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평등의 세대 - 누가 한국 사회를 불평등하게 만들었는가
이철승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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흡인력있고 설득력있는 ‘국산’ 사회과학 서적을 오랜만에 만났습니다.

미국의 학계에서 활동하다 한국사회를 분석하기 위해 돌아온 학자답게 주장에 거침이 없고 간명해서 인상적이었습니다.

저자는 현재 한국사회를 설명할 수 있는 공식적이고 이용가능한데이터( official and available data)를 이용해 현재 한국사회에 구조적으로 자리잡고 있는 불평등을 설명하고 실증해냈습니다.

데이터를 이용한 글쓰기의 전범을 한국학자의 글을 통해 볼 수 있는 건 행운이라고 생각합니다.

전체에 대한 인상은 이제 그만하고 내용을 잠시 살펴보려 합니다.

이글을 읽다보니 저의 경우 386 바로 뒷세대이고 저자도 저와 비슷한 세대로 추정되었습니다.

이책은 박정희 대통령의 ‘영도’하에 한국을 한세대 만에 ‘압축적’으로 발전시켰고, 부동산 폭등을 통해 최초 자산 축적을 한 ‘산업화 세대’와 1987년 ‘민주화 투쟁’으로 정치적 해게모니를 가져왔으며,1997-98년 IMF 금융 위기를 통해 경제적 해게모니까지 장악한 ‘386세대’가 현재 한국의 조직과 노동시장에 일반화된 ‘이중적 구조’와 이에 따른 극심한 불평등의 원인이라는 사뭇 도발적인 주장을 합니다.

이론적으로 한국형 위계를 발전시킨 ‘네트워크 위계’에 의한 386세대의 과대 점거가 노동시장에서 세대간 불평등을 촉발시킨 원인이라고 주장하고 이를 정부에서 나온 공식통계 데이터를 통해 입증합니다.
따라서 이책은 동일한 경험과 기억을 공유한 세대 집단 뿐만 아니라 조직으로서 노조와 공장현장조직, 회사조직, 관료조직 등이 언급됩니다. 따라서 세대론이자 조직론이며 또 큰 의미에서 노동시장의 구조를 조망합니다.

따라서 정치학, 사회학, 경제학 논문이 인용되고 있습니다. 불평등의 원임 중 하나로 386세대의 과다 권력점유를 지적히는 이 글의 입장은 386세대가 집권 중추세력인 현 집권여당에 대해서 이들의 과오를 바라볼 기회를 제공합니다.

386세대가 절차적 민주주의를 권위주의 세력에게서 획득했다고 아무 비판도 없이 ‘신화화’되어야할 이유가 없다고 봅니다. 1987년 민주화 투쟁이후 30년이 넘게 지났고 이제 이 세대의 공과 과를 좀 더 객관적으로 바라봐야 할 시기가 됐습니다. 따라서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이 신선하게 다가온 것 같습니다.


제가 공감했던 주장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전후 베이비붐 세대에 해당하는 한국의 ‘386세대’는 정부와 국회 그리고 기업의 상층 의사결정층에 과다점유를 하고 있으며 1997년 이후로 거의 20년 가까운 세월동안 사실상 정치와 경제를 장악하고 있다는 주장입니다. 그리고 상층부가 오랜세월 그대로 정체된 가운데 연공제에 기반한 인건비 상승분을 사실상 20대 청년층과 여성들에 기회를 주지 않은체 이들을 단기 계약직에 묶어두면서 유지해왔다는 점입니다. 이들이 정치적 민주화를 외치고 절차적 민주주의를 주장하며 평등한 세상을 주장하던 20대와는 다르게 사실상 ‘노동의 유연화’를 받아들여 현재의 이중적 노동시장구조를 만드는데 방조 내지 협조했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 같습니다. 학생시절 소비에트식 사회주의를 꿈꾸었던 이들이 신자유주의적 노동의 유연화를 사회안전망의 확충도 없이 진행했다는 사실은 ‘변절’로 불리기에 손색없을 것 같습니다.

둘째, 386세대는 철저한 가부장적 사고방식을 유지해 여성들에게 동일하게 일할 기회를 주지 않았습니다. 이중적 노동시장 구조하에 철저하게 과실을 향유하면서도 같은 세대의 여성들에게조차 같은 기회를 전혀 주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자신들의 후배 여성들에게도 기회를 주지 않았고, 한국 역사상 가장 똑똑하고 공부도 많이 한 주체적인 이 후배 여성들은 ‘출산파업 ‘과 ‘전투적 페미니즘 ’으로 대항하며 커리어를 지속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가임여성 출산율이 1명이 되지 않고 이에 따른 인구감소로 구조적인 경기침체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는데, 386세대는 이 상황을 결정한 당사자로서 책임에서자유롭지 않습니다. 제가 보기에 학생때부터 ‘민족’이니’통일’아니 하는 큰 주제룰 위해 일상의 소소함을 우습게 보고 남존여비에서 자유롭지 않았던 학생투사들의 한계로 보입니다.

회사원으로서 츙격적이었던 부분은 한국 100대 기업의 수익성 관련 자료였습니다.

