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혜 작가의 책을 읽고 있다.

어떤 작가의 전작을 읽는게 항상 꿈이고 목표인데 이런 작가는 참 좋다. 책을 낸지 얼마 되지 않아 그저 나오는대로 읽어주면 되니까.... 이곳의 많은 지인들이 이주혜 작가의 책이 좋다고 해서 얼마전에 에세이가 새로 나온걸 기회로 삼아 모두가 좋다고 하는 <자두>부터 읽기 시작햇다.


<자두>는 너무 좋아서 하고싶은 말이 산처럼 쌓인다고 말하고 싶은 그런 책이다.

길지도 않은 책이건만 온갖 감정들이 다 다르게 와닿고, 모두 그럴수도 있겠구나, 그렇겠구나라면서 끄덕이게 되는.... 

책 속에 일어나는 일중 어떤 것 하나는 반드시 나의 마음과 완전히 맞닿겠구나 하는 그런 책이다. 

너무 좋다.

그래서 정말 기대를 하며 든 두 번째 책 <그 고양이의 이름은 길다>를 읽으면서는 당황해버렸다.

이거 같은 작가 맞아? 뭐지? 책이 왜 이렇지? 


내가 생각하는 좋은 문학에 대한 생각 중 하나가

아무리 말도 안되는 이야기라도 그럴듯하게 느껴지도록 하는것일진대, 반대로 있을 법한 일이 말이 안된다고 생각하게 하면 어쩌란 말인가?

이 단편집의 적어도 앞쪽 반은 있을 수 있고 흔히 생길 것 같은 일에 의문을 달게 하는 것이다.

감정적으로는 공감이 안되고 이성적으로는 납득이 안된달까?

다행히 표제작인 <그 고양이의 이름은 길다>가 딱 중간에 있는데 표제작 뒤쪽으로 단편들은 훨씬 좋아졌다.


세번째 에세이집인 <눈물을 심어본 적 있는 당신에게>는 그래서 마음이 조마조마했다.

나는 약간 한국문학에 대해서는 애증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 편인데 한국문학이 정말 잘되었으면 좋겟고, 좋은 작가들이 많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어서 좋아하는 작가의 책은 빌려보지 않고 사서 보려고 노력한다. (물론 좋아하기 전에는 빌려서 본다만....) 그런데 결과는 보통 그렇게 좋지 않다. 계속 읽게 되는 작가보다는 손에서 놓게 되는 작가가 더 많아서.... 

그래도 나의 취향과 안맞는거라고 자조하면서, 또한 한국문학의 경우 읽었어도 마음에 안 들었을 경우에는 왠만하면 리뷰든 페이퍼든 그저 안쓰는 걸로 넘어간다. 안 그래도 어려운 한국문학계에 나 때문에 사려던 책을 안 사는 사람이 한 명이라도 있으면 안될 거 같아서말이다. 


어쨌든 다행히 에세이집은 지금 프롤로그만 읽었는데 좋다. 여름밤 길가쪽으로 불 켜놓고 뜨개질을 하는 사람들의 공간과 이야기속으로 독자들을 초대하는 프롤로그는 굉장히 따스하고 신선하다. 아직은 이주혜 작가가 좋다는 쪽으로 기울어있지만 이 에세이집을 다 읽고 나면 어떨지..... 좋은 작가가 계속 좋은 작품을, 아니 더 좋은 작품을 계속 써주길.....


에세이집의 프롤로그를 읽고 집앞 운동 겸 산책을 나갔다.

오늘은 햇살도 바람도 다 아 봄이구나 하게 하는데 여기저기 피고 있는 꽃들이 더 봄임을 실감하게 한다.

올해 남쪽의 봄은 유난히 빠른듯하다.

동백은 이미 지고 있고 유채꽃이 올라온다. 그리고 드문 드문 민들레가 솟아 오르고,

그리고 나의 게으름으로 이름을 모르는 들꽃들도 여기 저기 고개를 내밀고 있다.

꽃과 함께 진짜 봄이 오는구나.....


오늘 산책길에 만난 꽃사진을 올려보려고 하는데 왜 사진이 안 올라가지????

이러면 사진은 핸폰으로 북플에서 올리는 걸로.....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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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수하 2023-03-04 18:1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아직 <자두>만 읽고 에세이집 사 둔 상태예요. 자두는 참 좋았는데..
바람돌이님의 한국문학에 대한 생각이 저랑 비슷해요 ^^ 일단 에세이집 읽어봐야겠어요.

바람돌이 2023-03-05 16:37   좋아요 1 | URL
에세이 정말 좋습니다. 맘 놓고 읽으셔도 될듯요. ^^
저는 앞으로 이주혜 작가 책은 나오면 무조건 사보는 작가에 올렸습니다. ^^

건수하 2023-03-05 17:34   좋아요 1 | URL
어우 다행입니다 ^^ 저 그런 작가 아주 오랫만이라서요.. :)

책읽는나무 2023-03-05 23:2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한국문학이 흥했음 하는 마음 저도 가지고 있어요. 전 맘에 품고 있는 작가의 책은 부러 서점에 갔을 때, 한 권은 꼭 사가지고 나오는 편입니다. 온라인이든, 오프라인이든 일단 책이 팔려야 하는 게 아닐까? 싶기도 하구요.
그런데 다 구입하기도 참 쉽지도 않고...도서관에 가서도 꼭 한 두 권은 빌려다 읽으려고 노력하는데 완독도 쉽지가 않고...ㅋㅋㅋ 애정만 한가득이네요^^
이주혜 작가님 저도 한 번 읽어봐야겠군요^^

바람돌이 2023-03-06 22:14   좋아요 1 | URL
한국 작가 중 좋아하는 작가는 책이 나오면 사서 봐요. 외국 작가책까지 다 사보기는 어렵기 때문에 한국 작가라도.... 그리고 한국에서 팔리는 외국작가는 제가 안 사줘도 충분히 부자일거 같아서 말이죠. ㅎㅎ 저는 그리고 한국문학이 잘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은 하지만 그리 또 애정이 많지는 않아서.... 마음에 와닿는 작가들이 그리 많지가 않아요. ㅠ.ㅠ 그래서 이렇게 딱 좋은 작가를 만났을 때 뭔가 로또 맞은 기분이랄까? ㅎㅎ 이주혜 작가님 <자두>와 <눈물을 심어본 적 있는 당신에게>는 정말 좋았어요. 강력추천입니다. 다만 단편집 <그 고양이의 이름은 길다>는 호불호가 갈릴듯요. 저는 안타깝게도 불호였습니다. ㅠ.ㅠ

그레이스 2023-03-06 08:0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눈물을 심어본 당신에게는 제목이 마음에 와닿네요. 제목때문에 읽어보고 싶어요.~♡

바람돌이 2023-03-06 22:14   좋아요 1 | URL
제목도 좋지만 책 내용은 더 좋습니다. 강력 추천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