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온두라스에서 160명으로 시작된 캐러밴 행렬은 멕시코에 이르러서는 급기야 7,000여명에 이르렀다. 미국 대통령 트럼프는 멕시코를 거쳐 미국으로 향하는 대규모 탈출 이민자 행렬에는 중대 범죄자들이 섞여 있을 수 있다고 주장하면서, 이들을 불법 이민자라고 규정했다. 불법으로 땅을 점령하고 선주민 인디오들을 학살하고, 아프리카 고향 마을에서 평화롭게 살던 사람들을 노예로 철저하게 이용했던 잔인한 사람들의 후예답다.



 


 

 

사진은 1891, 뉴올리언스 중심가 광장에 모인 성난 백인 군중들을 묘사한 신문 삽화이다. 그들은 소리친다. “저 백인 검둥이 살인마를 교수형에 처하라!” “저 검둥이 백인 놈들의 목을 매라!” 경찰서장 살해 사건과 관련되어 수감중이던 이탈리아 피고인 11명에게 무죄가 내려지자 성난 관중들은 교도소 문을 부수고 안으로 진입해 수감자들을 그 자리에서 살해했다.

 


<2: 누가 백인인가>는 미국 사회에서 사회적, 문화적으로 만들어졌던 백인성, 백인됨의 개념을 추적한다. 이민 시대 초기 백인은 오직 앵글로색슨만을 의미했다. 독일인에 대해 반감이 컸던 벤저민 프랭클린은 독일계조차도 순수한 백인이 아니라는 입장을 천명했다(38). 언론에서는 아일랜드 이민자를 원숭이, 야수, 술주정뱅이로 묘사했고(41), 동남부 유럽 이민자들은 견습 백인(probationary white)으로 규정되었다(43). 이탈리아 이민자들은 백인 검둥이(white nigger/44쪽), 그리스 이민자들은 기니아, 즉 검둥이로 불렸다(45). 유대인들은 검은 동양인, 하얀 검둥이(whiteniggers)로 불렸다(47).  

 

산업별 노조가 결성되고 민권운동이 확대되면서 남동부 유럽계 이민자들은 백인으로 편입되었다. 유대인 역시 1940년대 후반부터 유대인성을 잃어버리는 대신 완전한 백인으로 탈바꿈했다. 백인의 범위가 확대된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흑인이라는 거대한 단일 집단에 대항하기 위해 백인들은 백인의 경계를 확대시켰다. 미국이라는 천국에 도착했던 모든 이민자 중에서 오직 백인만이 자유와 인권의 주체가 될 수 있었기에, 새롭게 백인 정체성을 부여 받은 이민자들은 자신이 획득한 백인성에 감격하고 자랑스러워했다. 이민자의 땅 미국에서 백인, 미국인, 시민권 이 세 가지 개념이 종종 한 세트로 묶여서 이해되었기에(33) 가능한 일이다.

 


독일계 이민자였던 친가와 스코틀랜드에서 온 이민자를 어머니로 둔 트럼프 같은 백인’은 이제 미국이라는 드넓은 땅의 주인이 되어, 그 곳에 편입되고자 이민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불법이라고 말하는 상황 자체가 역사의 아이러니다. 수전 손택이 했던 그 모든 무수한 훌륭한 말들 중에서도 이 말만 기억에 남는 이유다.

 



진실은 모차르트, 파스칼, 불 대수, 셰익스피어, 의회정치, 바로크양식 교회, 뉴턴, 여성해방, 칸트, 마르크스, 발란친의 발레가 이 특정 문명이 세계에 초래한 것을 속죄해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백인들은 인류 역사의 암이다.” (1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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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사랑한 세상의 모든 책들』의 저자 제인 마운트는 책등을 15000권쯤 그렸는데, 여러 번 반복해 그린 책들이 있다고 말한다. 사진 위에서부터 자주 그린 순서로 나열했는데, 이 책들은 진짜 고전이라고 소개한다. 맨 위의 책이 이 책, 『앵무새 죽이기』이다.

 

1991년 미국 국회 도서관 선정 <성경 다음으로 가장 영향력 있는 책> 1, 1960년 출간 직후 미국 전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고, 지금까지 40개 언어로 번역되어 4천만 부 이상의 판매고를 기록했으며, 하퍼 리에게 풀리처상의 영예를 안겨준 책.   

