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하고 싶은 일본소설 베스트는?
샤바케 - 에도시대 약재상연속살인사건 샤바케 1
하타케나카 메구미 지음 / 손안의책 / 2005년 9월
평점 :
절판


늘 병약해서 골골거리는 부잣집 도련님이 있습니다. 올해 꽃같은 나이 17살입니다.
어찌나 병약한지 조금만 많이 움직이면 지쳐서 새끼고양이처럼 잠들어버리죠.
앓아누워 온 집안 사람을 걱정시킵니다.
그리고 그런 병약한 도련님을 지키는 요괴가 두명 나옵니다.
튼튼한 요괴 두명은 다른 사람에게 하는 것과는 전혀 다르게 도련님에게는 꼼짝도 못하죠.
도련님 일이라면 조그만 것도 놓치지 않고 난리를 부립니다.
이 두 요괴는 도련님에게는 고마운 존재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반항하고픈 존재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도련님의 유일한 친구가 있군요.
조그만 과자가게의 후계자. 말이 후계자지 과자를 잘 못만들어서 고민이 많습니다.

이정도라면 눈치채셨겠죠? 아주 만화적인 상상이 돋보이는 소설입니다.
이제 17세가 된 도련님은 병약하지만 마음만은 여느 17세의 소년들과 다르지 않습니다.
세상에 대한 호기심과 스스로 서고 싶은 마음만은 똑같습니다
다른 사람과 다른건 굳이 얘기하자면 곳곳의 요괴들이 눈에 보이고 대화도 나눌 수 있다는거죠.
그런데 웃기는건 워낙에 어려서부터 그랬기 때문에 왜 자기만 요괴를 볼 수 있는지 별로 궁금해하지도 않더군요.

애지중지 보물단지처럼 키워진 도련님에게 위험이 닥칩니다.
에도 곳곳의 약재상들이 살해당하고 도련님도 공격을 받아 목숨을 잃을뻔하지요.
힘센 무사도 아니고 그렇다고 아주 뛰어난 추리력의 소유자도 아닌(뭐 보통보다는 낫습니다만) 우리의 도련님은 이 사건을 어떻게 풀어나갈까요?
당연히 요괴들의 도움을 받겠죠?
하지만 재밌는건 도련님을 지키는 요괴들이란게 참 열심이고 힘도 강력하고 한데 막상 중요한 순간에선 별로 빛을 발휘하지 못한다는 겁니다.
어쩌면 당연하죠. 주인공은 도련님이니까요. ^^

추리소설을 좋아하는 이든 좋아하지 않는 이든 누구든지 재밌게 읽을 수 있다는게 이 책의 강력한 장점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저 역시 추리소설을 딱히 아주 좋아한다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왜냐하면 편식이 심하기 때문이지요. 본격적인 추리소설들의 그 어둡고 시니컬한 분위기가 부담스러울때가 많습니다.
그런 저에게는 이 책은 딱 안성마춤이었습니다.
이 책을 읽을때가 일더미에 묻혀서 심신이 마지막 아우성을 지를때쯤이었습니다.
그럴때 손에 든 이 이야기는 그대로 저를 현실의 갑갑함에서 확 벗어나버리게 해주더군요.
살인사건은 잔혹하지만 그것이 있는 그대로의 현실에 그대로 대입되지는 않기에 그다지 끔찍하다거나 현실감있게 느껴지지는 않습니다.
즉 나와는 다른 세계, 요괴와 인간이 어울리는 뭔가 판타스틱한 다른 세계의 일이니까요.
거기다 어떤 면에서는 세상물정 모르고 어리숙하게 보이는 약하기 그지 없는 도련님이 주인공이니 설마 작가가 도련님을 죽이기야 하겠습니까?
해피엔딩이 보장된 소설이라는거지요.

