이긴 결과였다. 마찬가지로 1980년대 이후 아시모프가 집필했던 여러 작품들은 대부분 같은 동기로 다시 이어쓰게 된 연작 장편들의 후속편이었다. 그러나<두뇌로의 여행>처럼 후속편이 전편보다 확연하게 돋보이는 경우는 그의 다른 작품들에선 달리 찾아보기가 어려운 것같다.
독자들 중에서는 <파운데이션>이나<로봇 >의 후속편이 전편에 비해 그다지 새로운 느낌을 주지 못한다고 얘기하는사람들도 꽤 있지만, 아마<두뇌로의 여행>을 읽은 뒤에는 거의 이구동성으로 '과연 아시모프다'라 는 감탄사를 연발하게 될 것이다. <두뇌로의 여행>은 우선 이처럼 전편을 능가하는 탁월함에서 아시모프의 다른 작품들과 비교된다. <마이크로 결사대>와 <두뇌로의 여행>의 집필 배경에는 21년이라는 시간 간격 외에도 중요한 사실이 한 가지 있다.
<마이크로 결사대>가 원작 영화의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재구성한 내용인 반면에, <두뇌로의 여행>은 전적으로 아시모프의 창작품이라는 점이 다. 글쓴이는 <두뇌로의 여행>을 읽으면서 아시모프가 반드시 후속편을 쓰겠노라고 별렀음 것임을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었다. 자신의 작가적 역량을 얼마나 발휘했 는지 따져본다면,<마이크로 결사대>는 사실 여러 모로 아쉬움이 많았을 것이다.
<파운데이션>이나 <로봇>시리즈가 머나먼 미래를 배경으로 장대하게 펼쳐지는 서사시 적 구성을 취하는 것과는 달리,<두뇌로의 여행>은 현실과 별반 차이가 없는 가까운 미래를 배경으로 채택하고 있어서 독자들이 느끼는 리얼리티는 훨씬 생생하다. 게다 가 그의 전공인 생화학과 생리학 지식이 유감없이 발휘되어 있어서, 아마 아시모프의 숱한 작품들 중에서도 몇 안 되는 본격 하드(hard)SF로 꼽히는 데 손색이 없을 것이 다. 그런가 하면 아시모프 특유의 위트와 유머는 전편에 걸쳐 일관되게 빛을 발하고 있고, 또 그의 전매특허와도 같은 추리소설적 반전구조는 이미 그의 작품을 몇 편 읽 은 독자들이 정신을 바짝차리고 마지막 장을 펼치더라도 결국은 허를 찌르고야 만다.
우스개 소리를 하나 하자면, 글쓴이는 어느 독자가 아시모프의 작품을 읽으면서'이번 엔 아시모프의 막판 뒤집기에 절대 안 속는다'라면 책을 들었다가 다 읽고 난 뒤에 어이없는 표정으로 '또 속았다'라는 말을 하는 경우도 보았다. 과학 기술적 논리 구사의 정밀성에 중점을 두는 하드 SF로서 <두뇌로의 여행>이 주목 받는 점은, 인간 두뇌의 사고 과정을 생화학적 차원에서 매우 치밀하게 묘사했다는 사실일 것이다. 딱딱한 교과서를 읽는 것보다 차라리 <두뇌로의 여행>을 일독하고 나면 뇌생리학의 상당 부분은 알기 쉽게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 것도 결코 무리가 아니다. 거기에 더해서 작품의 결말 부분에는 인간의 사고 과정이 한 차 원 더 전개된 새로운 이론으로 제시되지만, 그 부분은 독자 여러분들의 읽는 즐거움 을 위해 언급을 유보하고 싶다.
아시모프 작품들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의 정형성은 <두뇌로의 여행>에서도 예외가 아 니다. 주인공 모리슨 박사는 사상도 주관도 없는 겁 많은 학자일 뿐이지만,작품의 마 지막에서는 엿새 만에 새로운 세상의 문을 열고 일곱째 날에 휴식을 취하는 창조주로 (아시모프 특유의 상징적 위트가 돋보인다)부각된다. 그의 또 다른 연작 작품들인<로 봇>시리즈의 주인공 형사 베일리도 원래는 소심하고 현실 안주적인 사고방식을 갖고 있었지만, 어느 순간부터 지구의 새로운 미래를 여는 뛰어난 선각자로 거듭 태어난다 아시모프가 창조하는 인물들의 변신은 좀 과장되게 표현하면 이율배반적일 정도다.작품의 결말 부분에 다다르면 누구나 할 것 없이 '슈퍼맨'이 되는 것이다.
그러나 글쓴 이는 이러한 점을 흠으로 지적하기보다 아시모프 나름의 교훈적 구성으로 받아들이고 싶다. 즉, 흔히 하는 말로 우리들 주위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보통 사람들'을 주인공 으로 등장시켜, 이야기가 진행되는 동안은 오히려 독자들이 답답할 정도로 우유부단 하고 별 볼일 없는 인물로 묘사한다. 그러는 가운데 독자들은 어느덧 주인공을 자신 과 별 차이없는 평범한 인물로 동일시하기 마련이며, 결말 부분에 이르러 주인공이 놀라운 통찰력을 발휘하면 그만큼 독자들이 느끼는 뿌듯함도 배가되는 것이다. 이러 한 기법은 소설 속의 주인공이 갖는 캐릭터의 인상을 독자들에게 강하게 각인시키는 데 상당히 효과적이며, SF작가들 중에서는 특히 아시모프가 즐겨 구사하는 방법이다. 근현대SF의 시조격으로 추앙되는 휴고 겐즈백은, 일찌기 SF를 가리켜 '과학적인 이론 과 미래의 전망이 허구적인 이야기로 결합된 것이다'라고 주장한 바 있다. SF의 정의 로서는 오늘날 색이 바래 보이는 것도 사실이지만, 아직까지는 전통적인 SF관으로서 일반인들의 인식을 점유하고 있는 것도 부인할 수 없다. 아마도 이러한 SF관에 입각 해서 볼 때 아시모프의 작품들, 특히 그 중에서도<두뇌로의 여행>은 일종의 교과서적 모범을 보인다고 말해도 크게 틀리지 않을 듯하다. 한 편의 유익한 오락 소설로서 이 민한 작품을 접하기는 정말 쉽지 않을 것이다. <두뇌로의 여행>은 연초에 타계하고 만 SF의 거장 아시모프가 만년에 이르러 축적된 과학 지식과 완숙한 글솜씨로 깔끔하게 버무려 낸 걸작으로서, 이제 우리나라 독자들 에게도 선을 보이게 된 것은 정말 바람직스런 일이 아닐 수 없다.
출처:1992년 11월 SF 동호인 모임 「멋진 신세계」 박상준

by cas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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