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옳은 일은 옳은 방향으로 돌아간다."
'사필귀정'이라는 말을 믿는 사람들은 별로 없을 것이다.
일제 시대 독립운동을 전개하던 사람들은 거러지 신세를 못 면했고,

일제에게 조금 협조한 덕에 떵떵거리며 살던 사람들은 여태 떵떵거리며 산다.

광주 5.18 때 독재에 맞서 싸우던 사람들은

정신병자가 되거나 국립묘지에 묻혀 있고,

독재에 저항하던 사람들을 벌레처럼 죽였던 사람은

현재까지 떳떳하게, 심지어 추앙까지 받아가면서 살고 있기 때문이다.

사필귀정이라는 말은 '권선징악'처럼
가식적이라는 비난에 몰릴 때가 많은데,
내가 접한 사필귀정은 좀 특이한 경우다.
옛날 서당에서 한창 사서를 배우고 있을 때 훈장님이 말씀하셨다.

"'사필귀정'이라는 말이 한 세대를 놓고 보았을 때는 거짓인 것 같지만, 여러 세대를 걸쳐서 보았을 때는 맞아 떨어지기 마련이야. 예전에 제주 4.3때 동네 사람들을 그렇게 괴롭히고 귀까지 잘라버렸던 앞잡이는 천수를 누렸지만, 그 후손대에서 점차 시들기 시작한 거야. 아무도 그 원인을 모르지. 그것이 사필귀정인가 하고 추정할 뿐이지. 실제로 몇 세대가 아니라 몇 세기가 걸릴 때도 있어."
얼핏 들으면 '종교계'에서 이야기하는 '무지로의 환원'처럼 들린다. 내가 하필이면 그곳에 간 이유는? 거기서 물벼락을 맞은 이유는? 물벼락이 거기 모여든 이유는? 하필 그 전날 비가 내린 이유는? 이렇게 끝까지 추궁하면 결국 궁극적인 하느님의 존재를 인정해야 하지 않겠느냐 하는 것이 '무지로의 환원'이다.

요즘은 좀 다른 방식으로 사필귀정을 접한다.
'시사IN' 기자들 말이다. 순조롭게 창간 작업이 진행되고 있어서, 9월 17일에 창간호를 보게 된다. 좀더 개인적으로는 '독자'들을 모아서 '자유언론' 새매체를 널리 알리려는 작업이 일사천리로 진행되고 있으며, 많은 사람들의 지원을 받고 있다. 지금 나도 '사필귀정'을 위해서 다른 손을 거의 놓고 있는 실정이지만, 그것이 증명되었으면 하는 바람 누구보다 절실하다. 한 가지 깨달은 사실. '사필귀정'은 앞당기는 것이다. 사필귀정도 때를 놓쳐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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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늘빵 2007-09-06 09: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9월 17일에 나오는군요. 계속 기다리고 있었는데...

승주나무 2007-09-07 11: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9월 15일이라는 견해도 있는데, 17일이 월요일임을 감안하면 그때 나오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경향신문을 구독해서 본격적으로 읽은지도 어언 3년이 다 돼 간다.
한 2년 정도는 하루마다 꼬박꼬박 스크랩을 해왔지만,
요즘은 몰아치기로 힘들게 하고 있다.
그런데 경향신문의 고질병..
다른 신문도 이렇게 오탈자가 많을까?
모든 신문을 훑어볼 수 있지만,
경향신문을 보는 것처럼 다른 신문을 읽을 수는 없다.
출판된 책은 신경써서 여러 번 살펴볼 수 있겠지만,
신문은 하루에 한번씩 밀려드는 원고량 때문에 상대적으로 소홀할 수도 있다.
단지 교열자의 입장에서 축자적으로 보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문맥을 크게 해치는 일이 적지 않다.

얼마 전 1면에 2개의 오탈자가 나와서 분개한 나는 해당 기자와 교열기자에게 민원메일을 보냈다.
며칠 동안 메일을 살피지 않더니,
한 기자가 오늘 아침에 짧은 메일을 보내왔다.
그래도 독자의 목소리에 대해서 직접 답변을 달아준 것이 어딘가.
신문을 좀더 덜 피곤하게 읽을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세상에 문제제기를 하는 것이 신문이 엽기적인 애정 표현이라면,
신문에 딴지를 다는 것은 독자의 사랑 방식이 아닐까..
메일과 답변을 올려둔다.

