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팸 메일 발송 회사의 관점

요즘 장사가 안 돼 큰일입니다. 예전에는 "000님" 하고 실명을 부르거나, "dajak00 님"하고 메일계정을 써놓으면 자신의 일인 줄 알고 클릭을 했었죠. 다 옛날 이야기입니다. 혹은 보낸이에 "운영자"나 "관리자" 등으로 써 놓으면 가끔 클릭을 하는데, 요즘은 스팸 차단 시스템에서도 그런 것들은 걸르더군요.


스팸 메일을 보내는 사람의 입장에서 보았을 때 클릭을 해야 '장사'가 되므로, 신종 수법이 기승을 부립니다. 그 중에서도 가공할 만한 신공이 몇 가지가 있습니다.

 

1. "Re:"라고 써놓아 마치 리플을 다는 것처럼 속인다.

2. "제목없음"의 수법은 단순하지만 클릭의 유혹이 매우 강하게 당긴다.

위와 같은 수법에 몇 번 당하고 나서부터는 비슷한 방식의 메일은 쳐다도 보지 않습니다.

부재중 통화가 울리면 전화를 하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정보화시대를 사는 현대인의 방어 본능이죠.

 

저는 시사기자단을 돕는 시사서포터스(http://cafe.daum.net/SISALOVE)의 지기로서 주민들에게 서포터스를 권장하며 이에 대한 표시로 몇 개의 정보를 포함한 신청 메일을 받고 있습니다. 그런데 어떤 분이 "메일을 보냈는데 등업 안 시켜주나요"라는 민원성 댓글을 올려주신 거에요.

"어디로 보냈단 말이지"하고 무척이나 궁금해 하면서 여기저기 찾아보던 중 스팸 처리기가 나보다 먼저 알아 이미 '스팸함'에 쑤셔 담아 버린 겁니다. 암튼 너무 똑똑해도 탈이라니깐..

 

이 일이 있고 나서 나는 현대인의 방어 본능을 일부 버리고 스팸 편지함을 구석구석 찾아다니기로 했습니다. 누군가 클릭을 유도하는 마음으로 "제목없음"을 써넣는다면 나는 당연히 그것을 살펴보아, 나에게 오는 소중한 신호인지 끝까지 확인하겠습니다.

 

전화번호와 거주지, 직업 같은 민감한 내용을 자꾸 답하게 해서 매우 미안한 마음이 있습니다. 사실 시사기자단을 안쓰러워하고 돕고 싶은 마음이면 어디를 통하지 않겠습니까. 보내주시면 스팸이 먼저 알고 걸러내더라도 쓰레기통을 뒤져서 찾아내겠습니다.

오늘은 보석을 여러 개 주워서 매우 기분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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