 

 


메이콤에 사는 6살 스카웃의 천진난만하고 당당한 모습은 마야 안젤루를 떠올리게 한다. 사명감으로 똘똘 뭉친 캐럴라인 선생님은 입학생 스카웃이 이미 글자를 알고 있다는 사실에 크게 실망하면서, 부적절하고 온당치 못한 선행학습을 근절시키고자 한다. 하지만 스카웃은 당당하다. 아무렴, 이 정도면 당당해도 되겠다.

 


아빠가 저를 가르쳐 주신다고요?” 놀라서 내가 말했습니다. “선생님, 아빠는 이제까지 저한테 아무것도 가르쳐 주신 적이 없어요. 그러실 만한 시간이 없거든요.” 그랬더니 캐럴라인 선생님이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내저으시기에 덧붙여 말했습니다. “글쎄, 아빠는 밤이면 너무 피곤하셔서 거실에 앉아 책만 읽고 계신다니까요.” “아빠가 가르쳐 주지 않으셨다면 도대체 누가 가르쳐 준 거니?” 캐럴라인 선생님이 상냥하게 물었습니다. “누군가 가르쳐 준 사람이 있을 거 아니야. 태어나면서부터 『모빌 레지스터」를 읽을 순 없으니까.” “젬 오빠 말로는, 저는 태어날 때부터 글을 읽었대요. 제가 핀치가 아니라 불 핀치 집안 애로 나오는 책에서 본 거래요.” (41)

 


남매는 흑인을 변호하는 아버지를 관찰하고, 흑인을 멸시하는 백인들의 수근거림을 듣고, 그들을 공손히 대하는 흑인들을 본다. 결국 우는 건 아이들이다. 아이들은 허위와 가식의 그 아래 바닥을 본다. 그 이면을 꿰뚫어 보고, 인간답게 행동한다. 아이들만 운다.

 


사람들이 다른 사람에게 주는 고통 때문에 우는 거지. 심지어는 아무런 생각도 없이 말이야. 흑인도 인간이라는 사실을 일부러 생각한 것도 아닌데 백인이 흑인에게 안겨 주는 그 고통 때문에 우는 거란 말이다.” (373)

 


방학친구 딜은 재판 과정을 지켜보다가 자기도 모르게 울음을 터뜨리고, 억울한 판결에 오빠 젬도 눈물을 흘린다. 가장 앞장서서 제일 치열하게 싸웠던 아버지가 오히려 담담하다. 세상이 원래 그렇다는 것을, 착한 사람들조차 잘못된 판단을 내릴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하고, 잠자리에 든다. 다음을 기약하고, 내일을 준비한다.

 

성경의 요셉 이야기와 똑같은 톰 로빈슨 사건을 따라가면서 스스로를 흑인 여성으로 위치시키는 나를 발견하고 여러 번 놀랐다. 강간 사건이 발생했을 때 여성 피해자에게 쏟아지는 어리석은 질문들과 남부에서 흑인 남성으로 산다는 것의 의미가, 쉬지 않고 치고 받았다. 이토록 무겁고 진지한 주제를 이처럼 발랄하고 명랑하게 풀어냈다는 점에서 다시 한 번 작가의 역량에 감탄하고 만다.

 

















황금 주간은 이렇게 지나갔다. 아침에는 푸코를, 오후에는 까뮈를 읽다가 어느 밤에는 엘리자베스 길버트를 펼쳤다. 몇 달 전에 사두었던 책이고, 저번주부터 뜨문뜨문 읽고 있는데, 책 속에서 엘리자베스가 하퍼 리를 언급한다. 세상에는 얼마나 많은 책들이 있을까. 내가 그 존재를 아는 책들은 얼마나 될까. 너무 당연하게도(?) 나는 구입한 책들을 다 읽지 않는 사람이고, 겨우 지난주부터 읽기 시작한 이 책에는 지금 내가 좋아하는 작가의 이름이 나온다. 그의 작품에 대해 말한다. 창조성에 관한 이야기라, 직접적인 것은 아닐지 몰라도, 작가의 존재와 작품 자체는 더 이상 직접적일 수 없을 정도로 명확하다. 책을 많이 읽는 사람들에게는 이런 일이 흔할 수 있겠지만, 내게는 아직도 신기하고 놀라운 일이다. 내가 읽는 책들은 서로가 서로에게 연결되어 있고, 한 쪽으로의 화살표가 아니라 양방향의 화살표로 서로가 서로를 가리키고 있다. 여기에서 저기로. 그리고 다시 여기로.

