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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 핀란드
안건 지음 / 하모니북 / 2020년 8월
평점 :
품절
『하나, 책과 마주하다』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 핀란드는 어떻게 가장 행복한 나라가 됐을까?
실현하진 못했지만 유학을 가고 싶었다.
아쉽게도 상황이 따라주지는 않았지만 더 넓은 시야로 많은 것을 보고 습득하고 싶었다.
학창시절, 두 달 정도 미국에서 머무르며 공부했던 것이 지금까지도 내게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어서일지도 모르겠다.
두 달 정도 미국에 머물렀을 때, 지역 내 학교를 다니고 싶었으나 이미 수강할 수 있는 기간이 끝나서 아쉽게도 마음을 접었었다.
그 아쉬운 마음을 달래고자 전문적으로 교육하는 아카데미에 등록하여 한 달 정도 교육받게 되었는데 내게는 말그대로 피가 되고 살이 되었다.
할 때는 눈 딱 감고 하지만, 막상 마음 속 '소심한 나'와 치열한 싸움을 벌이며 하는 것이 바로 '발표'였다.
(그렇다. 솔직히 고백하자면, 겉으로 외향적인 척할 뿐이지 나는 참 내향적인 인간이다.)
말로만 들었지, 실제 보니 미국에서는 토론 위주의 수업이 많았다.
앞서 고백했듯이, 온갖 내적갈등을 겪으며 하는 것이 발표인데 토론을 해야한다니! 게다가 모국어도 아닌 영어로!
(좋아하는 과목이 영어일 뿐이지 잘하는 건 아닌데 말이다.)
그래도 어찌저찌해서 수업은 하루하루 진행되었다.
어떻게냐고? 참 신기한 건 그런 분위기가 원래 익숙해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빨리 대답하거라.'의 눈치를 전혀 주지 않는다. 그저 선생님도, 친구들도 차분히 기다려준다.
또한 다들 미국에서 태어나고 자란 아이들인데 그 중 하나가 한국에서 왔다고하니 얼마나 다들 신기하게 생각하겠는가. (다들 한국을 엄청 생소하게 여기던데 말이다;)
아무튼 이러한 이유들로 약간의 시간이 걸려도 더듬더듬 말을 이어갈 때마다 선생님도, 친구들도 온갖 칭찬을 해주니 점점 용기가 붙은 것도 같았다.
처음에는 정말 힘들었는데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익숙해졌고 문득 말문이 트이려고 할 때 한국으로 귀국해 정말 아쉬웠었다.
그 때, 문득 든 생각이 영어 말문 트이려면 미국에 최소 3달만 지내면 되겠구나 싶었다.
우리나라 수업은 정형화되어 있다보니 내신을 위해, 수능을 위해 그저 앉아서 선생님 말만 경청하면서 필기하고 시험공부만 열심히 하여 시험만 잘 보면 끝이다.
뭔가, 재미가 없는 것은 사실이다. 그리고 시험 위주로 단기간에 바짝 공부하다보니 훗날 잘 기억나지도 않는다.
(이야기가 또 장황해졌는데) 책에서 저자가 교환학생을 가야겠다고 마음 먹은 이유부터 그 준비과정, 핀란드에서 어떻게 공부하고 생활했는지 그리고 저자의 인생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를 쭉 읽다보니 당시 외국에서 공부했던 수업 방식 등이 번뜩 생각났다.
그 기억을 끄집어내 준 책은 과연 무엇일까.
그리고 (나의 관점에서) '핀란드'라는 나라를 새로운 시각으로 보게해 준 책은 과연 무엇일까.
바로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 핀란드』이다.
저자, 안 건, 교육은 행복해지려고 받아야 하는 것인데 학교 때문에 행복해 보이지 않는 대다수의 친구들을 보며 한국의 교육은 잘못 되었다고 생각했다.
대학에서는 재료공학, 뇌과학을 전공하였으나 교육에 관심을 끌 수 없어 서울대학교 교육학 수업도 찾아 듣고 교육에 대한 마음을 잊지 않고 핀란드로 교육학을 배우러 떠나게 된다.
짧지만 긴, 14개월 동안 핀란드에서 많은 것을 배운 그는 공학도이면서 교육학에 관심이 있기에 그만의 특별한 시선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핀란드라는 나라에 대해 깊게 알진 못했지만 내게 있어서 몇 가지의 수식어로 기억되고 있었다.
또 핀란드는 내게 덴마크와 비슷한 이미지를 가지고 있었다.
책을 읽고나니, 핀란드라는 나라에 대해 심층 있게 배운 느낌이 절로 든다.
(여행 에세이이긴 한데, 굳이 따져보자면 인문학 느낌도 솔솔 난다.)
교육에 대해, 핀란드에 대해 깊이있게 다룬 책이라 묵직한 면이 없지 않다.
그의 결심, 핀란드 교환학생
#2016년 3월 14일
훈련소에 입대한다.
#2016년 3월 19일
다시금 생각하다 보니 교육에 대한 생각이 많이 든다. 나는 공부를 좋아했다. 그래도 우리나라 교육엔 뭔가 문제가 많아 보였다. 친구들은 참 많이 힘들어했다.
