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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Black Swan : The Impact of the Highly Improbable (Paperback)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 지음 / Penguin Books / 200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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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백조’라는 한국어 표현보다 외래어인 ‘블랙스완’이라는 용어로 친숙한 이 표현을 세상에 처음 알린 이 유명한 책을 이제서야 읽었습니다.


즉, 블랙스완현상이란 도저히 일어날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없는 사건이 현실에서 일어나는 경우를 말합니다.

마치 백조가 흰색깃털을 가지고 태어나지만, 검은색 깃털을 가진 백조가 태어나는 ‘경우’를 배제할 수 없는 것처럼 아주 적은 빈도로 나타나지만 그경우를 배제할 수 없을 때를 말합니다.

2007년 처음 출간되고 2008년 페이퍼백이 발간된 이 책의 발행시기는 공교롭게도 신자유주의 경제학의 종말을 선고한 2008년 금융위기와 시기가 겹칩니다. 하지만 책 집필이 그 전에 이루어져 당시 위기 내용은 다루지 않았지만, 저자는 통계전문가 입장에서, 그리고 전직 월가 트레이더로서 주류였던 수리경제학 위주의 신자유주의 경제학에 대해 비판적인 관점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저자를 단순히 통계전문가라고만 말하기가 어려운게 책 내용의 상당부분이 인식론(epistemology)에 관한 쪽으로 할애되어 있고, 플라톤적 세계관이 지닌 현실세계와의 괴리에 대한 관점에서 신자유주의 경제모델의 유용성에 대해 논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즉, 플라톤의 이상주의에 따르면 현실에 있지 않은 별도의 이상세계를 정하고 그것에 다다르려 한다는 것인데, 마찬가지로 신자유주의 경제학자들도 현실과 동떨어진 가설을 세우고 그에 따라 수리경제적 모델을 만들어 현실을 설명하려 하지만 어차피 모델자체가 현실을 반영하는 데이터와 별개이기 때문에 현실을 설명하지도 제대로된 정책대안도 낼 수 없는 경제학자들만의 논의가 될 뿐이라는 점입니다.

여기에 통계전문가로서 일반적인 통계교과서에서 일반화되어 있눈 표준정규분포곡선(Bell Curve)가 평균만을 정상으로 고려하고, 평균에서 멀리떨어진 경우의 발생가능성 자체를 너무 낮게 잡아 현실세계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따라서 천재지변이나 경제위기같은 자주 일어나지 않지만 그 영향이 큰 경우를 전혀 반영하지 못하고 비판합니다.

미국의 대학에서 통계를 가르치는 저자는 그래서 위에서 언급한 통계교과서, 표준정규분포곡선을 아예 잊어버리거나 배우지 않는 편이 낫다고 말합니다.

통계에 대해 별로 아는게 없지만 저자의 주장에 공감되는 한가지는 현실의 데이터와 상황을 반영하지 못하는 이론이나 모델은 필요없다는 관점입니다.

책에는 저자의 주장으로 자신의 이론에 구멍이 생긴 경제학자들이 항의하는 장면까지 가감없이 나옵니다.

그리고 현실을 보여주는 데이터를 반영해 자신의 주장을 검증하지 않은 체 별 근거없이 화려한 언변만을 늘어놓는 경우를 많이 접해 보아서 더 공감이 되는 상황이었습니다.

누구나 말할 수 있는 이론적인 경우만을 가지고 프레션테이션하고 정작 실행은 제대로 되지 않는 그런 경우 말입니다. 이경우 발표자가 직접 실행하는 경우도 별로 보지 못했습니다. 주목만 받고 본인 이익만 챙기고 사라지죠. 물론 책임도 지지 않고요.

쉽게 이 책의 주장을 말한다면, 현실에서는 일어는 빈도가 아주 적어도 일어나는 블랙스완의 경우를 반영하는 새로운 통계모델을 정립해야 한다는 것으로 요약됩니다. 현 표준정규분포는 불평등이 심화된 80/20의 경우도 반영하지 못하고, 블랙스완의 경우는 평균에서 멀리떨어진 ‘특별한’경우이고 거의 일어나지 않으니 무시해도 된다는 지극히 비현실적이고 이상적인 세계만을 반영해 현실적으로 무용하고 따라서 대학에서 이런 쓸데없는 주제를 강의할 필요도 없다는 겁니다.

