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은 봄이네

 

 

 

집안으로 들어오는 햇살이 따뜻하니 참 좋은 날이다.

어제는 엠알을 찍고 팔꿈치에 염증완화주사를 맞았는데 이게 정말 아프다는...

주사를 맞고 집에 와서부터 오른손 약지와 새끼지가 감각이 없고 불이 나듯 뜨끈뜨끈하여

냉찜질이 큰딸이 주물러도 소용이 없는 것이다. 너무 견딜 수 없는 고통이어서 얼른 병원에

전화를 하니 그 고통이 다음날까지 이어지기도 한단다. 에효 정말...

큰딸이 기숙사 떨어져서 원룸을 구해야 하는데 이래저래 되는 일도 없고 팔은 아프고.

냉찜질을 계속 해도 효과가 없는 듯 하여 신경은 더욱 날카로운데 일은 자꾸 꼬이니.

 

저녁 늦은 시간에 그나마 고통이 점점 줄어들더니 다행히 서서히 원위치 되는 듯 하여

오이를 맛있게 무치고 닭가슴살 삶아 닭가슴살샐러드를 홍초를 넣어 맛있게 하여 딸들과 저녁을

먹고 난 후에도 일은 진척이 없고 급기야 또 다시 내일로 미루어지게 되어 큰딸은 퉁퉁...

엄마가 신경써서 해주어야 하는데 도움이 되지 못해 미안하고 오늘 녀석이 혼자 올라가 본다고

하여 목요일에 함께 올라가 보자고 했건만 오티가 있어 안된다고 하니 우리끼리라도 봐야 하는데

이건 대학가가 무슨 원룸장사를 하는 곳도 아니고 대학등록금도 허리가 휘청하는데 방까지 얻어

주어 자취하게 해야하니 걱정이다.

 

어제 샘과 함께 잠깐 엠알을 보았지만 이상한 것은 보였지만 뼈조각을 찾지 못했지만 정확한

판독이 나오려면 시간이 걸릴 듯 한데 월말에 가족여행도 간신히 잡아 놓았고 녀석들 살림을

내보내야 하니 그 또한 정신이 없을 듯 한데 에효 이래저래 바쁜 나날이 이어질 듯한데

봄은 역시나 오고 있나보다.추워진다고 하더니 집안은 봄날이다. 시클라멘은 하나 둘 피더니

이젠 급기야 대부분의 꽃대가 피어났다. 동백도 한송이 피더니 또 한 송이 벌어지려고 하고

군자란 꽃대도 어제 오늘 다르게 아침에 들어가보면 쑥쑥 올라와 있다.정말 기특한 녀석들이다.

병원다닌다고 요즘 딸들에게도 집안살림에도 통 신경을 쓰지 못한듯 하다. 1월부터 병원비를

계산해보니 벌써 한 장,올해는 줄여 보겠다는 병원비가 시작부터 계속 나가고 있으니. 

그래도 그런 빈마음을 초록이들이 달래주고 있으니 다행이다.

 

2013.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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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의 성장점은 다르다

 

 

군자란

 

아침 햇살이 참 좋다. 바람은 조금 매서운 듯 하지만 햇살이 좋아 일어나자마자 먼저 베란다로

나간다. 녀석들 요즘 날마다 눈도장을 찍으며 눈데이트를 해도 정말 이쁘다.

날마다 하루가 다르게 쑥쑥 올라오는 군자란 꽃대,올해는 몇 개가 올라오지 사뭇 기대도 되고

어떤 것은 쑥 올라왔는가 하면 이제서 기재개 켜는 녀석도 있고 암튼 서로 다른 녀석들을 보고

있노라 재밌다. 사람고 식물도 성장점이 다 다른다보다. 똑같은 조건에서 시작했다고 해도

이렇게 꽃 피는 시간이 다르니 사람은 어떠하겠는가.오늘도 녀석들을 보면서 한가지 생각을

더 키운다.

