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개의 경계로 본 세계사

저자 존 엘리지

21세기북스

2025-08-13

역사 > 세계사



지도의 선은 단순한 선이 아니라 수많은 인생과 역사를 가르는 칼날이다.



■ 끌림의 이유


지도를 펼치면 다양한 경계를 마주하게 되는데 대부분 그 경계의 역사와 사연에는 관심을 두지는 않습니다.

『47개의 경계로 본 세계사』는 그 경계에 관심을 두는 역사책으로 그 경계가 왜 생겼고 그것이 어떻게 세계사를 움직였는지를 풀어냅니다.

저자는 인류의 전쟁, 식민지 시대의 유산, 종교와 문화의 충돌 그리고 자연지형이 만든 보이지 않는 장벽까지 세심하게 짚어냅니다.

책을 읽다 보면 경계란 단순한 선이 아니라 인간의 삶과 권력 그리고 역사의 흐름이 압축된 상징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 간밤의 단상


경계에는 늘 이야기가 숨어 있습니다.

영국과 스코틀랜드의 경계는 단순히 행정구역이 아니라 수 세기에 걸친 정치적 줄다리기와 민족 정체성의 역사입니다.

아프리카 대륙의 국경선은 지도 위 자와 컴퍼스만으로 그어진 식민지 시대의 흔적이고 그로 인해 지금까지도 분쟁과 갈등이 끊이지 않습니다.

책을 읽으며 가장 인상 깊었던 점은 우리가 고정된 것이라 믿는 국경이 사실은 수시로 변해왔다는 사실입니다.

그 변화의 배경에는 늘 인간의 욕망과 두려움 그리고 생존이 있었습니다.

저자는 경계를 단순한 선이 아닌 관계와 이야기의 집합으로 바라봅니다.

그래서 책을 읽는 내내 경계선을 따라 여행하는 듯한 몰입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결국 우리는 경계 너머의 세계를 알 때 비로소 우리의 세계도 깊이 이해할 수 있게 됩니다.

『47개의 경계로 본 세계사』는 세상을 읽는 또 하나의 방법을 알려주는 안내서였습니다.

짤막하게 요약했지만 책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곧 올라갈 예정입니다. 기대해주세요!



■ 건넴의 대상


세계지도를 볼 때마다 그 선들이 궁금했던 분에게

역사 속 갈등과 협력의 경로를 새롭게 이해하고 싶은 분에게




당신이 살고 있는 경계는 어떤 이야기를 품고 있을까요?

이 책을 읽고 마음에 남은 문장이나 감상이 있다면 공감(♥)과 댓글로 나눠주세요.

당신의 이야기가 더해질 때, 이 공간은 조금 더 깊고 따뜻해질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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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목월 시인의 시 「나그네」, 이 한 줄의 시가 오늘의 나를 붙들었습니다.

오늘은 박목월 시인의 「나그네」를 함께 읽으려 합니다.




나그네 - 박목월


​강나루 건너서

밀밭 길을


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


길은 외줄기

남도 삼백리

술 익는 마을 마다

타는 저녁 놀


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




■ 해설 및 주제 분석


『나그네』는 고향과 여행, 그리고 떠남과 외로움을 동시에 담아낸 시입니다.

[구름에 달 가듯이]라는 반복되는 구절은 바람과 함께 흐르는 구름처럼 운명과 세월에 몸을 맡기고 떠나는 나그네의 고독한 여정을 그려냅니다.

시 속 배경인 강나루, 밀밭, 저녁놀은 단순한 풍경이 아니라 나그네의 마음속을 비추는 거울 같은 장면들입니다.

길은 외줄기처럼 외롭지만 술 익는 마을의 저녁놀은 잠시 머무는 따뜻한 순간을 선물합니다.

떠남과 머묾 그 사이의 감정을 절제된 시어로 담아낸 것이 이 시의 매력입니다.



■ 하나의 감상


이 시를 읽으면 해질녘 시골길의 바람 냄새와 흙냄새가 문득 스며듭니다.

홀로 길을 걸으면서도 그 길 위에서 만나는 풍경이 주는 온기가 있습니다.

[구름에 달 가듯이]라는 말처럼 우리도 언젠가 길 위의 나그네입니다.

외로움 속에서도 한 걸음씩 걸어가는 발걸음이 결국 우리의 이야기가 됩니다.

지금도 인생의 긴 여정을 걷고 있는 우리에게 『나그네』는 흐름에 맡기되 매 순간을 음미하라는 잔잔한 위로를 건넵니다.