뭔가 지루하고 일상이 갑갑하다고 느끼실때 손에 들면 딱 알맞을 소설입니다.
적당한 정도의 비현실성이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면서 귀여운 도련님과 요괴들의 세상으로 잠시 피난을 갈 수 있는 책. - 요정도가 이 책에 알맞는 수식어가 되지 않을까 싶네요.
아 그리고 황당한 도련님의 출생의 비밀도 꽤 재밌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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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메고 돌아본 일본역사
임용한 지음 / 혜안 / 2006년 5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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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여행기가 차고 넘치지만 유적군들을 중심으로 하는 답사기를 찾으려니 의외로 찾기 힘들다.
번역서도 문화사 쪽은 잘 안보이고....
겨우 찾아낸 책이 이 책이었다.

재기발랄함이나 톡쏘는 유머의 맛 이런것과는 전혀 거리가 멀지만 대신에 나름대로의 진중함과 성실한 고민들이 잘 우러나오는 책이다.
저자는 한국사 전공자다.
누구나 직업은 속일 수 없듯이 그의 여행은 끊임없이 일본의 역사와 한국의 역사를 비교하고 그 차이와 동질성을 고민한다.
그 고민들이 아직 뚜렷한 결실을 맺은 것 같지는 않지만 그의 문제의식은 새겨들을 만하다.

히메지 성을 보면서 그는 아름다운 공포라고 했다.
나 역시 책으로만 봐도 그런 느낌을 가지게 된다.
우리나라 남쪽 지방에는 임진왜란때 일본군이 쌓은 왜성들이 꽤 많이 남아있다.
몇년전 왜성답사를 준비하면서 강의를 몇꼭지 들은게 있었는데 그 때 들은 왜성의 구조는 공포스러울 정도였다.
전쟁을 통해 발달한 성곽과 기본적으로 평화가 훨씬 오래 지속된 지역의 성곽은 이렇게도 다른 것이구나.
단순히 성곽의 튼튼함이나 방어의 효율성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일본의 성곽은 그 자체로 가미가제 특공대나 태평양전쟁에서의 이해할 수 없는 일본의 막무가내식 돌격성, 패전을 맞아 할복으로 죽음을 맞는 그들의 모습을 연상시킨다.
히메지는 대표적인 일본 관광사진으로 흔히 쓰일만큼 아름답다.
그 아름다움은 그러나 이곳에서 전쟁이 벌어진다면 어떤 상황이 연출될까 하는걸 상상하는 순간 그대로 전율이 된다.
공격하는 쪽이나 방어하는 쪽이나 단숨에 정복되거나 정복하는게 불가능한 수많은 피를 뿌려야만 하는구조 그 자체.
그곳에 아름다운 공포라는 이름은 어쩌면 그리도 딱 들어맞을까 싶다.

흔히 일본인들은 작은 것을 잘 만들고 섬세하다고들 한다.
그리고 그런 일본인의 심성은 땅이 좁은데서 나오지 않았겠나라고 쉽게 얘기들을 한다.
하지만 저자는 그런 면에서도 역사학자 답다.
땅의 넓고 좁음의 문제가 아니라 중앙집권체제라는게 거의 성립한 적이 없는 일본의 역사에서 답을 찾고자 한다.
일본중세와 메이지유신 이전의 역사는 지방 봉건영주격인 다이묘가 통치의 중심단위이다.
방어를 위해 최대한 밀착된 도시구조를 만들고 따라서 당연히 공간을 극단적으로 활용해야만 했던 그들의 기나긴 역사에서 일본의 주요 심성의 근원을 찾아보고자 한다.
땅이 좁아서라는 막연한 대답보다는 훨씬 공감이 가는 고민이다.

이 책의 장점이 이런 것들이다.
문화재 자체에 지나치게 매몰되지 않는다.
문화재가 형성된 시대의 역사를 살피고 거기에 어떤 사람들이 관련되어있는지, 그것들이 오늘날 우리에게 주는 의미는 어떤 것들인지 늘 고민하는 저자의 자세는 참 학자답다는 생각을 하게 한다.