<민원메일>

제목 :  [오탈자 관련]경향신문 열혈 독자로서 신문의 품위를 걱정합니다 
경향신문을 3년째 구독하며 동시에 스크랩을 하고 있는 열혈독자입니다.
제가 경향신문을 구독하는 이유는 '발로 뛰고 생각하는 기사'를 보여주는 얼마 안 되는 신문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요즘 경향신문을 읽으면서 짜증나고 걱정스러운 것은 교열과 편집 문제입니다.
아시는지 모르겠으나, 경향신문은 '오탈자'가 굉장히 많은 신문입니다.
작년에는 화가 치밀어 오탈자보고서를 작성하려고까지 했습니다. ("http://blog.khan.co.kr/97dajak/4963994" "http://blog.khan.co.kr/97dajak/4721147 " )
최근 얼마간 진전을 보인 듯 하더니,
또 다시 최근에는 '오탈자 덩어리'가 눈에 띕니다.
요즘은 거의 하루에 1개 이상 꼴로 오탈자가 늘어나고 있는 상황입니다.

오늘 신문에서는 한 면에만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 오탈자가 2개나 있어서 이렇게 편지를 보냅니다.
문제의 기사는 '대선기획 2007 한국인의 자화상'으로 전국부의 윤희일 기자와 박용근 기자가 작성한 기사입니다.

오늘자(2007년 8월 31일자) 경향신문 9면에 보면 '최수진' 씨의 이야기와 '사회'의 진행부분에서 오탈자 2개가 보입니다.

<오탈자 1>
오프라인 판
최수진 : ... 지방대 출신이라고 해서 안 는느다는 말을 들었어요.
온라인 판
최수진 : ...지방대출신이라고 해서 안 뽑느다는 말을 들었어요.

<오탈자 2>
오프라인 판
몸으로 겪고 나서 느기는 문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온라인 판도 동일한 오류)

조사해 보시면 아시겠지만, 이건 대단히 사소한 문제입니다.
얼마 전에는 단락 하나를 그대로 날려버린 기사도 보았습니다.

취재기자든 교열기자든 사람으로서 '인간적인 실수'를 하지 않을 수 없는 점 이해합니다.
저도 '시민기자'로서 기사 작성 시 불가피하게 끼어드는 오탈자나 비문을 보고 자책이 들 때가 적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경향신문의 오탈자 현상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며,
3년간 기사를 서캐훑이한 독자의 입장에서 보았을 때 매우 고질적인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평소때처럼 혼자 분노하다가 그냥 넘어갈 수도 있었겠지만,
1면에 2오탈자를 노출한 것은 예사 일이 아니라고 생각해,
특별히 기사를 작성한 해당 기자 2분과 교열부 기자님께 이와 같은 메일을 전합니다.
경향신문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이와 같이 충언을 하는 것이니,
독자의 사소한 민원이라고 무시하지 마시고,
'교열 체계'에 대해서 다시 한 번 관심을 가져주시기를 바랍니다.

경향신문이 오탈자 따위와 같은 문제로 품위를 훼손하는 일이 없기를,
경향신문의 꼼꼼한 독자들이 오탈자 신문을 펼쳐보면서 피로를 느끼는 일이 없도록 매진해주시기 바랍니다.

<답장메일>

제목 : 심심한 사과말씀 전합니다.

경향신문 박용근기자입니다. 보내주신 지적을 겸허하게 수용합니다. 백번 지당하신 말씀입니다. 기사를 작성한 본인의 책임입니다. 초고엔 오탈자가 나오지 않았는데 전송과정에서 에러가 발생했는지 점검해 보겠습니다. 추후 이런일이 없도록 배전의 노력을 경주하겠습니다.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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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IN 고재열 기자에게 전화를 받았다.

지면을 설계하고 있는데, 그 중에서 2면의 편집권을 독자에게 주고 싶다고 한다.
독자편집위원회를 꾸며서 기획을 하고 추진해줄 수 있겠냐고 한다.