의사결정자인 회사 상층부가 1950-1969년 출생의 경우 자본 수익율이 마이너스에서 0에 이르러 사실상 돈을 벌지 못하는 상황이었고 상층부의 출생년도가 1970년대 이후일 경우 자본수익율이 반전되는 상황이었습니다. 사실상 무능이 입증된 치욕스러운 자료였습니다.

이 자료는 이들의 의사결정이 지난 20여년간 변화한 외부 환경에 더이상 유효하지 않다는 사실을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충격적입니다.


386세대를 학창시절부터 지켜본 바와 이글의 데이터와 그 주장을 보면 공감되는 측면이 많습니다.

저자는 데이터에 근거해서 386세대가 처음 김대중 대통령에 의해 발탁되어 정치권에 입성하고 1997년 금융위기를 통해 경제계를 접수한 이후 이들이 ‘민주적이며 평등한 세상’을 만들기로 한 약속을 사실상 저버렸다고 주장합니다. 저는 이 주장에 수긍합니다.

상황논리에 말리고 정치적 기회를 놓치지 않는 이 세대의 특성상 1998년도 노사정이 합의한 ‘노동유연화’를 지지한 사실은 이 세대가 단체로 변절한 첫 케이스로 생각합니다. 언행일치를 알고 20대 학생시절 한 발언과 주장을 생각하면 절대 양보할 수 없는 사안인데 386새대 정치인들의 ‘권력의지 ‘가 자신들의 가치와 반대되는 합의를 가능하게 한 것으로 봅니다.

잘 알파시피 지금도 정치권에 ‘극우’정치인으로 활동하는 중견이상 정치인들 중 학생 시절 지하에서 사회주의이론가였던 분들이 많이 있습니다. 대단한 변신이죠.

따라서 386세대가 현재 이룬 승자독식 (winners take all)은 예상가능한 상황이기도 합니다.

소위 한강의 기적을 통한 성과의 과실을 최초 자본 축적을 경험한 산업화세대와 그 자녀인 386세대만 누리고 그 아래 세대들이 누리지 못하는 건 너무 덧없습니다.

40년간 밤새 일해 서구 국가들이 200년에 걸쳐 이룬 경제성장을 이루고 먹기 살만해 졌는데 그 과실이 다시 30여년만 특정 세대만 누리고 다른 후배 세대는 그 과실을 전혀향유하지 못한체 미래조차 유보하고 있는 상황은 너무 슬픕니다.

젊은 세대는 먹고 살기가 힘들어 자의반 타의반 출산 파업을 감행하고 있지만 정부는 아직도 확대재정에 인색하고 학교는 학생을 내몰라라 합니다.
어르신들은 상황도 알지 못한체 젊은이들에게 결혼 안한다고 훈계 합니다.

어르신 세대인 산업화 세대와 현재 집권층인 386세대는 현재의 이런 불합리하고 슬픈 상황에 책임을 져야 합니다.


또한가지 주목할 부분은 동서양의 차이에 관한 것입니다. 한국을 포함한 동아시아의 유교적 위계 조직에서 ‘참신한 아이디어’로 현재의 상층권력을 무시하면 상층부에 의해 제거 대상으로 낙인찍히는 반편, 서구에서는 관행과 전통을 무시하고 참신한 아이디어로 상층권력에 도전할 경우 상층권력을 해체하고 본인이 그 자리를 차지할 기회가 생긴다는 겁니다.

따라서 한국을 비롯한 동아시아에서 지식은 출세와 권력을 가지기 위한 ‘수단’으로 기능할 뿐 그 지식의 질과 참신함을 ‘평가’하는 기제가 존재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서구에서는 참신한 아이디어와 색다른 지식에 대해 주장하고 권위에 도전할 기회가 주어지는 대신, 그 아이디어의 독창성(originality)과 사회에 대한 기여도(contribution)을 면밀히 따지는 ‘평가’시스템이 발전했습니다.

이책에서 경제불황에서 벗어나고 기업이 수익성을 제고하기 위해서는 새로 젊은 인재들을 채용해 조직에 활력을 더하고 위의 서구식 앎의 체계를 도입해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는 방법 이외에는 다른 대안이 없어 보입니다.

이 책은 재가 평소에 생각하던 한국사회의 상황을 데이터로 확인해주는 역할을 해 반가웠습니다.

제 커리어 내내 불황이 아닌 적이 없었는데 이러다 정말 한국이 구조적 불황으로 빠지는 것이 아닌지 걱정입니다.

노인인구는 늘어나는데다 출생은 감소해 실제 인구감소가 현실화되어 더욱 그렇습니다.

이 책은 코로나 발발 이전의 상황을 다루었자만 ‘혁신’이라는 포장 아래 노동을 갈아넣어야 하는 택배 기사들의 상황을 추가하면 별반 달라진 것도 없어 보입니다.

끝으로, 눈만 뜨면 나오는 인공지능과 4차 산업혁명의 주장을 언급하고 싶습니다.