일본사 전공자는 아니다 보니 개설서를 넘어서는 설명은 힘들다.
하지만 대부분의 여행자 역시 일본사 전공할려고 가는건 아니니 그게 문제가 되지는 않을 것 같다.
오히려 어렵지 않게 일본의 역사와 우리가 고민해야 할 지점들을 잘 짚어주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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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학 얘기만 줄창 해댈려니 좀 미안한 마음이 들지만...
늘 그렇듯이 올 방학 역시 아이들은 유치원과 다니던 발레학원 모두 중지시킨다.
이제는 둘 다 유치원을 다니니 사실 나야 이녀석들이 유치원을 가주면 좋겠지만 그래도 원래 한여름 한겨울에는 아이들은 쉬어주는게 마땅하다고 생각한다.
발레학원은 안가는동안 회비를 안내지만 유치원은 꼬박꼬박이다. 적지도않은 엄청난 돈이...
그래도 내 아이의 방학을 돈 때문에 없애고 싶지는 않다.
아이들과 맘껏 집에서 뒹굴거릴 예정이다.

8월에 일본 여행을 계획했다고 하기에는 좀 그렇다.
어쨌든 가긴 갈거다.
일단 항공권을 예매했으니...
싼걸로 구입했더니 취소 수수료가 장당 8만원 - 32만원이다. 이제 안갈수 없다.
항공권 구입하고 일단 오사카 교토쪽으로 가기로 정하고 나머지는 아무것도 된게 없다.
책 한 권 찾아 읽은게 고작이다.
이번엔 배낭여행이니 이래 저래 스케쥴을 제대로 짜야하는데....
방학일단 시작하면 어찌 되겠지 하는 심정이다
일본사 책들을 다시 뒤적거린다. 늘 느끼는 거지만 워낙에 아는게 없으니 막막하다.
누구 도움주실분 없으려나?
관심사는 역시 일본 고대 중세 유적군들이다.
남들 다가는 유니버셜 스튜디오나 쇼핑 같은건 전혀 관심밖이다. 쇼핑할 돈도 없다.
일단 자는거 먹는거 아껴서 최대한 돈을 줄여볼 예정.

여행경비가 문제가 된다. 지난해 연말과 연초에 무리를 했더니 마이너스 통장이 댕강댕강이다.
이번 여행을 위해 과감하게 아이들 돌반지를 팔아치우기로 했다.
예린아 해아야 미안! 대신에 올때 꼭 문어빵 사올게....
(우리집 아이들이 요즘 만화영화 문어빵맨에 폭 빠져서 문어빵이 무지학 먹어보고 싶단다. 나도 못먹어봤는데....)

올해 들어 책은 거의 못봤다.
당분간은 낮에는아이들과 놀고 밤에는 책이나 실컷 읽고 아침에 늦잠자고 할거다.

아참! 핸드폰은 꺼야지....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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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phistopheles 2007-07-12 00: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문어빵이라 하심은 타코야끼...인가요.??
악..갑자기 하늘하늘 문어빵 위에서 웨이브를 치는 가츠오부시가 떠오르면서
떨어지는 침방울.....스읍..

바람돌이 2007-07-12 00:48   좋아요 0 | URL
네 타꼬야끼를 말하죠. 근데 전 한번도 안먹어봐서 군침 안흘러요. ㅎㅎ
붕어빵에는 붕어가 없는데 문어빵에는 문어가 있다는걸 얼마전에 알고 신기해했다죠. ㅎㅎ

2007-07-12 00: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바람돌이 2007-07-12 01:17   좋아요 0 | URL
그런가요? 왜 제가 어쩌다 가게 되는 곳은 항상 한국인들로 넘친단 말입니까? 도대체가 물건너간 느낌이 안나니 원.... ㅠ.ㅠ

BRINY 2007-07-12 09: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타코야키는 먼 일본에서 사들고 오시기에는 좀...요즘은 동네 포장마차나 마트 지하에서도 타코야키 팔던데요.

