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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열화당 사진문고로 나온 사진가 김녕만님의 사진선집입니다.

전북 고창출신의 사진가께서 고향에서 찍어오신 1970년대 농촌 풍경에서부터 동아일보 사진기자로 재직하시는 동안 찍으신 1980년의 광주민주화운동 사진 그리고 1980년대의 격렬했던 가두시위 사진, 그리고 전두환 노태우 두 대통령들이 피의자복장을 하고 호송차에서 내리는 사진이 있습니다.

지금은 사라져서 볼수가 없는 전경들의 애환을 담은 사진도 있습니다.

후반부에는 남북분단에 촛점을 맞춘 판문점에서 찍은 사진들이 있습니다. 일상에서 유머러스한 장면을 잡기로 유명한 사진가답게 표지사진으로 쓰인 망원렌즈가 궁금한 북한군 사진이 여기 있습니다.

사진가 본인이 말씀하신대로 사진기자가 아니면 접근할 수 없는 대상과 장소를 카메라에 담았다는 게 사진을 하는 입장에서 부러운 대목이었습니다.

사진집에는 간간히 2000년대 이후 사진기자를 그만 두신후 찍은 사진이 나오는데, 이 사진들을 포함하여 사진이 모두 1970년대부터 일관되게 흑백으로 촬영하신게 인상적이었습니다.

사진은 ‘흑백’이어야 한다는 흑백사진에 진심인 한 사람으로서 사진집의 완성도가 엄청나다고 생각했습니다.

부드러운 그레인으로 표현된 차분한 톤의 흑백사진이 거의 모두 피사체에 근접하여 팬포커스로 촬영되었습니다.

사진의 중심 피사체가 후경과 모두 포커스가 맞는 팬포커스 사진이 사진적 이미지의 본모습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정말 대단한 사진을 보았다고 느낍니다.

이 사진집에서 사진가께서는 사진을 설명해주셨고 < 사진예술> 편집장이신 부인께서 작가론을 써주셨습니다.

최근 이 사진집이 2020년 열화당에서 다시 새로운 장정으로 발매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제가 본 사진집은 초판이라 차이가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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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를 대표하는 전쟁사진가(War Photographer) 로버트 카파(Robert Capa)를 모르는 사람은 없습니다.

미국의 전쟁사진가로 알려진 그가 헝가리 출신 유태인인 사실도, 그의 이름 로버트 카파가 ‘활동명’이라는 사실도 사실 잘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카파는 헝가리 부다페스트(Budapest)에서 안드레 프리드만 (Andre Friedmann)으로 태어났습니다. 집안이 넉넉치 못했던 그는 독일 베를린(Berlin)으로 가서 대학을 다니며 사진을 처음 접했습니다. 베를린에서 암실 조수를 하면서 사진의 현상 인화과정을 배우고 사진을 익혔습니다.

하지만 독일에 나치당이 정권을 장악하고 유태인들을 탄압하자 그는 거점을 다시 파리(Paris)로 옮깁니다. 여기서 본격적으로 보도사진가들을 만나면서 프로 사진가의 길로 접어듭니다.

프랑스에 있으면서 그는 처음 스페인내전( The Spanish Civil War)에 종군합니다. 프랑코 독재정권에 반대하는 스페인 민병대편에 선 카파는 이 전쟁에서 처음 전쟁사진가로서 명성을 얻습니다.

하지만 전쟁에서 돌아온 그는 평상시에는 파티에 참석하고 클럽에 드나들고 도박을 하며 불안정한 생활을 합니다.

스페인 내전에서 그의 첫 연인 질다 타로(Gerda Taro)를 잃은 것이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그녀는 혼자 전쟁을 취재하다 자동차 사고로 목숨을 잃은 것입니다.

첫 연인을 전쟁에서 잃은 직후 카파는 수많은 여배우, 모델 등 많은 여성을 만나도 결코 결혼을 하지 않았습니다.

나치 독일이 프랑스를 침공하자 카파는 가족들과 함께 미국으로 이주합니다. 이후 미국 뉴욕과 영국 런던 그리고 프랑스 파리를 오가며 방랑하는 삶을 삽니다.

