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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이 그리운 이유.동물학 눈빛사진가선 4
김병훈 지음 / 눈빛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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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평론가 진동선 선생은 사진가 김병훈씨는 ‘감성이 남다르다’고 평하셨습니다.
이 사진집은 물론 평론가님의 평가에 합당한 사진으로 채워져 있습니다.

이 사진집은 사실상 별개의 두 파트로 구성되어 있는데, ‘산책이 그리운 이유’가 전반부, ‘동물학’이 후반부입니다. 진 평론가님의 평은 전반부에 해당하는 것이고 후반부에 대한 평은 미술평론가이신 박영택 선생이 따로 하셨습니다.

‘동물원’은 흑백 동물초상사진으로 사진가께서 한국 일본 중국의 동물원에서 촬영하셨다고 합니다. 동물의 개체적 육체를 흑백사진으로 담은 후반부는 박영택 선생에 따르면 ‘우아하고 슬프다’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진집의 전반이 일상의 한 조각을 사물과 사람들의 표정을 통해 보여주고 있다면 후반부는 ‘압도적인’동물 초상을 통해 동물 각 개체들의 육체에 깃든 ‘슬픔’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전반부 사진은 전부 1998년 촬영된 것들로 당시의 분위기를 고스란히 보여줍니다.

사진집은 작가의 전시회를 기반으로 한 것으로 보이고 개별사진에 대한 캡션이 없고, 인화방식만을 보여줍니다.

사진과 미술의 경계에 있으면서 사진이 보여줄 수 있는 사진의 특징을 보여주는 사진집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2014년 출간된 사진집이라 아직 구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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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도시 눈빛사진가선 28
문진우 지음 / 눈빛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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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출간된 이 사진집은 온전히 부산 한 도시에 사는 사람들에 대한 사진집입니다.

문진우 사진가는 부산출신으로 부산에서 사진작업을 해오신 분입니다.

1980년대 중반부터 약 10여년간 부산의 도심에서 만날 수 있는 사람들을 광각렌즈로 찍은 흑백사진입니다.

40여년 전 이 땅에 존재했던 가까운 과거가 사진 속에 존재하고 있습니다.

사진가께서 마치 인물들이 미지의 공간에 있는 것처럼 단순하고 명징하게 촬영을 하셔서 사진의 캡션을 보지 않는 한 사진이 찍힌 장소와 일시를 알기 매우 어렵습니다.

다큐멘터리로 찍은 사진이지만 좀 결이 다릅니다.

사진을 모두 인스타그램으로 보는 시대에 사진집을 보는 건 좀 특이해 보일 수 있겠지만 사진촬영에 진심이라면 물성이 느껴지는 사진집을 꼭 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사진은 이미지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만지고 느낄 수 있을 때 제대로 느껴지는 것이기 때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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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더 로드 - 김문호 사진집 눈빛사진가선 3
김문호 지음 / 눈빛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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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호 사진가께서 2014년에 출간하신 사진집입니다.

‘온더로드(On the Road)’라는 사진집 제목처럼 한국의 여러 대도시에서의 삶 특히 길의 삶의 모습이 포착되어 있습니다.

사진을 공부하려고 사두었던 사진집을 12년이 지난 다음에야 보게 되었네요.

사진가 김문호님은 서론격인 ’사진사의 노트‘에서 밝히셨듯이 사진을 ’기록의 매체‘로 대하시는 분입니다.

인용하면,

나는 도시라는 공간에서 살고 있는 인간들에 대한 관심으로 작업을 해왔다 (p3)

하지만 나는 생각과 그 느낌들을 표현하기 위해서 작위적인 노력은 하지 않았다. 한 장면 한 장면을 철저히 현장에 있는 그대로 보고 채집하였다 (pp3-4)

인영에서 보시다시피 도시에서의 삶을 현장에서 진솔하게 ’기록‘하고’채집‘하는데 중점을 두고 사진을 찍어오신 겁니다.

1990년대에 청춘을 보낸 사람으로서 지하철 안과 역사의 모습들 그리고 술자리와 유흥가 사진은 30여년 전으로 다시 되돌아가게 만듭니다.

지금 생가하면 하루 12시간 이상 일을 했었고, 퇴근 후에 밤늦도록 술자리를 가졌던 기억이 납니다.

지리멸렬한 삶을 살아내던 일반 서민들의 삶의 모습을 가감없이 보여주시는 것 같습니다.

이 사진집을 보면서 이 사진에 찍힌 1990년대가 어떤 시대였나 되돌아보게 됩니다.

본격적인 디지털시대가 태동하던 시점이었고, 한국은 1997년 외환위기 전까지 계속 고속성장의 끝물을 타던 시기였습니다. 중진국에서 선진국이 되자고 하던 시기였습니다.

지금은 오로지 사진으로만 볼 수 있는 ‘가까운 과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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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영상이론가이신 이영욱 사진가의 사진집입니다.

2015년 출간된 책으로 이 책의 사진들은 모두 익숙한 대상에 대한 ‘낯설음’으로 표현될 수 있습니다.

사진을 ‘기록’으로 생각하기보다 ‘예술’로 생각하시는 작가의 의도가 드러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자께서 ‘사진가의 노트’에서 밝히셨듯이, 이영욱 사진가께서는 현실의 ’재현‘으로서의 전통적인 사진에 크게 의미를 두지 않고.

사진을 객관적인 재현의 도구로 사용하지 않는 것이 사진예술의 답이라고 보았다 (p4)

고 언급하십니다.

제가 본 이 사진집의 특징은 낯설음으로 우리가 일상에서 보는 거리와 공원, 놀이동산, 유원지의 사진을 스트레이트한 사진으로 찍었는데도 매우 비현실적으로 보입니다.