 

오늘도 병원 예약이 있어 아침 일찍 나가 보아야 한다. 11시경 예약,에효 어젯밤에 별별 생각에

잠이 오지 않는다. 정말 새해에는 건강을 다지고 지키며 살겠다고 한 것이 날마다 병원을

들락거리고 있으니...어제는 팔이 많이 아팠는데 오늘은 통증이 조금 가라앉았다.그래서 구부려

보지만 안된다.역시나 안되는거였나 하는 생각에 포기는 하기 싫지만 뭔가 이상은 있는가보다는

생각을 해 보게 된다. 너무 생각을 깊게 해서인지 새벽녁에 꿈을 꾸다 눈이 번쩍 그냥 떠져 머리가

말짱하게 깨고 말았다. 그냥 눈을 감고 시간이 가길 기다렸다. 새 날은 밝아오고 있고 봄도 오고

있는데 언제 내 팔은 정상을 찾으려는지.

 

아젤리아

 

그래도 하나 둘 겨울잠에서 깨어나는 초록이들을 보며 위안을 삼는다.녀석들을 긴 겨울을

이겨내고 봄을 맞고 있는데 나도 힘을 내야지.아젤리아가 군자란이 하나 둘 꽃대를 올리니

시샘을 하듯 하나 둘 꽃봉오리가 보이고 있다.겨울에 몇 개 피어 안피려나 했는데 역시나 봄은

오고 있는가 보다 몽특몽특하게 부풀어 오르는 아젤리아,새로운 생명은 그렇게 준비하고 있었나

보다. 나도 얼른 준비하고 봄을 맞으러 가야할 듯.오늘도 건강한 하루를 위해...

 

2013.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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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백꽃이 피었네

 

 

2월이 정신없이 가고 있다. 지난주에 치료를 받고 와서 감기와 함께 앓아 눕게 되었는데 주말은

정말 감기와 혼자 열심히 싸웠다. 토욜오전까지만 해도 일요일 저녁에 친정식구들 모두 모여 먹는

저녁모임에 갈 수 있을 줄 알았다.바로 울집 뒤에 있는 오리집이라 나도 좋아하는 곳이라 가야지

했는데 왠걸,토욜 오후부터 눕고 말았다. 목도 심하게 아프고 머리도 아프고 에효 감기는 걸려가지고.

일요일은 일어나지도 못하고 누워 혼자서 하루종일 끙끙 앓았다. 감기 한번 걸리면 심하게 앓는

편이고 약도 잘 못 먹는데 너무 심한듯 하여 약을 먹은 것이 더 화근,헤롱헤롱 골골....

 

종일 앓다가 오후에 잠깐 겨우 일어나 씻기만 했는데 다시 누워야 하는 상황,못 일어나겠다.

딸들과 옆지기가 바로 옆이니 가서 죽이나 먹고 오라고 하지만 갈 상황이 아니다. 오한이 겹쳐

이불을 덮고도 덜덜 떨면서 낑낑 앓고 말았다. 멍한 상태로 잠속을 오락가락 하는 사이 시간은

흐르고 막내의 다급한 전화,'엄마,지금 식구들이 모두 울집으로 총출동하고 있어.. 엄마 있지...'

녀석의 전화는 다급했지만 나에겐 멍한 저 멀리의 말처럼 움직이지도 못해 '엄만 안할거야..'

만 연발하는 사이 현관문이 열리고 식구들이 우르르..녀석들 빨래를 걷어달라는 말이었는데..ㅋ

 

큰오빠네와 언니네식구는 호주에 나가 있던 조카와 플러스 '인'까지 오게 되고 작은 오빠..그렇게

힌꺼번에 십여명이 넘게 밀려 들으니 울집 여시 난리가 났다. 난 정신없는 가운데 식구들 맞이하는데

과일도 없고..아파서 청소도 못하고 완전 난장판인데 많은 식구들이 밀치니 더욱 집은 복잡복잡..

모두 내 책에만 관심이...옆지기는 오빠와 술 한 잔에 기분이 좋아 완전 업업... 에효 정신없어라.

나도 아프고 모두들 늦은 시간이라 오래 지체할 수 없어 일찍들 가고 난 식구들 가자마자 그냥

또 다시 눕고 말았다. 새벽녁에 여기저기 아파서 일찍 일어나기도 했지만 오늘 치료 예약이 있어

일찍 얼어나 병원갈 준비,큰딸은 서울에서 약속있다고 일어나는데 미리 얘기도 안하고...

