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어찌하다보니 친구들 모임의 일을 맡아 하게 되었다. 자의가 아닌 타의에 의하여.
그동안 몇 번 친구들이 일을 맡아 달라고 했지만 미루고 미루었는데 이번에는 빠져 나갈 구멍이
없다.열심히 하지는 못하지만 내가 할 수 있는만큼만 해주겠다고 그 선까지만 이라고 하고는
맡게 되었는데 겸사 겸사 모임을 한다고 하여 내가 사는 곳이 모이기 좋은 곳이니 어떨까
했지만 서울에서 한다고 하더니 다시 모임장소가 변경이 되어 참석 못하지 하고 생각도 못하고
있었다.전날 큰 일을 마무리 하느라 외출을 해서 피곤하기도 하고 미끄러져서인지 아침에 일어나니
오만곳이 다 아프다.엘보가 있는 팔은 더 올라가지도 않고 무겁다. 옆구리도 몹시 아프고
암튼 미끄러진 값을 톡톡이 하는지라 아침부터 아프다고 낑낑 거리고 조용히 있었다.
큰딸은 일찍 모임이 있어 나가고 막내도 친구와 약속이 있다며 오후에 나가고 옆지기는 회사 일이
있어 오후에 들어 오겠다고 하여 낑낑거리며 혼자 무료한 시간을 정리하고 있는데 갑자기 친구에게서
전화,내가 사는 곳 근처에서 모임을 한단다. 장소가 급 변경이 되었다며 참석해 달란다.별일없으면.
친구들 얼굴 본지도 오래되었고 저녁에 별일은 없다. 모두가 제각각 바쁘니. 갈까말까 하다가
함께 가기로 해 놓고 기다렸다. 가는 길에 함께 가자고.그렇게 저녁 시간이 되고 옆지기가 오후에
퇴근하여 미리 함께 찬밥으로 저녁을 먹고 따님들이 어찌될지 몰라 소고기미역국과 밥을 새로
해 놓고 친구를 기다렸는데 친구가 울집 앞에 도착,준비하고 바로 나가는데 정말 얼마만에 보는
것인지.그렇게 하여 친구들과 조우를 하게 되었는데 갑자기 연락받은 친구들이 그래도 열명은 모였다.
많이 연락하지 않고 가까이서 모일 사람만 연락을 한 것인지.
친구들 만나 반갑게 인사하고 모임장소로 이동하려고 하는 찰나,친구 가게 앞으로 지나가는 한 사람,
와우 이런 인연이 있나 옆지기 친구가 지나가고 있는 것이다. 그사람 또한 본지 십여년 만인듯 한데
넘 반가워 친구들은 뒤로 하고 나가서 인사,잘못 봤으면 오해하기 딱 알맞게 만났다. 중학교 동창회
라고 했더니 그사람 또한 내 친구의 가게의 단골, 그렇게 그렇게 사람은 인연으로 연결이 되어 있나보다.
오래간만에 울 옆지기에게 전화를 하는 옆지기의 친구에게 미안하다고 하고는 바로 친구들과
모임장소로 이동,그렇게 하여 십여명이 모여 화기애애한 자리를 갖게 되었다. 간만에 자리에 나온
날 몹시 반기는 친구들,그렇게 그동안의 간극을 메우듯 우린 밀린 대화를 나누고 '오리더덕구이'를
맛있게 먹었다.난 미리 저녁을 먹고 가서 패스했지만...
간만에 모임에 나왔다고 따님들 추운데 일찍 들어가시라고 문자를 날렸더니 놀라는 딸들,엄마가
그것도 갑자기 모임에 나간다고 하니 더 놀란다. 콕 박혀 있던 엄마라 그런지. 세월이 흐르고 보니
친구밖에 없다.가끔 만나 숨김없고 거짓없는 얼굴들 마주하고 추억을 이야기 하며 웃고 떠들고
그렇게 그렇게 사는게 남는것 같기도 하고.암튼 그렇게 지난 이야기들을 줄줄이 꺼내는 친구들.
사는게 오십보 백보다. 더 나은 친구도 이렇게 저렇게 따지고 보면 거기서 거기다. 내가 모두
입을 모아 아프지 말라고 하는 친구들,미리 에이에스해서 아프지 않을테니 너희들이 아프지 마라.
눈길에 미끄러져 큰일날 뻔한 친구는 다행히 수술이 잘되어 밝은 얼굴로 자리에 나와 주고
애가 셋인 친구들도 아이들 떼어 놓고 나와 주고 이젠 나이를 감출 수 없는 친구들,그렇게 웃고
떠들고 진탕 마시고 떠드는 시간이 아닌 너무 순진한 친구들의 삶의 이야기와 시골스런 모습이
약간은 남아 있는 언어적인 살가움 속에 몇 시간 행복한 에너지를 충전 시키고 돌아 서는 길,
몹시 춥다. 이런 이시간이 낯설기도 한데 친구들과 함께 여서인지 맘은 부자인것만 같다.
다음엔 더 많은 친구들이 모두 함께 모여 즐거운 시간을 가져보길 바라며..
글구 친구들아,이제 우리 남은 시간 건강하게 사는 길만 남았다.건강하자 건강하자. 그리고 건강하자.
그래야 얼굴도 보고 떠들고 추억도 되새길질 할 수 있는 그런 시간을 가질 수 있으니.
친구들 모두 모두 건강하고 하시는 일들 잘 되고 2013년도 홧팅하시길...
2012.12.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