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와 미래 예측
이전에 저는 ‘다가올 미래를 정확하게 예측해야만 훌륭한 SF인 것은 아니다’라고 했습니다. 그렇지만 실제로 사람들은 어떠어떠한 과학기술이 이미 어느 SF에 일찍이 등장한 적이 있다면서 그 선견지명에 감탄하는 경우가 많지요. 예를 들면 다음과 같은 경우들입니다.

1726년에 발표된 <걸리버 여행기>는 작가인 조나단 스위프트가 당시 현실을 풍자하기 위해 쓴 것이지만 SF의 시조로 꼽히기도 합니다. 이 작품에는 반중력장치가 등장하죠. 바로 하늘에 떠 있는 나라 라퓨타(사진 아래 왼쪽)가 이 원리를 쓰고 있습니다.
1911년에 나온 ‘장르SF'의 시조 <랄프124C41+>에서 작가 휴고 건즈백은 TV전화, 형광조명, 신소재, 자기녹음테이프, 마이크로필름, 스텐레스스틸, 전송신문, 태양전지, 자동판매기 등 수많은 과학문명의 이기들을 미리 선보인 바 있습니다.
또 1916년에 러시아의 콘스탄틴 치올코프스키는 <달세계 도착!>에서 현대의 우주선과 같은 방식의 달 여행을 묘사했으며, 액체연료로켓과 우주복, 그리고 우주온실까지 등장시켰습니다.
20세기 초반 미국에서 대단한 인기를 끌었던 에드워드 스미스의 <우주선 종달새호(1928)>에는 초광속우주선과 반물질까지 도입됩니다.
또 1941년에 로버트 하인라인은 <메두셀라의 아이들>에서 요즘 한창 화제가 되고 있는 유전공학이라든가 장수유전자로 노화를 방지하는 설정 등을 묘사했습니다.
그리고 1944년에는 알프레드 앨튼 반 보오트가 <머나 먼 센타우르스>에서 인공동면에 의한 장거리 우주여행을 등장시켰죠.
아서 클라크는 1957년에 <해저목장>에서 해저개발, 고래목축, 해저주택, 플랑크톤 증식기법 등을 선보였고, 1968년에는 <2001년 우주의 오디세이>에서 태양계의 외행성 탐사와 인공지능 컴퓨터를, 그리고 1978년에는 <낙원의 샘>에서 우주 엘리베이터를 자세히 묘사했지요.
20세기 초반 미국에서 대단한 인기를 끌었던 에드워드 스미스의 <우주선 종달새호(1928)>에는 초광속우주선과 반물질까지 도입됩니다.
또 1941년에 로버트 하인라인은 <메두셀라의 아이들>에서 요즘 한창 화제가 되고 있는 유전공학이라든가 장수유전자로 노화를 방지하는 설정 등을 묘사했습니다.
그리고 1944년에는 알프레드 앨튼 반 보오트가 <머나 먼 센타우르스>에서 인공동면에 의한 장거리 우주여행을 등장시켰죠.
아서 클라크는 1957년에 <해저목장>에서 해저개발, 고래목축, 해저주택, 플랑크톤 증식기법 등을 선보였고, 1968년에는 <2001년 우주의 오디세이>에서 태양계의 외행성 탐사와 인공지능 컴퓨터를, 그리고 1978년에는 <낙원의 샘>에서 우주 엘리베이터를 자세히 묘사했지요.
그런가 하면 오늘날의 인터넷이나 3차원 가상현실, 아바타 등은 1984년에 윌리엄 깁슨이 <뉴로맨서>(사진 아래 오른쪽)에서 사실상 처음으로 그 구체적인 양상들을 그려보였습니다. 그런데 깁슨은 당시에 개인용 PC를 전혀 다룰 줄 몰랐다고 합니다.

지금까지 소개한 예들 중에서는 이미 현실로 나타난 것도 있고, 아직 불가능의 영역에 남아 있는 것도 있습니다. 반중력이나 초광속 우주선, 인공동면 같은 것은 여전히 SF에서만 접할 수 있죠. 그중에는 이론적으로 불가능하다고 하는 것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를테면 초광속우주선처럼.
과연 이런 SF들은 다가올 미래를 정확하게 내다보고 미리 예측을 한 걸까요? 아니면, 혹시 다르게 생각해 볼 여지는 없을까요? SF가 예측을 한 게 아니라, 후대의 사람들이 SF를 보고 거기에 나오는 신기한 것들을 그대로 모방하여 만들어 낸 것이라고 말입니다.

원자폭탄을 예언했던 SF
잠시 흥미로운 역사의 비화 한 토막을 소개합니다.
2차 세계대전이 막바지로 치닫던 1944년 어느 날, 미국 FBI 수사관들이 뉴욕에 있는 한 작은 잡지사에 들이닥쳤습니다. 잡지의 이름은 <어스타운딩 사이언스 픽션(Astounding Science Fiction)>. 그들의 혐의는 국가기밀 누설이었지요. 당시 미군(혹시 ‘미국’은 아닐까요?)에서 극비리에 개발 중이던 가공할 신무기가 그 잡지의 한 단편소설에 생생하게 묘사됐기 때문입니다. 문제의 작품은 클리브 카트밀이란 작가가 쓴 「데드라인(Deadline)」(사진 왼쪽)이란 SF였고, 이 단편에서 묘사된 신무기란 다름 아닌 원자폭탄이었습니다.
당시 미국정부는 세계 최고의 과학자들을 끌어모아 ‘맨해튼 프로젝트’라는 이름 아래 극비리에 원자폭탄을 개발하던 중이었지요. 그리고 그 보안을 유지하기 위해 모든 언론매체에 그와 관련된 일체의 정보공개를 막았고, 심지어 과학 잡지에서 학술적인 주제가 되는 일도 교묘하게 방해했습니다.
그런데 SF잡지만큼은 아무런 통제나 공작도 취하지 않고 그냥 내버려두었습니다. 당시 미국에서 발간되던 SF잡지들은 대부분 유치한 그림의 표지와 싸구려 종이, 말초적인 오락소설 등으로 채워져 점잖은 대접을 못 받고 있었기 때문에, ‘유치한 SF작가나 독자들’은 신경 쓸 필요가 없다고 판단한 것이지요. 그 결과 당시 핵무기에 대해 공개적으로 자유롭게 논의했던 사람들은 SF잡지와 그 독자들뿐이었다고 합니다.

아무튼 FBI의 취조 결과 밝혀진 정보의 출처는 다름 아닌 공공도서관이었습니다. 작가는 그곳에서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는 물리학 이론서만을 참고했을 뿐, 나머지는 오로지 작가의 과학적 상상력만으로 채워나간 것입니다. 결국 이 사건은 순전히 우연의 일치, 아니 SF작가의 상상력에 기인한 필연적 우연이었던 셈이지요.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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