끝으로, 경제위기를 블랙스완현상으로 보는게 맞는지는 논쟁의 여지가 있다고 보입니다.

경제사를 보신 분들을 아시겠지만 서구와 미국에 한정한다면, 경제위기는 늘 있어왔습니다. 멀게는 네덜란드 튤립가격 폭락부터, 월가의 대공황 그리고 1998년 아시아 금융위기와 2008년 미국 금융위기까지. 그리고 2022년 가상화폐 폭락까지도 생각할 수 있겠네요.

흔히 경제공황론 내지 boom& bust cycle 로 알려진 경제위기론은 자본주의가 가진 특징으로 개인적으로 이해합니다. 시차를 두고 계속 발생하는 경제위기를 두고 블랙스완현상이라고 보는 건 왠지 잘 맞지 않아 보입니다.

이 책은 제가 위에서 언급한 것보다 훨씬 많은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저는 경제와 관련된 부분만 뽑은 것이고요, 그외 철학 특히 인식론과 분석철학에 대한 내용이 많이 있습니다.

저자는 철학을 공부하길 원했지난 월가의 트레이더가 된 경우여서 그런지철학과 경제이론도 모두 현실을 철저히 반영해서 성립되어야 하며 이론을 위한 일론은 무용하다는 철저한 현실주의적 관점을 유지합니다. 이책외에도 저자의 다른 책들이 영어권에서왜 인기가 있는지 알 것 같습니다.

특기할 점은 저자가 레바논계 미국인으로 프랑스를 거쳐 미국에 온 개인사를 보여줍니다. 레바논이 프랑스의 영향을 받은 지역으로 알려져 있는데 , 저자의 개인사를 보면 프랑스의 영향이 강하게 보입니다.

유명한 책이라 한국어 번역본이 나와있지만 영어판을 보시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제가 읽은 건 영국판으로 2008년 출간된 책입니다.

끝으로 책은 본문 300쪽 정도로 딱 적당한 정도이고 총 19장의 본문과 짧은 결론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흥미롭지만 영어원서를 처음 읽는 분에게는 권할 수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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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비즈니스 논픽션 작가 마이클 루이스( Michael Lewis)가 2023년에 낸 신작입니다.

생소한 암호화폐(cryptocurrency)에 대한 이야기이고, 더구나 암호화폐거래소에 대한 이야기여서 전통적인 금융 ( traditional financing)에 익숙한 저같은 사람은 이해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20대에 대학을 졸업하고 월가에서 일하다가 암호화폐관련 사업을 하게된 이 책의 주인공 샘 (Sam Bankman-Fried)의 이야기입니다.

한 때 한국에서도 암호화폐 투자에 많은 이들이 휩쓸리고, 초기에 많은 이들이 일확천금을 했다는 뉴스도 흘러나왔습니다. 일단 암호화폐도 그리고 이와 연관된 블록체인 (blockchain) 기술도 쉽게 이해가 되지 않던 저는 그냥 이 알수없는 암호화폐의 열풍을 지켜보는 입장이었습니다.

모르면 결정하지 않고 행동하지 않는다

가 살아오면서 생긴 신조이기 때문이기 때문입니다.

월가에서 금융가로 일했던 저자도 이해가 안되기는 마찬가지였나봅니다.
스스로 사업구조를 이해할 수 없다고 여러번 언급합니다

그도 그럴 것이 2019년 당시만 해도 미국에서 암호화폐를 상품(commodity)로 볼 것인지 유가증권(Security)로 볼 것인지 조차 알수가 없었고 정부의 규제도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정부내 규제 관할권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아무튼 이러한 연유로 암호화폐 거래는 오히려 미국보다 아시아쪽 그리고 중국을 중심으로 활발히 이루어졌습니다. 주인공 샘이 버클리에서 창업을 하고 홍콩을 거쳐 바하마에 정착해 사업을 이어간 이유입니다. 그런 연유로 많은 중국인 내지 중국계 인물들이 사업에 참여하고 있었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놀란 건 이들의 사업규모였고 ( 보통 몇억 달러의 숫자가 너무 많이 나옵니다) 그리고 이들의 방만한 경영형태였습니다.

