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을 구독해서 본격적으로 읽은지도 어언 3년이 다 돼 간다.
한 2년 정도는 하루마다 꼬박꼬박 스크랩을 해왔지만,
요즘은 몰아치기로 힘들게 하고 있다.
그런데 경향신문의 고질병..
다른 신문도 이렇게 오탈자가 많을까?
모든 신문을 훑어볼 수 있지만,
경향신문을 보는 것처럼 다른 신문을 읽을 수는 없다.
출판된 책은 신경써서 여러 번 살펴볼 수 있겠지만,
신문은 하루에 한번씩 밀려드는 원고량 때문에 상대적으로 소홀할 수도 있다.
단지 교열자의 입장에서 축자적으로 보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문맥을 크게 해치는 일이 적지 않다.
얼마 전 1면에 2개의 오탈자가 나와서 분개한 나는 해당 기자와 교열기자에게 민원메일을 보냈다.
며칠 동안 메일을 살피지 않더니,
한 기자가 오늘 아침에 짧은 메일을 보내왔다.
그래도 독자의 목소리에 대해서 직접 답변을 달아준 것이 어딘가.
신문을 좀더 덜 피곤하게 읽을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세상에 문제제기를 하는 것이 신문이 엽기적인 애정 표현이라면,
신문에 딴지를 다는 것은 독자의 사랑 방식이 아닐까..
메일과 답변을 올려둔다.
<민원메일>
제목 : [오탈자 관련]경향신문 열혈 독자로서 신문의 품위를 걱정합니다
경향신문을 3년째 구독하며 동시에 스크랩을 하고 있는 열혈독자입니다.
제가 경향신문을 구독하는 이유는 '발로 뛰고 생각하는 기사'를 보여주는 얼마 안 되는 신문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요즘 경향신문을 읽으면서 짜증나고 걱정스러운 것은 교열과 편집 문제입니다.
아시는지 모르겠으나, 경향신문은 '오탈자'가 굉장히 많은 신문입니다.
작년에는 화가 치밀어 오탈자보고서를 작성하려고까지 했습니다. ("http://blog.khan.co.kr/97dajak/4963994" "http://blog.khan.co.kr/97dajak/4721147 " )
최근 얼마간 진전을 보인 듯 하더니,
또 다시 최근에는 '오탈자 덩어리'가 눈에 띕니다.
요즘은 거의 하루에 1개 이상 꼴로 오탈자가 늘어나고 있는 상황입니다.
오늘 신문에서는 한 면에만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 오탈자가 2개나 있어서 이렇게 편지를 보냅니다.
문제의 기사는 '대선기획 2007 한국인의 자화상'으로 전국부의 윤희일 기자와 박용근 기자가 작성한 기사입니다.
오늘자(2007년 8월 31일자) 경향신문 9면에 보면 '최수진' 씨의 이야기와 '사회'의 진행부분에서 오탈자 2개가 보입니다.
<오탈자 1>
오프라인 판
최수진 : ... 지방대 출신이라고 해서 안 는느다는 말을 들었어요.
온라인 판
최수진 : ...지방대출신이라고 해서 안 뽑느다는 말을 들었어요.
<오탈자 2>
오프라인 판
몸으로 겪고 나서 느기는 문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온라인 판도 동일한 오류)
조사해 보시면 아시겠지만, 이건 대단히 사소한 문제입니다.
얼마 전에는 단락 하나를 그대로 날려버린 기사도 보았습니다.
취재기자든 교열기자든 사람으로서 '인간적인 실수'를 하지 않을 수 없는 점 이해합니다.
저도 '시민기자'로서 기사 작성 시 불가피하게 끼어드는 오탈자나 비문을 보고 자책이 들 때가 적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경향신문의 오탈자 현상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며,
3년간 기사를 서캐훑이한 독자의 입장에서 보았을 때 매우 고질적인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평소때처럼 혼자 분노하다가 그냥 넘어갈 수도 있었겠지만,
1면에 2오탈자를 노출한 것은 예사 일이 아니라고 생각해,
특별히 기사를 작성한 해당 기자 2분과 교열부 기자님께 이와 같은 메일을 전합니다.
경향신문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이와 같이 충언을 하는 것이니,
독자의 사소한 민원이라고 무시하지 마시고,
'교열 체계'에 대해서 다시 한 번 관심을 가져주시기를 바랍니다.
경향신문이 오탈자 따위와 같은 문제로 품위를 훼손하는 일이 없기를,
경향신문의 꼼꼼한 독자들이 오탈자 신문을 펼쳐보면서 피로를 느끼는 일이 없도록 매진해주시기 바랍니다.
|
<답장메일>
제목 : 심심한 사과말씀 전합니다.
경향신문 박용근기자입니다. 보내주신 지적을 겸허하게 수용합니다. 백번 지당하신 말씀입니다. 기사를 작성한 본인의 책임입니다. 초고엔 오탈자가 나오지 않았는데 전송과정에서 에러가 발생했는지 점검해 보겠습니다. 추후 이런일이 없도록 배전의 노력을 경주하겠습니다. 건강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