#3월 21일
그래도 다시 생각을 한다. 교육을 고치고 싶다.
잘은 모르겠지만 부명히 교육은 행복해지려고 받아야 하는 거 아닌가.
대단히 똑똑한 사람은 아니라 잘은 모르지만, 그것 하나는 알았다. 아이들이 학교에 가기 싫어한다면 그건 뭐가 이상한 것이다.
#2016년 3월 22일
"핀란드 교환학생"
언젠가 봤던 핀란드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기억한 것이다. 그곳의 아이들은 참 행복해 보였다. 그렇게 나는 핀란드에 교환학생을 가기로 마음먹는다.
핀란드, 그리고 대한민국
한때 뉴스에서도 떠들썩하게 다루었던 것이 바로 '지하철의 무임승차' 문제였다.
한 두명이 모여, 여럿이 되고, 그 여럿이 무임승차를 하니 이는 곧 적자로 이어져 당시 '적자 철도'라는 말까지 나왔었다.
무임승차 하는 사람들은 결국 비양심적인 마음을 품고 사는 것인데 이와 반대로 핀란드의 헬싱키 지하철에는 개찰구가 없다고 한다.
개찰구가 없으면 요금을 안 낸다는 것인가? 그건 아니다.
현지인들은 앱을 통해 한 달 정액권을 끟어 자발적으로 결제해 사용하거나 매번 지하철을 탈 때 '양심적으로' 티켓을 끊어 사용한다고 한다.
(관광객들은 일회용 티켓을 구매해 사용한다.)
어떻게 이러한 시스템이 계속 운영될 수 있는 것일까?
바로 믿음, 신뢰이다.
사람들이 무임승차하지 않을 것이란 신뢰가 있기에, 금액을 지불할 것이란 신뢰가 있기에 가능한 것이다.
실제 저자가 생활하는 동안 현지 친구들이 당연하다는 듯이 티켓을 구매했다고 하니 핀란드에는 '고신뢰'로 이루어져 있음을 알 수 있었다.
(타인에 대한) 절대적인 신뢰라는 것은 단순한 것이 아니다.
주변에서만 봐도 그렇다. 비양심적인 마음에서 비롯된 말과 행동이 묻어난 사람들이 우리 주변에도 많다.
특히, 범주를 크게 잡아 얘기하자면 일부 공직자들과 대다수의 정치인들은 그저 자신의 앞에 놓인 돈과 권력에만 미쳐있을 뿐 민생에는 전혀 관심이 없다.
집단을 대표하는 이들이 이렇게나 비양심적이니, 우리 사회 또한 양심적인 사회로 흘러갈 수가 없다.
선거를 통해 국회의원이, 대통령이 선출될 때마다 드는 생각이 있다.
'빼앗지 않았으면 좋겠다.'이다. 새로운 정권이 들어서면 그에 대한 기대도 물론 있지만 언제나 기대 이하였고 있는 것마저 빼앗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든다.
'국민'의 더 나은 삶을 위해 일하는 것이 추구해야 할 지향점인데 '네가 잘났니, 내가 잘났니.'로 시시비비가리며 열심히 싸움판 벌이는 한심한 모습을 보고있자면 세금 내는 국민들만 억장이 무너질 뿐이다.
핀란드 사회의 높은 신뢰도가 곧 핀란드 국민의 행복한 생활과 직결된 셈이니 이 점은 꼭 배워야 한다.
물론, 저마다의 크고 작은 문제들은 있겠지만 책에서 본 핀란드는 전반적으로 '국민'이 살기에 편안한 나라인 것 같았다.
신뢰는 물론이고 양심과 관용이 존재하는 나라였으며 무엇보다 행복과 자유를 우선시하였다.
나 또한 다큐를 통해 핀란드의 교육에 대해 대략적으로 알고 있었는데 마지막 책장을 덮자마자 든 생각은 이거였다. _"아, 공부하러 가고 싶다."
딱딱하고 정형화된 한국의 교육은 핀란드와 달리 교육에 대한 투자가 상대적으로 적다고 한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대한민국은 인재가 굉장히 많은 나라라고 생각된다.
모두가 굉장히 똑똑하다. 허나 그 똑똑함이 상황이나 환경에 의해 묻히는 경향이 많아 그 중에서 날개를 펴고 싶은 이들은 결국 한국이 아닌 곳을 택하는 게 아닐까 싶다.
유별난 것이 다르게 보면 창의적일 수도 있는 것인데 틀에 맞지 않는 것은 무조건 무시하고 묵인하는 것이 꼭 바람직한 것인지도 되짚어봐야 한다.
무엇이든 시행착오를 겪으며 종착지로 향하듯, 대한민국 또한 밝은 미래, 그 종착지로 향하기 위해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고 있는 중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이 시행착오가 너무 극단적이지도, 너무 호되지도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핀란드의 좋은 면을 다 닮는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무리여도 신뢰가 곧 행복임을 보여준 핀란드를 보며 대한민국 또한 이를 거울 삼아 모두가 행복해지길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