저는 인공지능과 로봇은 인간을 도와주는 구실을 할 뿐이지 대체를 할 수 없다고 봅니다. 기계는 단순반복 작업을 잘할 뿐 교육과 같이 의사소통의 하며 감정을 교감하는 일을 전혀 할 수 없는데 교육계가 인공지능을 도입해 원격수업을 하겠다는 황당하고 몽상적 주장을 해 무척 당혹스럽습니다.

사람은 정규직과 비정규직으로 나누어질 수 없는 존재이고 로봇과 대체가 될 수도 없는 존재라는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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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을 위한 국부론 청소년을 위한 동서양 고전 5
김수행 지음, 아담 스미스 원작 / 두리미디어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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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부론 원전을 읽고 싶어 해설서로 선택해 읽은 책입니다.
고인이 되신 자본론 및마르크스 경제학 전문가이신 김수행 교수님의 후기 저작 중 한편입니다.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만큼 18세기 스코틀랜드 출신 경제학자의 글을 한글로 해설하시는 쉽지 않은 일을 하신 것 같습니다.

국부론의 내용을 올바로 알려 시장만능주의자로 알려진 아담 스미스에 대한 오해를 풀기 위해 이 책을 저술하셨다는 점이 마음에 남습니다.

마르크스 경제학 전문가인 저자는 마르크스가 가장 많이 인용한 저작이 바로 국부론이라는 사실을 알려줍니다.

아담 스미스는 시장만능주의자들의 주장과는 달리,
1. 보이지 않는 손 (an invisible hand)를 단 한번 국부론에서 언급했고

2. 그 언급도 상인 계급들과 제조업자들의 부에 편중된 정책을 가져온 절대왕정의 중상주의릉 비판하는 과정에서 나왔고,

3. 예상과 다르게 노동자들의 임금인상을 아담 스미스 본인이 중요하게 생각하고 지지했다는 사실을 알려주었습니다.

4. 또한 아담 스미스의 노동가치설 ( 노동력만이 지대와 이운의 원천이라는 주장)이 마르크스에게 계승되어 마르크스 경제학의 기반이 되었다는 정치경제학사의 중요한 지점을 지적합니다.

18세기 스코틀랜드의 도덕철학/사회철학 교수였던 아담 스미스는 평생 독신으로 산 이로 무신론자였던 철학자 데이비드 흄의 절친이기도 했습니다.

그의 삶 자체가 기업만능주의,낙수효과를 지지하는 시장만능주의 경제학과는 동떨어져 있습니다.

국부론 원전을 읽기 전에 국부론의 배경과 저자 아담 스미스의 삶이 어떠했고 그가 국부론에서 주장한 바가 무었인지 200페이지 상당의 짧은 글을 통해 잘 알 수 있어 나름 좋음 책이라고 말씀드릴 수있습이다

다만 원문인용을 대신한 한국어 번역 문장이 너무 부자연스럽습이다. 국부론의 번역은 다시 들여다 볼 필요가 있는 부분이라 생각합니다.

간략하게 여기서 글을 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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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rds of Finance: The Bankers Who Broke the World (Pulitzer Prize Winner) (Paperback)
Liaquat Ahamed / Penguin Group USA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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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투자은행가 Liaquat Ahamed가 2009년 쓴 책으로 2010년 퓰리처 상(The Pulitzer Prize)을 수상한 책이기도 합니다.

이 책은 미국,영국, 프랑스, 독일 소위 서구 4대 강국의 중앙은행장들이 통화금융정책을 통해 어떻게 1929년 세계대공황을 촉발시켰는지를 설명합니다.

따라서 지금으로부터 100년전인 1910년대부터 대공황이 촉발된 1929년 그리고 그 이후 2차 세계대전이 일어나기 전인 1940년대까지 이들 4개국은행장들이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 그리고 어떤 기회에 중앙은행장이 될 수 있었는지를 보여줍니다.

따라서 이 책은 서구 4대 강국의 통화 금융정책에 대한 이야기이면서 이들 중앙은행장들의 인생을 정리하는 평전이기도 한 것이지요.

이 책에는 당시를 주름잡았던 중요한 경제학자가 한명 등장합니다. 바로 존 메이나드 케인즈 (John Maynard Keynes)입니다.
이 유명한 경제학자는 직접 통화 금융정책을 집행하는 당사자는 아니었지만 특히 영란은행과 영국 재무부, 그리고 영국 수상에게 직접 조언을 하면서 통화금융정책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했습니다.
물론 이 경제학자는 1929년 대공황과 그 여파로 금본위제 (Gold Standard)가 흔들리자 새로운 국제경제체제를 논의하기 위한 브레튼우드 협정에도 적극 참여해 새로운 경제질서를 만드는데 공헌합니다.

책 제목을 다시 보면, 'Lords of Finance'로 이는 우리말로 ' 금융의 지배자들' 정도로 번역될 수 있습니다. Lords라는 말이 귀족이나 지체높은 사람들을 의미한다면 이정도의 번역이 적당할 것으로 보입니다 (국내에는 2009년 '금융의 제왕'이라는 제목으로 번역되었습니다).
그리고 부제가 'The Bankers Who Broke the World', 즉, '세계를 망가뜨린 은행가들'입니다.

