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너무 바쁘다. 쓸데없는 일이 너무 많고 챙겨야 할 서류가 너무 많고 꼼꼼한 윗사람은 내가 보기엔 전혀 쓸모없는 것도 늘 챙긴다. 물론 챙겨서 나쁠건 없다. 하지만 들여야 하는 시간이 장난 아니다. 겨우 일 하나 끝냈나 싶으면 다음날 새로운 공문과 일거리가 항상 대기하고 있다.
수업 작다고 좋아했던 내 입을 쥐어박고싶다. 이건 학교에 공부하고 애들 가르치러 오는건지 서류만들고 정리하고 하러 오는건지 알 수 없다. 수업은 그나마 바빠도 열심히 준비해서 하면 나름대로 보람도 있고 가끔이지만 뿌듯할때도 있다. 하지만 이놈의 서류작업은 자괴감과 짜증만 만들뿐이다. 지금은 지난 한달 내내 변경에 변경을 거듭해온 일을 붙잡고 늘어지다 이제 겨우 마무리를 지으려는데 뭔가 또 추가서류를 잔뜩 가져와서 만들어놓으란다. 감사대비용이다. 있어야 될 자료가 없는 것도 아닌데 혹시 감사를 대비해서 한눈에 짠하고 내놓을 수 있게 폼나게 묶어놓으라는 거다. 여태까지 잘 참아왔는데 지금 딱 한곈가보다. 대답 안하고 가만 있으니 알아서 여기에 가면 자료가 있고 어쩌고 저쩌고 하며 도와준다고 하는데.... 그냥 지금 가만히 개기고 앉아있다. 솔직한 기분을 말한다면 될대로 돼라 뭐.....
2.
우리 반은 올해 거의 방치상태다. 그래도 별 탈없이 잘 지내주는게 고마울 따름이다. 학교에 수업이 비는 시간이 그렇게 많은데도 수업준비도 학급행사도 거의 학교에서는 불가능하다. 학교에서 하루종일 코박고 서류더미와 싸우다보면 퇴근무렵에는 기분과 몸이 같이 완전히 다운되어버린다.
3.
책을 거의 못읽었다. 퇴근무렵에 다운된 상태는 다음날이 되기 전에는 잘 회복이 안된다. 책을 읽을 몸의 여유도 마음의 여유도 거의 없는 것 같다. 집에 가면 아이들과 티걱거리다가 아이들이 잠들고 나면 거의 같이 자거나 멍청하게 그냥 앉아 있거나 컴퓨터 오락을 집적거리거나.....
4.
방학이 이틀 남았다. 그런데 현재 상태로는 방학이라는게 내게 올지도 의문이다. 이번 방학에는 아예 핸드폰을 끄고 살까를 심각하게 고려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