샘의 학교동기인 중국계 미국인 게리가 암호화폐거래소인 FTX의 코딩을 혼자 했었고, 거래소의 거래양은 자회사이자 시장참가자인 Alameda를 통해 부풀려졌고, 심지어 고객의 돈을 이 자회사에 무상으로 전용하는 일까지 벌어지는 총체적 무질서 상황 (no control)에서 회사를 운영하다 파산에 이릅니다.

대중에게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2022년은 암호화폐 시장이 폭락(crash)한 해로 관련 당사자에게는 2008년 금융위기만큼의 영향을 미쳤습니다.

암호화폐라는 이름도 상당히 이상합니다. 상품이든 증권이든간에 ‘화폐’가 될수는 없습니다. ‘법정 화폐’ 의 발행주체는 국가이고 보통 한 국가의 중앙은행만이 발행해야 하는데 민간이 발행하고 ‘화폐’라고 지칭합니다. 애초에 상품으로서의 효용성도 가치저장수단으로서의 기능도 의심받던 미스터리한 것이었으므로, 가치폭락의 위험은 언제나 있어왔다고 보는게 맞습니다.

머리가 좋고 똑똑하지만 타인에 대한 공감능력(emphathy)이 결여된 주인공과 역시 똑똑하지만 코딩이외 상황인지 능력이 결여된 이들이 벌인 약 3년간의 해프닝을 이 책은 소개하고 있습니다.

책은 본문 11장에 간략한 결론을 포함해 250쪽 안밖입니다.
경제나 금융에 대한 지식이 있다면 좀 더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만, 저자의 책을 첫번째로 읽는다면 권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미국 메이저리그의 비즈니스세계를 그린 머니볼 (2004)을 추천합니다.

Moneyball (W W Norton.2004)

영화로도 나왔고, 야구통계의 세계를 실감나게 보여줘서 좋았습니다.

또 하나, 2008년 금융위기를 다른 빅쇼트(2011)도 흥미롭습니다.

The Big Short (W W Norton.2011)

시장의 폭락을 예견하고 반대로 베팅하는 월가의 이방인들의 모습을 보면서 미국 시장자유주의 경제의 드라마틱한 단면을 볼 수 있습니다.

위의 두 이야기 모두 실화지만 마치 소설처럼 읽히는 흡인력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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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디스토피아, 제조업 강국의 불안한 미래 - 쇠락하는 산업도시와 한국 경제에 켜진 경고등
양승훈 지음 / 부키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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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대 사회학과 양승훈 교수의 신간입니다.

전통적이지만 마치 플랫폼과 디지털경제에 밀려 시대에 뒤떨어진 것으로 잘못 알려진 제조업 (製造業,manufacturing)과 그 제조업의 역사가 거의 100여년이 된 산업도시 울산(蔚山)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조망한 연구서입니다.

한국은 현재 세계에서 손꼽히는 제조업 강국으롯 GDP에서 한국과 비슷하게 제조업 비중을 보이는 나라는 독일 정도입니다.
하지만 이런 중심적 역할에도 불구하고 화려함과는 거리가 있어서인지, 금융이나 IT기업들만큼 중요성을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듯 합니다.

2008년 미국의 금융위기가 지나친 경제의 금융화(Financialization)에 따른 결과이고 코로나 19이후 미국이 중국을 배제하는 공급망을 재편하며 해외에 있는 공장들을 특히 전략적인 반도체 공장들을 미국으로 불러들이는 리쇼어링(reshoring)을 시작한 것만 봐도 경제의 근간이 제조업인건 분명합니다.

책이 나온 때가 2024년 3월이니 출간된지 2달밖에 안된 책으로 본문만 411쪽입니다.

저자가 분석한 울산의 현재의 문제점은 10장에 잘 정리되어 있고 다음과 같습니다.

1. 적대적 노사관계
2. 노동시장의 이중구조 (원청 정규직 -하청 비정규직)
3. 산업가부장제 (남성만 생산직에 고용하는 관행- 남성 가장이 가정을 부양하는 경제체제)

위의 사항과 함께 울산을 대표하는 3대 산업( 석유화학, 자동차, 조선)에 속한 대기업 생산직 위주로 체제가 공고히 이루어져 있습니다.