질다 타로 이후 카파와 가장 오래 깊은 관계를 가진 여성은 헐리우드 배우인 잉그리드 버그만(Ingrid Bergman)입니다. 남편과 사실상 쇼윈도 부부였던 버그만은 파리에서 카파를 만나 그와 사랑에 빠졌고 남편과의 이혼도 심각히 고려했으나 카파는 버그만의 결혼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또 미국 모델인 제미 하몬드 (Jemmy Hammond)와도 깊은 관계를 가졌으며 그녀의 두 아들들이 카파를 아버지처럼 생각하는 관계였습니다.

인도차이나 전쟁에서 1954년 카파가 전장에서 사망하자 제미 하몬드는 충격을 받고 무너졌다고 저자는 전합니다.

스페인 내전에 참전이후 술과 도박 그리고 여자에 빠져 지내던 카파는 제2차세계대전이 발발하자 아프리카 전선과 이태리 전선에 종군합니다. 그리고 1944년 6월 6일 연합군의 노르망디 상륙작전에 종군하여 오마하 비치(Omaha Beach)에 첫 상륙부대와 함께 상륙의 순간을 카메라에 담습니다.

노르망디 상륙작전의 참혹함과 치열함은 그가 찍은 흔들린 사진 한장에 고스란히 남아 있습니다.

카파를 모르던 사람들도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1998년작 <라이언 일병 구하기(Saving Private Ryan)>을 기억할 것입니다. 이 걸작 전쟁영화의 오프닝신은 카파의 노르망디 상륙 순간의 사진을 참조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카파는 스페인 내전과 제2차 세계대전에 종군해 유명한 전쟁사진가로 이름을 날렸지만 그 댓가는 혹독했습니다.

10여년 이상 전쟁터에 나간 탓에 그는 외상후 스트레스장애( Post Traumatic Stress Disorder)를 앓았습니다. 극심한 불안증세, 폭음을 일삼았고, 우울증을 앓았으며 화를 자주 내고 가만히 있지를 못했습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그는 유태인으로서 이스라엘 독립전쟁(1948)에 종군해서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땅에 성립되는 현장을 찍었습니다.

프랑스 파리에서 오랫동안 활동한 카파는 미국의
여러 작가들( 해밍웨이, 스타인백) 과 각별한 사이였으며 라이프(Life)지의 사진가들 그리고 여러 나라의 보도사진가들과도 잘 알고 지냈으며 함께 포커를 치거나 바에서 술을 마셨습니다.

영화감독 존휴스턴과 도박친구였으며 화가 피카소와 마티스와도 친구로 지냈습니다. 그는 남프랑스에 휴가를 즐기러 정기적으로 방문을 해서 이들 예술가/ 배우들과도 잘 지냈습니다.

잉그리드 버그만과 사귀면서 영화 <노토리어스(Notorious),1946>의 셋트장에서 버그만의 스틸사진을 찍기도 해서 히치콕 감독과도 알고 지낸 사이였습니다.

이는 아마도 카파가 전쟁사진가로서의 유명세가 이미 셀레브리티 수준으로 높아진 까닭이어서 인것으로 추정됩니다.

이렇게 화려하지만 불안정하고 경제적으로 늘 쪼달린 삶을 살던 카파는 1954년 일본에서 열린 그의 사진전에 몰린 구름인파를 보고 다시 사진작업의 열망이 생깁니다.

당시 일본의 카메라 업체들이 카파에게 새 카메라와 렌즈를 증정하며 선물 공세를 폈고 카파는 처음 가본 동양의 일본에서 꽤 고무되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일본에서 카파는 바로 인도차이나 전쟁 취재를 위해 방콕으로 떠나고 이후 베트남으로 들어가 전쟁을 취재하러 가서 전쟁터에서 사망합니다.

전쟁터에서 죽은 전쟁사진가가 되었기 때문에 그는 ‘전설적인’전쟁사진가가 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가 남긴 한마디는 사진을 배우는 모든 이들에게 사진을 하는 자세를 알려주는 경구가 되었습니다:

만약 당신의 사진이 충분히 훌륭하지 못하다면, 당신이 (피사체에) 충분히 가까이 다가가지 못했기 때문이다.

If your photographs arn‘t good enough, you ‘re not close enough


끝으로 책에 관련한 몇가지 사항을 부기합니다.

이책은 본문 23장으로 구성된 총255쪽 분량의 책으로 2003년 출간되었습니다.

