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낙 이름이 알려진 유명한 주류경제학자의 저서라 사실 저자에 대한 설명은 불필요할 것 같습니다. 일단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주류 경제학자이시고 현재 미국 컬럼비아대학애서 연구를 하시는 분입니다.

조셉 스티그리츠라는 분의 책을 처음 접한 건 대학시절 재정학(Economics of the Public Sector)강의를 들었는데 그 당시 재정학 교재의 저자였습니다.

그 이후 세계화가 한창 유행일 때 세계화에 대한 비판서인 ‘Globalization and its discontents(WW Norton,2008)’을 읽었을 때입니다.
주류 경제학자인데도 비판적이고 상식적인 분이라는 인상을 이 책을 읽고 받았습니다.

그 이후 이 책이 세번째로 읽은 책입니다.

저자에 대해 좀 더 부연설명을 하면 주류 경제학자(mainstream economist)에 한명으로 손꼽히는 분이고 MIT에서 현재 수리경제학을 정립시킨 사무엘슨(Paul Samuelson)에게 배운 분이지만 경제학 이론의 한계와 함께 경제학이 수를 다루는 학문이 아닌 사람과 사회를 다루는 학문이라는 입장에서 비판을 서슴지 않습니다.

정보의 비대칭성 (the asymmetry of information )을 연구한 대표적인 분이시기도 하고 실제 이 내용이 이책에서 중요하게 언급됩니다.

특히 2008년 금융위기(the Great Recession)는 신자유주의 경제학에 종언을 고한 역사적인 사건으로 이 책의 배경이 됩니다.

즉, 시장주의자들이 주장하듯 시장을 그대로 놔두면 시장이 스스로 조정이 되어 균형점 (equilibrium)을 찿아간다는 시장주의 경제학은 실제 시장에서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이지요.

오히려 시장주의자들이 1980년대 미국의 경우 레이건 행정부때부터 시작하여 시장의 규제완화(deregulation)을 진행하고 감세(tax cut)을 단행하여 정부의 역할을 축소시켜(small government) 정부가 지출하는 공적 투자(public investment)를 축소시켜 미국의 경우 각 주립대학을 비롯한 고등교육 기관에서 저소득층과 중산층 가정 자녀들의 수학기회가 줄어들고 졸업해서도 등록금에 대한 부채로 앞날의 전망이 예전보다 어렵게 되었다고 합니다.

미국 월가에서 2008년 금융위기를 몰고 온 주범들인 대형은행의 CEO들은 자신들의 은행이 무리한 투기로 파산위기에 몰려도 미 정부와 FED를 통해 공적자금을 투여받았는데도 책임을 지고 해임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공적자금의 상당액을 보너스로 챙겼다는 파렴치한 행태를 보였습니다.

은행가들은 자신들의 단기업적주의와 탐욕스런 파생상품 투기(speculation)에도 자신들 은행의 덩치때문에 당국이 파산시킬 수 없다는 걸 알고( Too Big To Fail) 이렇게 행동한다고 했습니다. 큰 은행은 파산상태가 되면 정부 당국에 자신들의 파산이 경제에 미칠 영향, 얼마나 많은 인원을 해고해야 하는지를 정부 당국에 설명( 사실상 위협)하며 공적 자금을 요청하고 다음 경제위기가 닥쳐도 그 행동패턴을 바꾸지 않습니다. 정부의 공적자금 지원(bail out)을 너무나 당연하게 여기는 moral hazard 상태이죠.

책의 모든 내용을 모두 요약할 순 없고 저자가 가장 한탄했던 첫 마디는 이전에 ‘기회의 나라(the country of opportunity)’였던 미국은 더이상 기회의 나라가 아니라는 사실이었습니다. 열심히 일해서 자수성가해서 성공이 가능한 나라 미국은 이제 없다는 겁니다. 1대99의 불평등이 만연해서 계층의 상향이동이 불가능해졌다고 진단합니다.

책이 2013년 출판되었어도 그리고 지난 3년간의 코로나 팬데믹 (COVID Pandemic)을 반영하지 않았다고 해도 현재 경제상황은 사실 이 책에서 진단하는 경제상황을 그 기반(base)로 합니다.

사실 이 책이 미국경제 상황을 마국경제학자가 2013년 기준 진단한 것이고 2008년 금융위기의 여파를 경제적 이론적으로 진단한 것으로 현재와 다른 상황은 아래의 몇가지입니다.

첫째,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양적완화(quantitative easing) 정책으로 저금리 상태가 지속되는 상황으로 현재의 고금리 상황과는 정반대의 상황입니다. 현재 분석가들은 코로나 이전 양적완화시기를 포함하여 지난 30여년간을 특이하게도 금리가 매우 낮았던 시기로 진단하기도 합니다.

두번째, 미국의 부동산 버블의 꺼져서 생긴 2008년 금융위기는 월가의 탐욕이 드러난 것과 함께 수많은 마국인들이 집을 잃고 직장을 잃어 실업상태가 지속되던 상황이었습니다. 즉 기업이 물건을 생산해도 돈이 없는 국민들이 살 수가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즉 수요 (demand)가 부족한 상황이었습니다. 저자가 정부의 재정지출(fiscal policy)을 강조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2023년 현재는 상황이 좀 복잡합니다. 미국과 서구가 중국 러시아 등과 진영대결을 시작했고, 코로나 팬데믹으로 글로벌 공급사슬 (global supply chain)이 끊어지면서 특히 반도체를 중심으로 하는 전략적 품목에 대한 중요성이 커졌습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서구와 러시아의 대결구도를 더 공고하게 했습니다.

코로나 팬데믹이 앤데믹으로 전환된 초기에는 공급쪽 제약으로 경제가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는데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경제적 요소 뿐만 아니라 정치적 가치적 요소마저 중요하게 되고 수요쪽 공급제약에 따른 물가인상과 인플레이션을 미 FED가 금리인상으로 대응해 급속히 수요마저 식기 시작했습니다.

21새기 첫 20년은 지속되는 경제위기와 격변으로 20세기 첫 20년 못지 않다는 생각을 합니다.


말미에 나온 정책제안이 학자의 제안이라 이상적이라 생각할 수 있을지 몰라도 상식적이고 논리적인 제언입니다.

끝으로 이 책은 한국어 번역본이 나와 있습니다.

불평등의 댓가 (열린책들,2020)

끝으로 통화주의자(monetarist) 밀턴 프리드먼(Milton Friedman)에 대한 저자의 평가를 첨부합니다.

저자는 시장이 스스로 작동한다는 프리드먼의 자유시장주의가 사실상 그 시효를 다했다고 평가했습니다. 즉 2008년 금융위기 (the Great Recession)로 인해 프리드먼의 자유시장주의는 사실상 부정(discredit)되었다고 평가했습니다. 저자는 1930년대 미국을 강타한 대공황(the Great Depression)이 시장의 실패 (market externality)로 본 반면 프리드먼은 이를 정부의 실패( government externality)로 보았다는 상반된 해석을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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