 


『앵무새 죽이기』 때문에 관심이 생긴 다른 책들을 골라본다. 또 다른 시간, 공간에서 나를 반길 책들이다. 출연 예고 및 개봉 박두.   

 



















"참, 너희 아빠와 난 당분간 너희들하고 같이 머물러 있기로 결정했단다." 메이콤에서 <당분간>이라는 말은 짧게는 사흘에서 길게는 30년을 뜻했습니다. 오빠와 나는 서로 시선을 주고받았습니다. - P240

우리는 아빠를 따라 나갔습니다. 부엌 테이블에는 가족 모두를 파묻고도 남을 만한 음식이 수북이 쌓여 있었습니다. 소금에 절인 돼지고기며, 토마토며, 콩이며, 심지어는 머루까지 있었습니다. 아빠는 소금에 절인 족발 한 그릇을 보시고는 빙그레 웃으셨습니다. "너희들 고모가 이걸 먹는 걸 허락할까?" 캘퍼니아 아줌마가 말했습니다. "오늘 아침에 와보니 뒤쪽 계단 주위에 놓여 있었어요. 저들은, 변호사님께서 하신일을 고마워하는 겁니다. 저들이 주제넘은 짓을 하고 있는 게 아니죠?" - P394

아빠는 두 눈에 눈물이 글썽거려 잠시 동안 말을 잇지 못하셨습니다. "그 분들께 고맙다고 전해 주세요. 그 분들께 전해 줘요. 꼭 전해 주세요. 다시는 이러지 말라고요. 요즈음처럼 너무나 어려운 때에……" - P3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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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삭매냐 2020-11-21 21: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샀다고 바로 읽는 건 아니지만,
언젠가는 만나게 되리라고 희망해 봅니다.

우리 책쟁이들의 슬픈 숙명이기도 하지요 ㅋ

오늘도 다섯 권 받았네요.
부지런히 읽습니다. 마치 시시포스의 산을
오르는 고런 느낌으로다가.

단발머리 2020-11-22 11:19   좋아요 1 | URL
레삭매냐님 말씀하신 그 희망을 제가 항상 품고 삽니다 ㅎㅎㅎㅎㅎ

욕심쟁이, 고집쟁이는 어감이 별로인데 책쟁이는 괜찮네요. 조금 슬퍼도 책쟁이의 운명을 소심하게 받아들이려 합니다.
시시포스의 산을 전작읽기로 가볍게 타넘으시는 레삭매냐님 독서도 힘차게 응원합니다!

수이 2020-11-22 14: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빅 매직 얼른 구입해야하는 거 아닌가요. 길버트 부인하고 싶지만 저도 사랑하는 거 같아요...... 헬프는 영화 먼저 봐야지!

단발머리 2020-11-22 14:33   좋아요 0 | URL
수연님도 구매하시면 매우 좋을 듯 합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전 금방 배송되는 교보에서 주문했지요. 크헉.
헬프는 영화도 좋다는 분이 많더라구요.

블랙겟타 2020-11-22 15: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헬프>라면.. 전여자친구와 이 영화보고 사귀었던 생각이 나네요. 하하.


단발머리 2020-11-22 18:37   좋아요 1 | URL
어머나!! <헬프>가 겟타님에게는 추억의 영화군요. 저도 함 봐야겠어요. 약간의 호기심이 커다란 궁금증으로 변신했네요ㅎㅎ

다락방 2020-11-24 15: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헬프 책으로도 읽고 영화로도 본 저는 승리자인가요? 후훗 ^^V

단발머리 2020-11-24 15:36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그러게 말입니다. 그래서 브이가 이렇게 큰 거 아닙니까! ^^V
 


















요컨대 성에 대해 행사되는 아주 미세한 온갖 폭력, 성을 수상쩍은 듯이 바라보는 모든 시선, 성의 가능한 인식이 말소되는 모든 은닉 장소를 광범위한 권력의 독특한 형태와 연관시키는 것보다는 오히려 성에 관한 담론의 풍부한 생산을 다양하고 유동적인 권력관계의 장() 속에 잠그는 것이 중요하다. (114)


