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유한양행의 창업자인 유일한 박사가 일제강점기 시절 미국의 OSS(현 CIA의 전신) 비밀 첩보 작전인 '냅코 작전(NAPKO Project)'의 핵심 요원(공작원)으로 활약했다는 글을 올린 바 있습니다.냅코 작전은 제2차 세계대전 말기인 1945년, 미국 첩보조직 OSS가 한반도에 스파이를 침투시켜 일본군 동향을 파악하고 후방을 교란하기 위해 수립한 극비 작전으로 유일한 박사등 한국인 첩보원들이 당시 조선에 침투하기 직전 원폭을 맞은 일본의 전격적인 항복으로 취소되어 수십년간 한국인들이 잊고 있던 작전이었죠.
유일한 박사 역시 살아 생전 자신의 항일 애국담을 입에 담은 바 없었기에 이 작전은 90년대 미국의 비밀 문서가 해제되기까지 아는 한국인은 한명도 없었습니다.
이처럼 당시 한국인들의 독립 운동을 다른 극비 프로젝트였음에도 국내에선 이와 관련된 책이 건의 전무하다고 여겨집니다.
현재 국내에서 냅코작전과 관련된 책들은 아래와 같습니다.
1.냅코 프로젝트(한국자료원)
미국의 특수공작기관인 OSS가 기획한 한반도 침투 작전의 전모를 학술적으로 완벽히 정리한 종합 사료집입니다. 재미 한인들이 조국 독립을 위해 생사를 걸고 투신했던 강력한 항일무장 독립운동의 기록이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2.모멸의 시대(박순동)
냅코 작전에 직접 선발되어 훈련을 받았던 실제 요원 박순동 지사의 생생한 수기입니다. 일본군 학병으로 강제 징용되었다가 탈출한 뒤, 조국을 위해 다시 한번 목숨을 걸고 OSS 냅코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처절하고도 가슴 아픈 역사의 현장을 1인칭 시점으로 만날 수 있습니다.
▶참고로 이 작품은 원래 1965년 동아일보사의 월간지 신동아 논픽션 공모전에 당선되어 처음 세상에 공개되었습니다.
단행본으로는 1977년 청년사 논픽션 선집 제3권인 벽지의 하늘에 황석영, 오소백 등의 작품과 함께 박순동 지사의 모멸의 시대가 수록되어 출판되었으며 같은 해 한샘 문화사의 실록 민족의 저항 시리즈 제3권인 모멸의 시대 - 학병수기집이라는 단독 명칭의 단행본으로 출판된 기록이 있는데 두 책 모두 현재 절판 상태입니다.
3.유일한 평전(조성기 저)
냅코 작전의 핵심 인물인 유일한 박사의 일대기를 그린 책입니다. 성공한 기업가였던 그가 나이 오십에 모든 기득권을 내려놓고 OSS의 강도 높은 특수 비밀 공작원 훈련(암호명 A)에 자원하게 된 배경과 고뇌가 깊이 있게 다루어져 있습니다.
이 처럼 미국의 지휘하 였다고는 하지만 재미 한국인들이 직접 당시 조선에 침투하려던 비밀 작전에 대해 90년대 냅코 프로젝트가 비밀 해제되면서 봉인이 풀렸음에도 그에 대한 책들이 이 처럼 전무하다는 사실은 현재까지도 입으로만 항일과 독립투쟁을 외치는 사람들과 우리 출판계를 매우 부끄럽게 만들고 있는 것 같습니다.
박수동의 모멸의 시대가 60년대에 수기 형태로 알려졌지만 당시에는 냅코 프로젝트가 비밀문서로 분류되었기에 그 확인이 어려웠다고 할수 있어 널리 알려지지 않았다고 볼 수 있지만 비밀 문서 해제이후에도 그와 관련된 도서가 이처럼 없다는 것은 어떻게 보면 좀 한심하단 생각이 듭니다.
정치적 레토릭으로 맨날 항일이나 친일이나 떠들지 말고 음지에서 조선의 독립을 위해서 애썼던 분들의 이야기를 좀 더 많은 국민들이 알수 있게 했으면 좋겠단 생각이 듭니다.
by casp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