"시사IN은 독자로부터 편집권을 이양받은 존재"이기 때문에 그 표시로 독자의 란을 만들어서 독자가 만들어가는 지면을 담으려 한다는 취지를 설명해 주었다.

예컨대 기사나 칼럼, 기자 모니터링 등에 독자가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편집국은 지면 디자인이나 편집, 교열, 미술 등만 서포터스를 해준다는 입장이다.

한겨레21에는 독자리뷰란이 있지만,
시사IN이 독자에게 2면을 요청하는 것은
국내에서는 실험적인 사례가 될 것 같다는 말에 부담이 백배로 늘었다.

그러니까 내가 느낀 부담은 잘 해야 한다는 것 때문일 것이다.
독자의 위상과 권리를 외치면서
정작 제대로 된 목소리 하나 모으지 못하고,
지면을 흐지부지 날려버릴 경우
시사인의 용감한 결정은 빛이 바랠 수밖에 없다.

일단 가장 기본이 되는 원칙을 하나 세워두자.
지면의 필자가 되어 최고의 글을 써보내는 것은 좋은 시나리오가 아니다.
가장 최고의 시나리오는 독자의 열의와 끓어넘치는 끼를 흘리지 않고,
지면에 제대로 담아내는 것이다.

그런데 지금 상황에서는 막막하다.
삼성에서는 이학수의 힘이 너무 세졌다지만,
알게모르게 내 영향력이 너무 세진 게 아닌가.
기자와 독자가 만나는 모델도 나보고 짜보라고 한다.
지면에 대한 위원회 구성이나 기획도 나한테 의뢰를 한다.

나는 좋게 말해 다소 활동에 자유를 갖는 프리랜서일 뿐이고,
그보다 안 좋게는 '백수'일 뿐인데..
생활의 압박을 남 못지 않게 느끼는 소시민 생활인일 뿐인데..

좀 막막하다.
이를 어찌 해야 하나.
사람은 어떻게 만나고 이야기는 어떻게 끌어모을 것인가.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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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주미힌 2007-08-22 09: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쟁이 알라디너들 많잖아요...

승주나무 2007-08-22 10:49   좋아요 0 | URL
라주미힌도 포함.. 접수해 두지 모.. (온라인 반말 ㅋㅋ)

라주미힌 2007-08-22 12:30   좋아요 0 | URL
사진 언제 줄꺼야 ㅎㅎㅎ

승주나무 2007-08-22 13:36   좋아요 0 | URL
응 지금 포**님하고 교섭 중이야.. 글쎄 이 양반이 400원을 아직도 입금하지 않네 그려 ㅋㅋ

마늘빵 2007-08-22 09: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크크. 부담백배.

승주나무 2007-08-22 10:50   좋아요 0 | URL
흐흐..아프님이 부담이라는 얘기죠^^?

마늘빵 2007-08-22 11:33   좋아요 0 | URL
-_- 혹시라도 저는 사양하겠습니다. 아직 많이 부족하고, 지금 하는 것도 당분간 그만두어야겠는걸요.

승주나무 2007-08-22 13:37   좋아요 0 | URL
ㅋㅋ 아프 님//강요하지는 않습니다. 지금 하시는 거 공들이시면서 머리도 식히실겸 우리 하는 거 지켜봐주세요. 그러다가 필 꽂히면 합류하는 거죠 뭐!!ㅎㅎ

비로그인 2007-08-22 09: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원래 사람은 어느 정도의 부담감을 느껴야 사명감을 가지고 열심히 달려들게 되죠.
승주나무님 그날 관상을 척 보아하니(?) 아주 잘하실 것 같던데요 :)
알라딘에 지원병들 많잖습니까. 심려마시고 일단 해보시는 것도 나쁘지 않을듯...
건승을 빕니다! ^^/

승주나무 2007-08-22 10:50   좋아요 0 | URL
아니 체셔 님 제 관상도 보셨단 말입니까.. 그때 말좀 해주시지~~
알라딘의 지원병에게 많이 의지하겠슴다~~

chika 2007-08-22 10: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부담부담부담부담~ 헤헷,, 부담 느끼라는 글이 아니라.. 잘 하실꺼예요~ ^^