그보다는 오히려 세력 관계들의 상호작용이 함축하는 변화의 도식을 찾아야한다. "권력의 배분" "지식의 전유(專有)"는 가장 강력한 요소의 점증적 강화이거나 관계의 전도이거나 두 요소의 동시적 증대이거나 하는 과정에서 순간적 절단면(切斷面)만을 나타낼 뿐이다. 권력-지식관계는 어느 일정한 배치의 형태가 아니라 "변화의 모태이다. (116)

 


성생활의 장치에서 가족은 수정(水晶)이다. 다시 말해서 가족은 성생활을 확산시키는 듯하나 사실은 성생활이 가족에 의해 반영되고 회절 (回折) 한다. 가족은 자체의 투과성(透過性)과 외부쪽으로의 이 회부(回附) 작용 때문에 이 장치에 대해 가장 귀중한 전술적 요소들 중의 하나이다. (129)


 

동일한 시기에 유전의 분석은 성(성교, 성병, 부부의 결합, 성도착) 을 종()으로서의 인류에 대해 "생물학적으로 책임이 있는 위치에 올려 놓았다. , 성은 질병에 걸릴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충분히 통제하지 않으면 질병을 옮기거나 미래의 세대를 괴롭힐 다른 질병을 일으킬 수 있는 것이었다. 그렇게 되어 인간 종의 온전한 병리학적 자본의 원천에 성이 출현한 것이다. 결혼, 출산, 생존의 국가적 관리를 조직화하려는 의학적일 뿐만 아니라 정치적인 기획은 이로부터 유래하는데, 이에 따라 성과 성의 생식능력은 행정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성의 기술에서 성도착의 의학과 우생학의 계획은 19세기 후반기의 두 가지 중요한 혁신적 조처였다. (137)



혼인관계의 장치에서는 생식, 성생활의 장치에서는 육체들을 쇄신하고 모으고 점점 더 상세한 방식으로 인구를 통제하는데 그 존재이유가 있다고 한다. 혼인관계의 장치에서 근친상간 금지는 불가결한 규칙이기에, 성생활은 아득한 옛날부터 법과 권력의 영향 아래에 놓여 있게 된다(127쪽)고 한다. 더하고 싶은 말이 있는데 그 말이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어서 밑줄긋기만 열심히 하고 있다. 뭔가 알듯 한데, 그게 뭔지는 모르는 느낌이다. 계속 읽어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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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1-20 11: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11-20 11: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고백은 서양에서 진실을 생산하기 위한 가장 높이 평가되는 기술의 하나가 되었으며, 그때부터 우리는 고백이 유별나게 행해지는 사회에서 살게 되었다. 고백의 효과는 사법, 의학, 교육, 가족관계, 애정관계, 가장 일상적인 영역, 가장 엄숙한 의례로 멀리 퍼져나갔고, 누구나 자신의 범죄를 고백하고 자신의 과오를 고백하고 자신의 생각과 욕망을 고백하고 자신의 과거와 몽상을 고백하고 자신의 어린 시절을 고백하고 자신의 질병과 빈곤을 고백하고, 누구나 가장 말하기 어려운 것을 최대로 정확하게 말하려고 열심이고, 누구나 자신의 부모, 교육자, 의사, 사랑하는 사람에게 공개적으로나 사적으로 고백하며, 다른 누구에게도 할 수 없는 고백은 기쁨과 괴로움 속에서 자기 자신만이 볼 수 있을 뿐인 글로 쓰이기도 한다. 누구나 고백한다. 아니 누구나 고백을 강요당한다. 고백이 자발적이지 않거나 내면의 어떤 요청에 의해 행해지지 않을 때에는 위협이나 술책에 의해 고백을 억지로 끌어내는 일도 벌어진다. 고백을 영혼 밖으로 사냥감처럼 내몰거나 육체에서 떼어내는 것이다. 중세 이래 고문은 고백에 그림자처럼 따라붙고, 누구라도 고백을 거부하면 고문이 전면으로 나선다. 고백과 고문은 이를테면 서로에 대해 적의(敵意)로 가득찬 쌍둥이인 셈이다. (『성의 역사 1』, 71)

 


고문에 의한 고백에 대해 읽으면서 나도 모르게 마녀사냥을 떠올렸다. 혹시나 해서 『캘리번과 마녀』을 훑어보았는데 빨간 인덱스가 있어서 이 문단을 금방 찾았다.