박정희 정부가 울산에 일제때 개발되다 해방과 함께 멈춰진 정유공장을 완성해서 시작된 산업도시 울산은 이후 현대의 대대적인 투자로 조선소와 자동차공장이 들어서면서 현재와 같은 모습의 원형을 갖추었습니다.

조선소와 자동차공장에는 초기에 돈을 벌기 위해 울산으로 올라온 젊은이들이 짧은 기술훈련을 마치고 정규직 생산직으로 고용되었고, 공대를 나온 엔지니어들도 생산기술과 공정기술 적용을 위해 현장의 생산직 기술자들과 협업을 이루어 나름의 생산관리 노하우와 기술숙련을 할 수 있었습니다.

이때가 대략 1970-1990년대까지 입니다. 해외 경쟁사의 완제품을 분해해 원리를 파악해 기술을 익히는 reverse engineering 을 통해 기술을 익혔는데 이 당시만 해도 한국은 후발개도국으로 선진국을 추격(follower)하는 실정이었습니다.

하지만 1998년 IMF국제금융위기 이후 현대자동차의 경우 처음 해고를 경험하면서 사측을 불신하기 시작하여 그 이후로 정규직 생산직 노동자들은 이후 자신들의 이익을 지키는것이 노조활동의 중심이 됩니다.

1987년 이전 배운것 없고 가진 것 없던 공장 노동자들은 공장에서 인격적 모독을 당하고 부당한 처우를 받다 이후 1987년 6월 대항쟁이후 임금이 급격히 오르고 처우가 개선되기 시작합니다.

해고가 트라우마로 남은 정규직 생산직 노동자들은 이후 사측을 신뢰하지 못하고 그 전과 같이 회사와 협업을 통한 생산성 향상노력울 하지 않게되고 기술 숙련에 무관심하게 됩니다. 기술자가 생산현장에서 경험으로 축적하는 노하우인 숙련도에 무관심하게 되면 노동자 본인에게도 좋지 않지만 갑작스런 해고의 트라우마가 더 컸던 겁니다.

이렇게 적대적 노사관계는 1998년 대대적인 해고를 통해 형성되고 회사는 이후 더이상 정규직 생산직을 신규로 뽑지 않고 부족한 인력은 사내하청 비정규직과 모듈화를 통한 생산공정을 통해 원가를 하청기업에 전가하는 방식으로 진화하게 됩니다.

이렇게 노동시장이 원청 정규직과 하청 비정규직으로 나뉘면서 회사는 더이상 전투적인 생산직 노조와 갈등하지 않게되고 생산직 노조는 비정규직들이 자신들 대신 해고되는 상황을 용인하게 되면서 노동시장의 ‘이중구조’가 고착됩니다.

이전에 경험이 풍부한 생산직 노동자의 숙련도에 기대어 향상된 공정기술과 품질은 이후 자동화공정으로 대체되게 됩니다. 서로 상생을 논의하기보다 경영진은 사실상 정규직 노동자들의 요구를 최소한으로 들어주면서 공장을 자동화해 노동자를 장기적으로 배제하기로 한 것입니다.

적대적 노사관계는 사실 울산만의 문제가 아니라 한국사회 특히 보수층의 문제입니다. 특히 보수정치인들 중 노동자들을 무시하고 대화상대로 상대하지 않는 ‘오만’을 보여주는 분들이 있습니다. 잘난 자신은 후한 대접을 받아야 하고 못배운 노동자들은 자신보다 대접을 받지 않아도 괜찮다는 ‘전근대적인’ 사고방식애서 허우적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산업가부장제는 울산에서 발견되는 고용관행으로 지난 50여년 동안 울산의 대공장 생산직은 남성이고 정규직으로 고용되어와서 사실상 여성들에게는 고용 자체가 봉쇄되어 왔다는 것입니다.

처음 울산에 들어온 청년들이 못배운 체 공장에 들어와 돈을 벌기 위해 노력하고 남성 가당 혼자벌어 가족을 부양하는 체제였다면 그 자녀들은 성별과 관련없이 모두 대학에 진학했고 울산은 한 때 대학진학율이 가장 높은 도시 중 하나였습니다.

문제는 이 자녀들이 울산에 정착하려 할 때 마땅한 직업을 찿을 수 없다는 점입니다.

