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컨대 성에 대해 행사되는 아주 미세한 온갖 폭력, 성을 수상쩍은 듯이 바라보는 모든 시선, 성의 가능한 인식이 말소되는 모든 은닉 장소를 광범위한 권력의 독특한 형태와 연관시키는 것보다는 오히려 성에 관한 담론의 풍부한 생산을 다양하고 유동적인 권력관계의 장(場) 속에 잠그는 것이 중요하다. (114쪽)
그보다는 오히려 세력 관계들의 상호작용이 함축하는 변화의 도식을 찾아야한다. "권력의 배분"과 "지식의 전유(專有)"는 가장 강력한 요소의 점증적 강화이거나 관계의 전도이거나 두 요소의 동시적 증대이거나 하는 과정에서 순간적 절단면(切斷面)만을 나타낼 뿐이다. 권력-지식관계는 어느 일정한 배치의 형태가 아니라 "변화의 모태이다. (116쪽)
성생활의 장치에서 가족은 수정(水晶)이다. 다시 말해서 가족은 성생활을 확산시키는 듯하나 사실은 성생활이 가족에 의해 반영되고 회절 (回折) 한다. 가족은 자체의 투과성(透過性)과 외부쪽으로의 이 회부(回附) 작용 때문에 이 장치에 대해 가장 귀중한 전술적 요소들 중의 하나이다. (129쪽)
동일한 시기에 유전의 분석은 성(성교, 성병, 부부의 결합, 성도착) 을 종(種)으로서의 인류에 대해 "생물학적으로 책임이 있는 위치에 올려 놓았다. 즉, 성은 질병에 걸릴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충분히 통제하지 않으면 질병을 옮기거나 미래의 세대를 괴롭힐 다른 질병을 일으킬 수 있는 것이었다. 그렇게 되어 인간 종의 온전한 병리학적 자본의 원천에 성이 출현한 것이다. 결혼, 출산, 생존의 국가적 관리를 조직화하려는 의학적일 뿐만 아니라 정치적인 기획은 이로부터 유래하는데, 이에 따라 성과 성의 생식능력은 행정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성의 기술에서 성도착의 의학과 우생학의 계획은 19세기 후반기의 두 가지 중요한 혁신적 조처였다. (137쪽)
혼인관계의 장치에서는 ‘생식’이, 성생활의 장치에서는 육체들을 쇄신하고 모으고 점점 더 상세한 방식으로 ‘인구를 통제’하는데 그 존재이유가 있다고 한다. 혼인관계의 장치에서 근친상간 금지는 불가결한 규칙이기에, 성생활은 아득한 옛날부터 법과 권력의 영향 아래에 놓여 있게 된다(127쪽)고 한다. 더하고 싶은 말이 있는데 그 말이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어서 밑줄긋기만 열심히 하고 있다. 뭔가 알듯 한데, 그게 뭔지는 모르는 느낌이다. 계속 읽어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