승주나무 2007-08-23 16:55   좋아요 0 | URL
치카 님 댓글이 '그대이름은 바람바람바람'으로 들리네요.. ㅋㅋ

승주나무 2007-08-22 10: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치카님.. 감솨~ 일꾼들 모아서 이야기하든지 해야지.. 머리 터질 지경임다 ㅠㅠ

프레이야 2007-08-22 16: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부담 상당히 되겠지만 의미있는 일이 되겠습니다.
건승 질주하시리라 믿습니다.^^

승주나무 2007-08-23 16:55   좋아요 0 | URL
혜경 님//함께 완주해요~~ㅎㅎ

Mephistopheles 2007-08-22 21: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건 보통 부담이 아니겠군요..잠은 잘 오십니까 승주나무님..^^

승주나무 2007-08-23 16:56   좋아요 0 | URL
안 그래도 요즘 3시까지 핸드폰 고스톱 치다가 잠들어요 ㅋㅋ
 
요즘 무슨 고민 있으세요?

가슴이 떨린다. 자본의 횡포에 이의를 제기한 이유로 1년 넘게 싸워야 했고, 8개월간 이곳저곳을 전전한 끝에 새둥지를 찾은 시사IN 기자들이 오늘 공식적으로 첫 출근을 한다고 한다. '전 직장'의 사장이 직장폐쇄를 단행해 거리로 나앉은 이후, 언론재단 빌딩의 언론노조 사무실, 용산의 노조사무실, 목동의 언론노조사무실로 전전한 끝에 끈질긴 역마살을 물리치고 이제야 제 둥지를 찾았다. 독립문역에 위치한 부귀빌딩 6층이 바로 시사IN 편집국이다. 시사기자단 사무실임을 알리는 쪽지 대신 문마다 시사IN의 표시가 붙어 있다. 편집국과 회의실, 사장실과 판매부 사무실이 시사IN의 일터다. 문을 열고 들어간 편집국 사무실은 분주했다. 한켠에서는 빨간 작업용 장갑을 끼고 편한 복장을 한 기자와 직원들, 서포터스가 마무리 작업을 하고 있고, 책상 위에는 수첩이나 필기구 대신 드릴과 망치, 드라이버들이 자리를 차지했지만 저마다 활기찬 분위기에서 각자의 일을 하고 있었다.

<독립문역에 위치한 부귀빌딩  6층의 시사IN사무소 입구, 문마다 이곳이 시사IN임을 말해주는 표시가 붙어 있다>

<시사IN 사무실 전경. 백승기 사진기자에 의하면 친환경적 소재를 이용해 인테리어를 꾸몄다고 소개했고, 한 독자가 보내준 스크린 덕분에 회의때 멋드러진 브리핑을 할 수 있다고 자랑했다> 




이 곳, 자유언론의 전진기지

한편 잡업장(?) 맞은편에는 기사를 쓰고, 취재원과 통화하고, 뉴스를 모니터링하는 그룹이 매우 분주했다.
"박근혜 씨가 좀 억울한 측면이 있겠어. 당원 투표에서는 이겼지만, 여론조사에서 뒤집혔으니 오늘 이후의 분위기를 예상치 못하겠는걸."
이숙이 기자는 정치부 기자답게 한나라당 경선 결과에 대해서 논평했다.
국제부를 담당하게 된 신호철 기자는 "8개월 만에 제 자리로 돌아와서 홀가분하다"며 기자에게 취재 아이디어를 내놓으라고 재촉했다. 벽면에는 독자들이 보낸 듯한 화분이 놓여 있었고, 화분마다 메시지를 담고 있었다.
"여기가 자유언론의 전진기지"
"만세! 시사IN!"
그렇다. 여기가 바로 자유언론의 전진기지이다.
맞은편에는 "굿바이시사저널展"에서 선뵈었던 캐리돌이 나란히 늘어서 있었고 '시사IN'이라는 대형 간판 아래 '시사저널 편집국' 현판이 눈에 띈다. 시사기자단이 밝힌 바에 의하면 그 사연은 이렇다.