바람돌이 2007-07-12 22:33   좋아요 0 | URL
우리 동네는 안팔던데요. 옛날 옛적에 백화점지하에서 파는걸 본적이 있는 것 같은데 겨우 그거 사러 나가기는 싫고.... 뭐 말이 그렇다는 거지요. 근데 갔다오면 진짜 어디서든 문어빵을 사주긴 사줘야 할터인데 말입니다. ㅎㅎ

무스탕 2007-07-12 10: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훌륭한 계획을 세우고 계시군요!! 해아나 예린이나 분명히 돌반지 보다는 문어빵을 좋아할 거에요 ^^

바람돌이 2007-07-12 22:33   좋아요 0 | URL
지금은요. ㅎㅎ 근데 나중에 커서 반지 내놓으라면 어쩌죠? ^^;;

울보 2007-07-12 11: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즐거운여행을 하세요 저는 가족이 모두 가는줄알았어요,

바람돌이 2007-07-12 22:34   좋아요 0 | URL
솔직히 말해서 애들은 동네 뒷산이나 바다 건너나 다 마찬가지 아닌가 싶어서요. ㅎㅎ 같이 데리고 가기엔 효과에 비해서 돈이 너무 많이 들잖아요? (제가 엄마 맞을까요? ㅠ.ㅠ)

드팀전 2007-07-12 13: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4년전인가 교토-오사카-히메이지-고베..이렇게 갔다왔어요...나름 좋았어요.교토에서는 정말 너무 많이 걸어서..ㅜㅜ ..저도 여름 휴가때 다녀왔거든요.내심 아쉬웠던 것이 봄이나 가을의 교토였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생각했답니다.

바람돌이 2007-07-12 22:37   좋아요 0 | URL
제가 갈려고 하는 곳마다 드팀전님이 이미 다녀오신 곳이군요. 나중에 궁금한거 있으면 여쭤볼게요. 지금은 뭐가 궁금한지도 모르겠어요. ㅎㅎ 저는 고베는 빼고 나라쪽을 넣으려구요.
여행이야 당연히 날씨 좋은 계절이 좋지만 그거야 직장을 때려치우지 않는한 불가능한거니 뭐... ㅠ.ㅠ

미설 2007-07-12 13: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파트 알뜰장에 문어빵이 오는데 목요일마다 알도가 사달라고 졸라서 저는 오늘도 문어빵 먹을 예정입니다. 예린이랑 해아한테 하나 던져주면 좋으련만...
좋은 여행 되시길 바랍니다. 부럽삼.

바람돌이 2007-07-12 22:38   좋아요 0 | URL
우리 아파트는 왜 안올까요? 전 그냥 보기엔 애들은 안좋아할 것 같던데 알도가 좋아하나봐요. 이게 다 그놈의 만화영화 때문이라니까요? ㅎㅎ

2007-07-12 13: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바람돌이 2007-07-12 22:40   좋아요 0 | URL
저는 어제 남아서 한 3시간동안 성적표 썼어요. 말 만들어서 그것도 되도록 좋게 써야 하니 너무 힘들어요. ㅎㅎ 저는 8월 17일에서 22일까지 여행갑니다. 혹시 그 기간 말고 부산 오시면 꼭 연락주세요. ^^

책읽는나무 2007-07-12 23: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애들 돌반지 팔아서 여행경비를 쓰신다굽쇼?
예린이와 해아에게 문어빵으로 해결될까요?ㅋㅋ
그래도 린이와 해아는 멋진 방학을 보낼 수 있겠어요.한 달동안이나요..^^
저도 민이 다음 한 달을 유치원에 보내지말까? 한 번 생각은 해보았다만..자신이 없네요.
암튼..여행 잘 다녀오세요..^^

바람돌이 2007-07-13 01:34   좋아요 0 | URL
반지가 있는지 없는지도 모르는데요. ㅎㅎ 나중에 커서는 뭐 그때가서 생각하죠. 그리고 나무님이야 지금 둥이들 돌보는 것도 장난 아닌데 성민이까지 하루종일 같이 데리고 있는건 말도 안되게 힘든 일이잖아요. 저야 이제 둘다 왠만큼 컸으니 하는 배부른 소리고요. ㅎㅎ 아 참 그리고 나무님한테 고맙단 얘기 해야 하는데...
뭐냐하면요. 지난번에 왜 밤새도록 댓글로 얘기 나누시고 그걸 페이퍼로 정리하신 글 있었잖아요. 그때 바빠서 대충만 봤었는데 눈에 확 띄는 얘기가 있더라구요. <기탄 자연관찰 전집>있잖아요. 안그래도 요즘 예린이가 그런 면에 부쩍 관심을 보여서 하나쯤 장만해야지 하고 있었는데 님들이 하시는 얘기듣고 다음날인가 기탄 홈페이지 들어갔거든요. 근데 너무 너무 착한 가격에 판매하고 있는거예요. 바로 주문해서 받아봤는데 정말 가격이 말도 안되게 책이 괜찮은거 있죠. 이게 다 알라딘 서재 덕분이고 나무님 덕분이죠.
고마습니다. ㅎㅎ

