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5 (월)
우리도서관 휴관일은 첫째, 셋째 월요일이다. 대부분의 도서관은 휴관일에 소독을 하거나, 소소한 공사 또는 대청소를 한다. 그리고 간혹 사서 직원 연수를 한다. 어제는 우리 지역과 인근한 도서관 6곳의 사서들이 모여 오전에 세미나를 하고 오후에는 진천의 농다리와 둘레길을 걸었다.
낮엔 여전히 한여름의 햇빛이 쏟아지지만, 산이 서서히 물들기 시작했다. 농다리는 반듯한 돌이 아닌 모양 그대로의 돌로 쌓았는데 천년의 세월을 견뎌온 돌다리다. 걸을때 가끔 삐그덕 소리가 나서 가슴이 철렁하지만 안전하다. 농다리를 지나 위로 올라가면 시원한 초평저수지가 눈에 들어온다. 저수지 따라 나무 그늘의 산책로를 걷다 보면 저 멀리 하늘다리가 보인다. 튼튼한 다리는 미세한 흔들림으로 겁많은 나를 무색하게 한다. 다리를 지나면 소박한 '좋은날' 카페가 눈에 들어온다. 아이스크림, 컵라면, 음료수등 가벼운 먹거리를 판매한다. 우리는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시원한 바람을 온몸으로 느끼는 여유를 만끽했다.
저 멀리 보이는 조각배 위의 두 사람은 세월을 낚는건지 낙시를 하는건지....시간과 공간이 정지된 것처럼 그들의 움직임도 멈춰 있다. 유유자적하는 그들의 삶도 참 편안해보인다. 내 카메라를 가져가서 단체 사진도 찍어주고, 나름 풍경사진도 찍었지만 마음에 드는 사진은 없다. 사진도 배워야 할듯.
이제 가을이 깊.어.간.다!



10월 인문학 토론도서인 '연을 쫓는 아이'를 읽고 있다. 개인적으로 '천개의 찬란한 태양'이 더 낫지만 관계에 대해 생각할 거리를 준다. "네가 원하면 천 번이라도 연을 찾아올 수 있다'는 하산의 맹목적인 사랑과 그런 하산을 배신한 아미르의 나약함, 소심함......그리고 둘은 배 다른 형제라는 설정이 가슴 아프다.
10. 7 (수요일)
오늘은 음성 장날이다. 어릴적 엄마랑 장구경가면 오꼬시(?), 튀밥, 찐빵을 먹을수 있어서 참 좋았다. 가끔 운이 좋은 날엔 난전에서 파는 분홍 샌들이나 티셔츠 한장 얻으면 하늘을 날아갈 것처럼 기뻤다. 시골 태생이라 지금도 장이 서는 날엔 막 설레이면서 장구경을 간다. 장에 가면 국내산 표고버섯 한바구니가 5천원이고, 갓 딴 가지, 호박이 한 아름에 3천원이다. 따끈따끈한 순대와 떡볶이, 오뎅, 내가 특히 좋아하는 옛날 핫도그도 판다.
어제 사무실에서 먹다 남은 빵 생각하고 아침도 굶고 출근했는데 직원이 홀랑 치웠다. 상할까봐 이용자 나눠줬단다. 배에서는 천둥소리가 들린다. 달랑 한끼 굶었을뿐인데....출근하자마자 빵을 사러 나갔다. 빵가게는 장을 지나서 가야하므로 장구경은 덤이다. 장에선 하루 장사 준비를 하느라 분주하다. 오늘 핫도그 아주머니가 안나오셨네. 무슨 일 있으신걸까? 순대집엔 아침부터 해장하러 온 손님들이 많다. 뻥튀기, 찹쌀도너츠, 오뎅.....내가 좋아하는 것들이 참 많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