사무실 한켠에는 <시사저널> 편집국에서 떼어온 '시사저널 편집국'이라는 현판이 놓여있습니다. 저희가 지난 6월26일 결별 기자회견을 할 때 떼어온 것입니다. 그 때 '양고집'이라고 불리는 창간 멤버, 양한모 미술부장이 우는 모습을 처음 보았습니다. 현행법상 기물 절취에 해당하지요. 그러나 18년 동안 <시사저널>의 정신을 일구고 가꿔온 기자들이 모두 쫓겨나오는 마당에 그 정도 기념품은 가져도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이제는 천덕꾸러기가 되어버린 이름. 그러나 아직도 입에 올리자면 가슴이 저릿한 그 이름, '시사저널 편집국'이라는 현판은 저희 사무실에 있습니다. <참언론실천시사기자단 홈페이지 게시글 "굿바이, 시사기자단!">

<시사IN 대형간판 아래 '시사저널 편집국' 현판이 눈에 띈다. 시사IN 기자들이 결별기자회견을 하며 '기물 절취'에 저촉됨에도 불구하고 기념으로 가져왔다고 한다>


독자들의 집

어느 독자의 말처럼 이곳을 '자유언론의 전진기지'라고 불러도 무방하겠지만, 독자의 한 사람으로 나는 '독자들의 집'이라고 부르고 싶다. 신자유주의 시대에 독자들이 자본에 이의를 달 수 있었던 것은 '뜨거운 독자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 후로 거리에서 기사를 쓸 때도, 경영자의 집 앞에서 단식투쟁을 할 때도 독자들은 그들 곁을 떠나지 않았다. PD수첩에 기자들의 사연이 보도되고 기자단이 새매체 창간을 선언했을 때 독자들은 태산이 '티끌'이 쌓여 이루어졌음을 증명해 주었다. 때문에 시사IN과 독자들의 관계는 각별하다. 그날 기자단 내부 회의에서는 "독자들이 만드는 고정 지면을 만들자", "까다로운 질문 위원회를 만들자"는 의견에 이어 아예 "독자자문단을 구성하자"는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나왔다. 독자에 대한 예우나 배려가 아니라 '새매체 시사IN'이 독자들에 의해 이루어졌으며 그것을 정체성으로 한다는 것을 분명히 하고자 하는 의지가 읽히는 대목이다.
독자들은 '진품시사저널 예약운동'을 벌이다 시사저널 회사로부터 업무방해 등으로 고소를 당해 검찰에 다녀왔고, 경영자의 집앞에서 릴레이 1인시위를 벌였고, 지금은 '서포터스'를 구성해서 그들을 돕고 있다. 하지만 이제까지 주로 '몸'으로 도왔다면, 이제부터는 몸과 머리와 입을 통해 시사기자단과 함께 하게 될 것이다.
시사기자단의 문정우 단장은 "독자 위원회든 독자 필자든 독자 지면이든 아직 명확히 결론내기에는 이르지만 중요한 것은 독자와 기자가 쌍방향으로 간다는 것이 새매체의 기본 원칙이다"고 천명했다.
시사기자단에서 독자와의 관계를 담당하고 있는 오윤현 기자는 "취재가 시작되거나, 새매체 창간 이후부터는 독자들의 참여가 더욱 두드러지게 늘어날 것이다"고 말했다. 시사IN의 아이템 회의는 돌아오는 수요일(22일)이며, 그때부터 새매체의 지면을 위한 본격적인 취재활동에 들어간다.

'독자들의 집'에서 독자들은 할 일은? 기자를 꿈꾸는 예비기자들은 기자들에게 취재 아이템을 제공하거나 공동취재를 할 길도 열릴 것이다. 까다로운 독자라면 새매체에 대해서 '가혹한 모니터링'으로서 커다란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시사기자단에서도 우려하는 것은 '주례사 논평'이다. 자신들이 반드시 옳은 것은 아니므로, 장단점을 제대로 꼬집어주기를 바라고 있다. 지방에 있는 독자라면 제보나 사실확인 등으로 참여할 수 있다.
기존언론 환경에서 독자들은 대개 소외되고 호도되고 무시당하는 위치에 있었다. 여론을 선동하고 감정을 자극하고, 근거 없는 보도가 아직까지 없어지지 않았다는 것은 언론의 비양심적 처사에 앞서 독자의 위상을 되돌아보아야 하는 대목이다. 어찌 보면 시사기자단의 '독자와의 쌍방향 원칙 천명'은 모험적인 실험이 될 수도 있다. 이 실험을 통해 독자들이 달라진 위상을 한껏 드높일 수 있을지 기대가 된다. 대목 장이 섰다. 그곳으로 가자. 그곳은 바로 '독자들의 집'이다.