2007-07-15 02: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가끔은 저는 이나이에도 여기서라도 어리광을 부리고 싶어지나 봅니다.
나이 먹은건 어디로 가는지 원......

오늘은 아마 제 시간에 퇴근을 못하지 싶네요. 뭐 언제는 했냐마는.....
그러고 나니 차라리 느긋해집니다.
아까는 정말 진척은 안되고 계속 일거리는 쌓이고 위에서는 계속 지나친 꼼꼼함으로 숨통을 터지게 하고  에휴~~~~
근데 원래가 제가 머리가 나쁜 편인지라 또 금방 잊어버립니다.

그래도 제 넋두리를 들어주신 분들께 잠시 웃을거리를....

1. 아이들은 요즘 국어시간에 홍길동전을 배웁니다.
  국어 선생님이 물으셧어요. "이 글에서 알 수 있는 옛날과 오늘날의 차이점이 뭘까요?"
  학생이 대답하기를 "옛날 아이들은 요즘과 다르게 부모님한테 존대말을 썼어요"

2. 요즘은 학교에서 시험칠때 컨닝을 방지하기 위해서 아이들의 책상을 서랍이 교탁쪽으로 보이도록 돌려서 앉게 합니다.
첫 시험때 아이들에게 "자 책상을 반대로 돌려라"하고는 선생님은 돌아서서 칠판에 열심히 시험시간표랑 관련사항들을 썼어요. 다 쓰고 난 이후 교실을 다시 돌아보니
아이들이모두 교실 뒷편을 향해서 앉아 있더랍니다. ㅎㅎ

3. 우리 해아가요. 어제 언니를 좀 도와주랬더니 한다는 말이
"엄마 난 해적이야. 해적은 원래 마음씨가 나빠!"하면서 안 도와주고 도망가더군요. ㅎㅎ

좀 썰렁했나요? 그래도 이거 다 실제상황인데..... ㅎㅎ
오늘은 애교로 봐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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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07-07-11 16: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님, 실제상황 무지하게 웃겨요!!
해적 해아야, 이모 쓰러진다~~~

바람돌이 2007-07-11 22:48   좋아요 0 | URL
요즘 해아가 능청이 늘고 게다가 말까지 늘어서 어른들을 자주 웃깁니다. ㅎㅎ

글샘 2007-07-11 16: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상 돌려 앉은 아이들이라니... ㅎㅎㅎ 중학교 1학년이어서 생기는 일이죠.^^
저도 옛날에 자습 시간에 애들 벌세워두고 '선생님이 말하기 전엔 내려옴 안돼!'했더니...
운동장 조회하러 나오라고 방송이 나왔는데 우리반 자리만 텅 비어 있었던 적이 있었죠^^
그 아이들이 벌써 서른이 된 아줌마 아저씨들이라니~~~
해적 해아도 금세 크겠죠? 우린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되시고...

바람돌이 2007-07-11 22:50   좋아요 0 | URL
그래도 저를 웃게 만드는건 여전히 아이들입니다. 그래서 이 직업을 가진게 행복할때가 많아요. 정말 못됐다 못됐다 해도 어디 어른에 비하겠습니까? 아이들은 여전히 순진합니다. ㅎㅎ

향기로운 2007-07-11 16: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너무 귀엽네요^^ 해적 해아가^^;; 울 작은애 한텐 절대로 보여줘선 안돼요^^;; 엄마한테 누나한테 다 써먹을거야..^^;;;