그 길 끝에서, 우리도 오늘의 발자국을 미소 지으며 돌아볼 수 있기를 바랍니다.




이 시가 떠오르는 사람이 있나요?

그렇다면 그 사람에게 이 글을 공유해주세요.

다음엔 김소월 시인의 〈먼 후일〉을 함께 읽어보려 합니다.

임에 대한 그리움과 슬픔이 가득한 김소월 시인의 시를 함께 읽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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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문화유산답사기 : 산사 순례

저자 유홍준

창비

2018-08-24

역사 > 역사기행

인문학 > 한국문화유산



산사의 고요는 단순한 침묵이 아니라, 천년 세월이 빚은 숨결이다.



■ 끌림의 이유


국립중앙박물관 관장으로 임명된 저자가 앞으로도 문화유산을 향한 애정과 사유를 더 많은 사람들과 나눌 수 있으리라는 기대감 속에서 이 책을 다시 펼쳐보게 되었습니다.

유홍준 선생님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시리즈는 한국 땅 곳곳에 숨은 이야기를 발굴하여 걷고 보는 즐거움을 알려주었습니다.

그 중에서도 산사 순례 편은 천년 세월을 품은 사찰을 찾아가는 여정을 담고 있습니다.

부석사, 해인사, 통도사 등 이름만 들어도 가슴이 설레는 산사들의 풍경과 역사 그 속에 깃든 사람들의 이야기가 고요한 문장 속에 녹아 있습니다.



■ 간밤의 단상


깊은 산길을 따라 걷다 보면 어느 순간 울창한 숲이 열리고 그 끝에 고즈넉한 절집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책 속 산사들은 모두 그 순간의 감동을 간직한 채 천년을 버텨왔습니다.

절집을 둘러싼 산세, 절 마당의 오래된 나무, 기와에 스민 비바람의 흔적까지, 그 모든 것이 단순한 풍경이 아니라 역사이자 삶의 증거입니다.

저자는 산사의 아름다움을 단순히 건축적, 예술적 측면에서만 바라보지 않습니다.

그곳에 깃든 수행자의 발자취, 마을과 함께 호흡해 온 시간, 전쟁과 재난 속에서도 지켜온 사람들의 마음까지 함께 이야기합니다.

그래서인지 책장을 넘길 때마다 단순한 문화재 설명이 아니라 한 편의 긴 인생담을 듣는 듯한 울림이 전해졌습니다.


몇 년 전에 읽었을 때, 순천에 있는 선암사는 꼭 가보고 싶다는 말을 남겼었습니다.

저자 또한 미술사적 유적으로 그렇게 뛰어난 것도 아니고 경관이 빼어난 것도 아니지만 가고 싶은 마음이 절로 일어나는 산사라고 표현하니 더더욱 그랬던 것 같은데 다음에 기회가 되면 꼭 가보려고 합니다.


읽다 보면 어느새 부석사 무량수전 앞마당에 서 있는 기분이 듭니다.

석양이 산마루에 걸려 있고 그 빛이 대웅전의 기둥을 타고 내려오는 순간을 눈앞에 그리다보면 상상일지라도 그저 아름답다라는 말로는 담기지 않는 고요와 깊이감이 느껴집니다.

오랜만에 읽고나니 또다른 생각도 들었습니다.

산사의 고요는 단순한 침묵이 아니라 세월, 사람, 자연이 만들어낸 조화로운 숨결이라는 것을요.



■ 건넴의 대상


사찰과 산사의 문화유산을 깊이 이해하고 싶은 분에게

천천히 걷고 오래 머물며 생각하는 여행을 꿈꾸는 분에게

유홍준 선생님의 문장 속에서 한국의 아름다움을 다시 발견하고 싶은 분에게




당신의 마음 속에도 오래된 고요와 사유가 깃든 산사가 있나요?

이 책이 그곳으로 향하는 작은 길잡이가 되어줄 것입니다.

읽고 난 뒤, 꼭 한 번 실제 산사의 마당에 서서 이 고요를 느껴보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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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재가 노래하는 곳

저자 델리아 오언스

살림

2019-06-14

소설 > 영미소설




외로움은 그 자체로 또 하나의 생명이다. 그것은 사람을 무너뜨리기도, 단단하게 만들기도 한다.




■ 끌림의 이유


『가재가 노래하는 곳』은 자연과 인간, 고독과 성장, 사랑과 생존이 교차하는 장편소설입니다.

북캐롤라이나의 늪지대에서 홀로 살아남은 소녀 카야의 이야기는 한 편의 성장담이자 미스터리입니다.