카파와 동시대를 살았던 가족과 주변인물들의 인터뷰와 오래된 신문과 잡지기사를 발굴해서 카파가 살았던 시대를 입체적으로 구성했습니다. 이 글을 쓴 저자가 제2차세대전 전쟁사에 대한 책을 이미 여러권 쓴 전문가인 것도 이 책에 나온 전쟁과 전투관련 서술을 더욱 신빙성있게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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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ump: The Dog Who Ate a Picasso (Hardcover)
David Douglas Duncan / Thames & Hudson / 200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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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신혼여행으로 간 프랑스 앙티베 (Antibe)의 피카소 미술관에서 산 책입니다.

피카소미술관에 온 김에 기념품으로 산 책이고 불어를 몰라 영어책을 고른 것입니다.

구입할 때는 몰랐는데 이책의 피카소 사진과 글을 쓴 데이비드 더글러스 던컨( David Douglas Duncan)은 미국출신 사진가로 프랑스에서 살았던 포토저널리스트로 라이프(Life)잡지의 사진가로 한국전쟁과 베트남 전쟁을 취재한 전설적인 사진가입니다.

17년동안 천재화가 파블로 피카소(Pablo Picasso)와 가까운 친구로 지낸 이 사진가는 화가의 내밀한 사생활과 작업모습을 피카소의 자택에서 카메라로 포착합니다. 1956년부터 1957년 두해동안 집중적으로 찍은 사진들입니다.

사진가의 반려견이었던 럼프(Lump)라는 이름의 강아지는 피카소의 집안에 입양되어 새로운 가족이 되고 이 강아지는 이후 피카소와 같이 살면서 피카소의 작품에 등장하고 역사에 남게됩니다.

필연적으로 이 책은 두 사람의 인물에 집중할 수 밖에 없는데 사진가의 피사체가 된 미술가 피카소와 저자이자 피카소의 친구이며 이책을 구성하고 이야기를 들려주는 더글라스 던컨입니다.

이 책의 사진은 독일의 오래된 카메라 라이카(Leica)로 촬영되었는데 이는 데이비드 더글라스 던컨이 이 카메라 회사와 특별한 관계를 가졌기 때문입니다. 책에도 언급이 나오지만 라이카는 사진가를 위해 M3D 라는 커스텀 모델(customized model)을 제작해주었습니다.

책의 사진의 대부분이 흑백필름사진이고, 사진가 자신도 자신의 대부분의 사진을 흑백으로 촬영해왔고 컬러사진은 별로 많지 않다고 스스로 언급합니다.

흑백사진으로 찍은 남프랑스의 피카소 자택의 작업실과 일상을 가감없이 찍은 사진은 매우 인상적이고 사진 전체의 포커스가 모두 맞는 팬포커스 (Pan Focus) 사진이 거의 대부분입니다.

친밀감과 함께 밀착해서 일상을 찍은 사진이 매우 인상적입니다.

사진을 배우려면 우선 대가들의 사진을 많이 봐야 하는데 이 사진집의 기막힌 일상사진을 보면서 과연 전설적인 사진가라 순간을 기막하게 잡는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이 사진집을 보면서 신혼여행때 가본 남프랑스의 앙티베도 다시 기억이 나고, 천재 미술가 피카소의 삶도, 아시아의 전장과 남프랑스의 휴양지를 오갔던 종군사진가이자 포토저널리스트의 삶은 어떠했을지 궁금해졌습니다.

일상의 사물과 가족들을 자신만의 스타일로 완성하는 화가와 평범한 일상에서 비범한 찰라의 순간을 잡아내는 사진가는 사진만의 관점에서 순간을 잡는다는 면에서 매우 닮았습니다. 붓으로 표현하는가 또는 카메라로 표현하는가만 다를 뿐이죠.

캔디드(candid) 사진을 찍지 않는 예술사진가들이 마치 그림과 비슷한 사진을 촬영하는 것도 회화와 사진의 이런 유사점때문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끝으로 이 책을 서재를 뒤져 읽은 이유는 10여년 만에 다시 사진을 찍기로 결심해 한동안 멀어졌던 사진집을 다시 보고 워밍업을 하기 위해서입니다.