 

1월부터 치료를 하는 팔이 치료를 해도 원상태,오늘은 샘에게 상태를 좀더 자세하게 말했더니

다시 사진을 찍어봐야한단다.이런 경우엔 뼈조각이 있을 수 있다며. 내 팔은 오늘도 수난시대.ㅜ

진료를 위해서 수난을 당하고 사진을 찍기 위해서도 수난을 당했지만 사진에서 만족한 결과를

얻을 수가 없어 오늘은 치료를 하고 엠알을 찍어봐야한단다. 월말에 가족여행을 겨우 잡아 놓았

는데 그것도 큰딸 때문에 비행기표를 또 다시 조정하며 하루씩 뒤로 미루고 겨우 조정해 놓았는데

내 팔이 또 말썽이니 옆지기는 취소하자고 하지만 금방 결정날 것도 아니고 그냥 예정대로 가보자고

했지만 정말 병원신세가 끝이 없다. 에효..내가 작정하고 그런것도 아니고 나도 정말 마무리 하고

싶은데 왜 이리 게속인지. 큰놈은 방을 구해야 하는데 핸펀 밧데리도 안가져가서 통화불능..

기분도 꿀꿀 일도 자꾸 얽혀서 문 열어 놓고 청소를 했다. 여기저기 먼지가 뒹굴...베란다에 물도

주고 스프레이를 해 주러 들어갔더니 동백이 어느새 숨어서 한송이가 먼저 피었다.이쁜 녀석...

군자란 꽃대는 하루가 다르게 쑥쑥...막내까지 친구 만난다고 나가고나니 간만에 집안이 조용.

이제 겨우 내시간을 가져보는데 날이 흐리다. 눈이 오려나...

 

2013.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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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막내의 졸업식

 

 

오늘은 울집 막내딸의 고3 졸업식 날이다. 말도 많고 탈도 많고 그렇게 고등3년을 보내더니

그래도 이렇게 졸업식이라는 마침표까지 오게되니 시원섭섭하다. 녀석도 지난 시간에는 모든게

싫다고 하더니 슬슬 졸업식날이 가까워오니 아쉬워하는 표정,모든 것은 지나고나면 아쉽고

그리워 지는 법이라 해도 아직 어려서 잘 모르는듯 하더니 이제 그 시간이 닥쳐오니 아쉬운가보다.

친구들과 좀더 함께 있고 싶어하고 다시 시작해야 하는 대학이라는 것이 불안하기도 하고...

 

큰딸은 제 동생 졸업식이기도 하고 은사님들 뵈러 좀더 일찍 가겠다고 어제는 그렇게 난리는

치더니만 오늘 아침 피곤한 중에도 일어나 녀석을 깨워 서둘러 준비하고 가라고 했더니 일어나지

않는 것이다.날도 춥고 피곤하기도 하고...나도 날이 추우니 맘이 움직이질 않는다. 날은 정말

왜이리 추운지.. 그곳에 가면 더 추운데.. 그래도 기숙사 짐을 빼야하니 식구가 총출동해야 하는데.

졸업식날에 짜장면은 기본으로 먹어줘야 하고... 옆지기도 바쁜 와중에 잠깐 외출을 나와야 하고.

암튼 막내가 고등학교 졸업이라니 만감이 교차한다.벌써 이렇게 시간이 흘렀나 하고.

 

올해는 두녀석이 함께 대학에 들어가니 정말 정신이 없다. 쌍둥이를 키웠다면 어떠했을까?

연년생이라 쌍둥일처럼 키웠는데 대학은 큰놈이 한발짝 물러나 동생과 함께 가게 되었으니

이제 시작은 함께 하게 되었으니 쌍둥이 아닌 쌍둥이가 되었다. 덕분에 명절은 포기해야할 상태,

아무 생각이 없다. 녀석들 등록금 넣고 이제 기숙사를 또 기다리고 있으니 정말 앞날이...

하지만 모두가 거치는 통과의례처럼 그렇게 삶은 이어지는가보다. 힘들다 힘들다 하면서도

살아가게 되어 있다. 아침을 먹고 있는 큰놈에게 '엄만 이번 명절 패스야..명절이 다 뭐라니

너희들 학교 보내는 것 때문에 엄만 정신없다.세배돈은 너희들이 알아서 해라.' 했더니 저흰

이번이 마지막이라며 꼭 챙겨야 한다나. 엄마 주머니에서 나갈 돈이 없는데 주지도 말고 받지도

말아야 서로가 편하지.이럴 대는 명절도 다 싫다.거기에 난 팔도 제대로 쓰지 못해 미안하기만 하다.