<기자들의 표정이 한층 밝아졌다. 기자들은 새둥지를 만난 그쁨과 새매체에 대한 기대감이 더해진 '뜨거운 여름'을 보내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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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연 2007-08-21 00: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홧티잉!!!

승주나무 2007-08-21 20:08   좋아요 0 | URL
비연 님//저도 하팅입니다.^^

마늘빵 2007-08-21 08: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제 그 분들 곧 본격적으로 작업하시겠군요.

승주나무 2007-08-21 20:08   좋아요 0 | URL
이제 우리들도 본격적으로 작업할 것 같네요..ㅋ

비로그인 2007-08-21 08: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야말로,뜨거운 여름을..몸소 느끼고들 계시네요.많은 기대를 해봅니다.승주나무님,도 여름 잘 견뎌내세요..

승주나무 2007-08-21 20:09   좋아요 0 | URL
흑백TV님 감사합니다. 늦여름이 매우 뜨겁네용~

비로그인 2007-08-21 09: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축하할 일입니다. 건승하시길 바라는 맘이예요 :)

승주나무 2007-08-21 20:09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근데 내가 왜..? 건승은 제가 하죠 ㅋ
 


 

스팸 메일 발송 회사의 관점

요즘 장사가 안 돼 큰일입니다. 예전에는 "000님" 하고 실명을 부르거나, "dajak00 님"하고 메일계정을 써놓으면 자신의 일인 줄 알고 클릭을 했었죠. 다 옛날 이야기입니다. 혹은 보낸이에 "운영자"나 "관리자" 등으로 써 놓으면 가끔 클릭을 하는데, 요즘은 스팸 차단 시스템에서도 그런 것들은 걸르더군요.


스팸 메일을 보내는 사람의 입장에서 보았을 때 클릭을 해야 '장사'가 되므로, 신종 수법이 기승을 부립니다. 그 중에서도 가공할 만한 신공이 몇 가지가 있습니다.

 

1. "Re:"라고 써놓아 마치 리플을 다는 것처럼 속인다.

2. "제목없음"의 수법은 단순하지만 클릭의 유혹이 매우 강하게 당긴다.

위와 같은 수법에 몇 번 당하고 나서부터는 비슷한 방식의 메일은 쳐다도 보지 않습니다.

부재중 통화가 울리면 전화를 하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정보화시대를 사는 현대인의 방어 본능이죠.

 

저는 시사기자단을 돕는 시사서포터스(http://cafe.daum.net/SISALOVE)의 지기로서 주민들에게 서포터스를 권장하며 이에 대한 표시로 몇 개의 정보를 포함한 신청 메일을 받고 있습니다. 그런데 어떤 분이 "메일을 보냈는데 등업 안 시켜주나요"라는 민원성 댓글을 올려주신 거에요.

"어디로 보냈단 말이지"하고 무척이나 궁금해 하면서 여기저기 찾아보던 중 스팸 처리기가 나보다 먼저 알아 이미 '스팸함'에 쑤셔 담아 버린 겁니다. 암튼 너무 똑똑해도 탈이라니깐..

 

이 일이 있고 나서 나는 현대인의 방어 본능을 일부 버리고 스팸 편지함을 구석구석 찾아다니기로 했습니다. 누군가 클릭을 유도하는 마음으로 "제목없음"을 써넣는다면 나는 당연히 그것을 살펴보아, 나에게 오는 소중한 신호인지 끝까지 확인하겠습니다.

 

전화번호와 거주지, 직업 같은 민감한 내용을 자꾸 답하게 해서 매우 미안한 마음이 있습니다. 사실 시사기자단을 안쓰러워하고 돕고 싶은 마음이면 어디를 통하지 않겠습니까. 보내주시면 스팸이 먼저 알고 걸러내더라도 쓰레기통을 뒤져서 찾아내겠습니다.

오늘은 보석을 여러 개 주워서 매우 기분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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