즉 이 책 제목으로 이 책의 모든 내용을 알 수 있습니다.
즉 이 책은 서구 4대 강국의 중앙은행장들의 통화금융정책에 대한 잘못된 결정으로 세계를 유래가 없는 대공황 (the Great Depression)으로 몰고 갔다는 의미입니다.

 

이들 중앙은행장들의 과오는 이 책의 맽음말(Epilogue)에 저자가 친절하게 잘 정리해 놓았습니다. 아마도 가장 중요하고 읽기 편한 장이었던 것 같습니다.

 

이 책의 내용은 크게 세가지로 나누어 살펴 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첫째, 각국의 중앙은행은 설립 초기 어떤 역할을 했는지, 즉 각국 중앙은행이 어떻게 시작되었는지를 보는 것이죠.

두번째는 각국의 중앙은행이 어떤 통화금융정책적 실수를 했는지를 보는 것입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들이 이렇게 판단할 수 밖에 없는 그 근거가 된 당시의 경제상황을 살펴보는 것이지요.

 

우선 첫째, 각국의 중앙은행의 기원을 간략하게 살펴봅니다.

 

우선 미국의 경우 미국의 중앙은행격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eral Reserve Board)는 191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1907년 미국의 경제공황을 JP Morgan의 도움으로 막은 이후 중앙은행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1913년 최초로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설립됩니다. 하지만 당시만해도 연방준비제도 이사회는 실권이 없는 상태였던 실제적인 권한은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산하의 연방준비은행 중 가장 규모가 큰 New York Fed가 행사했습니다.

이 New York Fed의 수장이 바로 이 책의 주인공 중 한명인 Benjamin Strong으로 이 사람 역시 JP Morgan 출신 은행가입니다.

 

영국의 경우 잘 알려진 영란은행 (The Bank of England)가 이미 대영제국 시기이던 18세기 설립되어 있었고 이 은행은 1차 세계대전이전까지 사실상 전세계 금융의 마지막 보루역할을 했습니다. 따라서 19세기 세계졍제체제를 유지하기 위해 금본위제(Gold Standard)유지를 정책의 죄고목표로 가지고 있었습니다.

 

프랑스의 중앙은행 (Banque De France)의 경우 독립된 금융기관이라기 보다는 부유한 프랑스귀족들의 사교모임과 같은 조직이었고 이런 조직의 형태는 심지어 프랑스혁명이후에도 지속되었지만 1910년대 대대적인 조직개편으로 당시 이 은행 이사회를 장악하던 프랑스 귀족들을 축출하는 개혁을 단행하게 됩니다.

 

독일의 중앙은행 (Reichebank)는 프랑스의 중앙은행보다는 관료조직에 가까운 조직으로 독일 재무부의  하부조직으로 기능했습니다.

 

이들 중앙은행의 정책결정을 보려면 이들이 처한 처지를 우선 살펴보아야 합니다.

1차 세계대전이후 미국은 채권국이었고 영국,프랑스, 독일은 모두 채무국이었습니다.

미국은 1919년 체결된 파리강화조약이후 채권국으로 전쟁채무의 변제를 요구했으며, 이는 중앙은행의 금 보유량 (Gold Bullion)의 불균형을 가져오게 됩니다.

 

즉 미국으로 많은 양의 금이 유입되면서 유럽제국들은 금 보유량 부족에 시달리게 된 것입니다.

 

이에 따라 미국은 금유입에 따른 통화팽창, 즉 인플레이션을 걱정해야하는 상황이었고, 영국 프랑스 독일은 통화량의 낮아져 불황에 빠져들게 됩니다.

 

그래서 영국은 불황을 감내하는 정책을 택하게 되고 독일은 인위적인 통화팽창정책을 취하게 됩니다.

 

영국의 불황감내정책, 즉 디플레이션(Deflation)을 감내하는 정책은 영국 산업의 위축을 가져왔으며 이는 더 더욱 영국의 금보유량을 축소시켜 불황의 악순환을 자초하게 됩니다.

수백만의 영국인들이 실업자 신세가 되었지만 영란은행장인 Montague Norman은 대영제국시절부터 지켜온 금본위제를 사수하고자 가격 상승을 용인하는, 즉 인플레이션을 유발시키는 파운드화의 평가절하를 용인하지 않는 정책을 폅니다.

이 결정적인 정책실패로 영국은 1차 세계대전 이전의 압도적 금융제국의 지위를 내려놓게 되고 금융의 헤게모니는 미국으로 넘어가게 됩니다.

 

반면 1차 세계대전의 패전국으로 전쟁채무국인 독일은 그들이 감당하기 힘든 전쟁채무의 부담을 금태환과 관계없는 화폐발행으로 대응하게 되고 이는 1920년대 독일은 최악의 하이퍼인플레이션 (Hyperinflation)의 늪에 빠지게 됩니다.

아직 금본위제아래 있었지만 금 보유량과 상관없이 마구 발행된 독일 마르크화는 그 가치가 폭락했고, 사실상 마르크화로 빵과 생필품을 구매하는 것은 불가능하게 되었습니다

화폐가치가 사실상 무의미하게 된 1920년대 독일은 빈부격차도 심해져 하층민은 더 더욱 생활의 어려움을 겪는 반면, 프로이센 제국이 무너진 이후 혼란기에 돈을 번 부자들은 수도 베를린에서 흥청망청 먹고 마시고 즐기는 휘황찬란한 삶을 이어갔습니다.