 

푸코가 감지했던 성에 대한 "담론적 폭발" [목회나 고해성사가 아니라] 마녀사냥 고문실에서 가장 강력하게 드러난다. 하지만 이는 푸코가 여성들과 고해의 대상 사이에 흐르고 있다고 상상했던 상호 감흥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심문관들은 상대가 수십년 전에 성적인 위업을 치른 나이 든 여성들이라는 사실에 구애받지 않고 그 어떤 마을의 성직자들보다도 과감하게 마녀들에게 자신의 성적인 모험을 세세하게 토해낼 것을 강요했다. 이들은 마녀혐의자들을 거의 무슨 의식이라도 치르듯이 닦달하여 젊은 시절에 처음으로 어떻게 악마를 접하게 되었는지, 삽입시 어떤 느낌이었는지, 그리고 그 결과 품게 된 불순한 생각들이 무엇인지 털어놓도록 했다. 하지만 성에 대한 이처럼 기묘한 언설이 펼쳐진 무대는 고문실이었고, 질문은 형틀을 사용하여 고통으로 미쳐가는 여성들에게 던져졌다. (『캘리번과 마녀』, 284)

 


 

성에 대한 담론적 폭발이 목회나 고해성사를 통해 이루어졌다는 푸코의 주장에 대해 실비아 페데리치는 담론적 폭발이 이루어진 장소는 마녀사냥 고문실이었다고 주장한다. 푸코는 물론이고 마녀사냥에 대해서도 잘 알지 못하는 내가, 푸코의 저 문단을 있는 그대로 독해했을 때, 나는 실비아의 의견이 옳다고 생각한다.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라 푸코가 말하고자 하는 무언가가 있을테지. 계속 읽어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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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이 2020-11-17 22: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흑흑 무서워 ㅠㅠ

단발머리 2020-11-18 11:28   좋아요 0 | URL
좀 무섭기는 하지요 ㅠㅠㅠ 흐미

다락방 2020-11-18 07: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떻게 실비아 페데리치가 푸코 언급한 걸 가져오셨어요, 단발머리님...
저는 포르노관련 책 읽다가 푸코 언급한 것만 기억났는데 우리가 같이 읽은 실비아 페데리치에 나온 건 까맣게 몰랐어요..
단발머리님 멋져 ♡.♡

단발머리 2020-11-18 11:32   좋아요 0 | URL
푸코를 읽는데 ‘마녀사냥‘이 자꾸 떠올라서요. 찾아보니 책 처음부터 실비아가 그렇게나 푸코를 비판했더라구요.
푸코를 제대로 이해하지도 못하고 있는데 비판을 먼저 읽게 되었네요. 흐미 2

2020-11-18 11: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11-18 11: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요코 씨의 말 1 - 하하하, 내 마음이지 요코 씨의 말 1
사노 요코 지음, 기타무라 유카 그림, 김수현 옮김 / 민음사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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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코씨의 ” 1』은 사노 요코의 글에 기타무라 유카가 그림을 그렸다. 그림이 활기차고 명랑해서 읽다 보면 절로 웃음이 나온다. 사노 요코의 책을 좋아해 여러 권을 읽었다. 단톡방에서 서울·경기권의 코로나 확산이 심상치 않다고 친구가 알려주기에, 토요일 아침부터 서둘러 도서관에 갔다. 혹 다시 도서관이 휴관하면 어떻게 하지. 다 읽은 책 네 권을 반납하고 네 권을 대출했는데, 고민 끝에 슈테판 츠바이크의사랑을 묻다』를 내려놓고 사노 요코의 책을 집어넣었다. 사노 요코를 좋아한다.

 


첫 번째 이야기가 가장 좋았다. 제목이 <재능인가 봐>이다. 요코 씨는 아이를 데리고 수영 교실에 간다. 난생처음으로 수영을 배우는 아이들을 본다. 신이 난 아이도 있고 우는 아이도 있다. 두 번째, 세 번째, 수업이 이어지면서 차이가 보인다. 나이가 상관없었고, 물에 대한 적응력도 달랐다. 요령을 터득하는 속도도 다르고, 동작이 얼마나 예쁜지는 더 말할 필요도 없다. 재능있는 아이와 재능없는 아이, 그리고 보통의 아이들. 