출간된지 20년 가까운 책이지만 온라인 서점에서 아직도 구할 수 있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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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신부님은 사진가
장긍선 옮김 / 눈빛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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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저녁 사두었던 사진집 한권을 보았습니다.

한국천주교 평양교구에서 2017년 펴낸 기록사진집으로 1920-1940년대 평안도와 함경도의 풍경과 사람들을 담고 있습니다.

한국에서 천주교 및 기독교 전래의 역사는 조선후기까지 거슬러 올라갈만큼 꽤 긴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실학자로 알려진 조선후기 남인의 천재 중 한사람인 정약용도 ‘서학’이라는 학문으로 천주교에 접했고, 그의 가족 중 순교한 이들도 여럿 있습니다.

평안도 지역은 지리적 위치로 볼때 조선의 사신이 청국으로 가는 길목에 위치해 있었고, 다른 지역과 달리 외국의 영향을 많이 받아온 지역입니다. 무역을 통해 부를 축적한 자산가들이 많았던 이 지역은 천주교/기독교 등 외래종교를 받아들이는데도 열심이었고, 교육열도 높았습니다.

이런 탓에 조선의 기득권 층인 기호지방의 서인 노론층과 불화가 잦던 곳입니다. 기호지방 양반들은 같은 양반인데도 평안도 출신을 홀대했고, 평안도 출신은 문과입직이 매우 어려웠습니다. 완고하기 그지없는 조선성리학과 이를 신주단지 모시듯한 기호지방 노론의 편협함때문이었습니다.

아무튼 이런 남다른 배경을 가진 평안도에 미국의 천주교(카톨릭) 선교회인 메리놀회가 일제초기부터 평안도 여러 대도시, 이를테면 평양이나 진남포, 위주 그리고 신의주 등에 천주교회를 세우고 선교를 시작합니다.

이글은 1940년대 한국을 철수하기 전까지 평안도를 중심으로 선교를 했고, 이 책의 사진들은 그 당시의 기록입니다.

공산주의가 없던 시절의 평안도를 보여주고 있고, 거의 저의 조부모님 대에 해당되는 분들의 기록입니다.

지금은 이해자체가 되지 않지만 실제 1920-40년대에 평양에 천주교회가 있어 미사를 드리고 첫영성체를 받고 소풍을 가고, 농사를 짓고 사는 평범한 사람들의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특히 거의 모두 흰색 한복을 입고 있는 모습과 앳된 소녀들이 너무나 당연한 듯 동생으로 보이는 아기를 들쳐 업고 있는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한국전쟁으로 인해 금단의 강처럼 느껴지는 압록강으로 수녀님들이 나룻배를 타고 오는 모습이라든지, 평양에 미국 선교회가 세운 신학교가 있다든지 하는 모습은 지금 사진으로 보기전에는 믿기지가 않습니다.

이 책에 나온 의주 풍경은 저에게 매우 특별하게 느껴지는 것은 아마 오래전 돌아가신 아버지의 고향이 의주여서 그런 것 같습니다. 사진 중 일부는 아버지께서 한국전쟁 이전 북한에 사실 때 찍힌 것이라고 생각하니 더 그렇습니다.

저도 오래 묵혀두었다 이 사진집을 보았는데 이 사진집을 서점에서 과연 구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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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Dennis Kim > [마이리뷰] 장미의 이름 - 상

이제는 원작자인 에코교수도 번역가인 이윤기 소설가도 모두 고인 (故人)이 되었지만 ‘장미의 이름’이라는 소설로 모두에게 기억될 듯 합니다.

암흑의 시대 (Dark Age)로 알려져 왔던 서양의 중세를 미스터리 소설의 형식을 빌러 소환한 당시로서는 무척 충격적 작품으로 기억합니다.

1990년대 초 이 소설을 만나고 이미 30여년의 세월이 흘렀고 당시 중년의 숀 코너리와 앳된 크리스찬 슬레이터를 만날 수 있었던 이소설의 영화판도 같이 기억되었으면 합니다.

제임스 본드로 이름을 떨친 숀 코너리가 007이외의 작품을 시작한 때로 기억하며 이후 인디애나 존스에서 코믹한 인디애나 아버지로 주가를 올리지요.

소설의 영문판도 오랫동안 베스트셀러여서 한번 꼭 읽어볼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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