현대자동차의 경우 기술연구소가 수도권으로 이동해서 기술연구와 생산이 이미 분리된 상태로 공대를 나온 엔지니어들이 울산에 머물 이유가 없습니다. 거기에 고소득 직종이 대부분 정규직 생산직이라 문과전공이나 여성 대학졸업생은 아예 진입 자체가 되지 않습니다. 문과출신이 울산에 남으려면 공무원이나 교사가 되거나 여성의 경우는 비서직 같은 사무보조직이나 어린이집 교사 같은 직종으로 가거나 아니면 전문직인 의사, 변호사가 되는 경우 뿐입니다.

기회가 없다고 판단되면 울산을 떠납니다.

즉 현재 울산의 노동시장구조는 1987년 이후 생긴 남성 정규직 생산직 위주로 견고히 구축되어 있고 회사에서 더이상 정규 생산직을 채용하지 않기 때문에 현 시스템의 수혜자들이 모두 은퇴하고 나면 무너지게 되어있는 체제입니다. 아버지가 보던 해택을 그 자녀들은 전혀 볼 수가 없고 따라서 울산을 떠날 요인이 될 뿐입니다.

산업화와 민주화의 과실을 오직 한세대만 누리고 그 이후 세대가 전혀 누리지 못한다는 사실이 울산을 디스토피아로 보는 이유이고, 이 사실을 대한민국 전체로 확대해도 마찬가지입니다.

MZ세대가 연애도 결혼도 생각하지 않고 현재에 충실하고 개인주의적인 건 울산이 보여주는 디스토피아때문일 수도 있겠다고 생각합니다.

지나치게 높은 주거비와 생활비 그리고 서울과 수도권에 거의 모든 자원이 집중된 현실에다 대학졸업생들이 원하는 직업도 회사도 너무나 제한적입니다. 대기업 이외의 대부분 중소기업들이 영세하고 수익이 좋지 않은 구조적 요인으로 처우가 대기업같지 않으니 말이죠.

따라서 생활이 불가능할 정도로 주거비와 생활비가 높은 현상황을 그대로 둔채, 불안정한 비정규직으로 돈을 버는 젊은이들에게 결혼하면 출산을 지원한다는 캠페인하는데 돈을 쓰는 건 정부가 무책임하게 세금을 낭비하는 겁니다.

더구나 결혼과 출산를 아예 하지 않는데 다자녀부터만 혜택을 주는 현실은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가장 인상적인 언급을 소개할까 합니다.

저자는 제조업 생산직이 적당히 공부하고 적당히 편안히 산 사람들이 중산층으로 올라갈 수 있는 기회가 있는 산업이 제조업이라고 했습니다.

개인적으로 적당히 사는 보통사람들이 잘 사는 나라가 선진국이지 공부 많이 하거나 돈이 많은 사람만 잘사는 나라는 선진국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제조업이 산업의 근간이라는 건 말할 필요가 없는 사실이고 화려해보이는 금융이나 플랫폼도 공장과 물류센터 그리고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없으면 아무것도 아닙니다.

따라서 지루해 보이는 제조업이 지난 50년동안 운영되어 온 것처럼 앞으로도 그렇게 운영되는 게 중요합니다. 따라서 공장노동자들을 배제한채 생산성을 논의하거나 보수층에서 노동자들을 적대시하는 건 미래를 위해 부정적이라고 생각합니다.

보통의 사람들이 적당히 일해 중산층이 되는 구조를 만들지 않고 방치한체 자동화 로봇으로만 이루어진 공장시스템을 이야기하면서 인구감소를 걱정하는 건 무논리이자 위선이라고 생각합니다.

요새 AI와 자동화가 워낙 핫하니 마치 모든 것들이 사람없이 될 것처럼 과장되어 포장되어 있는데 일부 무인화가 이루어지더라도 전면적 무인화는 불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과문하지만 AI란 것이 결국 거대한 데이터베이스를 기반으로 기계를 학습시키는 건데 컴퓨터과학자들이 알고리즘 논리는 잘알아도 산업이나 생산관리 그외 여러 고려사항을 모두 안다고 생각할 수가 없습니다. 컴퓨터에 정보를 넣어주는 누군가가 있어야 하는데 모두 결과와 그에 기반한 장밋빛 미래만 이야기합니다. 더구나 개인적으로 한국에는 인문학적 소양이 있는 엔지니어나 과학자가 매우 드물다고 보기 때문에 AI의 영향을 과장하는데 동의하기 어렵습니다.