바람돌이 2007-07-11 22:51   좋아요 0 | URL
음 다른 녀석들이 베낄 우려가 있군요. ㅎㅎ 보여주지 마세요. 근데 애들이 어른들 말을 싹싹 피해가는 방법은 무궁무진하지 않나요? ^^

paviana 2007-07-11 16: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책상을 그렇게 돌리라는 말씀인지 알았다는 ^^;;
한참 생각했어요. 노트나 책을 보지 못하게 하시는거군요.ㅎㅎ

바람돌이 2007-07-11 22:52   좋아요 0 | URL
사실은 이 얘기 뒷얘기가 더 있었거든요. 선생님이 기가 차서 그렇게 말고 책상만 돌리라고 하니까 다시 애들이 책상만 돌리고 여전히 뒷벽을 보고 있었다는.... ㅎㅎ

라주미힌 2007-07-11 17: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제 이해를 했네요.. 다들 뒤를 보면서 시험 보는 줄 알았네요 ㅎㅎㅎㅎ

바람돌이 2007-07-11 22:53   좋아요 0 | URL
음 라주미힌님까지.... 알라딘의 어른들 마음이 동심 그 자체여서가 아닐까 싶은 생각이.... ㅎㅎㅎ

무스탕 2007-07-11 17: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해아가 해적이 되었다니.. 하하하~
바람돌이님. 해적 엄마로 등극하심을 감축드리옵니다 ^^;

바람돌이 2007-07-11 22:54   좋아요 0 | URL
해적 엄마는 저의 로망이 아니옵니다. 저는 그저 무수리의 엄마가 되고싶다는.... ^^;;

조선인 2007-07-11 18: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큭 아까 그 정도 어리광은 얼마든지 Okay~

바람돌이 2007-07-11 22:54   좋아요 0 | URL
역시 조선인님 마음도 넓으셔...땡큐의 뽀뽀라도 날려보내고 싶어요. ㅎㅎ

마늘빵 2007-07-11 21: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 책상을 돌려앉다니. 아 재밌습니다. 이런건 ucc 찍어 올려야돼요.

바람돌이 2007-07-11 22:55   좋아요 0 | URL
저는 아직도 아날로그가 편한 세대인지라 그런 생각은 못해봤어요. 애들보고 다시 하라고 할까? ㅎㅎ

chika 2007-07-11 22: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해적 해아! 낄낄...
(바람돌이님이 가끔 어리광이라면 전 어리광쟁이라는;;;;;)

바람돌이 2007-07-11 22:57   좋아요 0 | URL
어머 치카님 어리광쟁이 아니였어요. ㅎㅎㅎ 3=3=3=
근데 나는 왜 맨날 내 서재에서 도망깔까요? 어디로 가지???? ^^;;

Mephistopheles 2007-07-12 00: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라딘 해적님을 잡아다가 심문을 해봐야 겠군요...^^
대체 애들에게 무슨 말을 했냐고요..ㅋㅋ

바람돌이 2007-07-12 00:44   좋아요 0 | URL
아 이런 왜 그생각을 못했을까? 혹시 해적님이 여기 저기 아이들에게 해적의 기본수칙을 가르치고 다니신다는 음모는 생각을 못했어요. 알라딘 맘들에게 해적 비상경계령을 발동해야겠군요. ㅎㅎ

마노아 2007-07-12 19: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책상 그렇게 돌려놓은 학생 본적 있어요^^ㅎㅎㅎ 신생학교 근무하시는 분들의 고생은 이루 말할 수가 없다던데 바람돌이님이 길을 열심히 닦고 계십니다. 화이팅이야요(>_<)

바람돌이 2007-07-12 22:31   좋아요 0 | URL
학교 옮길때 신설 일 많다고 주변사람들이 다 한마디씩 하던데... 설마 이정도일줄 몰랐어요. 오늘도 3시간동안 남아서 남은 일처리 햇는데도 아직 다 안끝났네요. ㅠ.ㅠ
내년 되면 좀 나아지겠죠 뭐... 시간은 가는 거니까....
 