집에서도 겨우 겨우 움직이고 있는데 괜히 모두가 모이는 시간에는 덤만 될 뿐이니.

 

암튼 날도 추운데 얼른 준비하고 꽃다발 사들고 졸업식에 가야하는데 정말 발이 안떨어진다.

왜 이리 추운거지.졸업식이라 추운것인지 명절이라 추운 것인지.명절이란 생각은 하나도 안들고

그저 녀석들 졸업과 입학만 내 앞에 있는 것 같다. 생각 같아서 혼자 집에서 조용히 쉬고 싶다.

아픈 팔은 치료를 다녀도 집에서 자꾸 사용하게 되니 진전이 없다.샘 또한 그런 내 팔을 보고

고개를 갸웃뚱, 이젠 통증에도 담담해지고 익숙해져서인지 그런가보다 하고 진통제 한 알로

버티는데 익숙해졌다. 내가 아픈 것은 괜찮지만 친정엄마께는 아픈 모습 보이고 싶지 않고

가족이 모두 함께 모이는데 괜히 집중의 대상이 되고 싶지도 않다. 지나고 나면 별거 아닌 명절인데

괜히 기분이 묘해지는게 명절이다. 거기에 딸들은 다시 객지로 내보내야 하는 준비도 거쳐야 하는데

맘이 싱숭생숭이다. 새로운 출발이라는 것은 좋은데 그 시간에 나이가 들수록 익숙해지기 보다는

외롭다는 생각이 든다. 역시나 나이를 먹고 있긴 있나보다.건강한 명절 행복한 명절이 되길...

그리고 졸업을 하는 막내야,축하하고 고생이 많았다. 지금까지의 고생은 앞으로 네가 가려는 길의

디딤돌이 되어 너에게 희망으로 분명 다가올 것이야. 새로운 출발 축하하고 열심히 노력해서

네 꿈을 꼭 이루길 바란다. 축하해 그리고 사랑해.

 

20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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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보 2013-02-08 12: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조카도 오늘 졸업식인데,,중학교 졸업식을 대학교 강당을 빌려 성대하게 하는지 동생은 졸업식에 가고 엄마 가게를 못가는것이 좀 불안하고 엄마도 가게 문 못닫고 손주 졸업식에 못가는게 마음에 쓰이는 모양입니다 날이 정말 추운데,,정말 올 명절은 명절이란 기분이 저도 들지 않네요, 1월에 타격이 좀 커서,,그래서 든든한 두아드님 보시면서 힘내세요, 모두 엄마의 마음을 충분히 이해할거랍니다, 아드님 졸업 축하드려요,,감기 걸리지 않게 옷 따스하게 입으세요,,

서란 2013-02-08 22:08   좋아요 0 | URL
오늘 졸업식 많이들 했나봐요.저희집 막내딸은 저희들이 늦게 가서 투덜..ㅋㅋ 그래도 자장면도 사주고 먹고 싶다는 탕슉도 사주고.. 이런것은 가족행사인데 말이죠.모두가 함께 했다면 좋았을텐데.. ㅋㅋ 저희집 두 딸이에요..명절 잘 보내세요~
 

병원 다녀오는 길에 잠깐 들린 공원,하얀 눈의 세상

 

 

오늘은 11시에 진료예약이 있어 오전에 서둘러 아침을 먹고 병원에 갈 준비,그런데 몸이 먼저

반응을 하는지 그 고통이 몸으로 전해지며 가기 싫다고 말하는 것처럼 정말 싫다. 한동안은 치료를

더 받아야 할 듯 한데 정말 가기 싫어 시계만 쳐다보다가 걸어가는 시간을 빼고 맞춤해서 나갔다.

밤에 눈이 많이 내려 미끄러울까봐 두꺼운 양말을 신고 등산화를 챙겨 신고 나갔다. 길은 미끄럽기

보다는 밤사이 내린 눈이 습기가 많은지 질퍽질퍽,녹기 시작한 눈으로 질퍽한 느낌이 있고 여기저기서

녹은 눈이 '투둑 투둑' 떨어져 내려 나무 밑에는 잘 가야 할 듯 했다.