왜 그런 생각을 했는지 모르겠지만 자동차 혼자 움직이는 자율주행 자동차(Autonomous Vehicle)가 초기 호들갑과 달리 비즈니스모델로서 사실상 실패된 체로 구현이 연기된 상황을 보면 무인공장 역시 가능할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공장노동자를 배제한 이런 논의는 이들 노동자들이 공장의 소비자의 일부라는 사실을 모르고 하는 것인지 아니면 알고도 모르는 척하는 지 모르겠습니다. 자본주의에서 소비자 다수를 차지하는 노동자를 배제하는 이런 논의는 기본적으로 넌센스라고 봅니다. 번지르르하지만 무슨 말을 하고 싶은 지 모르겠습니다.

효율적으로 제품을 만들어 창고에 쌓아놓는 것이 목적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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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츠라프 스밀(Vaclav Smil)이라는 생소한 이름의 캐나다 과학자는 MS의 창립자인 빌 게이츠( Bill Gates)가 좋아하는 저자 중 한분이라는 그의 발언을 통해 알았습니다. 하지만 정작 그 분의 책은 이번에 읽은 책이 처음입니다.

2022년도에 출판된 책으로 저자가 코로나 펜데믹 (COVID 19 Pandemic)기간 중 책을 집필했다고 직접 언급했습니다.

본문 230여쪽에 잘하는 소책자이지만 저자는 전체 7장으로 이루어진 각 장에 대해 사실 각각의 단독저서를 집필한 바 있습니다. 이 책은 그 내용을 모아 좀더 쉽게 풀어쓴 대중적인 과학책 내지는 기술사 서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저자는 유명한 에너지 전문가 이기도 한데, 지금 자동차업계에서 일어나는 전기차 제조열풍을 그다지 현실성있는 석유 석탄에너지 대체의 방법으로 보지 않습니다. 모든 내영기관 자동차들이 일시에 전기차로 바뀌기도 어렵지민, 베터리를 위한 소재인 코발트가 아프리카 콩고에 집중되어 있어 현지의 노동착취와 환경오염을 생각하면 그다지 긍정적으로 볼 수 없기 때문입니다.

식량생산에 있어서는 현재처럼 적은 농부가 농사를 짓기 위해서는 암모니아와 질소를 기반으로 한 비료생산이 시급하고, 농업 생산력을 올리는데 질소기반 비료를 생산하고 공급하지 않는 이상 주요 식향지원인 밀과 쌀을 생산하기 어렵다고 지적했습니다. 환경운동가들이나 도시농업을 주장하는 분들이 생각하는 수경재배는 입사귀 식물밖에 생산 못하고 사람에게 필요한 에너지원으로 삼기는 빈약하다고 합니다.

그리고 저자는 세상의 산업을 뒷받침하는 가장 중요한 네가지로 암모니아, 철, 콘크리트 그리고 플라스틱을 뽑았습니다.

모두 현재 대체가 불가능한 소재들로, 암모니아 없이는 비료생산이 불가하고, 철이 없이는 어떤 중휴장대한 구조물도 만들 수 없으며, 콘크리트가 없이 내구성이 강한 건축물 짓기가 블가하고, 플라스틱없이는 어떠한 의료기기도 만들 수 없기 때문입니다.

저자는 과학자의 입장에서 냉정하게 물질적 기반에 대해 현실적인 현재 상황을 보고 있기 때문에 환견우선주의자들의 비현실적이고 비관적인 미래상에 대해 경고를 보냅니다.

또한 세계화에 대해서도 석유를 기반으로 한 디젤엔진과 마찬가지로 원거리 비행을 가능하게 한 항공기용 터보엔진 없이 1990년대 시작되어 전세계로 확산되었던 세계화(globalization)을 생각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기술적인 관점에서 구체적인 지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설명관점은 전형적 경제학자들이 무시하거나 설명하지 못했던 경제가 굴러가는 주요요인으로 에너지가 있고, 그 에너지를 실제 생산활동에 사용하기 위한 구동기의 발달이 있지만 이런 경제가 굴러가는 원리를 기술적인 관점에서 설명하는 경제학자는 매우 드뭅니다. 일반적으로 경제에서 노동과 자본의 중요성이 자주 언급되지만 그외에 혁신(innovation)을 구체적으로 언급되는 경우는 별로 없었던 것 같습니다.