 



내게도 수영 교실은 좀 특별한 추억이다. 큰아이가 수영을 오래 했다. 이제 그만해도 되겠지 싶었을 때 작은 아이가 수영을 시작하게 되어서 예상보다 훨씬 더 오래 하게 됐다. 큰아이는 물론이고 작은 아이도 기초반, 교정반을 지나 한참을 선수반에 있었는데, 선수 대비반이 아니라 이름선수반이었다. 수영을 하기에 좋은 조건을 타고났지만(길이), 큰아이는 그렇게 잘하는 편은 아니었다. 솔직히 못 하는 축에 속했다. 실제로 수영을 전혀 못 하고, 수영에 대해 1도 모르는 내가 봐도 어딘지 모르게 어색한 면이 많았다. 하지만 오랫동안 하게 되니, 오랜 시간을 투자하니 스피드도 자세도 점점 좋아졌고, 나중에는 잠실에서 열리는 제법 큰 수영대회에 나가 메달을 따기도 했다. 열심히 하다 보니, 오랜 시간 꾸준히 하다 보니 말 그대로 나아졌다. 속도가 빨라지고 자세도 근사해졌다. 그러니까 동일한 수영장에서의 경험을 통해 나는 이런 결말을 기대했던 것 같다. 재능이란 축복이지만 가끔은 꾸준함이 재능을 보완합니다. 재능은 소중하지만, 열정 또한 그렇습니다. 아니다. 요코 씨를 그렇게 쉽게 봐서는 안 된다.   



 


 


이렇게 말하고, 요코 씨는 자신이 영어 공부 때문에 보냈던 힘든 시간과 숱하게 쏟아부었던 돈에 관해 이야기한다. 배운지 20일밖에 안 된 일본어로 자신 있게 말을 걸던 이탈리아 남자를 생각한다. 그리고, 수영장 너머로 죽을상을 하며 애쓰는 사내아이에게 이렇게 속마음을 건넨다.  

 




 


열심히 해서 나아지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말 그대로 재능이 없더라도 꾸준함과 열정으로 재능의 부족함을 메워갈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 해도 재능이 없을 경우에는 부족함을 넘어 평범함까지 이를 수 있을 뿐이다. 재능 있는 사람에게는 출발점이다. 재능 있는 사람들이 부럽기는 하지만 이젠 인생이 원래 그렇다는 걸 알게 되어서 그런가. 예전만큼 샘이 나거나 억울하지는 않다. 나도 이제 나이가 들었나보다, 에헴. 젊음도 열정도 체력도 살짝쿵 사라져버리고 나이가 남았나보다. 아주 넉넉하게는 아니지만 제법. 재능이 남았으면 좋았을 것을 나이만 남았는가, 에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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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이 2020-11-16 10: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침부터 도서관을 부르는 페이퍼.......

단발머리 2020-11-16 10:38   좋아요 0 | URL
달려갑시다! 저도 친구의 알림에 뛰어갔다 왔다는...

다락방 2020-11-16 10:1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 어제 읽은 [5번 레인] 생각나네요. 거기서는 주인공이 학교에서 수영 제일 잘하는데도 대회 나가면 김초희 라는 학생에게 자꾸 져요. 김초희는 자기보다 출발도 느린데 팔이 길어서 어느 순간 필히 앞지르게 되는거에요. 그래서 나는 왜 팔이 짧을까, 이러면서 생각하는데, 열심히 열심히 훈련으로 보완해보지만 잘 안되는거에요. 신체적인 것은 우리가 어떻게 따라잡을 수가 없잖아요. 노력하면 노력하지 않은 것보다 반드시 나아지기는 하지만, 그렇다 해도 타고나지 않으면 한계는 있는 것 같고요. 저는 사노 요코를 딱히 좋아하는 건 아니지만, ‘특별함과 특별함 사이의 평범항이 와글와글‘은 가슴에 쏙 들어오네요. 정말 그렇잖아요. 저는 그런 와글와글 평범한 1인입니다..

베트남어 시작도 안했는데 역시 포기가 답일듯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단발머리 2020-11-16 10:41   좋아요 0 | URL
팔 긴 것도 전 재능이라고 생각하기는 합니다 ㅠㅠㅠㅠㅠ 물론 농구 선수들 중에 작은 선수들도 있지만 그런 선수들은 발바닥에 용수철 달렸더라구요. 펠프스가 그냥 그렇게 오랫동안 1인자였던 이유도 팔길이 때문 아닐까요.