 

미국은 앞서 말하대로 유럽의 금이 미국으로 대량유입되면서 통화팽창에 의한 인플레이션을 관리해야 하는 입장이었고, 전통적으로 국내정책에 더 우선을 두는 미국정치인들은 유럽, 특히 영란은행의 Montague Norman과 지나치게 밀착한 관계를 보여주는 Benjamin Strong에 대해 불편함을 내비쳤습니다.

국내우선주의를 내세우는 정치인들에 비해 New York Fed라는 사실상의 미국 중앙은행을 이끄는 이 은행가는 보기 드믄 국제주의자로서 유럽의 국가들, 특히 같은 앵글로 색슨 국가인 영국과 긴밀히 협력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실제로 그렇게 실천했습니다.

 

1920년대 영국은 조선업, 철강업 등 사양산업이 대부분인 영국이 디플레이션 정책으로 대량실업과 경기 침체를 겪었습니다. 하지만 미국은 당시 새로운 산업이었던 자동차, 전화, 텔레비전, 가전등의 등장으로 산업적으로 대단한 성장을 하고 있었던 때였습니다.

물론 이러한 경제호황은 1929년 대공황을 만나 상당부분 쇠퇴하게 되지만 이때의 산업적 기반 확립이 2차 세계대전이후 미국이 세계를 주도해 나가는데 발판이 되었다는데 의의를 제기하기는 힘듭니다.

 

프랑스의 경우,1차 세계대전의 채무국임에도 영국과는 조금 다른 정책을 썼습니다.

영국과 마찬가지로 금보유량이 부족했던 프랑스는 금 보유량을 늘리기 위해 통화의 평가절하(devaluation)을 용인했고, 이는 인플레이션을 유발하면서 상품가격을 끌어올렸고, 시장이자율이 낮아지면서 경제가 활성화되는 효과를 보았습니다.

그러면서 유럽의 주변국들로부터 그리고 미국으로부터 금이 유입되기 시작했습니다.

금 본위제하에서 중앙은행의 일방적인 통화 평가절하는 사실 정도에서 벗어나는 것이었지만 프랑스는 금본위제 유지보다는 경제활성화를 택했고, 이미 전쟁으로 피폐해진 민중들에게 실업과 고율의 세금을 부담하라고 할 수는 없었습니다.

결과적으로 이런 약간의 트릭으로 프랑스는 경제적 이득을 보았고 주변국인 영국과 독일은 더 깊은 침체의 길을 걷게 됩니다.

프랑스의 자뭇 이기적인 이런 경제정책은 안그래도 사이가 좋지 않은 영국과의 관계가 더욱 악화되는 계기가 됩니다.

 

주의할 점은 이 당시 미국, 영국, 프랑스 모두 아직 금본위제라는 국제경제체체를 유지하고 있다는 겁니다.

1920년대를 통과하면서 1차 세계대전 이전 무리없게 작동되는 금본위제는 사실상 작동이 불능이 되었고, 중앙은행이 통화가치와 페그시켜야 하는 금괴는 대부분 미국과 프랑스에 몰렸고, 독일과 영국은 만성적인 금 부족에 시달렸고, 따라서 통화가치의 하락위험에 직면하고 있었습니다.

 

독일은 앞서 말한 하이퍼인플에이션의 시기를 지나 결국 통화개혁을 단행하게 됩니다.

종이와 같은 구 마르크로는 도저히 경제를 지탱해 나갈 수 없었기 때문이죠. 이책의 또 다른 주인공인 Hjamar Schacht 는 새로운 마르크화를 도입하면서 부족한 금을 대신해 영국 파운드화에 마르크를 페크시킵니다. 그리고 그의 솜씨로 마르크화는 점차 안정화되었습니다.

다만 문제는 이후 독일경제가 활성화 되지 않아 만성적인 금부족에 시달리고 따라서 독일은 대규모의 해외차입을 할 수 밖에 없게 됩니다.

독일은 미국과 영국에서 대규모의 해외차입을 합니다.

미국과 원인은 다르지만 독일의 이런 대규모 해외차입도 마찬가지고 통화팽창을 가져오고 인플레이션을 유발하는 효과가 나타납니다.

독일은 1930년대까지 해외 차입에 의존해 경제정책을 유지해왔고,이를 통해 전쟁채무를 갚아왔습니다.

하지만 영국의 파운드화에 페그된 마르크화는 영국의 경제가 침체된에 따라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었고, 미-영-드-독 4개국 중앙은행장들의 통화금융정책 논의에도 한발 물러서 있을 수 밖에 없는 처지였습니다.

 

영국은 프랑스의 과도한 금보유로 인한 자국 경제의 침제에 과민한 반응을 보였지만 자신들이 대영제국을 이루었던 근간이 금본위제의 기본을 무시할수 없는 딜레마에 빠져 있기도 했습니다

 

19세기까지 영국은 식민지 수탈과 대외무역으로 전세계의 외환보유고 (금보유고)를 독점하다시피하고 이를 기반으로 런던의 금융시장을 발전시켰습니다.

