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목월 시인의 시 「나그네」, 이 한 줄의 시가 오늘의 나를 붙들었습니다.
오늘은 박목월 시인의 「나그네」를 함께 읽으려 합니다.
나그네 - 박목월
강나루 건너서
밀밭 길을
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
길은 외줄기
남도 삼백리
술 익는 마을 마다
타는 저녁 놀
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
■ 해설 및 주제 분석
『나그네』는 고향과 여행, 그리고 떠남과 외로움을 동시에 담아낸 시입니다.
[구름에 달 가듯이]라는 반복되는 구절은 바람과 함께 흐르는 구름처럼 운명과 세월에 몸을 맡기고 떠나는 나그네의 고독한 여정을 그려냅니다.
시 속 배경인 강나루, 밀밭, 저녁놀은 단순한 풍경이 아니라 나그네의 마음속을 비추는 거울 같은 장면들입니다.
길은 외줄기처럼 외롭지만 술 익는 마을의 저녁놀은 잠시 머무는 따뜻한 순간을 선물합니다.
떠남과 머묾 그 사이의 감정을 절제된 시어로 담아낸 것이 이 시의 매력입니다.
■ 하나의 감상
이 시를 읽으면 해질녘 시골길의 바람 냄새와 흙냄새가 문득 스며듭니다.
홀로 길을 걸으면서도 그 길 위에서 만나는 풍경이 주는 온기가 있습니다.
[구름에 달 가듯이]라는 말처럼 우리도 언젠가 길 위의 나그네입니다.
외로움 속에서도 한 걸음씩 걸어가는 발걸음이 결국 우리의 이야기가 됩니다.
지금도 인생의 긴 여정을 걷고 있는 우리에게 『나그네』는 흐름에 맡기되 매 순간을 음미하라는 잔잔한 위로를 건넵니다.
그 길 끝에서, 우리도 오늘의 발자국을 미소 지으며 돌아볼 수 있기를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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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엔 김소월 시인의 〈먼 후일〉을 함께 읽어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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