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옳은 일은 옳은 방향으로 돌아간다."
'사필귀정'이라는 말을 믿는 사람들은 별로 없을 것이다.
일제 시대 독립운동을 전개하던 사람들은 거러지 신세를 못 면했고,

일제에게 조금 협조한 덕에 떵떵거리며 살던 사람들은 여태 떵떵거리며 산다.

광주 5.18 때 독재에 맞서 싸우던 사람들은

정신병자가 되거나 국립묘지에 묻혀 있고,

독재에 저항하던 사람들을 벌레처럼 죽였던 사람은

현재까지 떳떳하게, 심지어 추앙까지 받아가면서 살고 있기 때문이다.

사필귀정이라는 말은 '권선징악'처럼
가식적이라는 비난에 몰릴 때가 많은데,
내가 접한 사필귀정은 좀 특이한 경우다.
옛날 서당에서 한창 사서를 배우고 있을 때 훈장님이 말씀하셨다.

"'사필귀정'이라는 말이 한 세대를 놓고 보았을 때는 거짓인 것 같지만, 여러 세대를 걸쳐서 보았을 때는 맞아 떨어지기 마련이야. 예전에 제주 4.3때 동네 사람들을 그렇게 괴롭히고 귀까지 잘라버렸던 앞잡이는 천수를 누렸지만, 그 후손대에서 점차 시들기 시작한 거야. 아무도 그 원인을 모르지. 그것이 사필귀정인가 하고 추정할 뿐이지. 실제로 몇 세대가 아니라 몇 세기가 걸릴 때도 있어."
얼핏 들으면 '종교계'에서 이야기하는 '무지로의 환원'처럼 들린다. 내가 하필이면 그곳에 간 이유는? 거기서 물벼락을 맞은 이유는? 물벼락이 거기 모여든 이유는? 하필 그 전날 비가 내린 이유는? 이렇게 끝까지 추궁하면 결국 궁극적인 하느님의 존재를 인정해야 하지 않겠느냐 하는 것이 '무지로의 환원'이다.

요즘은 좀 다른 방식으로 사필귀정을 접한다.
'시사IN' 기자들 말이다. 순조롭게 창간 작업이 진행되고 있어서, 9월 17일에 창간호를 보게 된다. 좀더 개인적으로는 '독자'들을 모아서 '자유언론' 새매체를 널리 알리려는 작업이 일사천리로 진행되고 있으며, 많은 사람들의 지원을 받고 있다. 지금 나도 '사필귀정'을 위해서 다른 손을 거의 놓고 있는 실정이지만, 그것이 증명되었으면 하는 바람 누구보다 절실하다. 한 가지 깨달은 사실. '사필귀정'은 앞당기는 것이다. 사필귀정도 때를 놓쳐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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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늘빵 2007-09-06 09: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9월 17일에 나오는군요. 계속 기다리고 있었는데...

승주나무 2007-09-07 11: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9월 15일이라는 견해도 있는데, 17일이 월요일임을 감안하면 그때 나오지 않을까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