1차 세계대전이후 더이상 전쟁이전의 금본위제를 유지할 수가 없는 상황임에도 영국은 대영제국의 기반이던 금본위제에 집착하게 되지만, 인플레이션 유발정책보다 디플레이션을 통한 경기침체정책을 택하고 경제가 반등하기를 기다렸지만 이미 미국의 신산업(자동차, 전기, 가전 등)에 밀린 영국의 사양산업(철강업, 조선업 등)으로 인해 더이상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기가 어려워졌습니다.

 

결국 이 서구 4개국 중앙은행장들의 경제정책의 실패과정을 살펴보면 나타나는 중요한 배경은 바로 금본위제(Gold Standard)라는 제도에 있습니다.

 

서구에서는 가장 귀한 금속인 금을 통화에 페그시켜 금의 가치에 따라 통화가치를 평가해왔습니다.
이 시스템은 1차 세계대전 이전까지는 별 어려움없이 작동했으나 이 전쟁이 남긴 전쟁부채로 요동치기 시작합니다.

미국이 가장 많은 금을 보유하는 채권국이 되었고, 프랑스가 자국 프랑화 가치를 인위적으로 하락시키며 금보유량을 늘리는데 앞장선 반면, 영국은 디플레이션 정책을 취하면서 금본위제를 지키려 했지만 실패했고, 독일은 마르크화 과다 발행으로 인한 통화증발로 지독한 하이퍼인플레이션을 겪고 이후 해외차입에 의존하게 되는 결과를 맞이하게 됩니다.

 

이렇게 금본위제가 작동하지 않게 되자 새로운 국제금융질서를 재편하기 위한 필요성이 대두되고 서구 4대 강국은 1943년 미국의 브레튼우드에 모여 논의를 시작합니다.

 

결국 이책에서 미-영-프-독 4대강국 중앙은행장들의 정책실패를 이야기하려면 1차 세계대전이 어떠 유산을 남겼는지 살펴보아야 하고, 1차 세계대전 이전의 세계금융제도가 어떻게 이루어졌는지 보아야 하는 것이지요.

그런 면에서 단순히 1929년 미국의 주식시장 대폭락으로부터 시작된 대공황시기를 미국내의 시각으로 보는 것은 단순한 설명이고, 이 책이 4개국 중앙은행장의 정책적 실패의 시각에서 대공황을 바라본 것은 상당히 신선한 시도라고 볼 수 있습니다.

정책적 실패를 바라다 보려면 또한 은행가 뿐만 아니라 각국의 정치인들의 생각도 살펴보아야 하기 때문에 당시 정권을 잡았던 정치인들이 어떤 경제정책을 펼치려고 했는지 어떤 논의를 거쳐 정책을 결정했는지 여러 에피소드를 많이 담고 있습니다.

결과가 아닌 과정을 살펴보는 것이 역사서를 읽는 주요한 이유이기도 하기 때문이죠.

 

미국 국내적 요인과 더불어 국제적인 요인을 같이 살핀 드믄 시각의 책이기 때문에 퓰리처상을

받지 않았나 생각해 봅니다.

 

대학때 국제금융 교과서에 간략하게 서술되어 있던 금본위제라는 제도의 위력이 얼마나 대단했는지 그리고 금본위제에서 달러본위제로 가치의 기준이 바뀐다는 것이 얼마나 어마어마한 변화인지를 간접적으로나마 느낄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책에 대해 몇가지 더 말씀드리고 싶은 점은

 

1. 거시경제학이나 국제경제에 대해 공부를 하신분들이 보기 편하실 것이라는 점입니다. 경제학의 기초가 없이는 읽기가 쉽지 않습니다.

 

2. 이책이 한국어로 2009년도에 번역된것으로 아는데 600페이지 정도 된다고 하더군요. 원서로도 본문만 507페이지에 이릅니다. 꼬박 한달을 읽었으니 1930년대 대공황에 관심을 가지고 계시지 않다면 추천드리기 어렵습니다.

 

3. 원서에는 영어뿐만 아니라 독일어와 불어도 같이 나옵니다. 해당언어를 같이 이해해야 좀 더 이해가 빠를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4. 하지만 경제사에 관심을 가지고 있고, 2008년 촉발된 경제위기를 비롯해 현재 우리가 겪고 있는 경기침체의 원인과 과거의 공황과 어떤 차이가 있는지, 과거의 대공황, 특히 1930년대의 대공황과 그 이전 1907년의 경제위기를 알고 싶다면, 이 책을 일독하기를 권합니다. 교과서에서 보지 못한 위기의 원인에 대해 경제학을 전문적으로 공부한 투자은행가 출신 저자가 상세하고 재미있게 설명해 줍니다. 경제가 오히려 숫자 그 이상이라는 것을 알게 해 준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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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Panic of 1907 : Lessons Learned from the Market's Perfect Storm (Hardcover)
로버트 F. 브루너 외 지음 / John Wiley & Sons Inc / 200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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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7년에 일어난 미국 뉴욕 금융가의 경제공황(panic)은 이후 일어난 1930년대의 경제 대공황(The Great Depression)보다 많이 알려져 있지는 않습니다.
이 책은 버지니아 대학 경영대학원에서 학생을 가르치는 두 교수가 20세기 들어 최초로 일어났으며 가장 큰 영향을 끼친 경제공황을 그 일어난 원인을 추적하고 당시의 J Piepont Morgan을 비롯한 경제계 리더들이 어떻게 대처해서 공황을 막았는가를 마치 한편의 드라마를 보는 것처럼 보여줍니다.

