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호대차한 책은 집 앞(걸어서 2분이어서 집 앞) 어린이도서관에 잘 모셔져 있다. 어제까지 대출가능하다고 했지만, 집 앞 도서관 선생님들은 책을 바로 돌려보내시지 않는 분들이라 세수하고 모자만 눌러쓰고 집 앞 도서관에 책 찾으러 간다.
엮은이는 일본인 오노 가즈모토. 다방면에 걸쳐 취재 집필 활동을 하는 국제 저널리스트란다. 첫 번째 인터뷰 대상자는 『사피엔스』의 유발 하라리.
오노 : 인간 사회는 민주주의라는 제도 덕분에 어느 정도 안정을 얻었지만, 최근 브렉시트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 등 전혀 예기치 못한 일이 발생하면서 민주주의가 흔들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이런 현상을 어떻게 보는가? (23쪽)
하라리 : 민주주의는 20세기에 가장 성공한 정치 구조이지만 21세기에는 인류에게 닥친 난제들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 물론 과거에도 완벽하게 미래를 예측하기란 불가능에 가까웠죠. … 그래도 생활 방식이나 사회 기본 구조가 30년 후에 어떻게 될지는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중세 일본에서는 30년 후에 누가 천황이 될지, 또 몽골이 언제 침공할지 미리 알고 있는 사람은 없었겠지만 30년이 지나도 천황제를 기반으로 한 무사 중심의 남성 사회가 이어지고 평균수명은 40~50세일 것이라는 계산은 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30년 후에 이 사회가 어떻게 될지 아예 모릅니다. 미래 고용에 관해서는 더욱 그러하고요. 더 발달한 인공지능이나 지능형 로봇이 등장하면 오늘날 존재하는 대부분 직업은 30년 내로 사라진다는데, 어떤 종류의 직업이 사라질지 전문가들도 명확하게 답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 20세기 정치의 장에서는 자유주의, 공산주의, 파시즘 등 여러 정치체제가 각각의 이상을 앞세워 불꽃 튀는 공방을 벌였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진보든 보수든, 또는 민주주의든 권위주의든 간에 30년, 40년 후 인류가 맞닥뜨릴 미래의 모습을 설득력 있게 제시하는 사람이 한 명도 없습니다. (24-27쪽)
유발 하라리가 말하기를, 30년, 40년 뒤 인류가 맞닥뜨릴 미래의 모습을 설득력 있게 제시하는 사람이 한 명도 없단다. 교육평론가 이범은 ‘영수’에 있어서 인간은 인공지능을 이길 수 없을 거라 말했다. 미래는 불투명하고, 우리 모두는 예측할 수 없는 미래를 살아가게 될 것이다. 30대 이후는 그런대로 괜찮을 것 같은데, 지금 10대들의 미래는, 그들의 미래는 어떠할 것인가.
저녁 8시 50분. 게임 시간 10분 전. <단원 2. 정수와 유리수> ‘곱셈과 나눗셈의 혼합 계산’ 20문제만 풀어보라는 엄마의 성화에, 자리에 앉아 몸을 꽈배기처럼 배배 꼬다가는, BTS <작은 것들을 위한 시>의 슈가 랩파트에서 흥 폭발하는 저 아이를. 저 귀여운 아이를, 그냥 내둘까 하는 생각을. 또 해본다, 2초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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