저는 영국판으로 책을 읽었는데 이 책은 이미 한국어로 번역이 되어 있습니다.

세상은 실제로 어떻게 돌아가는가, 바츠라프 스밀 지음, 김주헌 옮김 (김영사,2023)

책을 일고나서 이분의 전작이 궁금해졌습니다. 특히 이분이 에너지 전문가이기 때문에 에너지 관련된 책은 꼭 읽고 싶네요.

Energy and Civilization: A History ,Vaclav Smil (MIT Press,2018)

위에서 언급했듯이 현재 자동차업계는 내연엔진이 발명된 이후 100여년을 지배하던 기술적인 패러다임이 전기차로 전환되는 역사적시점(A Historic Moment)를 목도하고 있습니다. 처음 있는 변화이고, 항공기쪽도 제가 알기론 전기앤진구동을 연구하는 걸로 아는데 아마 항공기 엔진 출력이 자동차보다 훨씬 강해 실용화될 가능성은 희박해보입니다( 세계화관련된 편에서 저자도 언급한 사항입니다).

아무튼 석유때문에 중동지역에서 100여년 가까이 전쟁이 끊이지 않는 걸 보면 그리고 아직도 석유의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가 에너지에 대해 관심을 갖는 건 당연해 보입니다. 처음에 눈에 들어오는게 가격이라면 그 다음 누가 어느국가가 시장을 좌우하는지를 알아보는게 순서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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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낙 이름이 알려진 유명한 주류경제학자의 저서라 사실 저자에 대한 설명은 불필요할 것 같습니다. 일단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주류 경제학자이시고 현재 미국 컬럼비아대학애서 연구를 하시는 분입니다.

조셉 스티그리츠라는 분의 책을 처음 접한 건 대학시절 재정학(Economics of the Public Sector)강의를 들었는데 그 당시 재정학 교재의 저자였습니다.

그 이후 세계화가 한창 유행일 때 세계화에 대한 비판서인 ‘Globalization and its discontents(WW Norton,2008)’을 읽었을 때입니다.
주류 경제학자인데도 비판적이고 상식적인 분이라는 인상을 이 책을 읽고 받았습니다.

그 이후 이 책이 세번째로 읽은 책입니다.

저자에 대해 좀 더 부연설명을 하면 주류 경제학자(mainstream economist)에 한명으로 손꼽히는 분이고 MIT에서 현재 수리경제학을 정립시킨 사무엘슨(Paul Samuelson)에게 배운 분이지만 경제학 이론의 한계와 함께 경제학이 수를 다루는 학문이 아닌 사람과 사회를 다루는 학문이라는 입장에서 비판을 서슴지 않습니다.

정보의 비대칭성 (the asymmetry of information )을 연구한 대표적인 분이시기도 하고 실제 이 내용이 이책에서 중요하게 언급됩니다.

특히 2008년 금융위기(the Great Recession)는 신자유주의 경제학에 종언을 고한 역사적인 사건으로 이 책의 배경이 됩니다.

즉, 시장주의자들이 주장하듯 시장을 그대로 놔두면 시장이 스스로 조정이 되어 균형점 (equilibrium)을 찿아간다는 시장주의 경제학은 실제 시장에서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이지요.

오히려 시장주의자들이 1980년대 미국의 경우 레이건 행정부때부터 시작하여 시장의 규제완화(deregulation)을 진행하고 감세(tax cut)을 단행하여 정부의 역할을 축소시켜(small government) 정부가 지출하는 공적 투자(public investment)를 축소시켜 미국의 경우 각 주립대학을 비롯한 고등교육 기관에서 저소득층과 중산층 가정 자녀들의 수학기회가 줄어들고 졸업해서도 등록금에 대한 부채로 앞날의 전망이 예전보다 어렵게 되었다고 합니다.

미국 월가에서 2008년 금융위기를 몰고 온 주범들인 대형은행의 CEO들은 자신들의 은행이 무리한 투기로 파산위기에 몰려도 미 정부와 FED를 통해 공적자금을 투여받았는데도 책임을 지고 해임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공적자금의 상당액을 보너스로 챙겼다는 파렴치한 행태를 보였습니다.

