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대학교에서 도시사(都市史)를 연구하시는 박진한교수의 2024년 저작입니다.
일본의 역사를 고대에서부터 현재에 이르는 긴시간동안 도시의 발달의 관점에서 바라본 독특한 시각의 책입니다.
고대 일본에 도입된 중국의 도성(都城)제부터 일본의 중세이후 지방 영주들인 다이묘(大名)의 성과 그 성아래 마을인 조카마치(城下町)의 성립과정을 보여줍니다.
오랫동안 무사중심의 사회였던 일본은 수백개의 번(藩)의 영주와 영주의 성아래 마을인 조카마치의 형태로 지내다가 19세기 말 메이지유신 시기가 되어 폐번치현(廢藩置縣)이 이루어지고 번들이 통합되고 근대도시가 발전하기 시작합니다.
일본의 오랜수도였던 교토(京都)가 중국의 고대도시체계인 도성제의 영향이 도시 곳곳에 남아 있고, 일본의 경제수도인 오사카(大阪)는 16세기 도요토미 히데요시( 豐臣秀吉)의 근거지로 아직도 얼마남지 않은 일본식 성인 오사카성(大阪城)이 남아 있는 조카마치 구조였습니다.
일본은 17세기부터 유럽의 포르투갈과 네덜란드와 교역관계를 가졌고, 규슈의 나가사키(長崎)의 데지마(出島)를 통해서 제한적으로만 서양인들과의 접촉하며 쇄국정책을 유지했습니다.
일본은 또한 규슈 최남단 사츠마번(薩摩藩)의 가고시마(鹿兒島)를 통해 포르투갈의 화승총을 받아들여 조선과 임진왜란을 치를 때 사용한 전력도 있습니다.
이 책은 도쿄, 교토, 오사카 등 일본의 거대도시 뿐만 아니라 하기(萩), 규슈남단의 가고시마(鹿兒島)처럼 메이지 유신과 관련이 있는 소도시와 제국일본의 대표적 군수도시였던 히로시마(廣島) 그리고 일본 최초의 야하타(八幡) 제철소가 있었던 기타큐슈(北九州)도 다룹니다.
규슈 북부와 야마구치현사이를 가로지르는 세토내해(瀨戶內海)는 과거 조선과 일본을 이어주는 관부연락선(關釜連絡船)이 오가던 교통의 요지입니다.
부산과 야마구치현의 시모노세키(下關)을 오가던 관부연락선은 일제강점기 많은 조선인들이 일본으로 이주하기 위해 탔던 배이기도 하죠.
규슈쪽에는 시모노세키 건너편에 간몬해협(關門海峽)을 사이에 두고 모지(門司)가 있습니다.
시모노세키와 모지항은 별도로 장을 할애해 설명하지는 않지만 한국과의 관계 그리고 일제의 전쟁과 관련해 매우 중요한 항구입니다.
일본과 미국의 관계해서 중요한 도시로 도쿄 인근 에도만의 항구도시 요코하마(横浜)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미국의 페리 제독이 에도만의 우라가(浦賀)에 흑선을 타고 와 통상을 요구했고, 이에 일본은 요코하마를 개항하고 국제법체제에 편입되었습니다.
지금도 우라가가 있는 요코츠카(横須賀)는 군항으로 일본의 패전이후 미군이 주둔했던 군항입니다.
같은 기능을 하는 미군주둔 군항으로 규슈의 나가사키 근처의 사세보(佐世保)항이 있습니다. 일본의
네덜란드 도시 하우스텐보스(ハウステンボス)로 유명한 도시이기도 합니다.
일본이라는 나라는 가장 가깝고 그래서 자주 가본 국가이기도 하고, 한국과의 과거에 애증이 남아 있는 나라이기도 합니다.
어렸을 적 일본의 수도 도쿄를 비롯해 교토, 오사카, 나가사키, 후쿠오카, 기타큐슈, 고쿠라, 모지, 시모노세키는 직접 방문한 적이 있어 글을 읽으면서 더 실감을 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일본에 대한 책을 찿아 읽기 시작한 것도 먼저 일본을 접한 경험이 이끄는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기왕에 도시에 대한 역사책을 소개하기로 했으니 제국일본의 도시계획이 어디에서 영향을 받았고 또 조선에 어떤영향을 미쳤는지를 알수 있는 책이고, 제가 도시에 관해 거의 처음 읽었던 책이라 다시 소개하고자 합니다.
전진성, 상상의 아테네, 베를린 도쿄 서울: 기억과 건축이 빚어낸 불협화음의 문화사 ( 천년의 상상,2015)
집필된 지 10년이나 지난 책이지만 그리고 두꺼운 벽돌책이지만 아주 재미있게 읽었던 책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