전통적인 리얼리즘 사진에서 벗어나 일정부분 현대미술의 낯설게하기를 따라가는 느낌입니다.

이 사진집의 사진들은 또한 표제도 없이 그냥 이미지만 나열이 되어 있고 작가는 이 사진들이 1993년부터 5년간 한 작업들이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해설에서 이영욱 사진가가 인천에서 활동하는 사진사라는 언급이 없었으면 사진의 촬영지가 인천이라는 사실을 모를 정도로 사진은 생경합니다.

사진은 확실히 흑백으로 재현되면 현실의 피사체보다 추상성이 강화됩니다.

저도 흑백촬영을 하면서 일상의 사물들이 사진 속에서 마치 다른 세계 속 판타지의 이미지로 재현되는 듯한 경험을 한 적이 있습니다.

컬러사진의 대명사로 색채재현이 가장 중요하다고 여겨지는 꽃이나 정물을 흑백으로 재현하면 그 이미지가 가장 비현실적이고 부유하는 듯 보입니다.

사진을 하면 생각하는 이미지는 카메라를 메고 거리를 방황(wandering)하듯 산책을 하며 산책을 하며 피사체를 유심히 관찰하며 셔터를 눌러대는 이미지일 것입니다.

이 사진집에는 사진을 공부하기 위해 도시에서의 산책과 연관하여 독일의 미디어철학자 발터 벤야민( Walter Benjamin), 프랑스 철학자 롤랑 바르트(Roland Barthes), 그리고 사진에 대한 중요 에세이를 남긴 미국의 수잔 손탁(Susan Sontag)을 거론합니다.

이미지와 현대미디어환경의 예술을 생각할 때 한번씩 보아야 할 저자들인 건 분명합니다. 다만 SNS의 발달로 젊은 세대들의 스마트폰 과몰입이 심리적, 정서적, 교육적인 문제가 되는 상황에서 20세기 초 일방적인 매스미디어 환경을 전제로 한 논의들이라 조심스레 접근을 해야할 듯 합니다.

오히려 한국에서 사진과 산책을 주제로 한다면 저는 소설가박태원의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 (1934)>을 읽어보는 편이 낫지 않나 생각합니다.

사진가들이 많은 사진을 남겼던 명동과 소공동 그리고 청계천과 광교 등이 소설의 배경으로 나오기 때문이고, 사진을 찍는 여정도 구보가 친구들을 만나러 경성거리를 돌아다니는 상황과 유사하기 때문입니다.

저 개인적으로 흑백의 스트레이트 사진으로 피사체를 매우 낯설게하는 방식으로 찍은 사진들이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피사체를 프레임 안에 잘라 표현한 이미지가 재현을 벗어나 그 이상의 다른 이미지가 보여주는 낯섦음은 이 사진들이 사진과 현대회화의 그 중간 어딘가에 위치한 것이라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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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 풍경 눈빛사진가선 20
김정일 지음 / 눈빛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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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가 김정일님이 1980-1982년 촬영한 서울의 풍경사진집입니다.

아직 서울에 아파트가 들어서기 전, 그리고 강남의 압구정동과 대치동 반포에 아파트가 들어서기 전, 목동에 신시가지가 들어서기 전의 풍경사진과 북촌의 계동 옛 기와집 사진이 눈에 들어옵니다.

저도 어린시절을 통과해온 1980년대이지만 당시 서울은 아파트보다 ‘집장수’가 지은 양옥집이 많았고, 서울의 산비탈마다 판자집으로 지은 달동네가 존재했습니다. 이 사진집에도 나온 장위동, 길음동에 작은집들이 다닥다닥 붙어있는 달동네가 한가득이었습니다.

지금은 가장 화려한 동네라는 압구정동도 당시는 경기도에 속한 농촌마을이었고, 타워팰리스가 위치한 도곡동도 그저 서울 근교의 농촌이었을 뿐입니다.

이 책의 표지사진에 쓰인 사진의 장소가 도곡동의 1982년 모습이라고 하니 40여년 간의 상전벽해(桑田碧海)에 기가막힐 따름입니다.

이 사진집은 사진의 ’기록‘이 얼마나 큰 힘을 가졌는지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촬영 당시 어디에나 있는 일상적 풍경과 사람들을 사진가는 그저 묵묵히 기교없이 촬영했을 뿐이지만, 40여년의 시간이 흐르고 시간의 층위가 쌓이자, 이제는 다시 볼수 없는 서울에 대한 흔적에 대한 기록이 되어 당시를 살았던 이들에게 과거를 떠올리게 해줍니다.

흘러가는 시간의 순간을 고정시켜 영원히 그 흔적을 남기는 것이 사진이고 그 사진의 본래의 역할을 담담하고 정직하게 보여주는 사진집이라고 생각합니다.

10년전인 2015년에 출간되었고, 해설은 2022년 별세하신 故 한정식 사진가께서 써주셨습니다.

선생께서는 ‘시간에 따라 발효된’사진의 의미를 해설로 써주셨습니다.

사진은 다른 장르의 예술과 달리 촬영직후 공개될 수도 있지만 사진가의 의도에 따라 그리고 사진가의 형편에 따라 발표가 늦춰질 수 있고, 사진은 촬영당시와 매우 다른 의미를 가질 수 있다는 말입니다. 언제나 누구나 보았던 일상의 풍경이 시간이 지나서 한 시대를 중언하는 기록으로 역사적인 가치를 획득할 수도 있다는 말입니다.

쉬운 사진개론서를 써주신 사진가로 기억하고 있는데 이 글을 쓰면서 고인이 돌아가신 걸 알았네요.

저처럼 도시경관과 도시사진(Urban Photograph)에 관심을 가진 이에게는 귀중한 선례같은 사진집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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