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미니즘 강의를 들으러 걸어가는 길, 알라딘 이웃이었다가 알라딘 친구가 된 씩씩한 알라딘 친구와 페미니즘 책 이야기를 나누던 중, 씩씩한 알라딘 친구는 ‘버틀러, 읽지 않아도 되겠다’는 의견을 말했다. 나는 ‘버틀러는 읽어야 되지 않겠나’ 답했고, 씩씩한 알라딘 친구는 ‘안 읽어도 되겠더라’고 말했다. 나는 ‘그래도 버틀러는 읽어야 된다, 한 권이라도 읽어야 된다, 적어도 한 권이라도’라며 나도 모르게 소리를 높였고, 씩씩한 알라딘 친구는 한 발 물러서 ‘그럼 읽으시라’고 답했다. 이렇게 나는, 씩씩한 알라딘 친구에게서 버틀러 읽기를 ‘허락’받았다. 한 권만 읽을 수 있으니 신중을 기해 고른 버틀러 책은 『젠더 트러블』이다.
먼 발치 알라딘 이웃이었다가 알라딘 친구가 된, 모르는 게 없는 알라딘 친구는 이사를 준비하며 책을 정리하고 버리는 일이 얼마나 힘든지를 토로했다. 이제는 책을 많이 안 살거라는, 알라딘에서는 자주 듣는 일상적인 고백이 이어졌다. 그래서 앞으로는 (책 안 사고) 어떻게 할 거예요?라고 물었더니, ebook 읽는데 습관을 들일 거라 했다. 나는 올해 초, 크레마 사운드를 구입했는데, 생각보다 친해지지 않아 꿀꿀하다고 했다. 이전에 아이패드로 이북 읽던 거랑 비교하니 아무래도 떨림현상이 거슬린다고도 말했다. 모르는 게 없는 알라딘 친구는 자신의 크레마 카르타+를 꺼내 몇 페이지를 넘기며 보여주었는데, 원래 떡은 남의 떡이 커보이고, 크레마는 친구 크레마가 더 좋은 건지(사실 친구 크레마가 나중 모델이다), 깨끗한 화면에 떨림 현상이 거의 없었다. 모르는 게 없는 알라딘 친구는 먼저 재미있는 책을 읽으며 습관을 들이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말해서, 이북으로 『백래시』를 읽고 있다고 했더니, 친구는 『백래시』를 이북과 종이책을 번갈아가며 읽고 있다고 말했다. 그래서 오늘, 『백래시』 종이책을 대출했다.
『백래시』로 말하자면, 역시 알라딘 이웃이었다가 알라딘 친구가 된 다정한 알라딘 친구가 페이퍼를 통해 ebook 10년 대여 특가 사실을 알려줘 구입하기는 했다. 다정한 알라딘 친구가 말하기를, 다른 사람은 안 사도 단발머리님은 살 줄 알았어요, 라고 말해주는 덕에, 적절한 나의 구매와 다정한 알라딘 친구의 정확한 예측에 나름 뿌듯하기는 했으나, 아직까지 진도가 지지부진하다. 인기를 반영해서인지는 모르겠지만, 광화문 교보문고 페미니즘 판매대에 원서도 입장한 상태다.
요즘 읽고 있는 책은 『나는 당당한 페미니스트로 살기로 했다』이다. 10년 대여 반값에 30% 쿠폰을 사용하면 아주 저렴한 가격으로 크레마에 장착 가능하다. 흥미로운 내용으로 가득 차 있어서 이북 습관 들이기에 최적이다. 어제 제일 인상깊었던 구절은 여기.
나는 나 자신이 똑똑하고 재미있고 타고난 재능이 많으며 사교적이고 친절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어째서 그것만으로 충분치 않다는 걸까? 내가 중요하게 여기는 점들을 기준으로 봤을 때 나는 홈런이었다.
눈길을 끄는 페미니즘 신간은 『우리의 의지에 반하여』이다. 유대인 가정에서 태어나 대학을 졸업한 뒤 기자로 일하다 흑인 민권운동을 경험한 뒤 급진 페미니스트 운동에 가담한 활동가였던 저자 수전 브라운밀러가 35살이던 1970년, 미국의 한 고교 강단에서 여성들이 자신의 성폭행 경험을 공개적으로 말하는 자리에 참석했다가 “계시의 순간”을 경험하고, 도서관들을 수없이 드나들며 성폭행의 뿌리 깊은 역사와 이데올로기를 해부한 책. (뉴욕 공립 도서관이 선정한) ‘20세기에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 책 100권’으로 꼽히는 책이 바로 이 책이다. (한겨레신문 ‘책과 생각’, 2018. 3. 9. 금요일)
아이들 개학만 하면, 페미니즘 책도 부지런히 읽고, 고전도 두루두루 읽고, 읽은 내용도 정리해 보리라 굳게 다짐했건만, 산들산들 봄바람 때문인가 춘곤증 때문인가 생각만큼 잘 안 된다. 운동을 해야할 실제적 계절과 운동을 해야만 하는 인생의 계절이 겹쳐져 가는 요즘이다.
그래서 오늘의 해시태그는…
#알라딘 친구들 #크레마 #페미니즘 #버틀러 #젠더 트러블 #백래시
#나는 당당한 페미니스트로 살기로 했다 #우리의 의지에 반하여 #봄바람 #운동의 계절
#다스는 누구 겁니까 #질문의 힘 #MB 포토라인 #국민께 죄송
#민생 경제가 어렵고 #한반도 안보 환경이 매우 엄중할 때
#남북 정상회담 #북미 정상회담 #한반도는 평화 모드
#말을 아껴야 한다
#그래
#말 좀 아껴야겠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