생태학자인 저자는 자연의 숨결과 계절의 변화, 습지의 생명들을 세밀하게 묘사하며 그 속에서 살아가는 한 소녀의 고독을 탁월하게 그려냅니다.

이 작품이 전 세계적인 사랑을 받은 이유는 단순한 사건 전개가 아니라 그 고독을 견뎌내는 한 인간의 내면을 섬세하게 비춘 점에 있습니다.



■ 간밤의 단상


카야는 어릴 적 가족에게 버려지고 늪지대의 작은 오두막에서 홀로 살아남습니다.

학교도, 친구도, 보호자도 없이 오직 늪과 새, 바람, 조개껍질과 대화하며 자랍니다.

사람들의 시선 속에서 늪의 소녀라 불리며 멸시받지만 그녀는 자연을 관찰하고 기록하며 자신만의 지식과 세계를 쌓아갑니다.

그러던 어느 날 마을의 인기 많은 청년 체이스가 의문의 죽음을 당합니다.

사람들은 곧바로 카야를 의심하게 되죠.

그녀의 고독한 삶은 이제 생존과 무고를 입증해야 하는 싸움의 장으로 변합니다.


책장을 덮을 때 남는 건 단순한 범인의 진실이 아닙니다.

오히려 외로움이라는 감정이 얼마나 강력한 생명력을 가지고 있는지, 그것이 어떻게 사람을 만들고 지켜내는지를 다시 느끼게 됩니다.

카이아에게 늪은 감옥이 아니라 품이었고 침묵 속에서 그는 스스로를 완성해갔습니다.

그리고 그 고독은 그 누구보다 그를 강하게 만들었습니다.



■ 건넴의 대상


성장소설과 미스터리를 모두 좋아하는 분에게

자연과 인간의 관계를 깊이 있는 시선으로 읽고 싶은 분에게




이 소설은 늪이 배경이지만 결국 마음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누구나 고독의 시간 속에서 자신만의 목소리를 키워갑니다.

『가재가 노래하는 곳』은 그 목소리가 얼마나 단단하고 아름다울 수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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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25-08-06 16: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재가~~~, 이 책을 갖고 있는데 언제 읽을지 모르겠네요. 사 놓고 잊었어요.ㅋ
올해 안으로 읽어야겠어요. 영화로도 있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순서는 책부터 봐야겠지요..^^
 




여름어 사전

저자 아침달 편집부

아침달

2025-06-18

에세이 > 한국에세이




여름은 사전 속 단어처럼 단순하지 않다. 그 속엔 빛과 땀, 바람과 여운이 함께 묻어 있다.




■ 끌림의 이유


『여름어 사전』은 여름이라는 계절을 사전 속 낱말로 풀어낸 책입니다.

하지만 단어를 단순히 정의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 단어가 품고 있는 계절의 결과 감정을 함께 꺼내 놓습니다.

읽다 보면 단어 하나에도 바람이 스치고 빛이 번지고 그 안에 깃든 추억이 피어나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 간밤의 단상


여름이라는 계절은 언제나 극단적입니다.

햇빛은 강렬하고 바람은 뜨겁고 낮은 길지만 밤은 유난히 짧습니다.

무더웠던 7월 말, 잠시 강원도에 머물며 읽었던 『여름어 사전』은 오래전 여름의 순간들을 하나하나 불러냈습니다.

책 속 단어 소나기 앞에서 어린 시절 갑작스러운 소나기를 피해 친구들과 웃으며 뛰어가던 장면이 떠올랐고 바람이라는 단어 앞에선 한여름 밤 창가로 스며들던 바람의 냄새가 피어났습니다.

이 책은 여름을 거창하게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대신 작은 단어 하나로 계절의 깊이감을 보여줍니다.

그 단어들이 쌓여 제 여름을 새롭게 사전으로 엮어주는 듯했습니다.

여름이 꼭 뜨겁고 반짝이는 시간만은 아니라는 것을, 그 속에는 나른함과 고요 그리고 오래 묵혀둔 생각들도 함께 깃들어 있다는 것을 다시금 느끼게 해준 시간이었습니다.



■ 건넴의 대상


여름이라는 계절을 새로운 시선으로 느끼고 싶은 분에게

계절과 단어가 만나 만들어내는 깊이감을 느끼고 싶은 분에게




여름은 사라지는 계절이 아니라 사전 속에 오래 머무는 계절입니다.

당신의 여름어는 어떤 단어로 시작하나요?

이 책을 읽으며 마음속 여름 사전을 한 장씩 써 내려가 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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