은행가들은 자신들의 단기업적주의와 탐욕스런 파생상품 투기(speculation)에도 자신들 은행의 덩치때문에 당국이 파산시킬 수 없다는 걸 알고( Too Big To Fail) 이렇게 행동한다고 했습니다. 큰 은행은 파산상태가 되면 정부 당국에 자신들의 파산이 경제에 미칠 영향, 얼마나 많은 인원을 해고해야 하는지를 정부 당국에 설명( 사실상 위협)하며 공적 자금을 요청하고 다음 경제위기가 닥쳐도 그 행동패턴을 바꾸지 않습니다. 정부의 공적자금 지원(bail out)을 너무나 당연하게 여기는 moral hazard 상태이죠.

책의 모든 내용을 모두 요약할 순 없고 저자가 가장 한탄했던 첫 마디는 이전에 ‘기회의 나라(the country of opportunity)’였던 미국은 더이상 기회의 나라가 아니라는 사실이었습니다. 열심히 일해서 자수성가해서 성공이 가능한 나라 미국은 이제 없다는 겁니다. 1대99의 불평등이 만연해서 계층의 상향이동이 불가능해졌다고 진단합니다.

책이 2013년 출판되었어도 그리고 지난 3년간의 코로나 팬데믹 (COVID Pandemic)을 반영하지 않았다고 해도 현재 경제상황은 사실 이 책에서 진단하는 경제상황을 그 기반(base)로 합니다.

사실 이 책이 미국경제 상황을 마국경제학자가 2013년 기준 진단한 것이고 2008년 금융위기의 여파를 경제적 이론적으로 진단한 것으로 현재와 다른 상황은 아래의 몇가지입니다.

첫째,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양적완화(quantitative easing) 정책으로 저금리 상태가 지속되는 상황으로 현재의 고금리 상황과는 정반대의 상황입니다. 현재 분석가들은 코로나 이전 양적완화시기를 포함하여 지난 30여년간을 특이하게도 금리가 매우 낮았던 시기로 진단하기도 합니다.

두번째, 미국의 부동산 버블의 꺼져서 생긴 2008년 금융위기는 월가의 탐욕이 드러난 것과 함께 수많은 마국인들이 집을 잃고 직장을 잃어 실업상태가 지속되던 상황이었습니다. 즉 기업이 물건을 생산해도 돈이 없는 국민들이 살 수가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즉 수요 (demand)가 부족한 상황이었습니다. 저자가 정부의 재정지출(fiscal policy)을 강조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2023년 현재는 상황이 좀 복잡합니다. 미국과 서구가 중국 러시아 등과 진영대결을 시작했고, 코로나 팬데믹으로 글로벌 공급사슬 (global supply chain)이 끊어지면서 특히 반도체를 중심으로 하는 전략적 품목에 대한 중요성이 커졌습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서구와 러시아의 대결구도를 더 공고하게 했습니다.

코로나 팬데믹이 앤데믹으로 전환된 초기에는 공급쪽 제약으로 경제가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는데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경제적 요소 뿐만 아니라 정치적 가치적 요소마저 중요하게 되고 수요쪽 공급제약에 따른 물가인상과 인플레이션을 미 FED가 금리인상으로 대응해 급속히 수요마저 식기 시작했습니다.

21새기 첫 20년은 지속되는 경제위기와 격변으로 20세기 첫 20년 못지 않다는 생각을 합니다.


말미에 나온 정책제안이 학자의 제안이라 이상적이라 생각할 수 있을지 몰라도 상식적이고 논리적인 제언입니다.

끝으로 이 책은 한국어 번역본이 나와 있습니다.

불평등의 댓가 (열린책들,2020)

끝으로 통화주의자(monetarist) 밀턴 프리드먼(Milton Friedman)에 대한 저자의 평가를 첨부합니다.

저자는 시장이 스스로 작동한다는 프리드먼의 자유시장주의가 사실상 그 시효를 다했다고 평가했습니다. 즉 2008년 금융위기 (the Great Recession)로 인해 프리드먼의 자유시장주의는 사실상 부정(discredit)되었다고 평가했습니다. 저자는 1930년대 미국을 강타한 대공황(the Great Depression)이 시장의 실패 (market externality)로 본 반면 프리드먼은 이를 정부의 실패( government externality)로 보았다는 상반된 해석을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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