1.
 너무 바쁘다. 쓸데없는 일이 너무 많고 챙겨야 할 서류가 너무 많고 꼼꼼한 윗사람은 내가 보기엔 전혀 쓸모없는 것도 늘 챙긴다. 물론 챙겨서 나쁠건 없다. 하지만 들여야 하는 시간이 장난 아니다. 겨우 일 하나 끝냈나 싶으면 다음날 새로운 공문과 일거리가 항상 대기하고 있다.
수업 작다고 좋아했던 내 입을 쥐어박고싶다. 이건 학교에 공부하고 애들 가르치러 오는건지 서류만들고 정리하고 하러 오는건지 알 수 없다. 수업은 그나마 바빠도 열심히 준비해서 하면 나름대로 보람도 있고 가끔이지만 뿌듯할때도 있다. 하지만 이놈의 서류작업은 자괴감과 짜증만 만들뿐이다. 지금은 지난 한달 내내 변경에 변경을 거듭해온 일을 붙잡고 늘어지다 이제 겨우 마무리를 지으려는데 뭔가 또 추가서류를 잔뜩 가져와서 만들어놓으란다. 감사대비용이다. 있어야 될 자료가 없는 것도 아닌데 혹시 감사를 대비해서 한눈에 짠하고 내놓을 수 있게 폼나게 묶어놓으라는 거다. 여태까지 잘 참아왔는데 지금 딱 한곈가보다. 대답 안하고 가만 있으니 알아서 여기에 가면 자료가 있고 어쩌고 저쩌고 하며 도와준다고 하는데.... 그냥 지금 가만히 개기고 앉아있다. 솔직한 기분을 말한다면 될대로 돼라 뭐.....

2.
우리 반은 올해 거의 방치상태다. 그래도 별 탈없이 잘 지내주는게 고마울 따름이다. 학교에 수업이 비는 시간이 그렇게 많은데도 수업준비도 학급행사도 거의 학교에서는 불가능하다. 학교에서 하루종일 코박고 서류더미와 싸우다보면 퇴근무렵에는 기분과 몸이 같이 완전히 다운되어버린다.

3.
책을 거의 못읽었다. 퇴근무렵에 다운된 상태는 다음날이 되기 전에는 잘 회복이 안된다. 책을 읽을 몸의 여유도 마음의 여유도 거의 없는 것 같다. 집에 가면 아이들과 티걱거리다가 아이들이 잠들고 나면 거의 같이 자거나 멍청하게 그냥 앉아 있거나 컴퓨터 오락을 집적거리거나.....

4.
방학이 이틀 남았다. 그런데 현재 상태로는 방학이라는게 내게 올지도 의문이다. 이번 방학에는 아예 핸드폰을 끄고 살까를 심각하게 고려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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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7-07-11 14: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벌써 방학이군요. 방학때 몸 좀 챙기세요.

바람돌이 2007-07-11 22:58   좋아요 0 | URL
방학하면 안챙겨도 저절로 몸이 좋아집니다. 맘이 편하면 그런건지... ^^

무스탕 2007-07-11 14: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많이 바쁘고 피곤해 보이시는 바람돌이님..
방학을 하면 조금은 편해 지실까요? 요즘 자주 뵙지 못해 많이 보고싶었답니다.
묻고 싶은것도 많아요 (제 개인적인 문제로요..)
몸 상하지 않게 조심하면서 일하세요~

바람돌이 2007-07-11 22:59   좋아요 0 | URL
뭐 일의 양이 문제라기보다는 그 일이 뭔가 때문인거죠. 그렇다고 남들처럼 야근을 해대고 하는건 아니니까 어찌보면 엄살일수도 있구요. ㅎㅎ 걱정하고 위로해주셔서 고마워요. 무스탕님

BRINY 2007-07-11 14: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느새 또 방학이!!! 싶어요...