1907년에 일어난 미국의 경제공황 (panic)은 1906년에 있었던 샌프란시스코 대지진 (San Francisco Earthquake)와 영국 영란은행(The Bank of England)의 미국 채권미인수를 주요원인으로 발발했습니다.

미국의 경제수도 뉴욕의 주요 은행들과 트러스트 컴퍼니에서 신용경색으로 인한 유동성 부족(Liquidity crisis) 사태가 일어나고 이 금융기관에 돈을 맡겼던 고객들이 자신들의 현금을 갑작스럽게 대량으로 인출을 요구합니다.
신용경색에 따른 금융기관의 인출요청은 경제공황시 가장 대표적으로 일어나는 현상으로 보통 뱅크 런 (Bank Run)이라는 용어를 사용합니다.


신용경색으로 타 금융기관으로부텉 자금을 융통하지 못한 금융기관은 결국 자신이 가지고 있는 지불준비금(reserve)로 자금을 고객들에게 주게 되고 더이상 지급을 하지 못한 상황에 다다르면 지급불능 (insolvency)에 이르게 됩니다. 이 지급불능은 금융기관의 파산(bankruptcy)상태에 이르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일반이들의 예상과 다르게 놀랍게도 1907년 당시 미국에는 영국의 영란은행같은 중앙 은행이 아직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현재 전세계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이사회 (FRB)는 사실 1907년의 경제공황을 계기로 1914년 설립됩니다.

당시 신용경색으로 뉴욕과 시카고를 비롯한 주요 금융도시 (Money center) 뿐만 아니라 미국의 전 지역의 은행들이 지급불능 사태에 빠지게 되었음에도 중앙은행을 통한 수표의 정산 (clearing house)이나 지불준비금제도는 미비했습니다.

그래서 이런 상황을 위해 대타로 나선 이가 바로 J Pierpont Morgan이라는 거물 금융가입니다.

이사람은 미국의 유명한 투자은행 JP Morgan의 설립자이기도 하죠.
그는 당시 자신이 해오던 금융업에서 손을 때고 반 은퇴상태로 유럽을 여행하며 골동품와 미술품을 모으면서 자선사업을 하면서 지내고 있었고 그의 아들이 사실상 그의 금융회사를 운영하고 있었지만 20세기 들어 최초로 발생한 미증유의 경제공황에 결국 나서게 됩니다.

그는 자신의 금융계와 산업계에 걸친 영향력을 총동원해 뉴욕의 주요은행의 은행장들과 트러스트 컴퍼니의 회장들을 도서관 (a Libary)라고 불리던 뉴욕의 자신의 집무실로 불러 모아 경제공황을 타계하기 위한 작업을 지휘합니다.

시스템적으로 서로 연결되어 움직이는 금융계의 속성 상 한 은행이 지급불능에 빠지게 되면 그 은행에 자금을 빌려주었던 은행 역시 자금압박에 시달리고 자금을 빌려줄 때 담보 (collateral)로 받은 주식 역시 폭락을 하는 악순환을 지속하게 됩니다.

그래서 고객의 자금인출요청을 받아 자금이 고갈된 주요은행들에게 뉴욕의 각은행들은 자금을 융통하고 이 융통되는 자금을 효율적으로 모니터링하기 위해 청산기구 (clearing house)를 설립해 운영했으며, 그는 당시 루즈벨트 행정부의 재무부 장관과도 접촉해 유동성 확보를 위한 협상을 벌이게 됩니다.

당시 금본위제였기 때문에 유동성은 실물 금과 은의 가치를 기반으로 발행되었고 이 당시의 유동성 부족 사태는 미국의 금 수요 부족을 일으키게 됩니다.
그래서 미국 재무부는 영국 및 유럽 주요국과 협의를 해서 금괴와 은괴를 수입하는 일도 하게 됩니다.

연쇄적인 신용경색으로 주요금융기관이 계속 문을 닫자 J Pierpont  Morgan은 결국 자신이 대주주로 영향력을 행사하는 미국 최대의 기업 US Steel의 Bond와 TC&I의 주식을 교환하는 Deal을 함으로써 산업계를 통한 유동성 공급을 성공시키고 결국 경제공황상태를 멈추게 됩니다.

당사의 대통령인 루즈벨트는 이 경제공황 이전  거대기업의 시장독점(monopoly)상황에 심각한 경고의 목소리를 내고 있었고 JP Morgan 의 참모들도 이 상황을 주시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들은 당시 발효된 Sherman Antitrust Act에 자신들이 하고자 하는 US Steel과 TC&I이 위반되는지 확인하고 싶어했고 루즈벨트 대통령의 승인을 받아 Deal이 성사되지 못하는 위험을 피하고자 했습니다.