책 뒤쪽에 토끼와 거북이 이야기도 아주 좋았어요. 쓸데없이 성실하거나(거북이), 남이 보기에 게으른 사람(토끼). 저는 굳이 따지자면 토끼보다는 베짱이 쪽인데..... 그런 시선이 전 좋더라구요.
베트남어 제가 응원한다니까요, 다락방님! 물론, 메리 트럼프도 응원하지만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블랙겟타 2020-11-16 22:48   좋아요 0 | URL
와 아드님이 수영을 꽤 오랫동안 하셨었군요. 저도 더 어릴 때부터 수영을 배웠으면 좋았겠다라고 생각했었는데 뒤늦게 배워서 더 잘하기란 역부족이네요.. ㅠ

수영을 배우고 나서 경기를 보다보니 그렇게 평영하는 사람이 부러웠어요. 그래서 한 때 기타지마 일본 평영선수 팬이였어요.

아마 펠프스는 단발님 말대로 긴 팔 뿐만 아니라 왕발에다가 키에 비해 상반신이 큰 신체조건이 갖추어진 그야말로 수영선수를 하기 위해 태어난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ㅋㅋ

단발머리 2020-11-17 18:03   좋아요 1 | URL
저희집 큰애가 수영을 오래했지요 ㅎㅎ 작은 아이도 적지 않은 시간 했는데 많이 잊어버린 것 같아 가끔 걱정됩니다 ㅎㅎㅎㅎ 하지만 바다수영을 하는 겟타님에 비할수는 없지요. 평영도 멋지고 접영도 멋지고.... 수영을 하나도 못하는 제가 보기에는 모두 멋집니다.
언제 한 번 겟타님의 실력을 직접 확인하고 싶군요. 하하하!

라로 2020-11-16 12: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도서관을 부르는이 아니라 도서관에서 책 빌릴 수 있는 것이 부러운 페이퍼! 이 나이에도 여전히 부러움이 남았어요. 그러니까 저는 나이도 남고 부러움도 여전히 남고. ㅎㅎㅎㅎ
그나저나 저는 사노 요코 엄청 좋아해요!!! 미국으로 종이책을 어렵게 주문하면서 거기에 사노 요코 책을 4권이나 담았어요. 이렇게 일본어 공부해가지고 언제 사노 요코 책을 일본어로 일게 될지 모르는데 일본어로 된 사노 요코 책도 샀어요. 저는 사노 요코를 너무 좋아하죠!! 😂😂😂

단발머리 2020-11-16 17:06   좋아요 0 | URL
태그에서도 고백했다시피 저도 사실 부러움이 아직 많이 남아있습니다. 부러우면 지는거다, 이렇게 되뇌이는데도 자꾸 무언가 부럽습니다 ㅎㅎㅎ
라로님께서 사노 요코 좋아하신다니 너무 반가운데요. 사노 요코는 바다를 건너 미국에서도 사랑받는 작가군요. 사노 요코는 동화작가이고 상도 동화책으로 많이 받았다고 하는데, 전 동화책은 제목으로만 들었고 그녀의 에세이를 좋아합니다. 다 좋아한다고는 할 수 없지만 거의 다 좋아하죠. 이 책도 좋아서 2권도 읽어볼까 하고 있어요. 저도 사노 요코를 좋아합니다!!! 우아하하하하하하!!!

link123q34 2020-12-16 14: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좋아해요!! 사노 요코!!!! 알라딘 읽은 책에 제일 많이 본 작가ㅋㅋ 전에 사는게 뭐라고 보고 갑자기 너무 좋아서 갑자기 너무 보다가 갑자기 너무 몰아서 봤나 조금 질렸다 싶었는데 역시.. 너무 좋네요ㅋㅋ 이런 시리즈가 있었다니.. 더 볼 수 있겠네요♡ 으하하하

단발머리 2020-12-17 21:42   좋아요 1 | URL
저도 몇 권 이어서 읽었는데 이 시리즈를 새로 발견해서 너무 반가웠습니다. 그림도 아주 정감 있고 귀여워서요.
즐거운 사노 요코 시간이 되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