바람돌이 2007-07-11 23:01   좋아요 0 | URL
방학덕분에 살죠 뭐.... 이러면 방학없는 분들한테 몰매맞을라.... ㅎㅎ

글샘 2007-07-11 15: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학교에 있다 보면, 가르치는 사람이 선생인지, 자습시키고 일하는 사람이 선생인지 헷갈릴 때가 있는 법이죠. 지금 이 순간도 다 지나가리라~~ 이리 생각하슈~

바람돌이 2007-07-11 23:02   좋아요 0 | URL
다 지나가겠죠? 요즘 내년도에는 여기서 좀 빠질려고 한창 로비중인데... 뭐 로비래봤자 저좀 딴데 보내달라고 칭얼거리는거지만... ^^ 공문 줄이고 쓸데없는 업무 줄인다고 말하는거 정말 뻥이에요. ㅠ.ㅠ

향기로운 2007-07-11 15: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샘님 말씀마따나.. 다 지나가리라 생각하세요. 바람돌이님 기운내세요~

바람돌이 2007-07-11 23:04   좋아요 0 | URL
향기로운님 고맙습니다. 방학지나고 2학기 되면 좀 나아지겠죠? 그리 생각해야지요 뭐... 학교에서는 그냥 수업하고 수업준비하고 아이들하고 얘기하고 그런것들로만 바빴으면 좋겠어요.

세실 2007-07-11 15: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구 늘 그 서류가 문제입니다. 간소화 시킨다고 하면서도 새로운 업무는 계속 생겨나고...'그냥 내버려 두세요' 하고 싶어요.
님 힘 내세요! 방학때 핸드폰 꺼 놓으시고 푹 쉬세요. 에궁....

바람돌이 2007-07-11 23:05   좋아요 0 | URL
오늘 제가 보기엔 쓸데없는 것 갖고 이건 감사오면 지적사항이다 하는데 속으로 그냥 지적 받을게요라는 말을 꿀꺽 삼킨다고 힘들었어요. ㅎㅎ

글샘 2007-07-11 16: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실님... 늘 그렇잖아요. ^^ 간소화 시킬 계획을 서류로 만들어야 하고, 간소화 위원회를 만들어서 출장가야 하고, 간소화 실적을 또 만들고 브리핑 자료 만들어야 되고... 간소화 되었음을 입증하는 서류들이 덧붙여지고... 간소화 되어서 교사들이 엄청 힘들어졌는데 엄청 효율적이라는 가짜 거짓말 왕구라 뻥쟁이 연구 보고서가 넘쳐나는 미친 세상... 그런 일들을 마구 만들어내는 교육청을 Delete시키고 싶어욧!

바람돌이 2007-07-11 23:10   좋아요 0 | URL
글샘님의 비유가 딱 맞습니다그려... ㅎㅎ 그래도 고등학교는 훨씬 낫다던데요. 사람들 말이.... 교육청이 아니라 교육부도 장난아니죠. 지금 제가 맡고 있는 10개가 넘는 업무중의 하나가 방과후교육인데요. 이게 올해 교육부 중점 사업인데 여기다 돈 때려붓는거 보면 정말 장난 아닙니다. 각 학교에서 필요예산을 신청하면 거기에 맞추는게 아니라 터무니없이 많은 돈을 예산으로 지급해놓고 거기에 맞추라니 미칠지경입니다. 그러니 현장에서는 무리가 따르는 일을 억지로 만들고 결국 그게 교육부의 올해 성과가 되겠죠?하여튼 교육부도 delete시키고 싶어요.

2007-07-11 19: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바람돌이 2007-07-11 23:11   좋아요 0 | URL
잠적이래봤자 핸폰 끄고 집에서 노는거죠 뭐.... 저희 집에 집전화 없거든요. ㅎㅎ 그 서류라는것들이 맘에도 없는 말 만들어야 되고규격화된 양식에 자신을 맞춰야 되는거니 사람들이 다들 힘들어하는 거겠죠? 여기처럼 그냥 자유롭게 진짜 생각하는대로 쓰게 하면 그리 안힘들텐데 말입니다. ㅠ.ㅠ

마늘빵 2007-07-11 21: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희는 이제 기말고사 끝나가는데... -_-a

바람돌이 2007-07-11 23:12   좋아요 0 | URL
요즘은 동네마다 다르잖아요. 저흰 이번엔 좀 빨라요. 그래서 좋아 죽겠어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