 

루즈벨트는 이 미증유의 공황상태롤 심각하게 이해하고 자신이 비판하던 금산연합체의 독점에 대한 비판입장을 비꾸어 J Pierpont Morgan과 그 참모들이 주도한 US Steel과 TC&I와의 Deal을 승인합니다.

 

이 조치로 샌프란시스코 대지진으로 발발한 미국의 신용경색 그리고 이로인한 뱅크 런 그리고 이로 인한 금융기관의 파산을 동반한 20세기 최초의 경제공황은 성공적으로 회복될 수 있었습니다.

 

 

이 책에 대해 평가를 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1. 금융경제 전반에 대한 이해를 동반하지 않으면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는 책입니다

2. 책의 출간 자체가 2007년 미국이 금융위기를 맞은 상황에서 출간된 것이기 때문에 과거의 교훈을 얻으려는 의도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3. 하지만 영향력있는 금융가들이 자신들의 위기를 어떤식으로 헤쳐나갔는지 소설처럼 재미있게 묘사하였습니다

4. 마지막 장이 특히 인상적인데 저자들은 1907년의 경험을 7 가지 교훈으로 정리했습니다.  금융경제에서 나타나는 일반적인 특징이라고도 할 수 있는 좋은 정리라고 생각합니다

5. 그리고 마지막 장에서 7 가지 교훈을 학자들의 연구성과와 연결해서 정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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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Beautiful Mind: The Life of Mathematical Genius and Nobel Laureate John Nash (Mass Market Paperback, Export)
실비아 네이사 지음 / Simon & Schuster / 200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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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게임이론 (Game Theory)의 창시자이자 천재 수학자였던 존 내쉬(John Nash)의 평전입니다.

이 책은 동명의 영화의 원작이기도 합니다. 2001년 러셀 크로(Russell Crowe) 와 제니퍼 코넬리(Jennifer Connelly) 주연의 영화를 보고 원작을 읽고 싶어 구해 읽었습니다.

이 책은 한 천재 수학자가 겪어야 했던 불행했던 개인적 삶을 집중적으로 이야기합니다.

냉전이 시작된 1950년대 프린스턴 대학의 수학 천재로 혼자 자신만의 세계에 빠져 있던  존 내쉬는 그가 앓고 있던 정신분열증 (Schizophrenia)으로 개인적으로 불행한 삶을 살았지만 MIT의 수학 교수로 일하면서 내쉬 균형(Nash equilibrium )과 게임이론(Game Theory) 을 확립시키며 경제학계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게임이론은 한사람의 행위가 다른 한사람의 행위에 영향을 미치는 상호의존적, 전략적 상황에서 어떻게 의사결정이 이루어지는가에 대한 이론으로 내쉬에 의해 처음 확립되었지만 이후 군사학과 경제학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경제학 분야 중에서는 특히 과점시장 (場; 소수의 생산자가 시장을 장악하는 시장,한국의 무선통신시장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을 분석하는데 아주 유용한 틀로서 미시경제학(Microeconomics)의 발전에 큰 영향을 주었습니다.

 

내쉬균형은 게임이론의 한 개념으로서 상대방의 전략이 공개되었을 때 어느 누구도 자기 전략을 변화시키려고 하지 않는 전략의 집합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전략 구성이 두 참여자에 의해 모두 예측되었을 때 이 게임은 내쉬 균형에 도달하게 됩니다.

 

하지만 이 독창적인 이론들을 확립할 당시의 그는 정신분열증으로 투병을 할 당시여서 노벨상 위원회는 그에게 수상을 할 수 없었습니다.  정신병자에게 노벨상을 수여할 수는 없기 때문이죠.

존 내쉬는 정신분열증을 완전히 극복한 이후 노년이 된 1994년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합니다 

 



그는 더구나 냉전(cold war)이라는 시대상황으로 인해  소련의 암호를 해독하는 일을 하기도 합니다. 정상적인 사람들도 하기 어려운 일을 그가 제대로 감당할 수는 없었습니다. 그의 정신분열증은 이 시기에 더 악화됩니다. 

뉴욕타임즈의 경제학자이자 저널리스트인 저자 실비아 네이사(Sylvia Nasar)는 내쉬가 게임이론에 대한 영감을 얻는 과정부터 그가 확립한 이론의 내용을 수식을 사용하지 않고 쉽게 서술했으며, 내쉬가 앓던 정신분열증과 내쉬의 개인적 삶도 잘 어우러지게 서술해 놓았습니다.

영화의 내용과 책 내용이 완전히 같지는 않지만 영화를 보고 책을 읽는 것이 책 내용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됩니다.

뛰어난 머리와 함께 정신분열증을 앓아 어려운 삶을 산 존 내쉬를 보면 한 사람이 모든 것을 가질 수 없다는 평범한 진리를 깨닫게 합니다.

개인적으로도 내쉬처럼 머리가 아주 뛰어나게 좋지만 상처 입기 쉬운 여린 마음으로 정신병을 앓는 친구를 가까이서 본 적이 있어 더더욱 공감이 가는 책이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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