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도서관에서 드디어 미들마치를 빌리기로 했어요.
조지 앨리엇의 역작이라 일컬어지며, 그보다는 무려 1416쪽의 어마어마한 벽돌책말이죠.
천만다행히도 제가 다니는 도서관에 이 책이 있는 걸 확인했고, 오늘 대출가능한거 확인하고 오전에 도서관으로 go go~~~~
앗 그런데 이 책이 꽂혀 있어야 할 서가에 구멍이 뻥 뚫려있고 책이 없어......
어디 간거니 나의 미들마치여ㅠ.ㅠ
그래서 그동안 혹시 누가 대여해갔나 확인해봤더니 여전히 대출가능하다고.
그렇다면 누군가가 이 공간 안에서 보고 있는거야 누굴까? 이 벽돌책을 보고 있는 사람이?
갑자기 너무 궁금해서 막 도서관을 뒤졌어요.
어차피 규모도 작은 도서관이어서 그냥 살짝 한바퀴 도는데 1분도 안 걸리니까....
그런데 제 또래의 어떤 여자분이 앉아서 이 책을 열심히 보고 계신거예요.
뭔가 자료조사하는 분위기랄까?
아 할수없지.... 저는 물러설수 밖에 없었어요.
그래서 그냥 오늘은 할수없지 하고 도서관을 나왔는데, 볼일을 다보고 오후에 집에 들어오는 길에 혹시나 하고 다시 검색을 해보니 여전히 이 책이 대출가능으로 뜨는거예요.
아까 그 여자분이 오래 책을 보고 있을 폼은 아니었거든요. 그러기에는 좀 불편한 자리에 앉아있었기 때문에....
그래서 아 이번에는 빌릴 수 있겠다 싶어서 다시 도서관으로 go go~~~
그런데 왠걸? 또 책이 없는거여요.
멘붕이 되어 혹시 다른 곳에 꽂혔나 열심히 서가를 뒤져보기도 했지만 역시 없어.
그래서 그냥 집에 오려고 했지만 또 왠지 오기가 막 생겨요.
이 책이 어디있는지 꼭 확인하고 싶은 그런 쓸데없는 집요함이랄까?
아까 그 여자분이 혹시 자리에 앉아서 보고 계시나해서 도서관을 다시 1분동안 돌아보는데.....
아 정말........
어떤 젊은 여성분이 이 책을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네 읽지 않고 사용요
바로 휴대폰으로 동영상강의를 듣는데 받침대로 사용하고 있더군요.
정말 벽돌책의 용도는 무궁무진합니다. ㅠ.ㅠ
그렇다고 저 책을 달라고 하기는 제가 보기에도 하드커브에 걸맞는 두께까지 저 벽돌책은 휴대폰 받침대로 최상의 안정감을 자랑하고 있더군요.
잠시 제가 이 책이 꼭 필요해서 그런데 어쩌고 저쩌고 썰을 풀어볼까 하다가,
아니 먼저 책을 집어든 쪽이 그것을 읽든, 받침대로 쓰든 결국 자기맘이지, 읽는 사람에게는 못할 말을 받침대로 쓰는 사람에게 어찌 할까 싶어 다음에 올때는 일찍 와서 먼저 찝어야지 생각하고 울면서 집으로 돌아왔답니다.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