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 슬로운
존 매든 감독, 제시카 차스테인 외 출연 / 콘텐츠게이트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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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률 100퍼센트, 업계 최고의 로비스트 슬로운은 승리를 위해서라면 그 어떤 방법이라도 불사한다. 같이 일하는 팀원들은 새벽 3시라도 그녀의 전화를 받아야 하며, 지시 사항에 있어서는 군소리 없이 해내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체 일이 돌아가는 것에 대해서는 마지막까지 모르고 있다. 큰 그림은 슬로운의 머리 안에만 있을 뿐 공유되지 않는다. 최고의 로비회사에서 승승장구하던 그녀가 큰 고객인 총기 회사의 회장에게 제대로 망신을 주며 제안을 거절한 뒤, 그보다 훨씬 규모가 작은 로비회사의 제안이 들어온다. 지금 있는 회사를 나와 총기 규제 법안 통과를 위해 함께 일해보자고.

영화는 관객으로 하여금 수많은 질문에 잠기게 한다.
정의로운 의도라면 방법이 부정해도 될까, 상대가 비열하게 나올 때에도 선한 과정을 추구해야 할까.
슬로운의 마지막 카드는 신념을 관철시키기 위해 스스로를 희생한 것일까, 승률 100퍼센트라는 명성에 흠집이 가지 않기 위해 혼자 발화한 것일까, 자신의 건강과 인생이 무너지는 것을 무기력하게 바라보지 않고 마지막으로 온 힘을 다해 지금까지의 인생의 방향을 튼 것일까.
아니, 무엇보다도 정의란 무엇이고 선악은 무엇일까.

로비가 합법인 미국에서 로비스트를 다룬 영화는 많았다. 이 영화의 주제 의식도 함부로 결론을 내릴 수 없을 정도로 무겁지만 독특한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가 특별히 느껴지는 이유는 제시카 차스테인의 연기 때문이다. 그야말로 완벽한, 흠잡을 데 없는 열연 덕에 이 영화가 끝나고 나서도 오래 잔상에 남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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