 

 

내가 치료 다니는 것은 '건염'과 '편두통' 젊은 사람들보다는 연세가 지긋하신 분들이 더 많다.

그런데 오늘은 젊은 사람들도 많다. 아침부터 샘은 바쁜지 왔다갔다,예약된 시간이 훨씬 지났는데도

도통 내 차례가 돌아오지 않아 한참을 기다렸다. 이럴 때는 정말 도를 닦는 기분이다. 아무것도

안하면서 멍하니 앉아 기다려야 하는 시간. 어느 연세 지긋하신 어머니께서 젊은 사람에게 하는

말이 '병원엔 젊은 사람이 오는 것이 아니라 우리네 같이 늙은 것들이 쉬엄쉬엄 다니는 곳이여.'

하며 말씀 하시는데 나도 그럼 젊은 것에 포함된다는 말인가.

 

 

기다리는 시간,대부분의 사람들이 스마트폰을 꺼내 게임을 하느라 여기저기 시끄러운 소리.

난 아직도 아날로그와 같아서리 그냥 멍하니 앉아 운동을 하듯 여기저기 앉아서 체조.

그렇게 한시간여 기다려 내 차례가 돌아오고 끔찍한 치료를 받았다. 뼈를 깎는 듯한 고통을 동반하는

치료는 팔꿈치에서 어깨로 그리고 편두통 치료를 한다는데 싫다고 했다. 무섭기도 하고 여기저기

아프다는 것이 싫고. 명절 지나고 다음주로 미루고 건염치료도 다시 예약을 하고...

얼마의 시간인지 모르지만 고통은 그렇게 지나가고 아무렇지도 않게 겉옷을 입고 나오며 처음보다는

참을만한데 왜 자꾸 먼저 몸이 반응을 하는지.

 

 

어깨도 아프고 팔도 아프니 작은 가방에 지갑과 디카만 가져갔다. 디카는 안가지고 다니는데

오늘은 특별히 눈이 왔으니 기분을 내보려고 가져갔더니 오는 길에 도서관과 함께 있는 공원에

하얀 눈이 정말 이쁘게 쌓여 있다. 치료를 받고 꿀꿀하던 기분이 말끔히 시원한 공기와 설풍경으로

인해 모두 달아나버렸다. 눈이 내려서 좋은 것은 나만 그런것이 아니라 새들도 좋은지 여기저기

나무로 땅으로 날아 다니며 지저귄다.

 

 

 

 

쇠도 인간도 자연도 담금질을 해야지 더 단단해 지는 것인지 동장군의 추위에 더욱 단단해진

나무들이 봄에 더 찬란하게 잎을 틔우고 꽃을 피우는 것인지 하얀 눈을 이불처럼 뒤집어 쓰고

있는 나무들이 포근해 보이면서 그 속에 봄이 담겨 있는 것처럼 춥다는 생각보다는 희망으로

보인다.

 

 

 

 

 

 

 

 

 

 

 

하얀 눈 위에 발자국이 얼마 있지 않다. 몇 사람 이곳에 올라오지 않았는데 그외 새나 동물의

발자국이 눈 위에 선명하게 찍혀 있다. 자신이 어느 곳을 향하는지 눈 위에 방향을 나타냈다는

것을 녀석은 알까? 뽀드득 뽀드득 눈이 내는 소리를 들으며 공원을 한바퀴 돌다보니 기분이 정말

좋아졌다. 아픔도 잊게 되고 공원에서 보이는 우리집 뒷산에 가고 싶다는 생각도 들고...

하지만 봄을 준비하고 있는 녀석들을 본 것만으로도 오늘은 희망이다. 겨울 추위와 눈 속에

꽃몽오리를 달고 있는 목련, 목련은 분명 누구보다 화려하고 희망찬 봄으로 활짝 피어날 것이다.

지금 이 시간을 담금질하는 목련에게는 추위가 아닌 희망의 기다림인지 모른다. 오늘 난 그것을

확인하려고 이곳에 들렀는지도 모른다. 분명 여기가 끝이 아닌 겨울이 가면 봄이 온다.

 

20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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